소설리스트

히어로 메이커-201화 (201/240)

쿤이 아직 황릉에 대해 알아내지 못한 건 괜찮다.

다시 접속하면 되는 일이니까. 공물로 좀 탐탁지 않은 걸 바쳤다고 해도 이해 할 수 있다. 그가 생각하는 가치와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니까.

하지만 그의 최후가 경전에 적히는 건 다른 일이다.

경전은 과거의 일을 기록하고,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 짤막한 기술만을 반복했다. 지금처럼 분명하게 한 사람의 최후를 기록한 건 처음이었다.

나는 이제 쿤이 제국으로 향함을 알고 있다.

그리고 제국 수도 인근에 차남혁이 찾고자 하는 황릉이 위치하고 있음도 안다. 그런데, 쿤이 제국으로 넘어가서 죽음을 맞이한다? 모략에 당해서? 황제의 분노를 사서? 아니다. 겨우 그런 일이라면 쿤이 못 빠져나올 리 없다.

만약 쿤이 당한다면 그 대상은 이단밖에는 없다.

그것도 하카림이나 고신과 같은 초월적인 존재로 인한. 쿤 혼자서 이겨내지 못하여 당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등장했다고 밖에는 생각 할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처럼 특기나 좀 쥐어주고 그리자로 접속해서 경고를 하고 말까? 하지만 그 정도로 될까? 쿤의 입장에서 이제와 제국 행을 거부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렇다고 내가 특기 몇 개 준다고 죽음을 생존으로 되돌릴 수 있을 거 같지도 않다.

……알아야 한다.

쿤이 어째서 죽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래야 쿤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 아직, 쿤의 죽음이 진행되지 않아 모르겠으나, 그의 역사가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게이트에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당분간의 안전을 도모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게 영원하리란 보장은 없다.

쿤이 죽은 이유를 알아내고 그걸 막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미네소타에 있는 게이트 접속권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게이트에 접촉하는 것으로 쿤과 링크 될 뿐 개척자의 능력은 발휘하지 못한다. 현재, 그 지역 황릉을 살피고 쿤이 죽은 이유를 알려면 다른 사람이 필요했다.

“지금 당장 그쪽 개척자들에게 접근하는 건 무리에요.”

아군이라 생각하는 사람을 모두 불러 모았다.

죠엘부터 하은주나 고무식. 그리고 서율이와 화상으로 연결된 하퍼까지. 서로를 조력자라 소개하고, 대략의 상황을 설명했다. 미네소타에 있는 게이트와 그 너머에 존재하는 무언가. 그것을 파악하는 것이 적을 상대하기 위한 최선의 수라고.

“저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미네소타 게이트는 미국 내 최초로 나타난 게이트에요. 그만큼 관리가 철저하고, 이목이 집중되어 있죠. 볼튼 사에서 게이트 권리를 주에서 구입한 이후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어요. 군 기지를 방불케 할 만큼 경비가 단단합니다.”

“설사 접촉 할 개척자를 구했다고 해도, 강제로 진압한 상태로 몇 분이나 버티겠어요? 그 사이에 무언가를 찾아 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봐요.”

“흠……”

대부분이 부정적인 의견을 타진했다.

나도 이해는 한다. 상대는 글로벌 군수 기업인 볼튼 사. 미네소타주에서 게이트 권리를 구입한 이후 지역을 완전히 사유화 했다. 게다가 이곳에서 접촉하는 개척자들은 모두 VIP로 관리되기 때문에 개별적인 접촉도 어렵다. 어떻게 한 둘 정도 납치 해다가 낙인을 찍어볼까도 싶지만 그곳이 이단의 중심지임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미스터 하퍼. 그쪽에서는 방법이 없는 건가? 경제적으로 압박을 가한다든지.]

[어렵습니다. 볼튼 사는 미국 내에서도 한 손에 꼽히는 군수업체. 영향력을 발휘 할 수는 있지만 한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그런가.]

