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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224화 (22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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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권  혼돈의 히민반가르

채채챙, 파팍!

두 무리가 서로 충돌하면서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하자 무기가 부딪치면서 스파크를 만들어냈다.

오우거가 무지막지한 힘으로 할버드를 휘둘렀다. 그러자 그것에 맞은 스켈레톤이 수십 조각으로 박살나버렸다. 그러나 이 정도 공격으로 죽거나 소멸될 언데드 스켈레톤이 아니었다.

스스스슷!

박살났던 뼛조각들이 서로 스르르 달라붙어 다시 오우거를 공격했다.

이에 스켈레톤 무리에 휩싸인 오우거는 사방에서 롱소드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실드 마법이 몸에 새겨져 있어서 어지간한 물리력에는 끄떡없었지만, 사방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기에 보호막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오우거는 가죽을 베어 상처가 벌어졌다. 그러나 순간 재생되어 상처가 아물어버렸다. 오우거가 트롤의 장점이라는 재생력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역시 평범한 오우거가 아니었군.”

준은 스켈레톤과 싸우고 있는 오우거가 평범한 오우거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직 그 정확한 정체는 모르고 있었다.

마도시대의 현자 크라이오튼이 창조한 이 오우거는 정확하게 말한다면 키메라였다.

보통 키메라라고 하면 몇 가지의 생물의 장점을 합성한 새로운 강력한 괴물을 뜻하지만 크라이오튼의 키메라는 조금 더 특별했다.

오우거는 지상의 몬스터 중에서 최상급에 올라 있는 몬스터다. 큰 신장에 빠른 순발력과 지구력을 가지고 있으며, 나무도 잘 타는 천부적인 사냥꾼이었다. 또한 질긴 가죽을 가지고 있어서 어지간한 공격에는 상처를 입지 않았다. 온몸이 근육질이라서 그런지 힘이 상상 이상이었다.

이런 오우거에게 조금 더 강력한 힘을 심어주기 위해 트롤의 재생력을 첨부한 것이다. 또한 몬스터를 넘어 인간족에 버금가도록 지능도 높이기 위해 크라이오튼 자신의 피도 넣었다.

이것만 해도 대단한 생물이 되는데, 공격마법을 방어하기 위한 실드마법까지 가슴에 새겨 넣었다. 여기에다 불사에 가깝게 하기 위해 어둠의 마법으로 언데드화시켰다.

이렇게 해서 지능이 제법 높아졌기에 공격과 방어를 효과적으로 생각해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정도면 그 어떤 상대와 싸우더라도 크게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다음으로는 키메라 오우거를 통솔할 대장을 만들었다. 대장은 조금 특별해야 하기에 소환마법진이 그려진 황금투구를 만들어 쓰게 했다.

황금투구에는 마법주머니처럼 마법공간이 설치되어 있었기에 수하들을 넣어 보관할 수 있었다.

무기는 황금색 철퇴였고, 물리력에 대응하기 위해 대방어마법진이 새겨진 마법갑옷도 만들어주었다.

드래곤들도 많은 생물을 만들어내곤 하지만 키메라의 경우 연구만 할 뿐 몇 마리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크라이오튼은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바로 키메라 오우거 군단을 만든 것이다.

군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우거가 많이 필요했다.

먼저 살아 있는 오우거 암수를 사로잡아 정신계 마법으로 제압한 다음 어둠의 마법을 이용해 돌연변이 새끼를 낳도록 만들었다.

돌연변이 오우거는 기존의 오우거처럼 새끼를 낳는 게 아니라 알을 낳았다.

그는 이런 면에서는 정말 기발했다. 뛰어난 머리와 지식을 가진 현자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20여 개의 알을 았다. 그리고 그 알들이 부화해 오우거가 되자 다시 그들을 이용해 알을 낳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몇 번을 거치고 나자 한 마리의 오우거가 약 백여 개의 알을 낳았다.

성체가 된 오우거는 즉시 키메라로 만들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결국 10만 마리의 키메라 오우거 군단이 만들어졌다. 대장 오우거가 지하 공동에 그중 단 500마리만 소환한 것은 많이 소환하기에는 이곳이 무척 비좁기 때문이었다.

