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244화 (24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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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권  골렘

50여 명의 해적들이 제대로 공격 한 번 못 해보고 우수수 쓰러졌기에 나머지 해적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해안에 있는 해적들은 대부분 실력이 비슷했기에 준을 상대할 수 있는 해적은 사실상 전무하다 할 수 있었다.

“으아, 도망쳐.”

“저자는 악마야, 악마.”

“으아아아.”

해적들에게 공포가 물에 잉크가 번지듯이 순식간에 번지자 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준은 그런 해적들에게 손가락을 튕겼을 뿐이었는데 보이지 않는 공격에 맞아 고꾸라졌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면서 준은 혼자서 353명이나 되는 해적들을 전부 쓰러뜨렸다.

엘도라도 함대에서는 이 장면을 전부 망원경으로 지켜보고는 눈이 커졌다. 이런 엄청난 일은 소드 마스터라고 할지라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들의 영주가 얼마나 엄청난 무력을 가진 인물인지 알 수 있었다.

353명의 해적들을 전부 혼자서 처리한 준은 해안의 모래사장에서 엘도라도 함대를 향해 손짓했다.

50명 정도를 승선시킬 수 있는 노를 젓는 배가 열 척이나 다가왔다. 해병들은 기절해 있거나 쓰러져 있는 해적들을 전부 끈으로 묶고는 배에 실었다.

준도 배에 타고 프리맨 2호함으로 다가오자 해병들이 난간에 서 있다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영주님, 만세!”

“만세, 만세!”

353명의 해적들은 전부 프리맨 2호함의 갑판에 옮겨졌다.

해적들은 엄청난 규모의 프리맨 2호함을 보고는 입이 쩌억 벌어졌다.

어떤 해적은 멍한 표정에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뭐하나? 어서 저 해적들을 감방에 집어넣어라.”

“서둘러라, 서둘러!”

“예, 알겠습니다. 해적들아, 어서 움직여!”

해병들은 동작이 느린 해적들은 엉덩이를 걷어차거나 잡아 당겼다. 그렇게 엘도라도 함대는 롱레바섬의 해적들을 전부 물리치고는 가장 가까운 아르메섬으로 향했다.

엘도라도 상업지구 프리맨 특급호텔 스위트룸.

최고급 룸에 묵고 있는 레드 드래곤 마르시아는 아침을 먹으면서 생각에 빠졌다.

준과 대결해 밀리자 겁을 집어 먹었었다.

몇 번이나 준을 다시 찾아 재격돌을 하려고 했지만 그건 마음뿐이었다.

마르시아가 주저하는 사이에 준은 함대를 이끌고 해적소탕작전에 출항해버렸다.

뒤를 추격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마르시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준의 부인인 엘프 글리아나를 먼저 납치해 유리한 상황에서 준과 재대결을 하고 싶었다.

오늘 오전에 영주성으로 날아가 글리아나를 납치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특급호텔의 요리가 너무 맛있었기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아침식사를 한 후에 가려고 하는 것이다.

“크크크, 아직 나에게 시간은 충분해.”

10인분의 엄청 양의 요리를 먹어치운 마르시아는 그제야 배가 찬 것을 느꼈다.

“쩝쩝, 좀 더 먹어야 하는데 일이 먼저이니 나중에 다시 먹어야겠어.”

갈색 여행자 로브를 입고 창문을 열고는 공중으로 부웅 떠올랐다.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투명화 마법도 동시에 펼쳤다. 아무도 마르시아가 공중으로 날아가는 걸 보지 못했다.

프리맨 영주성에 가까워지자 강력한 마법의 기운을 느꼈다.

“이렇게 강력한 결계는 처음 보는군? 누가 설치했을까?”

레드 드래곤 마르시아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프리맨 후작이 의심스러웠다. 그가 아니고선 이렇게 강력한 결계를 칠 수 있는 인간은 없었다.

“조용히 들어가려고 했더니 이젠 어쩔 수 없는 건가?”

마르시아는 이미 프리맨 후작이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해 출항한 걸 알고 있었기에 자신을 막을 상대는 없다고 여겼다. 그렇기에 거리낌 없이 드래곤 하트에 스며들어 있는 막강한 마력을 일으켜 결계에 충격을 주었다.

우우웅!

