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 메이커-125화 (125/240)

네크로맨서는 말 그대로 세계의 적.

하얗게 일어나는 뼈들의 향연에 병사들의 망설임이 사라졌다. 굴락의 대신관이 네크로맨서? 의문이 드는 건 잠시였다. 선두에 선 세이혼이 해골을 베어내고 새하얀 섬광이 그 위로 아로새겨졌을 때, 망막에 맴도는 건 악과 투쟁하는 용사의 발자취였다.

“이, 이놈이!!”

도미닉이 크게 당황했다.

그는 굴락의 대신관. 설사 이 자리에서 오해를 빚어 끌려간다고 해도, 문제는 없다. 도리어 헛소리로 사태를 악화시킨 쿤 일행만이 죄를 더 지어 끌려가게 될 터.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얌전히 끌려갔을 때의 이야기다.

지금처럼 네크로맨서라는 이름으로 수도 방위군의 공격을 받아 버리면 행동이 난감해진다.

‘예상대로군.’

쿤이 웃으며 해골을 밟으며 뛰어 올랐다.

이단은 소수의 존재에게 전파되어 그 세를 불려가지만, 그 세력권의 모든 이들이 통일 된 의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굴락의 팔 일원인 경비대장과 리자드맨인 벤타의 경우는 같은 이단이라 하여도 충분히 싸울 수 있다. 믿는 종교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단은 일종의 기생충.

욕망을 부추기고, 그 신념과 신앙을 뒤틀지만 생명체를 완전하게 조정하지는 않는다. 얼핏 보기에는 의미가 없는 존재 같다. 무엇을 이루려는 통일된 의사가 없으니까. 하지만 욕망을 부추기고 그런 존재가 점차 확산해 나가는 것이 순수한 의도라면 이해 할 수 있다.

단지 그런 존재.

오직 퍼지며 오염시키기만을 위해서만 존재한다.

만약 이곳에서 도미닉이 수도 방위군과 충돌하면 결국 공왕과의 마찰로 이어지게 된다. 공왕은 그리자로 만든 왕좌로 이단의 영향을 받았지만 완전하게 넘어 간 인물은 아니다. 게다가 같은 이단의 존재라 하여도 욕구가 다르면 충분하게 충돌 할 수 있다.

지금 도미닉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적이 머뭇거린다!! 공격을 늦추지 마라!!!”

“사악한 네크로맨서!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머리를 내미는 것이냐!!”

“더러운 놈! 신관으로 속이고 수도로 스며들어!?”

병사들의 가열 찬 공격에 해골이 하나씩 쓰러져갔다.

당연한 말이지만 해골을 조정하는 건 쿤이다. 세이혼과 라라. 그리고 루루 조차 장단을 맞춰가며 해골을 물리쳤다.

그리고 그 기세가 정점에 올랐을 무렵, 쿤 일행은 도미닉에 접근 할 수 있었다.

그는 그 순간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해 망설이고 있었다.

“다시 싸우네?”

“……네놈을 살려두면 큰 화가 생기겠구나.”

“그건 나도 인정하는데, 그 전에 네 목부터 조심해야지.”

아쿤이 허공을 가르고 지나갔다.

땅을 찍은 도미닉의 지팡이가 반투명한 막을 만들어내고 접점에서 파문이 생겨났다. 더 밀어 붙일 수 있지만, 쿤은 아쿤을 회수하며 몸을 물렸다.

“불이야~!!”

뒤 이어 떨어지는 루루의 공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문으로 일그러지던 벽에 불꽃이 충돌하고 붉은 노을이 넓게 퍼졌다. 일렁거림이 더욱 거세어졌다.

“앞에, 조심하세요!!”

이번에는 라라가 파란 색 시약이 든 병을 던졌다.

쿤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허공을 날아 도미닉의 벽에 충돌하더니 그대로 통째로 얼어붙었다. 화염으로 일렁이던 벽이 딱 굳고, 가열과 냉각의 접점이 되는 부분이 쩍 하고 갈라졌다.

“이년들이……!”

“입 조심해라.”

“……!”

밀려난 열기가 주변 흙먼지를 휩쓸며 모래바람을 만들었을 때, 그 사이로 뚫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었다. 세이혼. 장검을 양 손으로 잡은 채 몸을 크게 휘어 상단세를 취했다. 상체를 열고 취약점을 완전히 노출시키는 자세. 하지만 그만큼 실리는 힘은 무거웠다.

콰르릉……!!

천둥 치는 소이와 함께 벼락같이 떨어지는 세이혼의 검세에 방어막이 반으로 찢겨졌다.