채채챙, 파팍!

박살내도 계속 재생된 스켈레톤은 키메라 오우거를 공격했다.

이런 스켈레톤과 싸우는 키메라 오우거도 정말 대단했다.

일차적으로 보호막으로 방어했다. 그래도 집중적인 공격으로 보호막에 심한 충격을 받아 약해지게 되었기에 결국 롱소드에 베어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키메라 오우거는 즉시 재생력으로 상처를 회복했다.

이들이 쉽게 지치지 않는 것은 언데드화된 키메라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스켈레톤에 비해 배가 넘는 수였기에 전체적인 상황은 키메라 오우거 쪽이 훨씬 유리했다.

전투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에 준은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해결 방법을 생각했다.

“뒤에서 지켜보는 황금투구의 오우거가 분명 대장일 것이다. 그러니 저놈을 사로잡으면 전투는 쉽게 끝날 거야.”

그는 해결방법이 떠오르자 바로 실행에 옮겼다.

순간이동 마법을 펼쳐 키메라 오우거 대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스스스스!

이에 미세한 마나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대장 키메라 오우거가 철퇴를 휘둘러 준을 공격했다. 제법 민첩한 공격이었지만 준이 보기엔 허접한 공격이었다.

준은 상체를 뒤로 젖히면서 철퇴를 피했다. 그와 동시에 팔을 앞으로 내뻗어 장력을 날렸다.

퍼억!

격중음이 크게 터짐과 동시에 오우가가 뒤로 쭉 밀려났다. 한쪽 가슴에는 준의 손바닥이 찍혀 있었다. 대방어마법진이 새겨진 황금색 마법갑옷이었지만 충격을 전부 흡수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츠츠츠츠!

그러나 이내 움푹 들어가 있던 곳이 형상기억합금처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 모습을 보고 질투가 난 준이 한마디 했다.

“오우거가 너무 좋은 마법갑옷을 입고 있는 것 아냐?”

슈아앙!

대장 키메라 오우거는 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철퇴를 휘둘렀다. 철퇴로 대답을 대신할 모양이었다.

파악!

준은 바닥을 짚어 뒤로 튕기듯 물러났다.

콰앙!

철퇴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바닥이 움푹 들어갔다. 그 바람에 돌바닥이 일부 깨어져 사방으로 튀었다.

“이거, 너무 무식하게 힘으로 공격하는 것 아니냐?”

이번에도 그의 대답은 철퇴였다.

그에 준은 오우거가 전혀 대화 상대가 못된다고 판단하고 무력으로 제압하기로 했다.

후우웅!

강력한 내력을 담은 준의 주먹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내뻗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대장 키메라 오우거의 가슴에 흔적을 남겼다.

퍼퍼퍼퍽, 파앙!

준이 매달아놓은 샌드백을 치듯 그렇게 일방적으로 오우거에게 공격을 퍼붓자 마법갑옷이 움푹 들어갔다. 마지막 공격에는 가죽 북이 터지는 소리를 내며 훨훨 날아가 떨어졌다.

오우거가 비틀거리면서 다시 일어섰지만 어느새 접근한 준이 크로스라인 프롬 헬이라는 프로레슬링 기술로 목 부분을 강력하게 공격하고 있었다.

퍼억!

타격음이 터짐과 동시에 대장 키메라 오우거는 그대로 뒤로 뻗어버렸다.

우두둑.

위력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터졌다.

몬스터 오우거였다면 이번 공격에 즉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언데드화 된 키메라 오우거였다.

어쨌든 재생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에 회복이 되겠지만 적어도 일 분 정도는 걸릴 것이었다.

황금투구에 오우거 소환마법진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준은 염력으로 머리에 쓰고 있는 황금투구를 벗겼다. 약간의 저항력이 있었지만 강력한 준의 염력에는 버티지 못하고 벗겨졌다.

황금투구를 빼앗은 김에 무기인 철퇴도 함께 빼앗아버렸다.

츠츠츠츠!

