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252화 (252/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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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권  골렘

스윽!

초대형 발리스타에 대형 퀘럴이 장전되었다. 지휘관들의 공격신호만 기다리고 있었다.

초대형 프리맨 2호함의 함교에서 붉은 깃발이 흔들거렸다.

공격신호가 떨어진 것이었다.

“발사하라, 발사!”

“발사!”

슈슈슈슈슝!

초대형 증기 갤리선 프리맨 2호함에서 대형 퀘럴이 발사되자 대형급 갤리선과 중형급 갤리선에서도 일제히 대형 퀘럴을 발사했다.

해적선에서는 엘도라도 함대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사정거리에 들어오려면 좀 더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엘도라도 함대에서 먼저 대형 발리스타에 장착한 대형 퀘럴이 발사되자 비웃었다. 해적들이 생각하기엔 아직 사정거리의 세 배에 달하는 거리이기에 도달하려면 좀 더 있어야 했다. 그런데 미련스럽게 벌써 발사했으니 해적들이 비웃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어어?”

“저, 저, 저럴 수가?”

“마, 말도 안 돼.”

해적들의 말처럼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대형 퀘럴이 공중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오더니 해적선의 갑판에 떨어졌다.

콰쾅!

대형 퀘럴이 높은 공중에서 떨어졌기에 파괴력이 엄청났다. 단번에 갑판이 박살나면서 틀어 박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화르르!

갑판에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 불이 일어날 일이 없는데 갑자기 불길이 일어났기에 해적들은 순간 멍한 표정이 되었다. 조장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면서 외쳤다.

“멍청하게 서서 뭐하나? 어서 불을 꺼.”

“불을 꺼라, 어서.”

조장들의 다그침에 그제야 해적들은 정신을 차리면서 양동이에 물을 퍼온다고 난리였다.

지금도 수십 발의 대형 퀘럴이 날아오고 있었는데 신기한 것은 한 발도 바다에 그냥 떨어지는 퀘럴이 없었다.

해적들은 대형 퀘럴에 유도기능 마법진을 새겨 넣은 걸 모르고, 엘도라도 함대에서 평소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기에 한 발도 불발이 없나 라고 착각했다.

백여 척의 해적선들이 대형 퀘럴에 맞아 불길이 치솟았다. 불이 붙은 해적선에서는 불을 끄느라 난리였다.

엘도라도 함대의 대형 발리스타의 엄청난 사정거리에 해적들은 경악했다. 이런 신무기가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삼분의 일 가량의 해적선이 대형 퀘럴에 맞아 불길에 휩싸여 전투불능의 상태에 빠져버렸다.

엘도라도 함대가 좀 더 접근하면서 이번에는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초대형 증기 갤리선 프리맨 2호함에는 신기전 화차가 무려 열 대나 장착되어 있었다. 또한 대형급 갤리선에는 5대가, 중형급 갤리선에는 3대의 신기전 화차가 장착되어 있었다. 보급선에도 2대의 신기전 화차가 장착되었다. 지금 공격에 동원된 신기전 화차는 모두 120대나 되었다.

한 대에 백 발의 화살을 발사할 수 있는데, 120대에서 한꺼번에 발사되는 화살의 양은 1만 2천대의 화살로 어마어마했다.

신기전 화차에서 발사된 화살이 마치 비 오듯 해적선에 쏟아졌다. 화살을 쏘는 게 아니라 뿌리는 것 같았다. 더욱 충격적인 건 신기전 화차에서 발사된 화살들의 파괴력이 일반 화살보다 훨씬 위력적이었다.

퍼퍼퍼퍽!

“크악.”

“으아악.”

해적선에서는 연신 해적들의 비명소리로 난리였다. 일부 해적들은 방패를 들어 화살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워낙 비 오듯 쏟아져 내리는 화살로 인해서 부상을 입지 않을 수 없었다. 해적선에는 화살을 피할 만한 변변한 은폐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기전 화차에서 발사된 화살 중에는 불화살도 섞여 있었기에 해적선에 불길이 치솟으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이때, 엘도라도 함대에서는 전투마법사들이 일제히 갑판에서 방패병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공격마법을 영창했다.