결계에서 공명음이 일어나면서 저항력이 생겨 나 마르시아의 막강한 마력에 대항했다. 강력한 결계라서 그런지 쉽게 파괴되지 않았다.

짜증이 치민 마르시아는 어쩔 수 없이 전격계 공격마법을 일으켰다.

“파워 썬더!”

레드 드래곤 마르시아의 마법이 펼쳐졌다.

파지지직!

강력한 번개가 결계에 내리쳐졌다.

콰쾅!

폭음이 일어나면서 결계가 심하게 출렁거렸지만 파괴되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마르시아도 놀라고 말았다. 드래곤의 마법으로 펼친 강력한 전격계 공격마법이 통하지 않은 건 처음이었다.

“이이, 하찮은 결계 따위가 나의 앞길을 가로막아?”

스으읏!

뒤로 튕기듯 물러난 마르시아는 양손을 천천히 머리 위로 들더니 순간 앞으로 내뻗으면서 외쳤다.

“파워 스피어 오브 파이어!”

거대한 화염의 창이 공중에 생성되었다.

붉게 달아오른 거대한 화염의 창은 보는 것만으로도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창의 표면에는 불길이 이글거리고 있었기에 더욱 뜨겁게 보였다.

스윽!

마르시아의 손짓에 공중에 둥둥 떠 있던 거대한 화염의 창이 결계를 향해 날아갔다.

쿠콰쾅!

대폭발음이 일어났다. 강력한 결계도 심하게 요동쳤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깨어지지는 않았다. 그게 더 마르시아로 하여금 화를 불러왔다.

“크크크, 좋아좋아. 어디까지 견디는지 볼까? 헬파이어!”

검은색 지옥의 불길이 이글거리면서 생성되었다. 대인 화염계 공격마법의 최고봉으로서 대상이 완전히 전소할 때까지 절대로 불꽃이 꺼지지 않는다는 그 헬파이어였다.

불꽃에 닿게 되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면서 타버린다는 공포의 그 헬파이어였다.

설사 화염에 강한 내성이 있는 레드 드래곤일지라도 이 헬파이어 마법에 당하면 피해를 입지 않을 수가 없다.

절대 화염계 마법이 마르시아의 손에서 펼쳐진 것이었다.

“크크크, 결계가 이 헬파이어도 견디는지 보자. 가랏!”

스윽!

마르시아가 손짓으로 헬파이어를 결계를 향해 날렸다.

쿠콰쾅!

대폭발음이 일어났다.

쩌쩌쩍!

강력한 결계마저도 결국은 헬파이어에는 견딜 수 없었기에 금이 가고 있었다. 대상이 완전히 연소할 때까지는 꺼지지 않는다는 헬파이어였기에 지금도 결계의 표면에는 지옥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치이이이!

공기 중에 분포되어 있는 수분이 고열의 헬파이어에 의해 증발하고 있었다.

영주성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병사들은 공중에 떠 있는 마르시아를 쳐다보았다. 결계에 균열이 발생했지만 아직까지는 완전하게 결계가 파괴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조금 더 지켜보았다.

영주성의 침대에 누워 있던 글리아나는 밖이 소란스러움에 잠에서 깨어났다. 창문을 열고 무슨 일인가 확인해 보니 플라이 마법으로 공중에 둥둥 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그런데 엘프인 글리아나의 느낌에 그자는 사람이 아니었다.

모든 엘프들이 두려워한다는 드래곤이었다.

폴리모프를 통해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지만 그는 분명 드래곤이었다. 그것도 가장 포악하다는 레드 드래곤이었기에 글리아나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레드 드래곤이 어기에 어쩐 일이지?”

글리아나는 즉시 창문으로 뛰어 내리면서 플라이 마법을 펼쳤다. 그러자 바닥으로 떨어지던 몸이 순간 하늘로 떠올랐다.

결계로 다가가자 마르시아가 글리아나의 기운을 느끼고는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크크크, 엘프가 드디어 나왔구나.”

“무슨 일로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거죠?”

“하찮은 엘프 따위가 나에게 감히 질문을 해?”

“당신이 드래곤이라고 해서 내가 겁먹을 줄 알아요?”

“크크크, 내가 드래곤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나오다니 진정 겁을 모르는구나.”

“더 이상 이런 식으로 도발해 온다면 나도 참지 않겠어요.”

