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 아빠!!”
“으, 응?”
귓가를 울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힘겹게 눈꺼풀을 밀어 올리고 앞을 보니 미소가 허리춤에 손을 올린 채 바라보고 있다. 눈매가 앙큼하게 올라간 것이 살짝 화가 난 모양이다.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아이 참. 이런 곳에서 자면 어떻게 해요? 그러다가 허리 다 나가요.”
허리? 손으로 바닥을 짚어봤다.
전날 사용한 공간이동의 좌표로 지정해 둔 내 서재다. 이동직후 힘이 빠져서 그대로 쓰러졌던 모양이다. 바닥에 카펫 하나 덩그러니 깔려 있으니 화내는 미소도 이해가 간다.
끙끙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체적인 회복 능력과 반지의 체력 재생 등이 있음에도 몸이 영 뻐근했다. 망령제어로 소모되는 체력과 공간이동의 여파가 생각보다 큰 모양이다. 서재에 비치해 둔 흔들의자에 엉덩이를 부친 뒤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또, 일하다가 그냥 잠든 거예요?”
“뭐……그렇지. 아무래도 사태가 급박하니까.”
“자요. 일단 물이나 마셔요.”
툴툴 거리며 미소가 찬 물을 내밀었다.
고맙다고 웃어 주고는 쭉 들이켰다. 찬 물이 몸 안으로 들어가니까 조금은 정신이 돌아오는 거 같았다.
“그럼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응? 무슨 일이라니?”
“내가 그럴 줄 알았어요. 자자, 봐요.”
미소가 핸드폰을 앞으로 내밀며 동영상 하나를 보여주었다.
다름 아닌 전날의 행진이었다. 선두에 선 나와 나를 따르는 무리. 당시에는 취한 듯 움직여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까 굉장히 사이비 같다. 주변으로 몰려든 경찰 병력들을 보니 아차 했으면 큰 마찰로 갈 뻔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 죠엘이 손을 써 준 거 같다.
“거리의 성자. 이름 없는 신. 별별 이름으로 다 불리고 있어요.”
“뭐하는 사람인데?”
“몰라요. 그냥 불쑥 나와서 기적으로 보여주고 세상이 혼탁하다면서 경고를 했어요. 그리고 차남혁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반박을 했죠. 방송이 나간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이라 그런지 지금은 온통 그 얘기뿐이에요.”
검색어도 온통 나와 차남혁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인터넷에서도 이 일로 갑론을박하기 바쁘다. 차남혁을 음해하기 위한 세력의 조작극이라는 얘기가 있고, 정말로 신이 도래했다는 말도 있다. 종교계에서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지만 조금 극단적인 곳에서는 이단이다, 사탄이다 울부짖고 있는 중이다.
혼돈. 카오스. 어둠의 다크.
아주 난장판이다. 차남혁의 발표로 찰랑거리던 세계위로 큰 돌을 던져버린 격이 됐다. 극심해지는 공방이 살짝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한 가지 소득은 분명히 있었다.
바로 차남혁의 행보와 그의 발표 자체에 의문을 드러낸 것.
물론, 내 등장 이전에도 의심을 하는 사람은 많았다. 발표 자료를 의심하고, 그의 행보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사람들. 하지만 변이에 대한 공포가 많다보니 치료책을 들고 나온 차남혁 쪽이 훨씬 더 강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던 것이 내 등장으로 역전이 되었다.
아니, 역전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조건 따라가던 이들이 한 번은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은 국내의. 그것도 서울에 국한되는 이야기지만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SNS를 통해서 무지막지한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세상이 뒤숭숭하니까 별 일이 다 있구나. 너도 저기에 따라 간 건 아니지?”
“과제 때문에 바빠 죽겠는데요, 무슨. 그보다 빨리 일어나세요. 국이랑 다 식겠어요.”
“국? 설마, 네가 밥을 한 거니?”
“헤헤헤. 요리책 보고 흉내 좀 내 봤어요.”
부끄러운 듯 다리를 꼬며 말 한다.
지금가지 몇 번 만들어 봤지만 미흡했던 게 사실. 하지만 꼬아지는 다리와 별개로 눈이 반짝거리는 것이 이번에는 조금 자신이 있나 보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너무 솔직해도 안 되고, 너무 연기톤으로 칭찬해도 안 된다. 솔직하게 음식을 맛보고, 적당히 양념을 쳐 줘야 한다.