그때였다.

부러졌던 목뼈가 다시 붙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재빨리 거리를 두었다.

벌떡 일어난 대장 키메라 오우거는 황금투구와 철퇴를 빼앗겼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었다.

츠으읏!

그때 오우거의 이마에 제3의 눈이 생겨났다.

번쩍!

그리고 갑자기 제3의 눈에서 기이한 광선이 발사되었다.

“허엇!”

그에 준은 블링크 마법으로 순간이동해 광선을 피했다. 그 바람에 그의 등 뒤에서 싸우던 키메라 오우거 한 마리가 광선에 격중되었다.

츠츠츠츠!

광선에 맞은 키메라 오우거는 순식간에 동상이 되어버렸다.

그 기이한 광선은 석화마법이었다. 살아 있는 생명체를 돌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마법인 것이다.

“저 광선이 석화마법이었을 줄이야.”

준은 예전에 신의 선물을 입수하려고 하다가 레드 드래곤 마르시아에게 석화마법을 맞아 돌이 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지금의 양부를 만나는 인연이 되었지만 한동안 그것을 해제하느라 고생했었다.

어지간해서는 분노하지 않는 그였지만 대장 키메라 오우거의 석화마법 때문에 화가 치밀었다. 오우거가 화를 자초한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퍼퍼퍽, 빠악!

준이 동체시력으로는 미처 따라잡지 못할 정도의 스피드로 움직이면서 대장 키메라 오우거를 무식하게 패기 시작했다.

물리적인 충격과 상처를 입어도 금방 재생이 된다고 하더라도 재생력의 근본은 어둠의 마력이었다.

대장 키메라 오우거가 가지고 있는 어둠의 마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앞서 준에게서 집중적으로 너무나 많은 충격을 받았기에 점점 회복 속도가 느려졌다.

그렇지만 준은 공격을 멈추지는 않았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장 키메라 오우거의 어둠의 마력이 전부 소비되었다. 그 탓에 대장 키메라 오우거의 제삼의 눈도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쓰러져 방어할 여력이 없는 대장 키메라 오우거에게 준은 어둠의 마법을 걸어 정신을 조작했다. 마치 비밀번호를 바꾸듯이 대장 키메라 오우거의 주인을 크라이오튼에게서 김준으로 바꾼 것이다.

“주인으로서 명령한다. 그만 일어나라.”

“예, 주인님.”

김준의 명령을 받은 대장 키메라 오우거는 쓰러져 있다가 벌떡 일어나며 대답했다. 원래 그는 말을 하지 못하였는데, 준이 말을 할수 있도록 마케리안 대륙어를 마법으로 입력시켜 놓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약간 쉰 듯한 목소리였지만 그래도 대답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이제부터 너의 주인은 나 프리맨이다.”

“예, 주인님. 저에게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수하들의 전투를 중지시켜라.”

“예, 주인님. 전투를 중지하라!”

대장 키메라 오우거의 명령에 한창 싸우던 키메라 오우거들이 싸움을 중지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스켈레톤들도 역시 뒤로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았다.

짝짝짝짝!

대장 키메라 오우거의 명령에 키메라 오우거들이 확실하게 명령을 듣자 신이 난 준은 박수를 치는 동시에 머리를 끄덕이면서 미소를 자었다.

“너를 앞으로는 키오킹라고 부르겠다.”

“주인님, 키오킹이 무슨 뜻입니까?”

“키오킹은 키메라 오우거 왕이라는 뜻이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대장 키메라 오우거는 준에게서 키메라 오우거 왕이라는 뜻의 이름과 지위를 인정받아 이들의 왕이 되었다.

“키오킹, 네 수하가 얼마나 되느냐?”

“지금 소환되어 있는 것은 오백이지만 나머지까지 전부 포함하면 10만입니다.”

“10만?”

“그렇습니다. 주인님.”

“으음, 그렇게까지 많은 줄 몰랐었는데 정말 대단하군.”

“앞으로 주인님께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좋아, 키오킹과 수하들은 마법공간 속에 들어가 쉬어라.”

“예,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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