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단
일정 영역에 걸쳐서 신성의 전파를 인정받아 세워지는 건축물.
총 5단계가 존재하며, 각 제단은 지역 인구와 믿음. 공물의 수준에 따라 신성점수와 경험치를 제공한다.
지역에 대해 신성점수와 비례하여 축복을 내린다.
1단계(하급 제단) : 인구비례 신앙지수, 공물 가치의 10%를 신앙 점수로 치환 받는다.
2단계(중급 제단) : 인구비례 신앙지수, 공물 가치의 20%를 신앙 점수로 치환 받는다.
3단계(상급 제단) : 인구비례 신앙지수, 공물 가치의 30%를 신앙 점수로 치환 받는다.
4단계(최상급 제단) : 인구비례 신앙지수, 공물 가치의 40%를 신앙 점수로 치환 받는다. 매우 낮은 확률로 성물이 탄생한다. 성물은 지역 신앙 전파의 도구로 사용되거나, 공물로 사용되어 가치 대비 100%의 신앙점수를 획득한다.
5단계(영광의 제단) : 인구비례 신앙지수, 공물 가치의 50%를 신앙 점수로 치환 받는다. 낮은 확률로 성물이 탄생한다. 성물은 지역 신앙 전파의 도구로 사용되거나, 공물로 사용되어 가치 대비 100%의 신앙점수를 획득한다. 매우 낮은 확률로 축복받은 생명체가 탄생한다. 축복받은 생명체는 자체적으로 신성점수를 수급하여 공급한다. 지역 포교의 확률이 증가하며 100년에 걸쳐 지역에 축복이 내린다.
제단 등급의 상승은 자연적인 인구증가와 믿음의 상승으로 이루어지거나, 신성점수를 사용하여 단번에 올릴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기적으로 취급받아, 지역 포교의 확률이 증가한다.
제단이 존재하는 지역은 교구로 분류되며, 주 신앙으로 취급받는 경우에는 교구장을 선출 할 수 있다. 교구장은 지역선교의 역할을 맡으며 포교활동과 공물 수납 효과에 10%의 가산점을 받는다. 주 신앙은 지역 신앙 점유율이 60%를 넘었을 때 인정된다.
***
이것은 제단에 대한 설명.
***
보유 제단
1. 샤타콤(엘본의 본단) : 하급 제단(45일 후 공사 시작)
- 엘본(60%), 아라콤(30%), 서 준경(10%)
- 지역 인구 950 / 신앙지수 0
- 월간 신앙점수 : 0
***
이것은 보유 제단의 현황표.
늘어난 정보창은 한참이나 집중해서 살펴야 할 정도로 내용이 많았다. 쿤이 제단의 건설을 허락하고 난 뒤 생겨난 것들이다.
꽤나 흥미로운 내용이다.
지금의 이 표는 RPG형식의 게임보드라기 보다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특징을 따라가고 있다. 지역 점유와 신앙점수 산출표. 굳이 비교하자면 삼국지와도 유사했다. 전쟁으로 인한 지역 점령이 아닌, 신앙의 포교라는 점이 다르지만.
“단순화 하면 문명의 종교 전파와 흡사한가?”
종이를 툭툭 치며 중얼거렸다.
흥겨울 때면 나오는 버릇이다. 생각할 것이 늘어서 복잡하지만 나쁘지 않다. 정수도 획득했고, 단계도 올라갔다. 게다가 이 제단이라는 것은 부족한 신성점수를 보충 해 줄 기반이 될 것이다. 아마 다른 세력 역시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겠지. 누구 먼저 많은 점유율을 선점하여 우위에 서느냐. 단순 성장 게임에서 전략이 추가된 것이다.
툭. 거울을 다시 두드려 화면을 넘겼다.
제단만큼 승급한 능력도 살펴 볼 필요가 있었다.
***
이름 : 서준경 / 쿤 타이(Lv4) 종족 : 인간
칭호 : 이단 심판관(이단에 대한 징벌)
이단 수집가
힘 : 18 민첩성 : 15
체력 : 21 지능 : 15
스킬 : 맹약, 인고의 시간
특기 : 중급 생명력, 하급 단검술, 분노, 냉정한 사고(집중 사고), 하급 은신, 하급 행운, 하급 화술(고백), 하급 위기 감지, 하급 청력, 중급 체력 단련, 중급 힘 단련, 하급 민첩성 단련(+), 학생의 자세, 정리의 달인, 하급 위압, 하급 요리(+), 하푼식 감각 수련법(1단계), 강화신체, 발굴
축복 : 하급 신관의 축복, 하급 상처 치유의 축복, 하급 질병 치유의 축복
하급 성기사의 축복, 신성 대지의 축복
제단 : 샤타콤
신성 점수 : 2310
루루(하급 신관) +
하급 축복 개방 - 50
라라(하급 신관) +
하급 축복 개방 - 50
란(하급 신관)
하급 축복 개방 - 50
세이혼(하급 성기사)
신성한 힘 개방 - 50
***
일단 눈에 띄게 변한 것은 제단 표시와 신성 대지의 축복. 그리고 이단 수집가라는 새로운 칭호였다. 물론, 맹약의 성공으로 2000점이 추가 된 것과 인벤토리 상에 들어있는 정수도 확인했다.
