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걸어 두 사람이 바닥으로 내려왔다.
아도란이 종종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품 안에서 녹색 보석 하나를 꺼내 라라의 이마위에 올려놨다. 편안한 느낌의 빛이 느리게 새어나왔다.
“치료. 돌.”
“……고맙다.”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지금은 그 말 하나밖에는 안 나왔다.
한층 편안해지는 라라의 안색을 살피며 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도란이 한 바퀴 빙글 돌아보이고는 같이 왔던 여성의 옆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하카림을 경계하면서도 곁눈으로 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래서 서두른 거냐?”
“응. 응. 느낌. 위험.”
“네가 언제부터 남을 챙겼다고.”
“친구. 가족. 도와 줘야 함.”
아도란이 뒷발을 올리며 답을 하자, 보라색 머리카락을 한 여성이 입가를 틀어 올렸다.
비웃는 듯. 흐뭇한 듯. 조금은 복잡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프리실라. 프리실라. 저거. 어떻게 해?”
그러다, 아도란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프리실라. 쿤이 그제야 상대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지하감옥에서 전달받았던 편지의 주인. 거칠기 작이 없던 말투의 주인공이 바로 이 여성이었다.
“흑마법의 부작용으로 악마화가 진행 중이야. 보통 이 수준에서 무너질 텐데, 본래의 영혼이 드래곤의 것이라 그런지 잘도 버티네.”
“저거. 이단.”
“굉장히 희귀한 경우네. 가능하다면 잡아가서 연구를 좀 하고 싶은데. 아마도 그건 무리겠지?”
“드래곤. 영혼. 악마 왕. 재물 가능.”
“나도 알아. 악마도 타락시키지 못하는 드래곤을 손쉽게 타락시키고, 죽음으로 몰아 낸 것도 모자라서 이번에는 헬 게이트까지 열어 재끼려고 하다니.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대단한 힘이야.”
프리실라가 보라색 드레스 자락을 끌며 하카림에게 다가갔다.
그는 일그러진 육체를 부여잡고는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핏발 선 눈과 실금이 간 피부. 이단의 것과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괴물의 중간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아도란. 일단 봉인부터.”
“응. 응.”
그녀가 손짓을 하자, 아도란이 빙빙 돌면서 구석으로 이동했다.
걷는 걸음마다 은색 테두리가 그려졌다. 선은 살아있는 것처럼 바닥을 타고 퍼졌다. 고리가 만들어지고, 수정과 같은 결정을 만들고는 다시 아도란의 발치로 돌아왔다.
“და ძალა სიბნელე აქ……”
생소한 언어가 프리실라의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은색 선 위로 보라색 빛이 켜켜이 쌓였다. 마치 색을 입힌 눈이 천천히 쌓이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크아아아아아!!!!!”
하카림이 가슴을 뜯으며 포효했다.
찢긴 살점 사이로 검붉은 구름 따위가 뭉클거리며 솟아올랐다. 안쪽으로 용암과 같은 빛깔이 비춰졌다. 양 손은 이미 인간의 형태를 벗어나, 짐승의 앞발과 같이 변해 있었다. 검은 물 같은 것이 그 끝에 달려서는 크게 휘두를 때 마다 사방으로 번져갔다.
치이이……!!
검은 물은 아도란이 그어 놓은 선과 반발했다.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때마다 선이 조금씩 지워졌다. 아도란과 프리실라가 하려는 행위를 그가 방해하는 것은 분명했다.
쿤이 라라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눕힌 뒤, 아쿤을 다시 불러와 손에 쥐었다.
‘저 새끼는 내가 죽인다.’
소리 없이 옆으로 걸어가 밖으로 튕겨 나오는 검은 물을 아쿤으로 쳐냈다.
물리적으로 힘이 없어 보이지만, 닿는 순간 지독할 정도의 고통이 몸을 저미고 지나갔다. ‘시간은……’ 이단에 대한 징벌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한도 내에서는 상대 할 생각이었다.
“헛짓하지 말고 물러나라. 지옥의 불꽃은 인간이 가진 심연의 고통을 불러온다. 닿는 것만으로 타락 할 수 있어.”
“저 엿 같은 드래곤 새끼 목을 따기 전까지는 그럴 수 없다.”
“……하. 드래곤임을 알면서도 그렇게 나오는 거냐?”
“설령 상대가 신이라 해도 신경 쓰지 않아.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수많은 상황에 처해봤다.
