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232화 (232/284)

0232 / 0284 ----------------------------------------------

제9권  골렘

파앙!

준이 날린 장력에 가슴을 격중 당한 골렘은 가죽북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나면서 상체를 약간 휘청거렸다.

준이 날린 장력은 워낙 강력하기에 맞으면 어지간한 건 날아가는데 수십 톤에 이르는 무게를 가진 골렘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게 끝이었다.

“으음, 대단해.”

쉬이잇, 파팟!

지베르 22호 골렘은 바닥을 박차고 튕기듯 날아왔는데 스피드가 엄청나게 빨랐다. 준에게 다시 접근하더니 연속으로 스트레이트 공격을 퍼부었다.

아무리 스피드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준은 천왕대심공을 극성으로까지 익힌 무술의 초고수이기에 이런 정직한 공격에는 절대 당하지 않았다. 지금보다 열 배나 더 빠른 공격을 퍼부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츠츠츠츠!

준이 강력한 내공을 손끝으로 끌어 모으자 푸르스름한 빛으로 된 검이 형성되었다.

이렇게 검이 없어도 내공으로 검을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준의 무공이 높다는 걸 뜻했다.

지베르 22호 골렘도 준이 검도 없이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하는 걸 보고는 긴장했다. 골렘이지만 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학습과 지식을 많이 습득하고 있었기에 저것이 얼마나 무서운 수법인지 잘 알고 있었다.

오러 블레이드는 소드 마스터의 전유물인데 준과 같이 검도 없이 펼치는 건 처음 보았다.

슈가가각!

준은 단순하지만 동체 시력으로도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사선으로 내리쳤다.

지베르 22호 골렘은 반사 신경으로 즉시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준의 검술이 미세한 차이로 더 빨랐다.

치치치칙!

지베르 22호 골렘이 가슴에 사선으로 검상을 입었다.

준의 오러 블레이드로 인해서 불꽃이 튀겼지만 재생력을 가진 골렘이기에 금방 원상태로 복원되었다.

“후후후, 정말 멋진 골렘이야.”

준의 눈빛은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의 눈빛이었다.

츠츠츠츠!

지베르 22호 골렘의 한쪽 손에서 전투 도끼인 거대한 배틀 엑스가 소환되었다.

준이 알고 있는 배틀 엑스보다 약 5배 정도 큰 것 같았다.

엄청난 중량을 가진 무기로 양쪽에 날이 달려 있었으며, 크기가 3미터나 되었다. 또한 특이하게도 손잡이가 길어 7미터나 되었다. 전투 도끼의 표면을 미스릴로 코팅해 강도를 훨씬 높였으며, 자세히 보니 각종 공격마법도 새겨져 있는 무기였다.

이렇게 지베르 22호 골렘이 무기를 손에 들자 이전보다 훨씬 강한 느낌이 들었다.

쉬이잇!

파공음을 동반한 초대형 배틀 엑스가 엄청난 속도로 준을 향해 내리쳤다.

콰쾅!

폭음이 일어나면서 돌바닥이 쩍 갈라지면서 돌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미 준은 공격영향권을 멀찍이 벗어나 있었다.

손바닥을 펼친 준이 오므리는 듯한 동작을 취하자 바닥에 흩어져 있던 돌 파편이 스르륵 끌려와 손에 움켜졌다.

준은 순간 손가락을 튕겼다.

쉐에엑!

내공이 스며든 돌 파편은 파공음을 내면서 날아갔다. 너무 빠르고,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돌 파편이었다.

지베르 22호 골렘은 아이언 골렘이라 튼튼했지만 이중으로 대방어마법진까지 새겨져 있어서 이 정도의 허접한 물리적인 공격에는 타격을 받지 않을 거라 생각되어 그냥 무시해버렸다.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지베르 22호 골렘의 가슴과 옆구리, 허벅지에 각각 돌 파편이 12개나 격중되었다.

퍼퍼퍼퍽!

미스릴이 섞인 특수합금에 표면에는 이중으로 대방어마법진까지 새겨져 있었지만 준의 공격은 역시나 강력했다. 너무 강력했기에 돌 파편이 튕겨지지 않고 전부 몸에 박혔다.

