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과 공화국. 각 나라 간에는 회담을 위한 통신 마도구를 공유하고 있었다.
마력을 다루는 이들이 관리하고, 상호 허락 하에 통화 하는 것이 가능했다. 다만, 제국과의 전쟁이 끝나고 공화국으로 체제를 변경한 뒤,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었다. 큰 전쟁으로 몸살을 앓았다고는 하지만 지리적으로 공화국과 제국은 거리가 상당했다. 한 번 거리가 멀어진 이후 굳이 윗선에서의 대화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준비가 다 됐습니다.”
그런, 장비를 오늘 다시 가동했다.
아도란을 비롯한 담당 관리의 도움으로 마력을 부여하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화상망을 연결했다. 통신이라서 간단하게 생각하겠지만, 이 정도 거리라면 대규모 마법과도 비교 될 정도로 난이도가 올라간다. 쩔쩔매는 담당 관리의 옆에 아도란이 없었다면 아예 연결이 안 됐을 수도 있다.
“연결해라.”
쿤의 짧은 명령과 함께 옥색 구슬 위로 일렁이는 빛이 솟구쳐 올랐다.
이는 사람 하나 가득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처음에는 배경을. 그리고 점차 초점을 좁혀 그 위에 선 사람을 드러냈다.
붉은 머리카락에 부리부리한 눈매.
턱수염 밑단이 희끗하게 물들어 있음에도 검을 빼들고 호통을 칠 거 같은 외모. 영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바로 제국의 황제이자, 라라와 루루의 할아버지.
황제, 아우구스투르였다.
“제국의 황제시여. 연락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쿤이 앞서 나서며 인사를 건넸다.
심드렁한 황제의 얼굴은 미동조차 없었다.
“네가 율리우스의 뒤를 이어 대리청정한다는 쿤이라는 놈이냐?”
대리라 하나, 쿤은 현재 공왕의 위를 가지고 있는 입장.
황제의 말투는 분명 무례한 감이 있었다. 허나, 이를 지적하는 이는 황제 쪽에서도 우군 쪽에서도 없었다. 그만큼 두 나라의 격이 차이가 난다는 의미였다.
쿤이 황제의 말투를 잠시 곱씹다 고개를 끄덕이며 응대했다.
“맞습니다. 미약한 몸이지만, 모두의 부름을 무시 할 수 없어 그리 하고 있습니다.”
“흥. 썩은 고기를 문 승냥이에는 관심이 없다. 내게 연락을 한 이유나 말 해 보거라.”
쿤의 이마가 가볍게 꿈틀거렸다.
슥슥. 손끝으로 관자놀이를 가볍게 만지고는 답을 했다.
“그 전에, 타국으로 떠난 두 손녀에 대한 건 묻지 않습니까?”
“손녀? 아. 루니 백작이 맡고 있던 것들 말이군.”
“것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핏줄인데 너무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네놈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어차피 제국 밖으로 나가는 순간 할 일을 다 했으니, 그 외로는 내가 신경 쓸 바가 아니지.”
“……?”
단순히 냉정한 처사인가?
무언가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제국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 본디, 라라와 루루는 이모를 만나기 위해 공화국으로 온 바. 그들에게 특별한 역할이 있던 건 아니다. 그점을 굳이 황제가 거론할 이유는 없었다.
‘아니, 만약 역할이 있었다면?’
단순한 여행이 아닌, 어떤 목적을 가진 움직임이었다면.
이미 목적을 달성하여, 관심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둘이 공화국으로 움직여서 얻을 수 있는 이점. 과연 무엇이 있을까?
“말을 하거라. 이 몸은 하찮은 용무에 시간을 내어 줄 만큼 한가하지 않다.”
“……흠. 좋습니다. 황제께서 그리 말 하신다면 빠르게 용건만을 말 하도록 하죠.”
일단 의문은 접어 두었다.
“첩보에 의하면 제국 측에서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 하더군요. 의례 있던 훈련인가도 싶지만 그 숫자가 물경 20만에 달하다 보니, 주변국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를 해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하. 하하. 고작 그따위 이유로 이 몸을 불렀단 말인가?”
“큰 짐승의 움직임에 작은 개미는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법이지요. 부디 명쾌한 설명으로 의문을 떨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상대를 큰 짐승으로 공화국을 작은 개미로.