“참지 않는다고? 하하하, 어디 어떻게 공격하는지 볼까?”

글리아나는 도저히 말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는 즉시 마법을 영창했다.

“블레이즈.”

회전하는 거대한 칼날을 불러내서 적을 공격하는 마법을 글리아나가 펼쳤다. 생성된 칼날이 공중에 둥둥 떠 있었고, 그녀의 공격을 기다렸다.

스윽!

글리아나가 손짓하자 회전하던 거대한 마법의 칼날은 마르시아를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흥, 가소로운 것. 감히 나에게 마법을 펼쳐?”

파라락!

마르시아가 파리를 쫓듯이 손짓하자 날아오던 칼날이 옆으로 튕겨져 버렸다.

글리아나의 손짓에 공중을 선회한 칼날이 다시 마르시아에게로 날아갔다.

“디스펠 매직!”

스스슷!

마르시아의 마법에 칼날이 그대로 소멸되어버렸다. 8서클 마스터의 마법실력을 가진 글리아나였지만 역시나 마법의 종족인 드래곤에게는 마법이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수 없었기에 공격마법을 다시 펼쳤다.

“파워 아이스 스피어!”

스스스스.

강력한 얼음의 창이 공중에 생성되었다. 길이가 무려 오 미터에 이르는 얼음의 창이었다.

“호오? 빙계마법으로 날 상대하겠다?”

스읏!

글리아나의 손짓에 마르시아를 향해 얼음의 창이 빠르게 날아갔다. 하지만 마르시아는 피식 웃으면서 외쳤다.

“7서클의 빙계마법이라 제법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를 잘못 선택했다. 그만 사라져라, 디스펠 매직!”

이번에도 마법무효화를 펼치자 날아오던 얼음의 창이 소멸되어버렸다.

“아, 마법으로는 이길 수 없겠구나. 나와라 골렘 블러드여!”

우우우웅!

갑자기 공간이 이지러지면서 붉은색의 골렘이 튀어 나와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골렘치고는 신장이 작았는데 2미터에 불과했다. 그러나 흘러나오는 기운을 보니 강력해 보였다.

준이 해적소탕작전을 위해 영지를 잠시 떠나 있어야 했기에 글리아나를 곁에서 지켜주기 위한 방법으로 마도시대의 현자 크라이오튼이 만든 골렘 블러드를 곁에 맡겨 두었었다.

마르시아는 갑자기 등장한 복병에 얼굴이 찌푸려졌다. 상대하기 까다롭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엘프여, 골렘을 소환하다니 대단하구나. 그러나 날 막을 수는 없다.”

자신감에 차 있는 마르시아는 골렘 블러드를 향해 화염계 공격마법을 퍼부었다.

“플레임 스트라이크!”

슈아앙!

파공음을 일으키면서 화염의 구가 골렘 블러드를 향해 고속으로 날아갔다.

퍼엉!

고속으로 날아온 것이기에 미처 골렘 블러드가 피하지 못하고 격중되었다.

“하하하, 간단한 화염계 공격마법 하나 피하지 못하는 골렘이라니 정말 우습구나.”

마르시아는 통쾌하게 웃다가 그만 멈추었다.

푸스스스!

골렘 블러드의 가슴에 격중되어 폭발음이 터졌던 불꽃이 사라지자 멀쩡한 모습의 골렘 블러드가 공중에 그대로 둥둥 떠 있었다.

레드 드래곤의 화염계 공격마법을 맞고도 골렘이 멀쩡한 건 처음 보았다.

“이, 이런 골렘이 어디에서 나타난 거지?”

순간 당황한 마르시아였지만 자신은 드래곤이었다. 정신을 차리면서 골렘 블러드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으음, 마도시대의 골렘이 여기에 나타나다니? 엘프여, 정말 날 여러 번 놀라게 하는구나.”

“흥, 골렘 블러드여, 저 드래곤을 어서 공격해요.”

글리아나의 말을 알아듣는 듯 골렘 블러드는 순간 스피드로 마르시아에게 접근하더니 권법을 펼쳤다.

느린 게 골렘이라 알고 있었던 마르시아는 깜짝 놀라면서도 재빨리 몸을 피했다. 하지만 스피드가 엄청난 골렘 블러드는 마르시아를 놓아주지 않고 집중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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