“크흠. 그럼, 우리 딸내미 실력 좀 감상하러 가 볼까?”
중요한 것은 밸런스!
각오를 다지고 전장으로 돌진했다.
#
“……얼굴 뭔데요?”
크리스티나의 회사에서 죠엘과 만났다.
그녀가 보는 순간 물었다.
“흠흠. 우리 미소 말이야. 며칠 사이에 요리 솜씨가 많이 늘었더라고. 예전에는 몰랐는데 재주가 있는 거 같아.”
“그래서 얼굴이 그렇게 헤벌쭉했던 건가요?”
“뭐, 그것도 있지만……자자.”
볼을 보여줬다.
흐릿하게 입술 자국이 남아 있다.
밥 다 먹고 진심 2만 프로 담아서 칭찬을 해 줬더니 고맙다고 볼에 뽀뽀를 했다. 아빠와 딸. 이런 스킨십을 받아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7살? 8살? 그 나이 이후로는 제대로 안아 본 기억도 거의 없으니까.
내 얼굴이 조금 흐물흐물해 진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팔불출.”
“고맙게 긍정하지.”
크게 고개를 끄덕이자, 죠엘이 피식 웃었다.
팔팔 끓는 물을 찻잔에 따른 뒤 내 앞으로 내밀었다. 향이 좋은 게 좋은 찻잎을 쓴 거 같다. 손짓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한 잎 마셨다.
달콤한 맛이 잎 안을 감돌았다.
“어제 행진. 잘 봤어요.”
두 모금을 마셨을 때, 죠엘이 말했다.
“어떻게 생각해? 객관적으로.”
“처음에는 터무니없는 계획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떠도는 얘기를 보니 잘못 생각했던 거 같아요. 단순한 사이비와는 달라요. 시국이 불안하고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죠. 정말로 기적이라 부를 수 있는 것에 목메고 있어요. 이럴 때 나타난 신비한 존재는 그 자체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좋아요.”
“일주일에 한 번. 장소를 바꿔가면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좋겠군.”
“다만, 신비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초월적인 면모를 보여야 해요.”
“예를 들면?”
찻잔을 내려놓고 물었다.
계획을 주도하는 건 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못 보는 허점 등이 있을 수 있다. 남의 조언을 귀담아 들어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법이다.
“사람을 치유하고, 물건을 들어 올리는 건 분명 매혹적인 능력이지만 의외로 단순한 것에서 사람은 환상이 깨어질 수 있어요. 신비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만이 아닌, 해외에도 모습을 드러내야 하겠죠. 이럴 때 통역을 쓸 건가요? 아니죠. 신인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쌓아올린 신비가 깨어지게 돼 있어요. 이걸 대비해야만 하죠.”
“어학원이라도 끊을까?”
“능력 중에 언어에 대한 건 없어요?”
“있기야 하지만 포인트가 아까운데.”
“투자라고 생각하세요.”
특기 중에는 어학에 관한 것도 있다.
중급을 배우기 위해서는 700점의 점수가 요구된다. 솔직히 아까운 게 사실이지만, 죠엘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외국어라고 못 알아듣는 신? 그보다 이상한 건 없다.
“언어학 관련 특기와 영어? 일단은 그 정도면 되나?”
“일단은요. 가는 곳에 따라서 몇 가지로 차별해서 익히면 되겠네요. 혹시 패키지로 묶어서 익히는 특기는 없어요? 만능 언어학 같은 거요.”
“그렇게 편한 게 있을 리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상태창을 열어서 살펴봤다.
특기를 찾아볼까 했는데, 그보다 앞서 등급이 눈에 들어왔다. 여섯 번째 단계였던 것이 일곱 번째 단계로 변해 있었다. 전날의 행진 끝에 단계가 오른 모양이다. 승급의 알람조차 무시했다는 게 내가 얼마나 그 상황에 취해 있었는지를 증명한다.
경험치라……
전날 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통해서 경험치를 쌓았다.
쿤이 내 이름으로 포교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지금까지 현대의 내가 경험치를 올린 것이 ‘나’라는 사람을 인정받고 영향력을 늘렸다는 것에 비해, 어제의 건 말 그대로 나 자체가 신성한 존재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건 일종의 등급 차이로 생각된다.
