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이 검날에 뭍은 피를 털어내며 물러났다.
쓰러진 데미안에게서는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다. 도미닉 수준일까 걱정하며 최대한 힘을 사용하며 공격했던 건데, 그보다는 조금 약했다. 아니면 습격이 제대로 먹힌 거든가. 희미하게 빛을 토해내는 법복을 벗겨 낸 뒤 신호를 보냈다.
뒤에서 합류 타이밍을 노리던 라라가 걸어 나왔다.
양 손에 물약만 여덟 개를 들고 있었다. 작은 손에 잘도 잡았다 싶다. 쿤이 픽 웃고는 빙빙 도는 하카림의 영을 향해서 입을 열었다.
“자, 내가 할 일은 다 했습니다. 이번에는 그쪽에 약속을 지켜야 할 시간 같은데요?”
일단은 석판부터.
이 안의 보물들은 그 뒤에 챙겨도 괜찮다. 공왕에게 알리면 아마 차신이 챙기려 들 테니, 무한의 주머니를 사용해서 몰래 빼돌리면 되겠지. 지금 있는 보물의 수준이라면 사람을 사서 작은 나라 하나를 만들어도 충분 할 수준이었다.
‘쿤 왕이라. 괜찮은데?’
딱히 그런 권력에 욕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돼 보자고 했으니 왕도 괜찮다. 첫 시도가 파격이기는 하지만 나쁠 건 없다. 라라와 루루는 국빈으로 모시고, 사람을 사서 크게 농사를 짓는 거다. 헤그시아와 다른 작물들을 넓은 축성지에서 키우면 이단과도 대항 할 수 있고 좋다.
“쿤, 오빠 저거 움직이는 거 같은데요?”
“응?”
쿤이 즐거운 상념에서 깨어나 앞을 봤다.
죽었던 데미안의 시체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눈앞에 있던 하카림의 영혼이 안 보였다. 들어 간 건가? 미간을 좁히며 생각하다 사체의 머리를 잡고는 감각을 넓혔다. 확실히 안쪽에서 익숙한 느낌이 났다.
“무슨 생각입니까? 이제 와서 사람의 몸이라도 탐이 난 건가요?”
오래전에 죽은 영혼 주제에 쓸데없는 탐욕이다.
쿤이 망령제어로 몸 안으로 스며들어간 하카림의 영혼을 잡아 당겼다. 네크로맨시는 다룰수록 익숙해져서, 이제는 눈 감도도 할 수 있을 지경이었다.
덜컹—!
그런데 무언가 기묘한 힘이 쿤의 몸을 멈춰 세웠다.
손가락부터 몸 아래까지. 보이지 않는 무형의 힘이 몸을 찍어 눌렀다. 무어라 정의하기 힘들었다. 손끝이 천천히 뒤로 밀리고 무릎이 절로 굽혀졌다. 식은땀이 등 뒤로 새어나왔다. 입을 열어 라라에게 경고를 하고 싶었지만 입술만 잘게 떨릴 뿐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염동력, 망령제어, 분노, 인고의 시간. 모든 능력을 다 끄집어내어 활성화 해 봤다. 하지만 콱 눌린 몸은 도무지 움직이지가 않았다. 산에라도 깔린 듯 요지부동이었다. 눈에 핏발이 서고, 전신이 다 붉어졌다.
“하아……”
그때, 죽은 데미안의.
아니, 그와는 조금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어버린 그의 몸을 천천히 일어나고, 피로 물든 손이 위로 올라가 머리를 쓸어 올렸다. 가슴에서 새어나온 피는 이미 멎어 있었다. 더러워진 핏물은 바짓단에 대충 닦아내더니, 앞으로 걸어 쿤이 들고 있던 법복을 뺏어 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몸 위로 걸쳤다.
쿤은 그 동작 하나하나를 새기면서도 저항하지 못했다.
“육체라는 건. 좋단 말이야.”
“……”
“아, 멈춰 두었지. 이거 실례를 했군. 그래도 나를 도와 준 은인인데 말이야.”
따악. 데미안이 손가락을 튕겼다.
쿤의 몸을 짓누르던 압박감이 사라졌다. 그가 튕기듯 몸을 빼서는 라라의 옆에 섰다. 그녀도 비슷한 힘이 눌렸었는지 새빨개진 얼굴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아쿤을 앞으로.
쿤이 낮게 웅크린 자세로 그를 경계했다.
“……넌 뭐냐?”
