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 메이커-66화 (66/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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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한 세주(Lv1) 종족 : 인간

세력 : 중립(80%) / 친화(20%)

힘 : 7 민첩성 : 9

체력 : 8 지능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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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주 머리위의 글자를 유심히 바라보자 이런 창이 떠올랐다.

거울을 통해서 내 스텟창을 살필 때와 흡사했다. 다만 몇 가지 다른 점이 보였다. 일단 세부적인 특기나 스킬이 없고, 세력이라는 문구가 추가되어 있다는 것. 중립과 친화로 나뉘어 점유율을 표시하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 검은 돌의 흰 빛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세력……”

이는 너무나 명백한 사실을 알려주는 지표다.

세력이 있다는 말은 어딘가에 나와 반대하는. 즉, 적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중립과 친화가 표시되어 있으니, 적대세력의 퍼센테이지를 지닌 존재도 있을 것이다.

싱글게임에 온라인 유저가 난입한 기분이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유저가 있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단순히 굴락과 같은 존재가 적대 세력으로 표시된 것일까. 어느 쪽이든 달갑지 않다.

“자, 이걸로 계약이 성립되었습니다.”

생각의 복잡함과는 달리, 세주의 계약은 빠르게 처리되었다.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제시한 계약 약관이 있기 때문에 절차는 간단했다. 세부적으로 몇 가지 항목을 더 추가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냈다.

세주는 개척자가 됐다고 만세를 불렀으며, 소향을 비롯한 회사 식구들은 한 시름 덜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소는 아빠가 회사에서 안 잘렸다고 기뻐하는 눈치. 이래저래 복잡한 내 머리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행복한 분위기다.

“에헴! 그럼 이제부터 아저씨랑 한식구가 됐네요?”

“그걸로 괜찮은 거니? 학교생활도 있을 텐데……”

“흐흐흐. 지겨운 강의를 계속 듣느니, 개척자가 되는 게 백배 천배 낫죠! 게다가 서율 언니와 같은 회사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요!?”

“와와. 아빠, 세주 조심해요. 서율 언니 스토커 수준.”

“누가!?”

열심히 고민하고 걱정했는데, 세주는 일단 개척자가 된 사실에 기꺼운 모양이다. 뭐, 이게 일반적인 반응이겠지. 부정적인 반응이야 실제로 생활해 보면서 나오는 거니까.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그때가 왔을 때 그녀를 잘 보듬어 주는 것뿐이다. 회사 식구나 서율이 모두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이니, 그 면에서는 조금 안심이다.

“그럼 계약도 마쳤겠다, 오늘은 회식이다!”

소향이 드물게 목소리를 높였다.

‘오~! 멋쟁이 언니!’ 세주가 반색하며 호응했다. 나 때도 그렇더니 친화력 하나 만큼은 발군이다. 어느새 동식이와 짝짜꿍이 돼서는 소고기냐 돼지고기냐를 두고 심층 토론을 나누고 있다. 적어도 적응하는 문제로 걱정 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고기~고기!”

반대의 경우를 걱정해야 할지도.

툭툭 치는 세주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나도 손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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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류 판정을 받은 사람이 개척자가 되었다.

알음알음 퍼져나간 이야기로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계통의 사람들은 둘만 모여도 쑥덕거리기 바빴다.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던 영세 회사의 경우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같은 작업을 실행했다. 보류 판정 받은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수고비 명목으로 몇 푼 까지 쥐어 주었다. 하지만 빈 독을 채워 줄 물이 없는데 같은 일이 일어나겠는가. 하나같이 허탕만 쳤을 뿐이다.

그 사이 세주는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

기초 교육을 받고 면담을 몇 번이나 했다. 개척자가 숙지해야 할 것들은 상당히 많다. 차라리 리포트를 쓰는 게 낫겠다며 우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녀 부모와의 미팅도 진행되었다.

아무리 성인이고 결정권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대한민국 정서상 부모를 완전히 배제 할 수는 없으니까. 소향을 비롯한 회사 식구들은 긴장했다. 이미 도장 찍은 일이지만, 뒤늦게 와서 난리치면 난감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니, 세주를 보면 당연하게도 그녀의 부모들은 담백하게 계약 상황만 확인하고 물러났다.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딸이 정한 일이니 그대로 믿겠다는 것이다. 한 바탕 설전을 각오 했던 회사 식구들은 그 대인배적 자세에 감탄만 늘어놓았다.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세주가 개척자가 된 지 벌써 일주일이나 흘렀다.