“파이어 볼.”

“파이어 볼트.”

사람 머리만 한 크기의 불길이 이글거리는 불덩이와 주먹만 한 크기의 불덩이 수십 개가 한꺼번에 하늘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해적선에 떨어져 폭발했다.

콰쾅!

“으악.”

“아아악.”

화염계 공격마법에 당한 해적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우수수 쓰러졌다. 일부 해적들은 옷에 불이 붙었기에 바다에 다이빙했다.

압도적인 해적선을 보유한 해적들이 41척의 엘도라도 함대에 연신 집중적인 공격을 받으면서 대형이 무너지고 있었다. 아직 사정거리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큰 피해를 입었기에 뾰족한 대책이 없었다. 그저 최선의 방법은 최대한 빠르게 엘도라도 함대에 접근하는 길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기에 가까워지기도 전에 해적선에 불길이 크게 치솟아 타고 있었다.

이미 140척 정도의 해적선들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피해를 입고 있었지만 해적선들은 계속 다가왔다. 워낙 보유한 배들이 많아서 집중적인 공격을 퍼부어도 끝이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겨우 해적선들도 사정거리에 접어들자 발리스타에 장착한 대형 퀘럴을 발사했다.

슈슈슝!

대형 퀘럴이 파공음을 일으키면서 엘도라도 함대의 중형급 갤리선 갑판에 떨어졌다. 그러나 대형 퀘럴이 갑판에 깊게 박히지는 못했다. 그건 바로 철판을 덧대어 놓았기에 그런 것이다. 크게 위력적이지 못한 공격이었다.

“활이나 석궁으로 공격하라.”

“발사하라, 발사.”

해적 조장들의 공격독려에 해적들은 각자 활이나 석궁을 발사했다.

시시시싯!

투투투퉁!

엘도라도 해병들은 팔에 원형 손방패나 아님 대형 직사각형의 방패를 들어 날아오는 화살이나 퀘럴을 막았다.

티티팅, 파팍!

“크억.”

“아아악.”

워낙 많은 화살과 퀘럴이 날아왔기에 그것을 전부 막을 수는 없었기에 일부 해병들이 맞아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본격적으로 엘도라도 해병에서도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양측이 서로 근접거리에 접어들자 더욱 혼전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화력 면에서는 엘도라도 함대가 우위에 있었다.

초대형 증기 갤리선 프리맨 2호함은 앞을 가로막는 중형급 해적선들을 그대로 들이박았다.

쾅, 와지근!

“아악!”

“살려줘, 으악.”

해적선이 허무하게 박살나면서 그대로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침몰했다. 해적들의 비명소리도 소음에 묻혔다. 이렇게 앞을 가로막는 해적선들은 모두 초대형 증기 갤리선 프리맨 2호함의 선체 공격에 침몰해버렸다.

해적선들은 초대형 증기 갤리선 프리맨 2호함이 접근하면 무조건적으로 도망쳤다. 정면으로 상대할 배가 아니었다.

양측은 서로 치열하게 해전을 치르고 있었다.

엘도라도 함대가 해적선들을 많이 침몰시켰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 점점 엘도라도 함대의 해병들 인명피해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었다.

준은 가만히 지켜보려고만 했는데 더 이상은 참기 어려웠다.

함교를 걸어 나온 준은 플라이 마법으로 공중 높은 곳으로 떠올랐다.

스윽!

아공간 속에서 공간확장마법이 걸려 있는 철궤를 하나 꺼내었다. 그 속에는 다이너마이트 묶음 천 개가 들어 있었다. 다이너마이트 한 묶음은 열 개였다.

준은 한 손에 다이너마이트 묶음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손가락을 비볐다.

화르르.

마력을 이용하여 불꽃을 일으키더니 다이너마이트 심지에 불을 붙였다.

치이이이.

연기를 일으키면서 심지에 불이 붙었다.

휘익!

준은 해적선을 향해 다이너마이트 묶음을 집어 던졌다. 해적선 갑판에 그것이 떨어지더니 대폭발을 일으켰다.