나는 쿤 세계에서 신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쿤이 나를 소개하는 것은 이 점을 베이스로 깔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신이 아니다. 일개 시민일 뿐이고, 그 역량의 한도에서 무언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정을 받으며 경험치를 쌓았다.
반면 어제의 행진은 어떠한가?
수많은 이들의 부름은 일개 시민인 나를 찾은 게 아니다. 신. 혹은 그보다 못할 지라도 일종의 구도자로서의 나를 불렀다. 이는 지금까지 경험치를 쌓은 일들보다 훨씬 직접적인 행위다.
기원이 쌓이고, 부름이 누적되면서 그 자체로 힘을 얻고 있다.
이대로 계속 경험치를 쌓다보면 해탈까지 하는 게 아닐까? 부처로 전직? 농담 같지만 아예 실현 불가능한 얘기 같지도 않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아……”
죠엘의 부름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상태창을 보고 특기를 살핀다는 것이 다른 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머리를 긁적이고는 상태창을 닫았다.
그녀가 말 한 특기. 찾아본다고 해 될 건 없으니 천천히 찾아봐야겠다.
살짝 걱정되는 건 영어를 특기로 가졌을 때 쿤의 반응. 이걸 무슨 신의 언어라 생각하고 빠져 버리면 곤란하다. 그럴 바에는 한글을 먼저 익혀 버릴까? 고민해 볼 만 한 일이다.
우우웅……!!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찰나, 품 안의 폰이 길게 울렸다.
내가 쓰는 폰이 아니다. 죠엘에게 부탁하고 크리스티나에게 받았던 대포 폰.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춘혁과의 연락에서 사용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 들어온 곳 위치 찾았어요.]
짤막한 문자와 함께 주소가 적혀 있었다.
멀지 않은 곳이다. 찍힌 내용을 죠엘에게 보여주자 그녀가 미간을 살짝 좁히며 고개를 흔들었다.
“함정인건 아닐까요?”
“상관없어. 함정이라면 미리 읽고 빠져나오면 되니까.”
어차피 초감각으로 주변 정보를 읽으며 접근하기 때문에 함정이라면 미리 읽을 수 있다. 자동화 무기로 도배를 해 놓는 게 아니라면 딱히 내가 위험 할 이유는 없다.
“차라리 경찰을 이용해서 불시 검문을 하고, 게이트 물자를 빼돌렸다 신고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혼자서 움직이는 건 아무래도 불안한데요.”
“경찰이라고 해서 완전히 믿을 수 없는 것이 첫 번째 이유고, 그렇게 경찰을 사용하려면 우리 쪽도 어느 정도 노출이 되어야 해. 너와 크리스티나는 안 그래도 다른 사업으로 부각되어야 하는 입장이잖아. 이럴 때 덜미가 잡히면 나중에 움직이기 힘들어.”
“걱정되니까 하는 말이죠.”
낮게 한숨 쉬는 죠엘의 모습이 치명적일 정도로 아름답다.
혼을 빼 놓는 능력이 있다니까. 한 번 웃어 주고는 걱정 말라는 투로 말을 했다. 아름다움에 홀랑 넘어가기에는 내 정신무장이 너무 강하다.
“생각해 둔 것이 있으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마.”
“투자자이자, 동업자가 다치면 손해라서 그래요.”
“역시 상인의 신.”
장난스럽게 대꾸하자 입술을 비죽인다.
이럴 때 보면 귀여운 면도 있는 거 같다.
남은 차를 다 입에 털어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후딱 털고 올게.”
#
나는 이번 일을 계획하면서 몇 가지 부분을 준비했다.
공간이동 반지와 변형 마법을 통한 사이비 교주 행세가 그 첫 번째. 차남혁에게 대항하기 위해 그리자를 수급하기 위한 도둑질의 준비가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일단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거행 할 수 있을까? 위치를 차준혁으로 제공받고 습격을 하여 무한의 주머니로 쓸어 담는다. 기본적인 골자는 이러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
바로, 은신에 대한 것이다.
내 정체를 숨기고, 적을 공략 할 수 있어야 한다. 어설프게 내 정체가 탄로나 버리면 지금껏 준비하던 것들이 모두 공염불이 되고 만다.
만화나 영화 속 슈퍼 영웅들이 괜히 쫄쫄이에 가면을 쓰고 나오는 게 아니다.