“우리만이 아니었어요. 확인 한 곳만 셋. 라이오스 쪽은 개척자를 공격적으로 모으고 있어요.”

“그럼 개인적인 의도가 아니라는 건가?”

“글쎄요. 첫 타깃으로 우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의도가 있어 보이네요. 아마 겸사겸사……라는 식이었을 거 같아요.”

그 사이 소향과 함께 라이오스에 대해서 조사를 해 봤다.

일전에 신세 졌던 탐정의 손이라도 빌려볼까 했는데, 이미 착수한 일이 있어서 그럴 수는 없었다. 인터넷과 손, 발. 맨몸을 던져서 조사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라이오스의 수작질은 그리 비밀스럽지 않았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이후부터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계약을 강제로 깨 버리고 개척자를 수집하는 일. 일시적으로 거액의 손실이 발생함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돈을 물 쓰듯 쓰는 공격적 확장에 당황한 소리가 여럿 나왔다.

확장. 이 사실을 깨달은 시점에서 하나의 가정을 세울 수 있었다.

세주의 상태 표시에서 보듯, 그녀는 중립에서 나와 친화적인 상태로 조금 넘어와 있다. 즉, 기본은 중립. 다른 개척자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끌어 모은 행위는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도 있다.

단순한 사업의 확장이 아닐까?

어쩌면. 하지만 지금껏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공격적 확장을 하는 것이 단순히 우연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내가 쿤을 통해 시기를 읽듯이, 다른 세력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도 어떤 징후를 포착하는 능력이 있을 수 있다.

“당장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건 아니네요. 하지만 독과점은 항상 경계해야 하는 일이죠. 소향 씨는 타 회사와의 연락을 계속 취해주세요. 가능하면 연대식으로 엮어서 정부 방침에서 최대한 빗겨 날 수 있도록 해 보죠.”

“……그게 쉬울까요?”

“쉽지 않겠죠. 하지만 단순히 이득만 생각하지 않고, 소규모 경영을 유지하려는 이들도 많을 거예요. 머리를 맞대기라도 해 봐야겠죠.”

회사별로 보유한 개척자의 숫자도 다르고, 배정된 게이트 위치도 제각각이다. 이를 모아서 연합하는 건 솔직히 어렵다. 각 회사의 방침이 다를 테고, 추구하는 방향이나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도 같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숫자를 채웠다고 손 놓고 있기에는 피부로 와 닿는 분위기가 그리 가볍지 않다.

준비는 앞서 할수록 좋은 것이다.

아직 적이라 확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라이오스라는 거대 기업의 행동은 불길한 암운을 드리우기에 충분하다.

“휴우. 이럴 때는 능력의 한계를 느끼네요……”

“하하. 소향 씨는 충분히 잘 하고 계세요. 힘들 때면 말 하세요. 얼마든지 도와드릴게요.”

“후후. 서율이의 소개로 들어왔을 때만 해도 이런 분이 아니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네요.”

“이 나이에도 성장 할 수 있다는 거겠죠.”

“멋진 말이네요.”

촉촉한 소향의 눈길이 한참이나 내 얼굴에서 머물러 있었다.

……살짝 끈적끈적한 분위기. 설마 이것은 '상사와 부하 직원의.avi' 같은 일?

“삼촌, 자료 정리 다 끝났어요?”

덜컹—!

시트콤스러운 타이밍에 동식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와 소향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살짝 붉다. 나도 마찬가지일까? 문을 열었던 동식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만 흔들고 있다.

“어? 두 분 설마 싸웠어요?”

“……하하.”

촉이 좋다면서?

헛웃음과 함께 분위기가 금세 풀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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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민첩성 단련(+)

하급 요리(+)

루루(하급 신관) +

현재 올릴 수 있는 특기들이다. 물론, 마지막은 특기라기보다는 직위. 포인트를 투자하면 중급 신관으로 올라설 것이다.