“뭐냐니, 방금까지 신나게 이야기 하지 않았나? 이제 와서 모른 척 하면 조금 섭섭할 거 같은데.”
“하카림? 하지만 어떻게? 아니, 그 전에 어째서……?”
쿤은 하카림을 경계했다.
하지만 데미안을 죽인 것이 이런 결과로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이미 용암 골렘도 여러구 보았고, 죽은 데미안의 수행원들도 있었다. 아니, 그보다 이 정도의 힘이 있다면 육체고 나발이고 알아서 뺏어 쓸 정도의 수준이다.
상황이 이해가 안 됐다.
“하하. 이해는 한다. 상황이 납득이 안 되겠지.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벌어진 일을. 자네와 이 친구가 이 방을 열어준 덕분에 힘의 일부를 찾을 수 있었지. 게다가 네크로맨시라니. 이런 우연이 또 있을 줄은 몰랐네. 힘의 일부를 빌려서 죽은 몸에 안착 할 수 있었지. 그리 오랫동안 쓸 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우리 덕에. 아니, 내 덕에 그 몸을 차지했다고?”
“고맙다고 해 주지. 이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군. 천년? 이천년? 더 됐나? 솔직히 너무 오래된 일이라 가물가물하군. 시간의 흐름을 하나하나 세는 건 너무 고역이라서.”
하얗게 웃는 데미안의 몸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쿤이 닭살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이런 건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융과 만나 싸울 때도, 쉔의 압도적인 무력을 느꼈을 때도. 심지어 히어로 메이커 모드를 발동해서 신의 일면을 받아들였을 때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이건……말로 하기 힘들다.
초저녁에 찾아온 폭풍우. 거목을 뿌리 뽑고, 땅을 헤집어 버리는 흉악한 힘의 흔적. 산 자가 대항하지 못하고, 그저 우러러 볼 수밖에 없는 초월적인 존재. 보는 것으로 눈이 멀고, 듣는 것으로 귀가 멀어버릴 거 같았다.
캬아아아……
“오, 그래.”
겁에 질린 모습으로 이를 새우고 있는 토토.
데미안이 그 모습을 보고는 웃었다.
그리고는 손을 뻗었다.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하여 토토를 그의 손아귀로 끌어 당겼다. 토토는 날쌔지만 저항하지 못했다. 그대로 잡혀서는 켁 하고 고꾸라졌다.
“어째서 이딴 걸 길렀는지 모르겠어. 도무지 이해가 안 가.”
꼬리만 겨우 흔들리는 게 힘을 더 주면 죽을 듯 위태로워 보였다.
쿤이 입술을 잘근 씹으며 물었다.
“……대체 뭘 원하는 거냐?”
“하. 당연한 거 아닌가? 나는 살기를 원한다.”
“넌 이미 죽었다. 시체를 움직인다고 그 사실이 변하지는 않아. 그 육체가 얼마나 갈 거라 보는 거지? 한 달? 두 달? 영원하지 않다는 건 네 자신이 잘 알 텐데?”
네크로맨시로 살아 난 시체는 영원하지 않다.
시체는 말 그대로 시체. 결국 썩어 버리고 못 쓰게 된다. 방부 처리를 하고 미리 준비를 했으면 모르겠지만, 이건 그냥 시체일 뿐이다. 종국에는 다 썩어 문드러지고 뼈만 남겠지. 그렇게 되면 살아있다고는 절대로 말 하지 못할 것이다.
“하하. 누가 이 육체로 살아간다고 했지? 이건 단지 도구일 뿐이다. 아, 직접 보여주는 게 빠르겠군.”
따악……!
하카림이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튕겼다.
쿤과 라라. 그리고 토토까지 한 번에 빛에 휩싸이더니 처음 보는 장소로 이동되었다. 커다란 암굴이었는데, 사방에 빛이 나는 돌이 박혀 있어 어둡지는 않았다.
“여기는 어디지? 뭘 보라는 거냐?”
“이런. 침착해야지. 당황 하면 어쩌나.”
“……오빠, 이 아래요.”
입술을 잘끈 씹는 쿤 뒤로, 라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하카림을 경계하며 한 걸음 물러났다. 라라가 암굴의 주변으로 둘러져 있는 돌 난감을 부여잡고는 아래쪽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뭔가 있나?’ 쿤이 의문을 가지며 그 방향으로 시선을 던졌다.
새카만 구덩이 사이로 거대한 그림자가 보였다.
“……!!”