충격은 고스란히 시전자에게 돌아가는 듯 도미닉의 안색이 대번에 창백해졌다. 단단한 방어능력은 무적이 아니었다.

“잡았다.”

“……너!”

그 사이로 쿤이 나타났다.

아쿤을 역수로 쥔 채, 왼 손으로 도미닉의 얼굴을 쳤다. 오르가나의 법복이 즉시 발동하고 붉은 섬광이 떨어져 왼 손을 밀어냈다. 초감각으로 즉시 반응하여 손을 물리며 오른손에 들린 아쿤으로 전면을 찍었다.

오르가나의 법복은 한 번에 하나의 섬광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섬광 사이에는 틈이 존재한다. 왼 손으로 이를 빼 놓고 오른 손으로 빈 틈을 노린 것이다.

“크아아악!!!”

아쿤이 어깨에 틀어박혔다.

머리통을 노렸는데, 도미닉이 몸을 틀었다. 신관 치고는 반응이 빠르다. 하지만 이렇게 거리를 잡아 두었는데 놓치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다.

발을 걸어 중심을 뺏은 뒤 넘어지는 자세 그대로 무게를 실어 복부를 눌렀다.

억 하는 비명과 함께 도미닉이 눈 튀어나올 듯 한 표정을 지었다.

쿤이 그 상태로 아쿤을 뽑으며 왼 손으로 관자놀이를 후려쳤다. 눈이 빙빙 돌면서 침이 옆으로 튀었다. 앞서 허리가 베이면서도 멀쩡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육체를 그 정도까지 괴이하게 바꾸었다는 건 결국 이단의 힘. 이를 파훼하기 위해서는 결국 강력한 신성력으로 몰아치는 수밖에 없다.

도미닉이 눈알을 대굴대굴 굴리다가 손을 뻗으며 황급히 외쳤다.

이어지는 타격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 것이다.

“자, 잠깐! 멈춰라! 나는 굴락의 대신관이다! 나를 함부……읍!”

쿤이 냉큼 입을 틀어막은 뒤 아쿤을 들어 올렸다.

말을 길게 늘려봐야 좋을 게 없다. 이런 놈은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최선. 그대로 검을 아래로 찍어 눌렀다.

“멈춰라—!!”

하지만 그 순간.

몸을 뒤흔드는 포효와 함께 무형의 기운이 아쿤을 후려쳤다. 초감각으로 순간적으로 간파했지만 흘리거나 빗겨 낼 수 없었다. 그대로 아쿤이 튕겨나가 잔해 저편으로 굴러갔다.

쿤이 쓰린 손을 부여잡고,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쉔!”

“탈옥을 한 것도 모자라서 이런 행패라니!!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구나!”

“큭. 세이혼, 막아! 머뭇거릴 틈이 없다!”

“알겠다!”

쿤이 다시 아쿤을 불러왔다.

설명하면서 기회를 잡는 건 늦다. 이왕 개판이 된 거 이단의 일원이라도 목을 따고 대화에 나설 생각이었다. 여차하면 라라와 루루를 인질로 삼아서 도망치면 되니까. 적어도 다 잡은 놈은 놓아 줄 수 없었다.

“멈추라 했다!!!”

쉔이 허공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이 어느새 뽑혀서 손에 들려 있었다.

세이혼이 그 앞으로 막아섰다.

장검에 의념이 실리고, 화려한 궤적이 둘 사이로 그려졌다. 불꽃과 불꽃. 섬광의 연속적으로 터져 나오며 지면과 공간을 긁어갔다.

결과는?

궤적이 가라앉을 무렵, 세이혼이 옆으로 쓰러졌다.

장검이 부서지고, 의념이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가능한가? 쿤이 순간적으로 동작을 멈췄다. 융과 싸울 때 보여준 세이혼의 능력은 압도적이 것이었다. 헌데, 쉔은 그 세이혼을 단 한 번의 충돌로 제압했다. 죽이고 않고 무력화 시키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임을 생각해 보면 그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흩어지는 의념의 파편을 쿤의 눈동자가 쫓아갔다.

“……아.”

“더 이상 움직이지 마라. 네 목을 베고 싶지는 않으니까.”

쉔의 검이 어느새 목에 닿아 있었다.

쿤이 마른 침을 삼켰다. 이 인간은 아예 다른 차원의 존재다. 초감각으로 전해지는 모든 정보가 죽음을 말하고 있었다. 어느 곳으로 가도 마찬가지. 단지 이 자세로 멈춰 있는 것만이 목숨을 구걸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압도적인 무력 앞에 생기는 것은 경외뿐이었다.