죽을 뻔 위기? 세기도 힘들다.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타고난 대처 능력이 좋았는지 어찌저찌 벗어나서 지금까지 살아 올 수 있었다. 배신하고 뒤통수 때린 놈, 야비하게 숫자로 몰아친 놈. 먹던 음식에 독을 탄 놈도 있었다.
하지만 순간적인 분노는 있었을망정 지금처럼 뼈가 시릴 정도의 분노를 느끼지는 못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서. 누군가를 지키지 못해서, 이 정도까지 가슴 깊은 곳의 절망과 분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 해 본 적 없다.
용병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무언가를 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는 아직 없지만, 적어도 이 순간에 세상 무엇보다 확실한 길 하나는 머리에 새기고 있다.
저 드래곤은.
세상 두 쪽 나는 한이 있어도 내가 죽인다.
쿤의 의지는 그 어떤 때보다 뚜렷하게 빛나고 있었다.
“……반하겠네. 우리 아도란이 집 나가서 허우적거린 이유를 알 거 같아.”
“프리실라. 프리실라.”
“알아, 안다고. 봉인에 들어간다!”
한 차례 입술을 핥아 내린 프리실라가 로브 자락을 걷고는 낭랑하게 외쳤다.
손끝으로 보라색 기운이 뭉쳐있다. 이를 손바닥으로 모으고는 길고 또렷한. 그리고 강렬한 의지가 담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და ძალა სიბნელე აქ……”
“크아아아아!!!! 내 부활을 막을 수는 없다!!”
하카림의 발광이 더욱 거세어졌다.
그때마다 검은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쿤은 정신없이 사방을 뛰며 이를 일일이 쳐냈다. 인고의 시간이 고통을 무마시켜 주고 있음에도 영혼에 상처가 새겨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깊고 깊은. 치유 될 수 없는 상처였다.
“그만 징징거리고 이제는 돌아가라. 이 세계에는 네놈이 나올 곳이 없어!!”
“닥쳐라, 마법사!!!! 이 몸의 등장을 막으려는 것이냐!!”
목소리가 달라져 있었다.
이건 데미안도, 하카림도 아니다. 흑마법의 부작용으로 다른 세계의 존재가 이곳을 넘보고 있다는 증거. 그 사악하고 강렬한 힘에 주변 공간이 전부 떨렸다. 프리실리와 아도란 조차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하고 떨었을 정도.
“시끄러워. 제 3자는 빠져. 이건 그 드래곤과 내가 처리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유독 쿤 만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압도적인 악마의 존재감을 씹어 먹은 채 두 발로 서서 상대를 쏘아보았다. 그것은 굉장히 기묘한 광경. 있을 수 없는 일인 만큼, 마법사나 악마조차 재단하지 못한 힘의 흐름이 생겨났다.
그리고 이는 프리실라가 준비하던 마법의 완성을 보다 앞당겨 주었다.
“ბეჭდების!!!”
“아, 안돼!!!!”
주문의 영창이 끝나고, 은색 테두리가 하카림의 몸 주변으로 엉켜 붙었다.
빛과 어둠이 사정없이 엉키며 색을 알 수 없는 폭발을 만들었다. 힘이 쏟아지고 주변 공간이 덜덜 떨렸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모든 악마적 힘의 잔재가 사라지고, 바닥에 쓰러진 하카림의 모습만이 그곳에 남게 됐다.
양 팔과 양 다리. 인간으로 가지고 있던 육체는 힘의 여파로 부서지고 머리와 몸통만 간신히 남아 네크로맨시의 영역에서 존재를 붙잡고 있었다.
감겼던 눈이 뜨이고, 하카림이 힘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실패했네?”
겨우 그 말 하나였다.
쿤이 비적비적 걸어가 부서지기 시작한 하카림의 육체를 들어 올렸다. 너무나 가벼워 왠지 화가 차올랐다.
“겨우 그딴 말을 하려고, 라라를 저 구덩이에 던져 넣은 거냐?”
“오, 오오. 화가 났네.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나로서도 방법이 없었다고. 일반적인 마법으로는 저 몸뚱이를 어찌 할 수가 없어서 말이야. 그래도 이렇게 살았으니 된 거 아니겠어? 나야, 뭐 어쩔 수 없이 또 한 동안 이곳에 처박혀 있어야겠지만.”
“……그렇게 둘 줄 아냐?”
“아니면? 설마 나를 제거하기라도 할 생각인가? 미안하지만 인간. 그건 무리야.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는 알고 있었거든. 그건 무리라는 사실을.”
하카림이 킬킬 거리며 웃었다.
그때마다 이빨이 부서지며 아래로 흘러내렸다.