주변 상황이 정리되고, 세주와의 지속적인 연락을 유지되고 있을 즈음. 날 잡아 그 동안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상태창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내가 굳이 시간을 쪼개서 이러는 이유는 대비를 하기 위함이다.

세주의 각성 이후로 무언가 명확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싱글게임이 온라인 게임으로 변하는 느낌. 즐거운 마음으로 유유자적 즐기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구가하고 있다. 회사 일에 매진하며 라이오스의 행보에 대응 할 방법을 강구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키는 결국 저 너머에 존재한다. 쿤이 얻은 정수가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듯이, 또 다른 것이 존재함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그 동안 얻은 특기와 스킬 등을 정리하며 다음 접촉을 대비하려는 것이다.

“흐음.”

그렇게 살피던 중 한 가지에 생각이 미쳤다.

지금껏 나는 거의 대부분의 특기를 행동으로 습득했었다. 구입한 것은 은신과 청력, 행운이 전부. 나름대로 잘 써먹기는 했으나 시간이 가면서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포인트 습득으로 구매 할 수 있는 특기는 반드시 하급뿐인가.

보통 게임의 경우 초반 락이 걸려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이것이 풀린다. 마을이 바뀌면 파는 장비가 교체되듯이 말이다.

“레벨도 3이 됐고……”

이미 몇 가지 부분에서 중급. 그리고 개별적인 트리의 스킬을 구축하고 있다.

다시 또 하급을 배워서 경험치를 누적시키는 건 너무 지루한 방식이다. 게임으로 비교하면 웨이포인트 없이 월드맵을 다 찾으라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 게임의 방식을 따른 나와 쿤의 성장은 불편한 면은 있어도 비효율적이지는 않았다.

무언가 다른 방식이 있음이 분명하다.

“신성 점수에서……”

누르고 쭉 늘어서는 일람을 하나씩 넘겼다.

하급 특기들.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다양한 특기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어느 하나 익혀서 손해 볼 것은 없다. 하지만 지금 내가 찾으려고 하는 건 그보다 상위의 것. 적어도 레벨 단위로……

“레벨 단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치며 무릎을 탁 쳤다.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레벨 형식의 게임에서 장비를 가르는 것은 레벨이 첫째다. 스텟 제한으로 두는 것들도 존재하지만 일단은 레벨이 맞춰져야 그것도 가능한 이야기다.

신성점수 창을 열어 둔 채 레벨 부분을 눌렀다.

[Lv1] [Lv2] [Lv3]

각 레벨별로 다른 종류의 특기가 나열되었다.

세분화되고 조금 더 능력이 강한 것들이 주로 보였다. Lv3부터는 중급의 특기도 있었다. 필요 포인트는 1천. 하급을 얻어 중급으로 승급시키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전부 600이니 400이 더 요구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시간이 부족하고 포인트가 남는다면 이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세상에.”

이렇게 단순한 걸 지금까지 못 찾아서 헤맸다니.

이래놓고 게임 좀 했다고 으쓱거렸던 것이 창피하다. 머리를 툭툭 치고는 창에 집중했다. 꽤나 늦었지만 어쨌든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된 일.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며 필요한 특기가 있나, 살폈다.

“이건 괜찮네. 이것도 마음에 들고……”

쇼핑하는 기분이 이러할까 싶다.

전투와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살폈다. 쿤 세계의 이점을 끌고 오기 위해서는 그의 생존과 성장이 가장 큰 부분이다. 이를 중점적으로 두고 특기를 골랐다. 눈이 뻑뻑해질 때 까지 살피고 나서야 몇 가지로 특기를 추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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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신체

육체의 내구성을 강화한다. 살갗이 쉬이 찢어지지 않으며 뼈의 강도가 올라간다. 근육, 신경, 혈관 등 전반적인 신체 기관의 강도 역시 상승한다. 회복과는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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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눈

야간 시야를 제공해 준다. 시력이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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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걸음

발걸음 소리를 줄여준다. 낙하 피해 량을 감소시킨다. 유연성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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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보물을 발견 할 확률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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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발굴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투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앞선 세 개는 모두 500점. 뒤의 것은 700점이다. 현재 남은 포인트는 1210. 최대 두개까지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익히는 것이 좋을까?

※작가의 말

여러분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실 건가요?

* 이제야 서장이 끝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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