쿤의 눈이 더 없이 크게 벌어졌다.
오늘만 두 번째. 이런 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구덩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이 생명체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하늘위에 뜬 달이 뚝 떨어져서 이 구덩이에 박혔다고? 아니면 신이 짐승의 모습을 빌려서 이곳에 나타났다고?
끝도 없이 뻗어나가는 몸통과 하늘을 다 덮어 버릴 거 같은 날개.
용암이 식어 굳은 것 같은 피부. 숨쉴 때 마다 길게 벌어지는 아가리 속 기둥 같은 이빨들까지.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며 살펴본 결과, 하나의 결론을 도출 할 수 있었다.
“드래곤……”
라라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렸다.
쿤이 흔들리는 눈동자를 정리하지 못한 채 하카림을 바라봤다.
“놀랐나?”
“대체 드래곤이 왜 여기에? 설마, 당신과 싸우던 자가 드래곤……”
버럭 외치던 쿤이 멈칫했다.
그리고 생각이 조립되기 시작했다. 의문으로 남겨 두었던 것. 영혼 상태로 다가왔던 하카림. 그리고 토토의 말. 복잡하게 엉키더니 자신도 납득하지 못하는 결과를 배출해냈다. 하지만 왜인지 그것이 사실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바짝 마른 입술로 물었다.
“……당신이 저 드래곤인 건가?”
“와하하. 좋군, 좋아. 오랜만에 만난 인간이 이렇게나 머리가 좋다니.”
“저, 저 사람이 드래곤이라고?”
라라가 붕어마냥 입술을 뻐끔거렸다.
놀라는 것도 이해한다. 불가해의 존재가 눈앞에 있는 것도 놀라운데, 시체안의 영혼이 그 존재의 주인이라고 말 하는 거니까.
쿤이 마른 침을 삼킨 뒤, 확인을 하듯 다시 물었다.
“정말로 당신이 이 동굴의 주인이자, 드래곤인 하카림이 맞습니까?”
말끝도 저절로 올라갔다.
이게 사실이라면 애초에 싸움이 안 된다. 드래곤과 싸우라니. 대체 무슨 수로? 이럴 때는 낮게 기어서라도 사는 게 낫다.
“하하. 맞아. 아주 오래 전에는 그 이름으로 불렸었지. 그때는 다들 존경심을 실어서 부르곤 했는데 말이야. 이제는 고작 도서관의 이름이 되어 버렸어.”
“……그런 존재께서 어째서 이곳에 이런 모습으로 갇혀 있는 겁니까?”
“갇혀? 내가?”
크르릉……
아찔한 기운이 쿤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의 몸이 한 순간 휘청거리다 바닥으로 무너졌다. 견딜 수 없다. 그 동안 쌓았던 수많은 힘도 아예 격이 다른 존재 앞에서는 통용이 되지를 않았다. 인간이라는 건 이렇게나 하찮은 존재였나. 허무함까지 가슴 한 쪽에 몰려왔다.
파사삭……!
하지만 곧이어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부여잡을 수 있었다.
데미안의 몸. 한 쪽 팔이 그대로 부서져 가루가 돼 버린 것이다. 분명 상대는 초월적인 힘을 사역하고 있지만 그 바탕이 되는 육체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어쩌면……’
상대가 적이라 해도, 약점이 있다면 포기 하지 않는다.
눈에 힘을 빡 주고는 고개를 들었다. 드래곤? 드래곤이 별건가. 어차피 자신은 신을 등에 업고 살아간다. 신과 드래곤을 비교하면 아무래도 신이 더 위지 않겠는가? 꿇릴 게 없는 입장이었다.
“내 앞에서 갇혔다는 말을 쓰지 마라. 난 이곳에 갇혀있던 게 아니야. 때를 기다렸을 뿐이지.”
“때라면 석판에 적힌 내용에 따라 사람이 찾아 올 시기를 말 하는 건가요?”
“사실 그건 좀 중구난방이라서. 그걸 누군가 해석 할 거라 생각하지는 못했어.”
요락의 진언을 통해서 율트락이 해석했다.
그렇다면 본래 석판의 내용은 찾아오라는 의미가 아니었다는 걸까? 쿤이 미간을 좁혔다.
“사실 내가 기다린 건 저 지겹도록 단단한 몸뚱이가 힘에 녹아내리는 일이었지. 하지만 내 몸이지만 더럽게 단단하더군. 천년이 넘도록 버티고 선 거야.”