“쿤. 안타깝지만 그 말이 사실이다. 우리도 하카림의 영혼을 정화하려고 안 해 본 게 아니야. 만 년을 넘게 산 고룡의 영혼은 자체로 힘이지. 비록 일부가 타락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을 취했다고는 하지만 그 존재 자체를 거부 할 수는 없어.”
“타락. 그렇다면 역시……”
쿤이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프리실라의 말에 대꾸를 했다.
생각이 덜컥덜컥 하며 돌아갔다.
“고룡, 하카림이 저 암굴 아래에서 지키고 있는 건 최초 세상으로 갈라져 나온 세 덩이의 그리자 중 하나다.”
“하아. 빌어먹을. 어쩐지 이상하다 싶더니.”
“기나긴 시간의 봉인으로 드래곤의 영혼 중 일부가 타락하여 지금과 같이 구체화 되었다. 하카림은 이를 막기 위해 자신의 일부를 갈라 막아보려 했지만 실패했지. 결국 이 지하 자체를 완전히 봉인하고, 이를 위해 봉사하던 인간들과의 교류도 완전히 단절해 버렸다.”
하카림은 누군가와 따로 대적하던 것이 아니다.
그 자신과 싸우고 있던 것. 이단에 의해 타락한 그 영혼이 본체를 밀어내고 이 영역을 점거한 것이다. 하지만 그 동안은 육체가 무너져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그렇기에 지하에 갇힌 채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이고.
반전의 기회가 생긴 건 쿤과 데미안이 지하로 진입한 이후. 살아있는 육체라면 드래곤으로 축적한 마법 중 일부를 사용 할 수 있다. 그 중 본래의 육체를 밀어내고 그리자의 힘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오직 흑마법 뿐. 만약 이 시도가 성공했다면 흑마법의 힘으로 드래곤 본체가 손해를 입고, 아래에 봉인된 그리자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다.
그랬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어쩌면 드래곤이 전부 이단에 타락했을 수도. 타락한 드래곤이라. 어떤 재앙일지는 말로 전부 다 풀기도 어려운 일이다.
쿤이 들고 있던 하카림의 멱살을 풀어 바닥으로 던졌다.
“네가 그리자의 힘을 정화 할 수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건 고룡의 일부야. 아무리 신비한 힘이 있다고 해도……”
지켜보던 프리실리가 조금 쓰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쿤은 그 목소리를 무시했다.
화아악……!!!
바닥으로 새하얀 빛이 번져갔다.
신성 대지의 축복. 쿤이 그 위로 한 쪽 무릎을 꿇고는 양 손으로 하카림의 이마를 짚었다.
내용은 이해를 했다.
그녀의 말인즉슨, 상대가 고룡이니 네가 아무리 설쳐봐야 정화는 할 수 없다는 것. 힘의 규모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종이 가지는 차이라면 뼈에 시릴 정도로 새기고 있다.
하지만……
알 게 뭔가.
분명 자신과 약속을 했다.
‘이 도마뱀 새끼를 쳐 죽이겠다고.’
처음으로 자신의 모든 걸 걸어서 한 약속이다.
되든 안 되든 해 낼 생각이었다. 상대는 드래곤의 타락한 영혼. 그 본질이 너무 거대해 휩쓸려 간다 할지라도 이것을 포기 할 수는 없었다.
영혼 자체를 정화하기 위한 힘이 넘실거리며 새어나가기 시작했다.
분명, 쿤은 하카림과의 첫 만남에서 이단의 힘을 느끼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하카림의 영혼 자체는 이단에 의해 오염된 고룡의 일부가 현신화 한 조각에 불과하다. 실질적인 힘은 고룡에게 가 있는 것이다. 데미안의 육체를 차지하여 힘을 사용했던 것도 결국 매개체를 가져야 힘을 사역 할 수있다는 점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순하다.
‘정화하는 것은 고룡. 그 자체다.’
히어로 메이커 모드였을 때 느낀 적이 있다.
세상에 퍼져있는 힘의 향연. 그 속에 유독 도드라진 느낌을 자아내는 이단의 흔적. 지금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지만, 그 주체를 알고 있다면 의식을 그곳으로 모을 수는 있다.
기잉……기잉!
낡은 기계가 억지로 돌아가는 것처럼, 몸 안에서 무언가 덜컥거리는 느낌이 났다.
쿤의 코로 핏물이 흘러나왔다. 눈도 새빨갛다. 실핏줄이 터진 건지, 눈가로 붉은 물이 모여서 뚝뚝 떨어졌다.