어느 쪽이 더 손해를 보는 비유일까. 쿤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기다렸다.
“말하는 것이 당돌하니, 그 입으로 대리청정을 하는가 보구나. 뭐, 좋다. 어차피 소국을 헤아리는 것도 대국의 역할이니 설명을 해 주도록 하지.”
“경청하겠습니다.”
“나라가 커지고 셈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그에 걸맞게 도적놈들이 기승을 부리는 법이다. 황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를 완전히 막는 건 불가능하지. 그렇다면 이를 어찌 처리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갑자기 교육 모드인가.
쿤이 잠시 머리를 굴리다 입을 열었다.
“도적이 많아 나라가 말썽이라면 이를 아래부터 잡는 것이 응당 맞는 수순이겠으나, 이 정도는 황제께서도 이미 하셨을 터. 그렇다면 도적 무리의 뿌리가 생각보다 싶다는 의미겠죠. 하나를 잡아도 또 다른 하나가 나오니, 국력은 낭비되고 근심이 깊어 질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옳다. 그렇다면 내가 어찌하는 것이 좋을까?”
“뿌리를 끊고, 무리를 솎아내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니 도적들이 물 만 한 미끼를 던져두어 큰 움직임을 만들어 냄이 최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호오……제법이구나. 그 입만으로 위치를 꿰찬 것은 아니야.”
칭찬이지만 달갑지 않다.
공왕의 위치에서 황제를 보는 것은 이런 입장 차이가 존재했다. 낮은 자세만이 아니라 주변의 분위기 또한 그렇다. 쉔이나 도른. 우군 측의 사람들도 그러하고 황제의 뒤로 보이는 관리들의 얼굴도 동일했다.
낮은 자세로 상국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었다.
‘달갑지 않군.’
공화국 태생으로 뿌리 깊은 충성심을 가진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키워가는 나라의 장이 된 바. 당연하게 굴종을 받아들여야 하는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그렇다고 뻣뻣하게 나서서 제국의 비위를 거스르는 것도 옳지 않음을 아니, 그 사실이 더욱 불쾌했다.
“바로 보았다. 나라를 좀먹는 도적놈들을 뿌리 뽑으려면 크게 미끼를 던져서 들고 일어나게 하는 수밖에 없겠지.”
“허면, 20만이나 되는 병력이 그 도적들을 잡기 위함이란 말인가요?”
“보아라. 이것이 제국이다.”
“……”
오만한 황제의 말에 쿤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쥐새끼 하나 잡기 위해 산가를 다 태우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렇기에 제국인 것이다. 주변의 어떤 나라도 이런 건 불가능하다. 제국의 위용을 다시 그러내고 황제의 권위를 바로 세운다. 20만이라는 숫자에는 이런 목적도 들어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은 안심을 해도 될까?’
외침을 위한 병력의 소집은 아닌 거 같다.
물론, 황제의 말을 전부 신뢰 할 수는 없다고 해도 이름과 얼굴값이 있는데 소국이라 생각되는 인물에게 거짓을 말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보인 황제의 행동도 그러했고. 적어도 침입을 위한 걱정은 덜었다.
“흐음. 그래, 차라리 잘 됐다 싶구나.”
“……?”
“이번 기회에 제국의 힘이 어떤 건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싶구나.”
“무슨 의미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내 두 손녀가 공화국으로 건너 간지도 꽤 되었지. 이제는 돌아올 때가 되지 않았나?”
“허나 아까는……”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친지를 잘 살펴야지. 이번 기회에 둘을 데리고 제국으로 한 번 오도록 하거라.”
쿤이 눈매를 좁혔다.
순간 말을 잘못 들었나 싶었다. 라라와 루루는 그렇게 요구 할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 자신도 제국으로 오라고? 일개 병사도 아니고, 대리라고는 하나 통령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황제시여, 그건 너무 무리한 말씀인지 아룁니다.”
보다못한 쉔이 나섰다.
황제는 그와도 안면이 있는지 눈썹을 들어 올리며 아는 척을 했다. 하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결코 반기는 것이 아니었다.
“이 세상에 있어서 내게 무리라는 것은 없다. 거부하는가, 공화국의 통령이여?”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국의 움직임은 보는 것만으로도 광풍과 같아 감히 고개를 들기 어렵습니다. 굳이 제가 그곳까지 가 실감하지 않아도 충분 할 터. 이러는 이유를 알 수가 없군요.”