“녹아? 무슨 의미입니까? 당신의 몸이 녹기를 바랐다는 건가요?”
“그래. 그래야, 나는 온전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으니까.”
기묘할 정도로 불쾌한 감각이 쿤의 몸을 흔들었다.
하카림이 차지한 데미안의 몸에는 아직 이단의 힘이 남아 있다. 그러고 보면, 그를 처리했을 당시 경험치와 정수의 수급이 되지 않았다. 적의 목숨을 끊었지만 이단의 정화는 하지 못한 상태.
‘잠깐만……’
쿤의 눈동자가 데굴데굴 굴러갔다.
“혹시……당신도 속삭임을 들은 겁니까?”
“속삭임? 하하. 너도 이 목소리를 알고 있구나? 하긴 그러니, 그 힘과 대항을 한 거겠지. 그건 신의 유물 덕인가? 아니면 어딘가의 사제?”
“……일단 사제라고 해 두죠.”
그제야 납득이 간다는 듯 하카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이마에 걸쳐져 있는 금색 관을 손으로 톡톡 치며 말을 했다.
“겨우 떼어낸 파편이다. 저 몸뚱이가 짓이기고 있어서 이 정도도 간신히 뗄 수 있었지. 아주 지긋지긋했다. 이 빌어먹을 곳에서 나가지도 못한 채, 옛 영광만을 기리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군요. 저 몸이 당신의 것이라면 어째서 나가지 못한 거죠?”
쿤이 드래곤의 몸을 손짓하며 물었다.
시선은 하카림의 얼굴에서 떼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머리에 쓴 금색 관. 만약 생각하고 있는 것이 전부 맞다면, 한 번에 역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도 같았다.
“궁금한가? 하지만 그 답을 얻기 위해서는 네가 해 줄 일이 있어.”
“……”
아쿤을 꽉 쥐고는 다리에 힘을 밀어 넣었다.
하카림에게서 나올 말이 그리 좋을 거 같지는 않았다.
“저 단단하고 거대한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강력한 힘이 필요하지. 하지만 지금 내 상태로는 무리야. 일부라도 깨어서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강력한 마법을 사용해야 해.”
“……”
“강력한 힘에는 그만큼의 대가가 요구되는 법이지. 서로를 아끼는 두 인간이라. 마치 날 위해 준비된 공연 같지 않나?”
퉁—!
쿤이 호흡을 끊고, 순간적으로 지면을 차면서 뛰어나갔다.
뒷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살아있는 생명 그 자체다. 데미안의 몸을 차지하고 난 뒤 그가 구구절절이 떠드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 일 터.
그가 아직 방심하고 있을 때.
지금 이 순간이 유일한 기회 일수도 있었다.
키잉—!!
순간적으로 어마어마한 압력이 몸을 짓눌렀다.
왼팔이 반대방향으로 꺾이고 발등이 으스러졌다. 이것도 한 번 당한 경험으로 몸을 돌려 세웠기 때문에 완전히 당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휘청거리는 몸으로 바닥을 짚은 뒤 힘껏 긁었다.
등이 바닥에 닿고, 상대와의 남은 거리가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온전한 다리는 하나. 그것이면 충분하다.
지면을 차면서 아쿤을 힘껏 앞으로 뻗었다.
초감각으로 잡히는 적의 움직임은 없다. 일격으로 승부. 상대가 드래곤이라 해도 움직이고 있는 건 시체에 불과하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
푸욱—!!!
성공?
쿤이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봤다.
초감각이 전하고 있다. 너는 상대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성공했다고. 아쿤으로 전해지는 묵직한 감각도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쿤, 오빠……”
아쿤이 뚫고 지나간 것은 하카림의 몸이 아니었다.
핏물이 베어 나오는 것은 라라의 복부. 밤색 튜닉 위로 검붉은 핏물이 베어 나오고 있었다. 쿤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라라는 뒤에 있었다.
초감각은 분명하게 경고했다. 눈앞에 있는 것은 적이라고. 그렇기에 한 점의 의심도.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찔렀다.
헌데, 왜 라라가……
“하하하. 좋아. 아끼는 이의 죽음. 이보다 좋은 제물이 있을까?”
아쿤에 찔린 라라의 몸이 허공으로 휙 날아갔다.
저 아래. 깊은 암굴 속 드래곤의 머리 위로.
※작가의 말
오늘은 좀 괜찮은 거 같은데...아직 불안불안.
일단 두 편 풀고, 괜찮으면 자정에 또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