간단하다. 이건 과부하.
매번 정화를 위해 이단과 대척 할 때 마다 그 저항을 느꼈었다. 크면 큰 대로 적당한 범위에서 알아서 조율이 되었었다. 그렇기에 쿤은 저항감을 느낄 뿐, 그것으로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계를 스스로가 풀어버렸다.
꼭지 돈 놈이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저항으로 오는 걸 인고의 시간으로 그냥 받아 버리고, 억지로 고룡의 오염된 영혼으로 밀고 들어갔다.
몸이 견디지 못하고 신호를 보냈다.
손끝이 덜덜 떨리고, 마디가 뜯어졌다. 피부가 생기를 잃고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생명 자체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
“이런……! 아도란, 보조한다.”
“응, 응!!”
보다 못한 프리실라가 나섰다.
품 안에서 녹색 보석을 꺼내 바닥에 깔고는 무언가 독특한 운율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도란도 그 노랫소리를 따라했다. 이건 사용하던 마법과는 조금 궤를 달리하는 것이었다. 실내로 노랫소리와 청명한 바람이 스며들었다.
“와, 와아! 이 미친 인간! 정말로 죽을 생각이야!?”
“보석. 와장창.”
바닥에 깔아 둔 녹색 보석이 매우 빠른 속도로 깨지기 시작했다.
프리실라가 부랴부랴 보석을 꺼내서 바닥에 뿌렸다. 열 개 가량 던졌던 것이 어느새 스물을 넘고, 서른에 달했다. 부서진 보석은 그대로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죽어가던 라라를 살리기 위해 사용한 보석이 하나라를 점을 고려하면 지금 쿤이 쏟아 부은 생명력이 얼마나 대단한 수준인지를 가늠 할 수 있었다.
“이게 마지막이야!! 더 이상 하면 정말로 죽는다!!”
쿤이 입술을 잘근 씹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듣고 있었다. 머리가 하얗게 표백되고 몸이 덜덜 떨리는 것도 느끼고 있었다. 정말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도 가슴에서 차올랐다. 그래도 물러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걸었단 약속 때문.
아니, 분노인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아……아아아아아!!!!”
쥐어짜듯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
바닥으로 전해지던 신성력의 파도가 한 순간 폭발했다. 전부 부서져 가루가 된 데미안의 육체를 쓸어버리고, 그 너머에 떠 있던 하카림의 영혼도 집어삼켰다.
“무슨 짓을……!!”
영혼의 단말이 조금씩 힘에 의해서 부서지기 시작했다.
고룡이 가진 육체 중 이단에 의해서 오염 된 부분이 쿤이 사역한 힘에 의해서 정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실체화 되었던 오염된 영혼은 고룡이 본래의 힘을 회복하며 점차 그 형태를 잃어갔다.
“이, 이럴 리가 없다……!!”
“시끄러워. 내가 말 했지. 네놈은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고!!”
오염된 혼의 단말이 힘의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밀려났다.
생에 남은 집착이 집요하게 쿤을 노려봤다. 지독할 만큼 끈질겨 깨어지는 생명이 먼저 바닥날 판이었다. 하지만 물러남은 없었다. 어차피 이건 죽고 죽이는 승부. 한 걸음을 내딛는 쪽이 승부하는 게임이었다.
그리고 집요함보다 앞서는 것은 쿤의 각오였다.
파삭.
쿤의 힘을 버티고 있던 하카림의 영혼이 부서졌다.
완전한 소멸. 실체화 했던 의지가 모두 부서지며, 무의 존재로 돌아갔다.
“그아아아아아—!!!!”
흩어지는 혼의 파편이 단말마의 비명을 남기고 사라졌다.
[경험치를 대량으로 획득했습니다.]
[정수를 대량으로 획득했습니다.]
[단계가 올랐습니다.]
[단계가 올랐습니다.]
[단계가 올랐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6상승합니다.]
[축복이 개방되었습니다.]
[징벌이 개방되었습니다.]
[신의 대리자 칭호가 추가되었습니다.]
[초상력이 10 증가했습니다.]
[네크로맨시가 강제 진화됩니다.]
[인고의 시간이 강제 진화됩니다.]
“……”
뭐가 이리 많아.
쓰러지는 쿤의 머릿속에 든 첫 번째 생각이었다.
※작가의 말
고룡양반 자아분열.
치매박리. 경험치 대거 획득. 아도란 멋진 등장에 비해 조연잼.
쿤 빡침. 수명단축.
많은 일이 있었네요.
그나저나 서버가 안 아파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