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숨을 골랐다.
호흡이 진정되니, 상대의 모습이 조금 더 자세하게 눈에 들어왔다.
붉어진 피부와 핏물 같은 눈동자 색. 마치 거북이 껍질처럼 올라온 돌기들. 인간을 마치 화석처럼 만들어 놓이면 이런 형태가 될 거 같다.
“캬아아아!!”
성난 울음소리와 함께, 오동락이 달려들었다.
두 발이 아닌, 네 발로. 그는 손톱을 땅에 박고는 마치 앞발처럼 사용했다. 단지 울음소리만 짐승이 아니었다. 행동마저 짐승의 그것을 닮아 있었다.
“후……!”
눈으로 거리를 재고, 감각으로 다가오는 속도를 판단했다.
발끝으로 땅을 쿡. 반발력으로 몸이 제동되고, 손톱이 눈앞으로 스쳐갔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잘려서 날렸다. 섬뜩한 기분에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지만, 이것으로 집중력이 흩어지지는 않았다.
짧게 복부에 한 방.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오동락의 몸이 들렸다. 중심이동, 체중. 제대로 맞아 떨어진 일격임에도 손에 느껴지는 건 벽을 친 듯한 충격뿐이었다.
“캬아아!!”
좌우로 손톱.
제대로 된 충격이 아니기 때문에 바로 반격을 당했다. 망설이지 않고 몸을 빼 공격을 피하고는 곧바로 발을 올려 찼다. 턱이 들리고 침이 튀었다. 못해도 한 동안은 정신을 차리지 못해야 하는 공격. 하지만 이것에도 만족 할 만 한 느낌은 오지 않았다.
“쓸데없이 단단하기는……!”
곧바로 허리를 숙였다.
턱이 올라간 채로, 오동락이 손을 휘두른 것이다. 날 선 바람이 머리 위를 스쳐갔다. 그대로 있었다면 목이 베였을지 모르겠다. 그것도 저 날카로운 발톱에? 아마 무사하기는 힘들 것이다.
제압이 될까?
나는 뒤의 일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괴물이라고 쳐 죽이고 떠나는 건 쿤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죽인 후 시체를 유기한다고 해도, 이미 차를 끌고 왔고 가게 주인과 대화까지 나누었다. 전부 다 불살라 버리고 튈 건가? 그렇게는 안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캬아아아!!”
“시끄러워!”
턱을 후려치고 무릎 관절을 발로 찍었다.
둔탁한 소리가 났지만 부러지지는 않았다. 대신 중심은 앗아 갈 수 있었다. 몸이 아래로 기울어지는 틈에 허리를 잡아 그대로 들어 올렸다. 무게는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 있지 않았다. 그대로 힘껏 지면으로 찍었다.
콰앙—!!
아스팔트 바닥에 처박힌 기분이 어떤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힘껏 맞아도 끄떡없이 버티던 놈이 꺽꺽 거리며 잠시 못 움직인 것만 봐도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끼이익.
하지만 그럼에도 싸움은 끝이 나지 않았다.
오동락은 핏발 선 눈으로 땅을 찍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흙먼지만 묻었을 뿐, 어딘가 잘리거나 깨진 곳도 없었다. 내구성이 너무 좋았다.
그렇다면 별 수 없다.
타격으로 제압이 안 되면 그라운드로 가는 수밖에. 상대도 일단은 인간을 기본으로 두었으니, 어느 정도는 통용이 될 것이다.
벨트를 당겨서 푼 뒤 손에 감았다.
그리고는 단번에 그의 등 뒤로 돌아가 목을 졸랐다. 목이 두껍고 갑각류처럼 올라온 피부 덕에 제대로 감기지 않았지만, 우격다짐으로 진행했다. 양 팔꿈치로는 어깨를 찍어 눌렀다. 버둥거리지만, 몸이 제압된 상황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좀, 쓰러져라!!”
핏줄이 솟아오를 정도로 힘을 주었다.
벨트가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당겨져서 거칠게 울었다. 나름 고가의 물건이라 잘 버텨 주었다. 이래서 명품이 좋은 건가. 이상한 곳에서 깨달음을 얻고 있다.
“캬……”
그렇게 1분 가량을 씨름했을까.
천천히 오동락의 움직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핏발 선 눈도 까무룩 넘어가고, 바닥을 긁던 손도 천천히 늘어졌다.
이내 몸 전체가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
천천히 벨트를 풀고 물러났다.