공공의 영웅과 공공의 적은 한 끗 차이. 적어도 나를 숨기면 비난과 적대의 화살에서 한 걸음 물러 날 수 있다.
***
장막의 가면
등급 : 8등급
능력 : 착용자가 원하기 전까지는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단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고 밤을 낮처럼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단에 대한 보호(중급), 축복(하급), 신성보호(하급)
***
그 도구로 만든 것이 바로 이 가면.
본래는 변형마법의 중간 시간을 충족하기 위해서 만들었는데, 체형이나 목소리 등을 바꿀 수 없어 그냥 신분 위장용으로 용도를 바꾸었다.
일단 한 번 착용하면 내가 원하기 전까지는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나이트 비전이 있어서 올빼미의 눈을 복용하지 않고도 밤을 활보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생긴 게 멋지다. 은신을 염두에 두고 탄소강을 섞어서 제작했는데, 마치 영화에서 볼 법 한 비주얼이 나왔다.
난 게임을 좋아하고 슈퍼 히어로에 열광한다.
나이가 적은 건 아니지만 그 본성은 솔직히 못 버렸다.
혹시나 모를 정체 유출을 막기 위해서 쫄쫄이를 착용하고, 코끝까지 내려오는 후드에 가면을 착용했다. 허리춤에는 이곳에서 만든 물약을 앰플 형태로 해서 담아두고, 아쿤을 대용할 탄소강 단검을 둘렀다.
거울에 비춰보니 말 그대로 슈퍼히어로.
웃음이 나오는 걸 막기 힘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망토도 두르고 싶지만 그건 너무 과한 것 같아서 포기했다. 미소가 이런 나를 본다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런 면도 나의 일부 중 하나인 것을.
“……이곳인가.”
그렇게 우스꽝스러운―내 입장에서는 멋진, 복장을 챙긴 채 차준혁에게 받은 위치로 이동을 했다. 만화에서 보면 특수 차량도 설계해서 타고 다니는데, 솔직히 우리나라 교통 실정상 그건 무리다. 괜히 타고 다니다가 교통체증에 치여서 막혀 버리면 어디로 도망 갈 건가. 바꿔 입을 옷만 챙겨서 대중교통을 사용했다.
폐 공장 부지에 컨테이너 박스가 여럿이다.
주변에는 철책을 두른 채, 간이 초소까지 마련해 두었다. 마치 군부대를 연상시키는 모습. 주변에는 무장한 병력들이 서성거리는데, 멀리서 봐도 한국인은 아니다. 아마 사설 용병이지 않을까. 생각보다 경계가 두터웠다.
경비들이 들고 있는 총은 진짜일까?
한국의 총기 규제가 강한 건 맞지만 사설 용병이 들어와서 지키고 있는 지역이라면 실제 총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군부대와 같은 형식으로 등록이 돼 있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일단 정찰만 하고, 조금 더 자세한 것을 살피고 움직여야 하려나……
부우웅!!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 부지 정문에서 일단의 차량의 움직이는 것이 포착됐다. 군용트럭하고 비슷한 차량이었는데 조금 더 세련되고 단단해 보이는 형태였다. 미국산인가? 덜덜 거리며 나오는 숫자가 전부 열대였다.
“이진혁?”
그리고 그 행렬 마지막에 어울리지 않는 스포츠카로 따라붙은 사람이 하나 있었다.
이진혁.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이단의 성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 변이자들을 일제히 터뜨려서 소란을 일으킨 당사자로 생각되는 인물이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차남혁이 공식 발표를 하면서 갈라선 게 아니었나?
힘과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진혁이 차남혁의 밑으로 고개를 숙인 건가?
궁금증이 많았지만, 지금의 모습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 사이 이진혁이 탄 차는 점차 멀어져 갔고, 부지는 다시 조용해졌다.
“……줄었군.”
빠져나간 건 차량만이 아니었다.
부지를 지키던 병력 중 상당수가 트럭에 타고 같이 빠져나간 것이다. 얼추 봐도 절반가량으로 경비가 줄었다. 이 정도라면 위험은 있겠지만 침투 해 볼 만 하다.
슥. 가면을 손으로 눌러 쓰고는 몸을 일으켰다.
한 탕 할 시간이다.
※작가의 말
와 서버 너무하네요.
올려도 제대로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끄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