지베르 22호 골렘은 속으로 제법 놀랐지만 이 정도 공격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츠으으읏!

지베르 22호 골렘의 몸에 박혔던 돌 파편이 스르르 밀려 나오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투툭, 또르르르.

“으음, 역시 대단하구나.”

준은 좀 더 강력한 공격을 퍼부을 수도 있었지만 실전을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임했기에 지베르 22호 골렘을 가지고 놀았다.

지베르 22호 골렘도 준의 공격수법이 놀라웠다. 상대를 경시했었지만 이젠 아니었다. 이후부터는 공격과 방어를 적절하게 펼치면서도 놓치지 않으면서 전부 기억해 학습했다.

주위에서 대기하고 있던 나머지 지베르 골렘들도 인간족을 보고는 속으로 놀라워했다.

수준 높은 검술과 오러 블레이드를 펼치는 소드 마스터였다면 책에서라도 읽었기에 어떻게 강한지 예상할 수는 있었지만 준과 같이 저런 방법으로 공격하는 건 처음 보았다.

물론 손과 발을 이용해 공격하는 무투가는 책에서 읽어 알고는 있었지만 저렇게까지 강하지는 않았다.

동료 골렘이 크게 위험한 것 같지는 않았기에 대결 상황을 지켜보면서 학습했다.

준은 지베르 22호 골렘과 싸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25미터나 되는 초대형 아이언 골렘은 마도시대의 걸작이라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파워와 스피드가 잘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고, 대방어마법진이 몸에 이중으로 설치가 되었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어지간한 공격은 그냥 튕겨져 버렸으니 말이다.

최상급 마나석이 무려 15개나 몸속에 장착되어 있다고 하니 엄청난 마력이 바닥나려면 얼마나 써야 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더욱 무서운 점은 지능이 뛰어나 스스로 싸우면서도 학습을 한다는 것이다.

준이 공격했던 수법이 3번 정도 써본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로 지베르 22호 골렘은 강한 상대였는데, 이들 중에서 대장으로 보이는 지베르 1호 골렘은 가장 뒤쪽에 서 있었지만 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골렘들의 대장으로 선택될 정도면 뭔가 더 특별하다는 의미였다.

쉬이잇!

준이 순간적으로 한눈을 팔았다고 느꼈는지 지베르 22호 골렘은 초대형 배틀 엑스를 휘둘렀다.

파악!

준은 즉시 바닥을 박차고 뒤로 물러나면서 허리에 묶어 두었던 마법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지베르 22호 골렘은 공격이 실패하자 손에 들고 있었던 초대형 배틀 엑스를 준을 향해 집어 던졌다.

휘리리릭!

파공음을 일으키면서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다.

스윽!

준은 손바닥을 가슴 앞으로 내밀었다.

우우우웅!

강력한 마력장 때문에 날아오던 초대형 배틀 엑스가 공중에 멈추었다.

지베르 22호 골렘은 양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마력을 불어 넣었다.

부르르르.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초대형 배틀 엑스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지베르 22호 골렘은 점점 마력을 더 불어넣었지만 여전히 배틀 엑스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엄청난 마력이 들어 있는 최상급 마나석이 무려 15개나 장착되어 있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소용없었다.

“후후후, 지베르 22호 골렘아, 힘 좀 더 써보거라.”

준의 조롱에도 지베르 22호 골렘은 자신의 마력을 배틀 엑스에 불어 넣느라 정신없었다.

저벅저벅!

뒤에서 지켜보던 골렘들 중 지베르 21호 골렘이 앞으로 나섰다.

더 이상 두고 보다 간 망신을 당할 것 같아서 이렇게 나선 것이다.

츠츠츠츠.

지베르 21호 골렘은 바로 자신의 무기를 소환했다.

양날검인데 이것도 역시 골렘이 직접 사용하는 무기라 초대형이었다.

쉬이잇, 콰쾅!