***
신성 대지의 축복
반경 10미터의 지역을 신성한 힘으로 채운다. 소모 신성점수에 따라 지속시간이 변한다. 분당 1의 신성점수가 소모되며, 영구적으로 남길 경우 500이 필요하다. 신성 대지 위에서 아군으로 인정되는 인물들은 모든 능력이 증가한다. 마법, 주술, 환상 등에 대한 저항이 증가하며 상처 회복 속도와 피로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이단으로 탄생한 모든 생명에 대해 피해를 주며 능력치를 감소시킨다. 반대되는 속성의 능력과 만났을 때는 상호 해제된다.
영구 발동 시 축복받은 땅이 되어 지역에 대한 모든 활동 효율이 증가하게 된다.
***
일명 장판이라 불리는 능력이다.
일대 일은 그렇다 쳐도 전투가 다수로 진행 될 경우 무엇보다 빼어난 능력이라 볼 수 있다. 분당 1의 신성점수도 나쁘지 않다. 짧은 전투의 경우 매우 적은 점수 소모로도 효율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얘기니까.
게다가 영구 발동 시 발휘되는 능력은 상당히 매혹적이다.
땅을 축복받은 것으로 만든다. 이는 잘만 사용하면 아주 대단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당장 내 집이나 사무실 등에 이 능력을 걸어버리면 일상생활에 관해서 보너스 능력을 받게 되는 거니까.
물론, 500이라는 점수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고려해 볼만도 하다.
***
이단 수집가
상대 해 본 이단의 경우 모든 능력치가 상승한다.
중복해서 등록이 가능하다.
***
두 번째로 살핀 건 새로운 칭호인 이단 수집가.
굴락에 이어서 아라콤을 상대했던 생긴 거 같다. 이건 일종의 데이터 북. 상대 해 본 적에 관해서 보너스 능력을 받는 것이다. 정확한 수치 기록은 없지만 중복 등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이단 심판관은 꺼 놓고, 이단 수집가를 활성화 해 두었다.
드르륵. 의자를 밀고 일어나 창가로 갔다.
닫혀있던 커튼을 열고 창을 밀었다. 상쾌한 바람이 폐부로 스며들었다. 쿤의 이야기는 많은 것들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단과 제단. 정수의 존재는 혹시나 하고 생각하던 것들을 확신시키는 증거였다.
제단의 건설을 허락하고, 살아남은 목숨에 감사하기 위해 회수한 물건을 공물로 바쳤을 때부터. 본래의 나. 서 준경으로 돌아와 줄곧 생각을 점검 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쿤의 세계와 내가 있는 세계.
둘을 잇는 어떤 초월적인 존재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각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며 세력을 확장하는 중이다. 언제부터 그러했고, 어떤 목적으로 이리 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판 전체는 확인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주체에 대한 것이다.
나는 쿤과 서 준경이라는 사람을 공유하는 플레이어다. 그렇다면 이 위치가 메인인가 서브인가가 중요하다. 변방의 제후가 되어서는 이야기의 큰 흐름을 주도하지 못한다. 이미 이 판에 끼고 말고의 상황은 지났다. 발을 들인 이상, 성공과 실패만이 남은 것. 그렇다면 판을 쥐고 흔들 수 있는 메인의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 핵심이다.
굴락과 아라콤은 둘 다 이단으로 칭해졌다.
단지 다른 신앙이라서 그런 것이라면 자기엘카 항구에서 이미 발동을 했어야 한다. 즉, 둘을 아우르는 존재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통합 세력? 변방 제후를 모아 제국을 이루고 있는 것이 상대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메인 빌런을 상대로 내가 히어로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치에 서야 할까?
“판. 판을 흔들 수 있는 힘이 필요해……”
세주를 각성시킬 때 봤듯이 쿤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세력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1레벨의 세주만이 드러난 것은 아직 다른 개척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지 못함이라 보는 게 옳다. 단계가 올라가고 수단이 늘어나면 그들에게서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비약 일 수도 있지만 나는 확신 한다. 내 영향권내의 개척자의 숫자를 늘리고 적에게 대항하는 것.
그렇다면 적의 의도는 무엇일까?