콰콰쾅!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해적선의 갑판에 큰 구멍이 뻥 뚫리면서 바닷물이 콸콸거리면서 배로 쏟아져 들어왔다. 동시에 갑판의 나무가 박살나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충격파에 해적들이 피를 내뿜으면서 우수수 쓰러졌다.

해적선은 다이너마이트 폭탄 한 방에 서서히 침몰하고 있었다.

“후후후, 위력이 정말 마음에 들어.”

준은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해적선을 향해 다이너마이트 폭탄을 집어 던졌다.

콰콰쾅!

이번에도 어김없이 폭발음이 터지면서 해적들이 우수수 쓰러졌고, 해적선 내부에 바닷물이 흘러들어와 서서히 침몰하고 있었다.

“하늘이다. 공격해.”

시시시싯!

해적선에서 화살이나 퀘럴이 준에게로 날아왔지만 높은 곳에 떠 있었기에 맞추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설사 맞춘다고 해도 실드마법이 펼쳐져 있었기에 화살이나 퀘럴이 튕겨질 것이다.

준이 공중 높은 곳에 떠 있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곳저곳으로 날아 다녔기에 더욱 맞추기가 어려웠다.

해적선들은 준이 집어 던진 다이너마이트 폭탄을 피하려고 했지만 무리였다. 염력을 이용하여 정확하게 유도하면서 떨어졌기에 불발은 있을 수 없었다.

콰콰쾅!

“크아악.”

“으아악.”

해적선에서는 연신 해적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 그래도 해적들은 사기가 꺾여 위기에 몰리고 있었는데, 준의 활약으로 해적들의 사기가 더욱 떨어졌다. 일부 해적선들은 뱃머리를 돌려 달아나고 있는 배들도 있었다.

312척이나 되던 해적선들이 어느새 백여 척으로 급격하게 줄어버렸다. 대부분의 해적선들은 불길이 치솟아 타고 있었으며, 침몰한 배들도 상당수였다. 대형급 갤리선들은 이미 전부 침몰해버렸고, 중형급과 소형급 갤리선만 남아 있었다. 도저히 승산이 없다 판단한 해적들은 뱃머리를 돌려 사방으로 달아났다.

준은 철궤를 다시 아공간 속에 집어넣고는 초대형 증기 갤리선 프리맨 2호함으로 되돌아왔다.

뿌우우우!

엘도라도 함대에서 뱃고동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망치는 해적선들을 추격하던 엘도라도 함대의 갤리선들은 즉시 뱃머리를 돌려 되돌아왔다. 더 이상 추격하면 역공을 당할 수 있었기에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약 200여 척에 이르는 해적선들 중에서 150여 척이 침몰해 버렸고, 나머지 50여 척은 아직도 불타고 있었다.

화재를 진압한다고 해도 사용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기에 그대로 타게 놓아두었다.

바다에는 해적들이 수천 명이나 떠 있었다.

죽은 해적들은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아버렸기에 얼마나 많이 죽은 것인지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대략 수천 명은 될 것이었다. 힘이 빠진 해적들은 나무판자에 의지하고 있었다.

엘도라도 함대에서는 이들 해적들을 전부 건져내어 포로로 삼았다. 갤리선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감방은 이미 해적들로 만원이었다.

전열을 다시 정비한 엘도라도 함대는 인근에 있는 코코스섬으로 향했다.

준은 함교에서 엘도라도와 마법통신을 시도했다. 마법통신구 안에 글리아나의 모습이 나타났다.

“준, 어디에요?”

“여긴 마스제도의 코코스섬 인근 바다야.”

“해적들과 전투는 하고 있나요?”

“그래. 이미 몇 번의 전투에서 모두 승리했어. 조금 전에는 해적들과 전면전을 치렀는데 우리가 승리했어.”

“그게 정말이에요?”

“그래. 해적선들이 무려 312척이나 되었다구.”

“312척이라고요? 그런데도 승리했어요?”

“해적선 백여 척이 도망쳐버렸지만 어쨌든 우리가 승리한 것은 사실이야.”

“아, 정말 대단해요.”

“엘도라도엔 별일 없어?”

“별일이야 있지만 돌아오면 알려줄게요.”

“알았어. 그런데 말이야. 해적들을 포로로 많이 잡다보니 수송에 좀 문제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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