“꼴이 말도 아니군. 상황이 끝날 때 까지 잠시 머물러 있으라는 것이 그리도 어려웠나?”

“……공왕.”

쿤이 제압당하고 난 뒤, 저편에서 공왕이 걸어 나왔다.

한 무리의 병사들을 대동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복색. 하지만 어깨에 달린 문장은 알아 볼 수 있었다. 바로 그들이 하푼. 한 번 해체되었다 다시 조직된 특수부대였다.

“대신관을 풀어 주어라.”

공왕의 손끝에 도미닉이 닿아 있다.

쿤이 턱 끝에 닿은 검을 느끼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그를 풀어주면 결과는 눈에 보인다. 지금은 어떻게든 그를 설득해야 한다.

“잠시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이자는 공왕께서 생각하는 그런 인물이 아닙니다. 그리자의 힘을 이용하여 전쟁을 획책하고 세를 늘리는 것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그리자?”

“저자가 들고 나온 저 왕좌 말입니다. 저 왕좌 자체가 그리자의 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왕께서 느끼는 욕구 역시 이 힘에 의해 조종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단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일단은 그리자. 쿤이 다급하게 성토했다. 세이혼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상태. 만약 이대로 상황이 정리되면 처지가 매우 난감하게 된다. 어떻게든 반전시킬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욕망 말이군.”

“네! 바로 그렇……어?”

“내가 모를 거라 생각했나? 저 권좌에서 나오는 힘을? 굴락의 대신관이 획책하는 수를? 의회와 우리가 충돌하여 전쟁이 벌어지면 그 틈을 노려 세를 넓히겠다는 얄팍한 생각을?”

“……알고 있었습니까?”

놀라니 되레 침착하게 된다.

쿤이 표정을 평상시처럼 한 뒤 되물었다.

“공국을 이끈 공왕이자, 공화국의 대표인 통령이네. 설마 그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했나?”

“허면, 어째서 저자를 가까이 두는 겁니까? 게다가 의회와의 싸움이라뇨. 그것이 저자의 속셈임을 알지 않습니까?”

“무슨 상관인가. 그가 세를 불리는 것은 결국 종교적인 것이라네. 조금 사특하다 하더라도, 대국적으로 보면 이득이 될 테지. 나는 이 공화국에서 가장 뿌리 뽑혀야 하는 것들이 바로 자기 앞의 밥그릇만 찾는 의회의 종자라 생각하는 사람일세. 그들을 제거하는데, 약간의 희생이 따른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지.”

공왕은 한 점의 흔들림도 없이 대꾸했다.

쿤이 입술을 잘근 씹었다. 이건 매우 안 좋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이용을 당했다면 머리통이라도 후려쳐서 일깨워 보겠는데, 자의로 받아들인 거라면 그조차 안 된다. 자기가 좋아서 받아들였다는 사람을 뭐로 설득하겠는가.

“아버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 힘은 결코 좋은 게 아니에요!”

라라가 말 없는 쿤을 대신해서 외쳤다.

공왕이 시선만 돌린 채, 고개를 흔들었다.

“그만 두어라. 생각은 바꾸지 않는다. 나는 과거, 한 번의 실수로 제국을 영토로 불러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옛 공국의 영광은 바닥으로 떨어져 있다. 썩은 의회의 종자들이 횡횡하고, 오만한 제국의 황제는 우리를 낮춰 보고 있지. 그런데 나는 어떠했는가? 그저 자리를 보전하고 내 목 하나 붙어 있는 것에 만족해서 웃고 다녔지. 어찌 그리도 멍청할 수가 있단 말인가!! 공국의 왕이었던 자라면! 국민의 대표라는 자라면!! 어떻게든 옛 영광을 찾기 위해 노력을 했어야 한다.”

공왕의 몸 주변으로 희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쿤의 눈에는 뚜렷하게 보였다. 이단의 힘이 가진 여파로 생각되었다. 내재적 욕망이 표출되자 그것이 형태를 갖추고 모습을 드러내는 것. 지금이라면 그를 잡아 이단과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 힘은 나를 바꾸었다. 의회와 대적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세력을 집결하는 의지를 만들었다. 욕망을 부추긴다고? 그게 왜 나쁘다는 것이냐. 아마 이중에도 나 말고 그 힘에 빠진 자들이 있겠지.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이 공국을 강하게 만드는 바탕이 된다면 얼마든지 이용당해 주마. 의회를 처단하고, 공국을 하나로 하여 나는 제국까지 밀어낼 것이다!”