오동락의 움직임은 없었다. 더 이상 반항 할 힘은 남아있지 않은 거 같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바지가 더러워졌지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 조금만 더 버텼어도 어찌 될 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삼촌!! 삼촌!! 괜찮아요!?”
밖에 조용해지자, 서율이가 창틈으로 물었다.
답 해 줄 여력이 없어서 고개만 끄덕였다. 이내, 문이 열리고 그녀가 밖으로 나왔다.
“꺄……! 이, 이게 오동락, 그 사람 맞죠?”
“그래.”
“어떻게 된 거예요?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변하고.”
“그러게 말이다.”
어찌 말해야 할 지 몰라서 일단 얼버무렸다.
“아……!”
그리고 그 순간, 괴물의 형태를 하고 있던 오동락이 천천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피부가 본래 색으로 돌아가고, 돌기가 사라졌다. 찢겨진 옷은 어쩔 수 없다지만 나머지는 그대로였다.
목 조른 흔적이나, 열심히 두들긴 부분도 모두 멀쩡했다.
나중 일을 생각하면 다행이었다. 아마 자가 회복이겠지. 망각초를 무시한 것도 이러한 능력 때문일까?
“어? 삼촌……이 사람 이상한데요?”
“이상하다고?”
그런데, 서율이의 표정이 뭔가 이상하다.
억지로 바닥을 짚어서 일어났다.
시체처럼 누워 있는 오동락을 살폈다.
코에 손을 대고 얼굴을 만졌다. 괴물의 형상일 당시에는 분명 살아 있었다. 하푼식 감각법은 허투로 익힌 게 아니니까. 하지만 지금은……
“죽었잖아?”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정수를 획득했습니다.]
동시에 들려오는 알람 소리.
그러고 보니 심장소리도, 호흡의 기미도 전혀 없다.
아니, 내가 한숨 돌린 건 아주 짧은 시간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 짧은 시간에 사람이 죽나? 이렇게 별 다른 징후도 없이?
“사, 삼촌 어떻게 해요!?”
서율이가 사색이 되어 물었다.
나도 당황한 건 마찬가지다. 죽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무기도 안 쓰고 조르기로 제압한 거 아닌가? 그렇게 단단하던 놈이 나 때문에 죽었다고 보는 건 이상하다. 이단의 힘을 쓰고 난 뒤 그 영향으로 숨이 끊겼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서율아, 일단 차 안에 들어가 있어.”
“삼촌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들어가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이대로 신고하면 결과는 뻔하다.
상대가 술 먹고 시비를 걸었다고 해도, 싸움 끝에 죽은 거니까. 서로 변호사를 최고급의 인물을 들인다 해도, 손해는 결국 내게로 온다. 가뜩이나 할 것도 많은 시점에 이런 일로 타격받는 건 절대로 안 된다.
일단……소란을 듣고 찾아 온 사람은 없는 거 같다.
이런 걸 예상 한 건 아니지만 외곽지역 술집으로 온 게 다행이다. 우리가 왔다는 사실 자체는 조사하면 나오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소란은 아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블랙박스.
내 차에 달린 거야 삭제를 하면 되지만, 오동락이 몰고 온 포르쉐가 문제였다. 진실의 돋보기로 포르쉐를 살폈다. 앞창에 달린 블랙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전후방을 모두 감시 할 수 있는 타입.
싸움의 흔적과 기억을 더듬어 봐도 블랙 박스 영역 안에 들어갔을 확률은 없다.
내 차를 등지고 싸운 형태였으니까. 적어도 모습이 잡혔을 확률은 없다고 단언 할 수 있다. 주변에 다른 차량은 없으니 블랙박스는 안심해도 될 거 같다.
다음으로는……
일단 죽어서 늘어진 오동락을 일으켜 세웠다.
“이런 식으로 쓰고 싶지는 않았는데.”
별 수 없다.
눈을 감고는 [망령 제어]를 사용했다.
눅눅하고 끈적한 망령의 기운이 감각적으로 전해졌다. 쿤의 세계에서 느끼던 것보다 훨씬 농밀하다. 사람의 숫자, 죽어간 이들의 사연. 모두가 압도적으로 높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깨질 거 같았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이를 악다물고 망령의 속삭임을 떨쳐냈다.
내가 찾고자 하는 건 방금 죽은 존재. 파릇파릇한 망령.
[우……어……]
오동락의 망령이 잡혔다.