제임스 하퍼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그가 경제적 압박을 넣을 수 없는 상대라면 죠엘이나 다른 신의 시도들 역시 마찬가지. 직접 게이트 인근을 날려버리고 접속하는 게 아니라면 일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날려버리고 접속하면 뒷감당이 어렵다. 막말로 그걸 누구한테 시킬 건가? 서율이? 아니면 세주? 어느 쪽이든 접속해서 성과를 낸다는 보장도 없고, 그 뒤의 처리도 어렵다.

조금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자, 경제적인 제제가 어렵다면 정치적인 제제는 어떨까요?”

“정치적?”

서율이었다.

가면 쓴 내가 어색한지, 표정이 묘하다.

“이름 없는 자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잖아요. 이럴 때 공개적으로 볼튼 사를 저격하면 뭔가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요? 그때, 하퍼 님이 다른 제제 방법을 병행하면 효과가 나올 거 같은데.”

“부도덕한 군수업체를 비난하라?”

“흐음. 그건 어쩌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안 그래도 군수업체에 게이트를 맡긴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말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반대 시위를 하는 이들도 상당하니, 흔들기는 가능 할 거 같아요.”

“하지만 볼튼사가 모조리 무시해 버리면 그만일 텐데요?”

법적으로 볼튼사가 관리하게 돼 있으니,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다.

이건 나도 알고 있는 바. 그렇다면 무시하지 못할 수단을 사용하면 어떨까? 차남혁을 비롯한 크랙의 요인들이 미네소타로 넘어갔음은 알고 있다. 차남혁의 영상과 몇 가지 언론 공작이면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하퍼. 국제기구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얼마나 되지?”]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만, 다들 어느 정도는 영향력을 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제기구의 창설도 가능하겠군?]

[게이트 관련해서 말입니까?]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게이트의 사유화가 진행 중이야. 게이트가 만약 석유나 금 같은 지하자원이라면 그래도 상관이 없겠지. 하지만 게이트 너머에는 인류를 위협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 이 점을 지적하고, 올바른 사용을 감시 해 줄 기구를 청설하고자 한다면 반대는 없을 거다.]

하퍼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없는 얘기를 꺼낸 건 아니다. 국제기구의 창설과 게이트 사용 감독건은 이미 수차례 이야기가 나왔던 문제다. 다만, 이를 주도해서 끌고 가기에는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았다. 한 두 나라의 이권이 걸린 게 아닌 터라 자칫 선두로 나서다가는 독배를 마시기 쉬웠던 것이다.

[그 문제는 제가 담당하도록 하죠. 그 지독한 것들……이 이 세상에서 날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후퍼는 망설임 없이 허락했다.

그는 직접 몸으로 이단을 경험한 인물이다. 그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게다가 내게는 사랑하는 이의 목숨 빚이 있는 바, 거절 할 수는 없다.

“좋아. 그럼, 하은주, 최민근, 김윤선. 너희 셋은 차남혁에 대한 언론공작을 준비해 둬. 영상은 내가 추후에 넘겨 줄 테니, 그것을 기반으로 만들면 될 거다.”

“볼튼사에서 그를 내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고무식?”

“자금을 추적해서, 상당부분이 그쪽으로 넘어갔음을 확인했습니다. 인연은 잘라도 돈은 못 자른다고, 숫자를 거부하지는 못할 겁니다.”

오래전부터 조사해 오던 게 이렇게 도움이 되고 있다.

차남혁은 창고 단위로 그리자를 모으고, 이를 통해 자금을 수급했다. 그리고 이 상당부분은 볼튼사로 흘러 들어갔다. 물론, 그쪽에서 들어오는 자금도 있었다. 그리자의 정제와 이단을 통한 무기의 제작. 서로 협조하는 관계였다.

우리가 차남혁을 걸고넘어질 때 볼튼사가 이를 거부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고무식의 말대로 실제로 거래 된 돈은 거부 할 수 없다. 이는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할 것이고 간섭 할 수 있는 충분한 틈을 만들어 줄 것이다.

“죠엘, 너는 서율 양과 함께 포섭된 개척자들을 활용해서 국제기구 창설 시, 파견 개척자가 될 수 있게 손을 써 둬. 자금은 신경 쓰지 마. 우리도 망설일 시간이 없다. 총력을 다 해 줘.”

“걱정하지 마세요. 자금이 돌기 시작했으니, 사용할 총알은 부족하지 않을 겁니다.”