“제국이라니……”

“그건 잘못 된 생각입니다. 내전이 길어지고 국민이 도탄에 빠진다면 제국을 정벌 한다 할지언정 누가 좋아 하겠습니까? 남편을 잃은 과부가? 아버지를 잃은 아이가!? 결국 당신 하나의 욕망을 위해 모두가 희생하는 길일뿐입니다!”

쿤이 목소리를 높였다.

용병으로 오랫동안 생활했기 때문에 갖가지 전장에는 다 불려 다녔다. 영지전, 토벌전 등. 어떤 목적이 있고, 명분이 있든 전쟁 자체는 참혹한 것이다. 타국을 침공하여 영토를 넓혔다고 국민이 좋아한다? 웃기는 소리일 뿐이다. 그건 결국 그 만족에 겨운 이들이 자위질 하며 내뱉는 공허한 선전문구일 뿐이다.

하지만 공왕은 그런 쿤의 일갈에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단호한 얼굴로 답을 했다.

“이해 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타국의 사람들이 어찌 우리의 고충을 이해할까. 라라와 루루. 두 아이를 구해 온 공을 생각하여 이 이상 처벌은 하지 않겠다. 썩 내 나라에서 사라져라. 세이혼, 그대도 마찬가지다.”

“정녕 이리 넘어가실 생각입니까!? 사이한 힘에 빠진 옛 왕들의 이야기를 떠올리십시오!”

“시끄럽다!! 끝에 서 황혼이 저무는 것을 본다 하여도, 그것은 내가 지고 갈 일이다! 나는 영광의 깃발을 들어 올리는 기수가 될 것이며, 나팔의 선봉장이 될 것이다! 누구도 내 앞길을 방해한다면 살려두지 않을 것이야!!!”

파아아아……!!

강렬한 기운이 쿤의 몸을 흔들었다.

사람의 의지라는 것은 검에 투영하여 무기로 사용 할 만큼 강력한 힘의 원천이다. 망령이 되면 그것으로 기사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 이단에 넘어가 욕망으로 의지를 가득 채워버린 공왕의 기세는 그 어떤 존재보다 강했다.

‘도망쳐서 후일을 도모해야 하는가……’

쉔은 그렇다 쳐도 전력상 상대가 안 된다.

하푼을 비롯한 특수부대도 등장했고, 같은 편이라도 손을 맞추던 이들 조차 공왕의 편을 들 것이 분명하다. 도미닉도 상처를 회복하면 합류하겠지. 절대적인 열세다. 싸워서도 안 되고 싸울 수도 없다.

까드득……!

쿤의 이가 소리 나게 갈렸다.

상황은 인지하고 있다.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것도 이해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납득이 안 됐다.

솔직히 어차피 남의 나라 이야기다.

공화국 태생도 아니고, 내전이 일어나 사람이 죽어 나간다고 쿤이 잘못한 것도 없다. 하지만 내키지가 않는다. 왕이라는 자가. 나라의 대표라는 자가 스스로의 욕망에 잠식되어 파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길어지는 내전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희생조차 영광을 위한 초석이라 여기고 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그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명예조차 저 아래의 사람들이 부여해 주는 것을 잊고 말았다. 공화국으로 바뀌어도 마음 변치 않고 지지해 주었던 사람들을 저 버린 채 전쟁에 나라를 던지겠다는 심산이다.

그렇게 죽어가는 사람들의 혼은 누가 위로해 주는가.

부모 잃은 아이는. 남편 잃은 아내는. 형을 잃은 아우는.

욕망에 휘둘리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꺾지 않은 고집쟁이 왕의 돌팔매에 모두 죽어가 하는 것인가? 그리고 이를 보는 자신은 남 일이라 눈 감 고 돌아서고?

‘용병이 아니고자 했잖아.’

그건 단지 직업의 문제가 아니다.

냉소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모든 게 의미 없다 단절하던 과거와 달라지고자 한 것이다. 라라와 루루를 만나고, 세이혼을 스승으로 들이면서. 심지어 아도란 조차 보듬었을 때,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건 밑바닥을 구르던 한 사람이 조금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자 변하는 시도였다.

조금 더 나은 사람. 전보다 나은 선택을 하고, 전보다 좋은 삶을 추구하고, 전보다 넓은 시야로 세상을 대하는 것.

‘그래. 신께서 나를 보듬고 계신다. 바른 길을 나가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자.’

쿤이 허리를 펴며 공왕을 응시했다.

“그렇다면 내가 당신의 앞길을 막아서겠습니다.”

[히어로 메이커가 발동합니다.]

빛의 기둥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작가의 말

필살기!

이틀 쉬었더니 몸이 좀 괜찮아 졌네요.

여러분들도 건강에 유의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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