대화를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는 전달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상황일지는 감이 잡힌다. 아마 꽤나 당황스럽겠지. 자신이 죽은 이유도 모를 테고. 그러니까, 왜 술 처먹고 지랄을 해서 여럿 고생시키는 거냐.
힘으로 잡은 뒤 굴복시켰다.
갓 잡힌 활어마냥 날뛰었지만 겪어 온 경험치가 다르다. 대번에 찍어 누른 뒤, 곧바로 시체로 망령을 돌렸다. 자기 몸. 그것도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이라면 움직이는 건 어렵지 않다.
“아, 어어……”
오동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비틀비틀. 몸의 제어를 잃고 흔들리기는 했으나, 이내 주도권을 잡아냈다. 역시 죽은 지 얼마 안 된 몸이라 다루는 것이 쉬웠다.
차에 탄 서율이가 경악하는 게 곁눈질로 보였다.
설명해야 할 것이 늘어나는 기분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겠지.
진성 네크로맨서가 되는 수밖에.
#
“으, 으음……”
툭툭 치는 손길에 중년 남성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조금 전 나와 서율이가 있던 가게의 주인이다. 얼굴이 파란 것이 오동락이 나오면서 한 대 치고 갔던 모양이다.
“어, 억! 왜 또 온 겁니까!?”
“……”
말없이 수표를 내밀었다.
지갑에 돈이 얼마나 많던지 배상으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가게 주인이 얼떨결에 돈을 받아들이고는 주춤주춤 물러났다.
“크흠. 앞으로는 그러지 마쇼.”
액수가 상당하니, 그걸로 넘어가는 분위기.
오동락의 모습에서 이상함은 느끼지 못한 모양이다. 찢어진 옷은 버리고, 새것으로 갈아입혀 두었으니 딱히 문제는 없다. 얼굴이나 손. 몸에도 타박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은 상황. 걱정했던 건 행동의 이상함인데, 그것도 그냥 넘어갔다.
그대로 몸을 돌려서 가게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붉은 색 포르쉐에 올라탄 뒤 시동을 걸었다. 우르릉. 하는 소리에 가게 주인이 창문으로 내다봤다.
이제는 운전 할 때.
액셀을 밟고 가게에서 멀어져갔다. 그의 몸은 알코올에 절어 있었지만, 움직이는 건 나다. 망령의 제어는 확실하게 몸을 움직여 주었다.
예전에 종종 오던 곳이라 주변 지리는 알고 있다.
차를 익숙하게 몰아서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공사가 잘못 돼서 도로가 중간에 끊긴 곳이 있다. 아스팔트에서 비포장도로로 바뀌고, 바로 숲이 이어지는 장소다. 사고를 내기에는 적합한 곳.
그대로 달렸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제어의 효과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오동락의 눈으로 보는 시계가 흐려지고, 손과 발에 들어가는 힘이 약해졌다.
이를 악물고 집중했다.
몸. 그러니까, 본래 내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제어력이라는 것은 결국 정신적인 부분. 거리가 멀어지는 만큼 어려운 것이 당연했다.
삼촌. 삼촌 거리는 서율이의 목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지금은 해야만 한다. 빌어먹을 놈 하나 때문에 일이 꼬이는 건 사절이다. 모든 신경을 망령제어에 쏟아 부었다.
아스팔트. 비포장 도로. 그리고 아름드리나무 하나.
최대한으로 밟은 차가 미친 듯이 도로를 질주했다. 아찔할 정도의 속도. 주변 경물이 빠르게 뒤로 밀리고, 떡하니 서 있는 나무 하나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커헉!!”
제어가 끊겼다.
필름을 거꾸로 감듯, 망령의 기운이 휘몰아쳐 사라졌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욱신거렸다. 이명이 꽤나 긴 시간동안 귀를 때렸다.
어깨를 흔드는 서율이의 손에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삼촌! 괜찮아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
“후우. 후우. 좀 일으켜 주겠니?”
서율이의 부축을 받아서 일어났다.
일단 오동락은 음주운전 하다가 냅다 들이박은 것으로 처리해 놨다. 하지만 확실한 게 좋겠지. 가게 주인을 다시 찾아 눈도장을 찍고, 집으로 돌아가 차 표면 긁힌 것도 처리를 해야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저 CCTV. 안 되는 거겠지?”
이래서 완전범죄가 어려운 모양이다.