돌바닥을 내리친 양날검에 의해 돌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소드 익스퍼트의 기사가 펼치는 것 같은 검술 실력이었으며, 무척 빨랐다.

파악!

준은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지베르 21호 골렘이 공격해올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

‘으음, 지베르 골렘의 무력이 엄청나구나. 이 정도라면 1기만 있어도 마도시대의 골렘들보다 무려 5배나 높다.’

준의 생각이 맞았다.

계산상으로만 놓고 본다면 지베르 골렘들은 1기만으로도 고룡급을 넘어 각 드래곤들의 수장과 비슷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실전이 부족해 전투력을 전부 끌어내지는 못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고룡급 드래곤은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골렘이 무려 22기나 되었기에 고룡급의 드래곤 22마리와 싸울 수 있는 아니 그 이상의 전투력이라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었다.

파팡!

준이 강력한 내력을 담아 장력을 날렸다.

지베르 골렘 21호와 22호는 무시하지 못할 위력이 담긴 것을 느끼고는 피하려고 했지만, 준의 장력이 갑자기 잘 날아오다가 몇 배나 속도가 빨라져 피하지 못했다.

퍼억, 퍽!

지베르 골렘 21호와 22호의 가슴에 5미터 정도 되는 거대한 손바닥이 찍혔다.

미스릴이 함유되어 있었기에 튼튼한 합금으로 이루어진 몸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이중으로 대방어마법진까지 새겨져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준의 공격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푸스스스.

손바닥의 흔적이 점점 더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그에 따라서 합금으로 이루어진 가슴부분의 합금 부스러기가 마치 모래처럼 우수수 바닥에 떨어졌다.

엄청난 충격에 지베르 골렘 21호와 22호가 휘청거렸다.

츠츠츠츠.

하지만 조금 지나자 움푹 손도장이 찍혀 있던 곳이 기이한 빛으로 번들거리더니 복원되기 시작했다.

스윽!

준은 재빨리 허리에 묶어 놓았던 마법주머니 속에서 부메랑을 꺼내었다.

처음 보는 무기에 지베르 1호 골렘의 두 눈이 순간 번뜩였다. 이건 지베르 1호 골렘뿐만 아니라 다른 골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준의 무기에 호기심을 나타낸 것이었다.

준은 손목을 꺾으면서 부메랑을 날렸다.

끼아아아아!

갑자기 준의 부메랑에서 귀청을 찢어발기는 굉음이 일어나면서 그 소음파에 지베르 골렘 21호와 22호는 큰 충격을 받고 휘청거렸다.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지베르 골렘들도 마력을 일으켜 소음에 대응했다.

그만큼 지독한 소음이었다.

하지만 지베르 골렘 21호와 22호는 이미 소음파로 충격을 받았기에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부메랑이 회전하면서 날아와 몸을 스치고 지나쳐 날아갔다.

엄청난 충격에 지베르 골렘 21호와 22호는 고개를 숙여 옆구리를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이미 미스릴이 함유된 합금인데도 불구하고 쩌억 갈라져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지베르 골렘들까지 깜짝 놀랄 정도였다.

미스릴이 함유된 합금의 신체가 너무나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상처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지베르 골렘들은 미처 모르고 있었지만 부메랑에 강기를 이미 불어넣어 날렸던 준이었다. 그러니 저런 상처가 생기는 게 너무나 당연했다.

휘리리릭.

허공을 선회한 부메랑이 뒤에서 다시 지베르 골렘 21호와 22호를 공격했다.

느닷없이 뒤에서 공격하는 거라 미처 방어를 하지 못하고 또 상처를 입었다.

휘리릭, 처척!

부메랑을 받아든 준이 씨익 웃자 골렘들이 흥분했다.

저벅저벅!

그 충격적인 모습에 지베르 골렘 3기가 성큼 앞으로 나섰다.

약간의 부상을 입은 지베르 21호, 22호 골렘은 곧 자체 치유되어 복원되고 있었다.

이제는 골렘 5기가 서로 협공하게 되었기에 준을 사방에서 포위했다.

그러나 준은 전혀 주눅 둔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재미있는 장난감을 본 듯 흥분된 모습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