“좋아. 그럼 남은 건 하나겠군.”

대충의 방법이 정해졌다.

이제 남은 건 분위기 조성.

신이 말하기를 너희는 악덕 기업이더라.

#

[이름 없는 자의 서명]

[볼튼 사를 지목! 신의 노여움을 산 것인가.]

[악덕 기업을 징치하는 신? 아니면 이 또한 사기극의 일종일 뿐인가.]

사전 공작은 중요하다.

‘이름 없는 자’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 미리 떡밥을 뿌려 두었다. 각 언론사에 사전 정보를 흘리고, 이를 인터넷으로 증폭시켰다. 현대의 삶에서 SNS의 파급력은 뉴스보다 윗줄에 있다. 자극적인 문구로 자극된 내 이름은 금세 퍼져나가 수만, 수십만의 클릭수를 자랑했다.

볼튼 사의 대응은 매우 빠르게 나왔다.

‘우리는 그런 사기꾼의 협작질에 놀아나지 않는다.’ 짧고 굵은 대응으로 남은 모든 소문을 일축시켰다. 가장 깔끔하고 이성적인 대응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정세는 그것으로 무마하기에는 조금 어수선하다. 특히 게이트에 관련된 거라면 더더욱.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볼튼 사는 물러가라!!]

[신이 우리를 보듬고 계시다! 악덕 기업은 물러나라!!]

[악에게 철퇴를!!]

볼튼사 본사 앞쪽으로 반대 시위 행렬이 이어지고, 투고가 끊임없이 날아갔다.

지역 뉴스에서는 이 시위 행렬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본래라면 볼튼 사의 압력으로 쉬쉬했을 이들이지만, 이번에는 떡밥이 좋았다. ‘이름 없는 자’의 행보는 이미 미국내에도 크게 알려진 바. 악덕 기업과 신비로운 존재의 만남은 판매 부스와 클릭수를 몇 백배로 늘려 주었다. 이를 포기 하는 사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잔뜩 모여들었군.”

그리고 오늘 그 시위가 한계에 달했다.

모인 사람 숫자만 천여명. 지방 언론사뿐만이 아니라, 메이저 언론도 이를 보도하기 위해서 나왔다. 물론, 이건 내가 던진 한 마디 말이 가지고 온 효과다. 금일 볼튼 사 본사 앞에 내가 나타나겠다. 마치 배트맨의 시그널처럼. 귓가를 스친 목소리 하나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려든 것이다.

“……그만큼 이단도 많군.”

지금 하늘 위에서 감지되는 이단의 숫자만 세 자리가 넘어가고 있다.

힘의 규모는 제각각이지만 꽤나 정돈되어 있음은 확인이 가능했다. 대충 이단에 타락해서 욕망에 휘둘리는 이들이 아니었다. 일전에 싸운 병사와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힘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런 적들이 늘어나면 곤란하다.

성물을 통해 토지를 강화하고, 곡식을 수확. 약과 물 등에 신성력을 담아서 판매. 여러 가지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지금의 이런 적이라면 소용이 없다. 신성력으로 이단에 저항하듯, 지금 장내에 모인 적의 수준이라면 옅은 농도의 신성력 정도는 그냥 저항할 것이 분명했다.

처리해야 할 이유가 더 늘었다.

게이트를 확보하기 위함도 있지만, 이들이 차남혁을 위시로 한 이단의 중추 인원이라면 이번 기회에 크게 타격을 주는 것도 좋다. 어쩌면 일전에 상대한 병사도 이쪽에서 제작했을지 모른다.

“저기 이름 없는 자다!!”

이건 영어다.

요락의 진언이 좋은 점은 굳이 통역이 필요 없다는 점. 게다가 마음을 통하는 진언은 신이 가진 신비함을 더욱 증폭시켜 준다.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와 군중 앞에 섰다.

“독한 냄새가 나는구나.”

손짓을 했다.

바람이 불어 날아다니던 먼지를 밀어냈다. 앞쪽으로 쌓여있던 먼지가 한 번에 쓸려가 깨끗한 공터가 드러났다. 덕분에 시위대를 대비하던 볼튼 사 경비들이 이를 전부 뒤집어썼다.