신경 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
다행인 얘기인데, CCTV는 달아만 놓은 거고 작동은 하지 않았다. 돋보기로 살펴 본 것이니 분명한 진실. 가게 주인에게 오동락이 변상하고 나섰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난 뒤 차를 타고 빠져나왔다. 스쳐가는 길에 소방차가 지나가는 것으로 봐서는 사고 현장을 누가 목격한 모양이다.
지치고 힘들지만, 끝까지 할 일은 해야지.
집으로 돌아와 차 긁힌 부분을 도색하고, 블랙 박스를 삭제했다. 움푹 파인 곳이야 사고로 그랬다고 해도, 손톱에 긁힌 부분은 가려두는 것이 좋았다. 고급 차를 선물로 받은 뒤 혹시나 하고 사 두었던 물건들이 도움이 되었다.
그럭저럭 본래 모습으로 복원을 시킨 뒤 집에 올라갔다.
미소는 과제로 도서관에서 밤샘을 하는 모양. 길고 지루한 이야기를 나눠야 할 거 같으니,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었다.
서율이와 침묵을 유지 한 채, 집에 들어섰다.
“삼촌!”
“서율아……”
그리고 동시에 말을 꺼냈다.
드라마에서 흔하게 보던 장면이다. 머쓱하니 눈만 바라보다 시선을 돌렸다. 바람피우다가 걸린 것도 아닌데, 분위기가 왜 이러냐.
“크흠. 내가 먼저 말을 할게.”
이럴 때는 연장자인 내가 리드하는 게 맞겠지.
어정쩡하게 서 있는 서율이를 소파에 앉힌 뒤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시작은 사고가 난 그 날 부터.
“2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그냥 잠들어 있던 게 아니야.”
쿤의 이야기. 게이트. 개척자와 다른 나의 상황. 신으로 추앙받은 것. 그리고 이단의 일까지. 천천히 시작해서 하나하나 말을 했다. 믿기지 않는 듯 눈동자를 크게 흔들던 서율이도 이야기가 뒤로 진행되어 갈수록 표정을 바꾸었다.
세주가 개척자가 된 것과, 집안 일을 처리하게 된 배경.
의문으로 남았던 것들을 해소시켜 주자,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스킬 중 하나인 망령제어를 직접 눈앞에서 보여주었을 때.
그녀는 모든 걸 수긍하고 말았다.
“진짜 믿기 힘든 얘기네요……”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다 알아서 받아들이게 되더라고.”
“그럼 크랙을 살피라고 했던 것도 그 이단이라는 것 때문이에요?”
“뭐, 그렇지. 그 동안 거짓말해서 미안.”
“아뇨. 말 못한 이유는 이해해요. 그리고……”
서율이가 목 안쪽에 넣어 두었던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웃었다.
아, 그렇지. 그래도 내가 그녀를 생각해서 선물을 하기는 했구나. 참, 운이 좋다고 해야 하는 건가? 선물을 하지 않고 이 상황을 맞닥뜨렸으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 질 뻔 했다.
“휴. 삼촌도 그 동안 힘들었겠어요.”
“뭐, 그렇지. 이래저래. 터놓을 사람도 없고.”
“죠엘 씨한테는 말 했다면서요?”
“내가 말하고 싶어서 했나. 그쪽도 같은 처지라고 무기 들고 쑥 들어오는데, 어쩔 도리가 없지.”
“……그게 다 인거죠?”
“응? 그럼, 뭐 다른 게 있어?”
“아뇨. 그럼 됐어요.”
뭔가 더 말 할 게 있나?
의아한 듯 봤지만, 서율이의 표정에서는 읽을 수 있는 게 없었다. 혹시 회사 식구 외로 먼저 알렸다고 토라진 걸까? 그런 거면 할 말이 없는데……
“삼촌!”
“으, 응?”
그때, 서율이가 갑자기 날 크게 불렀다.
묘하게 박력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고 말았다.
“오동락……! 그 사람하고 방송에 나왔던 괴물하고 생김새가 비슷했어요!”
그래, 이 계집애야.
내가 지금까지 줄창 말했잖니.
“다시 설명해 줄 테니까, 잘 들어.”
이해하자. 긴 이야기니까 한 번으로는 안 되겠지.
아무래도 오늘 밤은 꽤나 길 거 같다.
※작가의 말
서율이도 합류.
네크로맨시의 유용성.
음주운전의 위험성.
고급 벨트의 중요성.
...음?
* 간만에 fm 2015를 잡았습니다. 음? 밖이 왜 어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