“여흥이다. 생각해보니, 두 아이가 살아서 공화국까지 들어간 것도 신기하고 출신도 모를 놈이 떡하니 통령의 대리라 있는 것도 신기하구나. 내, 이런 것은 직접 눈으로 보고 풀기를 즐겨하니 이 기회에 불러들임이니라. 어떤가? 내 말을 거부할 셈인가?”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웃지 않는다.
부리부리한 눈매에서 쏟아지는 건 포식자의 기세. 마법으로 연결된 영상에서도 그 지독한 기세를 느낄 수 있다. 만약 이 제안을 거부한다면 도적무리를 잡기 위한 20만의 세력이 방향을 어찌 돌릴지 가늠하기 어렵다.
제국과 공화국이 지리상으로 멀고, 큰 바라를 가운데에 끼고 있어 방어에 이로운 것은 사실이나 이미 과거의 전쟁으로 서로간의 힘을 비교 한 적이 있다. 더군다나 지금 공화국은 힘을 하나로 모으기 힘든 상태. 밖에서 오는 위험을 더할 여력은 없었다.
‘침입이 아님을 알게 된 건 좋은데, 이상한 꼬투리를 잡히고 말았군.’
쿤이 턱밑을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공화국 내부에서 처리할 일이 산만큼 많이 있다. 이를 두고 냉큼 제국으로 가는 건 무리다. 황제가 타국의 지도자를 초대해서 암습 할 만큼 도량 없는 인물이 아님은 알지만, 마뜩치 않은 제안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말이야.”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말에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자네를 보니 알겠군. 그들이 말 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황제가 손을 들어 보였다.
오래된 장식품 하나가 들려 있었다. 반 쯤 부서진 기둥과 그 위로 비스듬히 놓여있는 저울. 익숙하고 익숙한 모양.
“안 그런가? 균형의 사자여.”
신의 상징.
어째서—라는 의문보다 위아래로 끄덕이는 고개가 한 발 빠르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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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로 라라와 루루를 대동하여 사절단으로 이동하는데 까지 한 달의 유예를 받았다. 두 대륙은 거리가 너무 멀어 마법으로 한 번에 이동하기 어렵다. 일전에 들렸던 방울군도까지 이동하면 그곳에서는 제국의 파견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기로 약조를 하였다. 문제는 이쪽에서 방울군도까지 가는 방편이었는데, 프리실라에게 연락을 하자 그녀가 해결해 주었다.
— 숲은 안정화에 들어갔어. 네가 종으로 들인 쉐이드가 타락한 몬스터들을 쓸어버렸거든. 플루톤과 여왕의 힘으로 그리자를 단단하게 봉인했으니 적어도 당분간은 문제가 없을 거야. 몇 가지만 처리하고 그쪽으로 넘어 갈 테니까, 그때 상의를 하자고.
그녀와 아도란이라면 방울 군도까지 이동하는 것도 가능했다.
사절단의 규모가 있으니 준비를 좀 단단히 해야겠지만, 어차피 하카림의 동굴에서 각종 재료를 캐내고 있으니 그것도 어렵지는 않다.
남은 문제는 전부 두 가지.
하나는 분열된 공화국의 상황.
회군한 서부 연맹도 문제지만, 기회만 보는 남부의 놈들도 문제였다. 이를 그냥 두고 제국으로 훌쩍 떠나기에는 솔직히 뒤가 구린 게 사실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하카림 그리자.
짧은 시간이야 일차 정화와 몇 가지 조치로 막아 둘 수 있다지만 긴 시간은 절대 무리였다. 괜히 두고 갔다가 하카림이 다시 타락이라도 해 버리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황제가 어떻게 신의 상징을 알고, 그것으로 쿤 자신을 알아 본 건지는 모르지만, 당면한 문제만 뽑자면 이렇게 두 가지를 둘 수 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국으로 가는 것이 득보다 실이 많은 수가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공화국 상황이 안 좋은데, 대리께서 빠지면 자칫 기반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요, 오빠. 그냥 못 간다고 잡아 때면 안 될까요?”
“저도 좀 그래요. 갑자기 제국으로 돌아가다니……”
도른에 이어 라라와 루루까지 반대를 했다.