“우, 우와아악!!”

“기, 기적이다! 기적이야!!”

역시 시작은 화려하게 가는 것이 좋다.

금세 화호성과 함께 플래시들이 터져 나왔다. 카메라는 너무 근접샷 안 했으면 좋겠는데, 뭐 어쩔 수 없나?

“머, 멈춰라! 이곳은 사유지다!”

경비 중 하나가 총구를 들이밀며 외쳤다.

일단 적법한 행위다. 몇 걸음 앞으로는 볼튼사의 사유지. 시위대가 그 밖에서 팻말들이고 모여 있던 게 괜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곳에 등장한 건 준법정신에 입각한 법의 수호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법 위에 존재하며, 사특한 자에게 징벌을 내리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사회학적으로 조금 불편한 존재가 되겠지만, 지금 그런 거 따질 시간이겠는가?

“물러나라. 나는 이 오염된 집단에 심판의 낙인을 찍기 위해 왔으니.”

“경고합니다! 더 이상 접근하면 시설에 위해를 가하기 위한 테러분자로 취급하고, 제압하겠습니다!”

펜스 좌우 타원에서 사수 몇이 나를 겨냥했다.

빨간 색 레이저 포인터가 가슴을 가리켰다. 뭐, 첫발에 사살을 하거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방송국에서 사람이 나와 있는데, 대놓고 사람을 죽이면 이미지 타격이 크니까. 고무탄 정도가 들어있겠지.

“내 경고를 들었다면 이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짓인지도 알 텐데?”

“마지막 경고입니다! 더 이상 다가오면 발포하겠습니다!”

“재미있군. 사특한 것들은 안에 있는데, 밖에서 나를 막는 자는 선량한 시민이라.”

나를 겨냥하는 경비들은 모두 이단과 관계없는 자들이다.

적어도 외부에서 싸움이 일어났을 때, 이단의 특성을 들키기 않으려는 술책이다. ‘이름 없는 자’에 대한 대응책을 이단이 확립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다. 즉, 더 이상 기상천외한 존재로 나를 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만약, 정말로 사태가 심각해 졌을 때.

이단은 나를 제거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할지도 모른다. 적으로 상정된 내 등급이 더 이상 올라간다면.

……그 전에 박살내야지.

싸움은 결국 예상하지 못한 영역에서 치명적인 공격이 들어갔을 때 우세하게 흘러가는 법이다. 생각을 곱씹고는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아!!’, ‘위험해!’ 등 뒤에서 안타까운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이어 총성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고무탄? 아니다. 지금 발사된 것들은 전부 실탄이었다. 그것도 일반 탄이 아닌, 살상력을 극도로 높인 개조탄들.

[헤르스 미러]

하지만 나도 맨몸으로 온 건 아니다.

금속재 탄환들이 내 몸 주변에서 정지했다. 마치 매트릭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신비하고, 경외스럽다. ‘오, 쉣!’ 방아쇠에 손을 걸친 경비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나와라. 이런 드잡이 질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건 아니겠지?”

손끝으로 볼튼 사의 건물을 가리켰다.

망령제어가 골조를 붙잡고 이에 의식의 검이 투영되었다. 건물의 전면부가 한 순간 출렁이더니 그대로 무너졌다. 사람들에게 영향이 미치지 않는 영역에서. 국소 부위의 정밀 타격이었다.

……잘 되는군.

쿤이 힘에 대한 깨달음을 이어간 덕에 나 역시 이런 게 가능해졌다.

원한다면 볼튼사를 통째로 무너뜨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대량학살을 위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다.

쿵—!!

하늘을 날아 내 앞에 떨어지는 흑갑의 전사들.

“환영인사치고는 느리군.”

상대의 기이함을 드러내, 합리적인 의혹을 품게 하려는 것이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이단의 기운을 뿜어내는 흑갑의 전사. 아마 이 정도라면 충분한 볼거리가 돼 주겠지.

파앙—!

불꽃이 가시의 영역 밖에서 터져 나왔다.

※작가의 말

짧은 파트. 그리고...

쿤-라라가 이어졌다면 준경이도 슬슬...

* 200화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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