아쉽지만 그건 아직 알 수가 없다. 오래된 만화영화의 설정처럼 세계 정복을 원하는 것은 아닐 거 같다. 쿤 세계와 이곳을 잇는 게이트의 등장. 그리고 진행된 싸움. 이것들을 관통하는 이유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알아내기 전에……
일단은 내 일부터 처리해야겠지.
#
세주의 게이트 적응을 빌미로 쿤과 접촉하고 난 뒤 이틀이 흘렀다. 정수를 점검하고, 늘어난 능력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일분이 아깝고, 한 시간이 초처럼 흐르는 기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일전에 있었던 촬영이 이어진다. 차남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가 라이오스와 관계가 있는가. 그리고 관계가 있다면 과연 어떤 속셈으로 개척자들을 모으고 있는가. 만남을 빌미로 한 번 떠 볼 수 있는 기회다.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
“힛. 아빠, 가만히 있어요. 그러다가 눈썹이 짝짝이가 된다고요.”
그런 이유로 메이크업을 받으러 왔다.
조연에 불과한 내가 그럴 필요가 있나 싶지만, 아무래도 게시판 반응을 신경 쓴 모양이다. 멋진 사람. 특히, 스타가 아닌 시점에서 매력적인 면모를 가진 인물은 프로그램 자체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 훌륭한 도구가 된다. 내 입으로 금칠하는 거 같지만, 소향도 그리 말 했으니 사실이겠지.
“어머나~진짜 피부가 좋네요. 화장품 뭐 쓰세요?”
“……그냥 스킨하고 로션 정도만.”
“세상에, 아이크림이나 비비도 안 써요?”
내가 부정하고, 옆에 앉은 미소가 확인을 해 주자, 숍의 여자들이 저마다의 반응을 보였다. 타고난 거니 어쩌니. 본래의 내 피부가 그리 좋지 못했다는 걸 안다면 뭐라고 할까? 어떻게든 비결을 알기 위해 멱살잡이라도 하려나? 미에 대한 집착은 조금 무서운 부분이 있다.
“와~! 삼촌 완전 용 됐는데요?”
그 사이 먼저 메이크업을 마친 서율이가 다가왔다.
옅은 화장에 그녀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부분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청초하면서도 묘하게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낮에는 정숙한 부인이요, 밤에는 요부라. 얼굴 하나로 그런 매력을 잡아 낸 것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다른 사람들은 끝났어?”
“우리 쪽은 다 끝났고, 방금 차남혁 쪽 사람들이 왔어요.”
“차남혁이 왔다고?”
“네. 오자마자 소향 언니랑 이야기를 하는데……역시 그 건 때문이겠죠?”
소향도 묻고자 하는 게 많았으니 바로 달려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메이크업하는 사람들을 재촉해서 빠르게 일을 마무리 지었다. 조금 어설프게 끝낸 메이크업에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지금 아니면 따로 만나기가 어렵다.
“……란 건가요?”
임시 회의실에 있다는 걸 알고 달려가던 중 익숙한 목소리에 걸음을 세웠다.
소향의 것. 이미 자리를 잡고 대화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입니다. 언제까지 이 상황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 한 건 아니겠죠?”
“그렇다 해도 너무 공격적인 행보가 아닐까요? 막무가내로 사람을 빼와서 확장을 하면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요?”
“다른 회사 사정을 제가 신경 쓸 이유는 없죠. 어차피 이 바닥도 같아요. 강한 놈이 살아남는 거죠. 위약금을 다 물어주고, 필요한 부분까지 전부 고려해 주었는데 이제 와서 너무하다고 징징거려도 의미 없습니다.”
“누가 징징거렸다고……!”
소향의 목소리가 올라가려는 찰나 내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녀와 차남혁의 시선이 동시에 쏟아졌다.
“오랜만입니다. 이야기에 좀 껴도 될까요?”
“……소향 씨. 그쪽 회사에서는 말단이 이렇게 나서도 되는 건가요?”
말단? 이 새끼 말 하는 본새 좀 보게나.
“여러모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불편하신 게 아니라면 같이 대화를 나눠 봐도 좋을 거 같은데요.”
“재미있군요. 알겠습니다. 특별히 이번만 허락을 하죠.”
차남혁은 등을 뒤로 기대고 다리를 꼰 채,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발적인 모습. 살짝 울컥하기는 했으나 냉정한 사고가 이를 바로잡아 주었다. 심호흡을 하며 소향의 옆에 엉덩이를 걸쳤다.
차남혁아, 차남혁아. 그 잘난 머리에 뭐가 있는지 좀 들어보자.
※작가의 말
음. 쓸때는 몰랐는데, 다시 점검해 보니 뭔가 미묘한 커팅...
살펴보고 자정 즈음에 한 편 더 올리도록 해 보겠습니다.
* 제단 시스템이 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