고향이 제국이라지만 황제와의 대담을 보고 난 뒤 정이 딱 떨어진 모양이다. 가기 싫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황제가 한 말이야. 거부하는 건 불가능해. 도적 놈 잡는다고 불러온 20만의 군세가 우리로 방향을 돌리는 건 어렵지도 않은 일이겠지. 게다가 황제한테는 명분도 있잖아.”
“……두 황녀에 대한 건가?”
“어찌 되었든 공화국 내부에서 습격을 당한 건 맞으니까. 전쟁을 일으키기에는 딱 좋은 명분이지. 복수만큼 좋은……잠깐만.”
쿤이 갑자기 말을 멈추고는 턱을 손으로 쥐었다.
황제에 대해 말 하는 순간, 무언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황제는 라라와 루루를 보내는 것이 어떤 목적성을 지닌 행위처럼 말을 했어. 만약 공화국에서 무언가 변고를 당한다면 전쟁의 명분이 되는 것처럼. 하지만 그럴 거였다면 이미 옛적에 군을 움직였겠지.’
그렇다면 다른 목적이 있다는 의미.
‘라라와 루루가 움직이면서 그러난 것은 제국 내 반란세력.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무리. 융을 비롯한 제국의 무리가 우리를 노렸던 것만 봐도 세력이 뿌리 깊음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지.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융의 행적이 잡히지 않는다.
포기를 하고 돌아갔는가? 단순히 그리 생각한 적도 있지만, 만약 이것이 일련의 흐름으로 생긴 결과라면 더 타당한 답이 나온다.
‘내부의 적을 끄집어내기 위해 라라와 루루를 미끼로 던진 거다.’
황권이 정립되지 않은 제국에서 라라와 루루의 위치는 굉장히 희귀한 것이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하 루니 백작에게 맡긴 채, 황녀임을 숨기고 자라왔던 것. 허나, 이것이 외부로 알려지고 공화국으로 이모를 만나러 이동하게 된다면 목적을 지닌 이들에게는 너무나 달콤한 먹이가 된다.
‘제국의 움직임이 미진하더니!’
잡히기를 원했다면 당연한 일이다.
아마 최초 융이 그녀들을 납치했을 당시 추격하여 그 무리를 잡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쿤이 난입하여 일은 뒤틀리고, 격전지는 공화국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여기부터는 꽤나 길고 지루한 싸움.
융은 제국과 공화국 내부의 파벌(의회파)를 이용하여 라라와 루루를 잡으려 했고, 후에는 목표가 달라서 갈라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때 제국 내부에서는 어떠했을까? 두 황녀는 쉽게 포기 할 수 없는 목표 일 테니, 숨어있던 이들이라 해도 무언가 티 나는 움직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덜미가 잡혀 일부가 뿌리 뽑혔군. 그래서 융이 행적을 감춘 것이고.’
어느 정도 비약이기는 하지만, 대충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이번 20만 대군의 결집은 그렇게 드러낸 뿌리를 완전히 뽑기 위한 시위와 같은 것. 라라와 루루를 쿤 자신과 함께 제국으로 불러들이는 건 어쩌면 마지막 남은 적의 불씨를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함일 수도 있다.
‘상황이 몰렸다면 어떻게든 반전을 꽤하려 할 테니까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자신의 손녀들을 위기로 몰아넣어 기회를 잡다니. 너무 비정하지 않은가?’
제국의 안녕을 위해서는 핏줄이 죽어 나가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걸까?
그렇다면 너무 비정한 처사다.
— 통령, 대리.
그때, 집무실 밖. 외곽 초소에서 경비를 서던 인물 중 하나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쿤이 생각을 끊고 고개를 들어 무슨 일인지를 눈으로 물었다. 생각이 복잡한데, 여기에 잡다한 것을 더하고 싶지 않았다. 주변 권세가들의 방문이라면 일단 물리고 싶었다.
“방문자가 있습니다.”
“……지금은 곤란하니 일단 돌아가라 말씀을 드려라.”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제국에서 이어지는 인연이라 해서 중한 사람이 생각했는데……”
“잠깐. 제국이라고? 방문자가 이름을 말했느냐?”
“네. 융이라고 했습니다.”
덜컹. 쿤이 의자를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가의 말
융. 기억하시나요?
그나저나 날씨 겁나 덥네요.
몸이 타들어 가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