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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220화 (220/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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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권  혼돈의 히민반가르

파지지직!

그리고 스톡이 마차 뒤쪽으로 나타날 것을 예상하고는 준비해두었던 번개를 출수했다.

스톡은 매직 미사일을 피함과 동시에 마차 뒤쪽에 나타나 강력한 파이어 볼 마법으로 마차를 공격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한발 앞서서 글리아나가 번개 마법을 출수했기에 당황하면서 미처 방어를 하지 못하고 번개를 맞았다.

“아아악!”

그에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도 캐스팅해 놓았던 마법을 펼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에어 실드!”

그리고 압축된 공기로 전방에 공기의 방패를 형성해 번개를 막았다.

파지직, 퍼펑!

번개를 맞은 공기의 방패는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후두둑 떨어졌다. 동시에 스톡은 피부에 약간의 화상을 입어 몸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났다.

그 순간 글리아나는 더블 캐스팅으로 마법을 펼쳤다.

“아이스 애로우!”

그러자 손끝에 끝이 뾰족한 얼음의 화살이 10발이나 형성되며 공중에 둥둥 떴다.

츄츄츄츙!

그러다 글리아나의 손짓에 그것들은 파공음을 내면서 스톡에게 날아갔다.

“허엇! 젠장!”

너무 가까운 거리였기에 스톡은 방어마법을 준비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공기의 방패로 일단 얼음의 화살을 막기로 했다.

티티티팅, 쩌쩌쩍!

그로 인해 얼음의 화살이 공기의 방패와 충돌하면서 튕겨졌다. 하지만 공기의 방패도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깨져버렸다.

“제기랄, 블링크!”

그에 당황한 스톡은 그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지더니 마차와 30미터 떨어진 곳에 다시 나타났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마차에 타고 있는 글리아나의 마법실력이 자신보다 더 뛰어났다.

그랬다. 글리아나의 마법실력은 준의 도움으로 8서클 마스터에 올라 있었다. 물론 실전을 많이 겪어보지 않았기에 적절한 시기에 공격마법을 펼치는 게 매끄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납치를 한 번 당한 이후에는 영주성의 지하 연무장에서 틈틈이 공격마법을 연습했었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10명이나 되던 암흑기사도 전부 목이 잘려 죽은 지금, 레드 데빌과 칼리는 헌트와 하그리와 싸우면서 조금씩 뒤로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병들은 아직도 130명 이상 살아 있었기에 석궁과 활을 겨누면서 기회를 보고 있었다. 때문에 레드 데빌과 칼리는 기병들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더 이상은 무리라 판단한 스톡은 크게 외쳤다.

“사제들! 후퇴하자! 어서!”

그 목소리에 레드 데빌과 칼리는 상대방을 속이는 검술을 펼치면서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 기회만 엿보고 있던 기병들은 즉시 석궁의 퀘럴을 발사했다. 또한 활에서도 화살이 쏘아졌다. 하지만 레드 데빌은 소드 마스터이기에 검을 휘돌리면서 날아오는 퀘럴과 화살을 막아냈다.

칼리 역시 소드 익스퍼트 상급의 검술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둠의 마법을 익히고 있었기에 소드 마스터나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어둠의 마력으로 보호막을 펼쳐 간단하게 퀘럴과 화살을 막아내며 뒤로 물러났다.

이때 스톡은 둘의 손을 맞잡으며 시동어를 외쳤다.

“오늘은 이렇게 물러난다만 다시 찾아오마. 텔레포트!”

스스스스!

이내 셋은 공중에 먼지가 흩어지듯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글리아나 님, 놈들이 도망쳐버렸습니다.”

“죽일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거기다 나중에 도망친 놈들은 소드 마스터였습니다.”

“헌트 경과 하그리 경의 검술을 상대한 자들이었기에 그 정도 실력을 가졌을 거라 예상은 했어요.”

“아, 그리고 놈들의 일행인 죽은 10명을 살펴보았는데 어둠의 마법인 주술과 약물이 투입되어 탄생한 놈들이었습니다.”

“흠, 그런 자들이니 기병들이 막아내지 못했겠지요.”

“글리아나 님, 영주성으로 되돌아가는 건 어떻습니까?”

“아니에요, 헌트 경. 엘도라도 제철소는 예정대로 방문해야 해요. 그러니 영주성에 마법통신으로 연락해서 전투마법사와 기병들을 보내달라고 하세요.”

“…예, 글리아나 님.”

“그리고 여긴 기병 10명만 남아 처리하게끔 하세요. 우린 엘도라도 제철소로 가요.”

“알겠습니다.”

헌트의 눈짓에 하그리가 나서서 기병들을 10명 뽑아 이곳을 처리하도록 명령했다.

쿠르르르!

이윽고 글리아나가 타고 있는 마차가 다시 출발했다.

마차 안에 타고 있던 하녀 3명은 처음에는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하지만 글리아나가 적들을 물리치는 것을 보았기에 이제는 안심할 수 있었다.

한편 앞장서서 달리던 기병들은 또 다른 적들이 나타날까 봐 더욱 경계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엘도라도 제철소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저벅 저벅!

스켈레톤 10마리는 모두 투핸드 소드를 손에 들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무질서하게 걸어가는 것보다는 줄을 맞추어서 걸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2열종대로 대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앞 열과는 5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걸어가도록 했다. 이렇게 해야 기습공격을 받더라도 전멸하지 않고 뒤의 열에서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켈레톤을 앞세우고 준은 통로를 안전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마귀와 스파이더가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사마귀와 스파이더는 마력을 많이 소모했기에 준이 그들을 미스릴 보석함 속에 넣어 휴식을 취하도록 해서였다.

한편 준은 자신의 마력을 아끼기 위해 반지 아티팩트에 새겨져 있는 보호막을 이중으로 펼쳐놓았다. 그래야 언제 어디에서든 기습공격을 받더라도 몸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뭔가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너무 조용하자 은근히 신경이 쓰이고 있었다.

그런 그가 통로를 꺾어 돌아서 조금 걸어가자 넓은 공동이 나왔다. 그러자 스켈레톤들은 준의 지시를 받기 위해 그 자리에 멈추고 섰다.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공동이었다.

공동의 바닥은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으며, 공동의 천장에서는 신기하게도 지금도 백설처럼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으음, 하얀 눈이 눈부시도록 아름답군. 정말이지 몇 해 만인지 모르겠어.”

스윽!

아름다운 눈. 하지만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기에 준은 스켈레톤에게 손짓을 하고는 눈길을 걸어가도록 명령을 내렸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 스켈레톤 2마리만 먼저 앞으로 걸어가 보아라!”

그 말에 대답을 할 수 없는 스켈레톤은 곧바로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큼이나 기분도 상쾌했다.

스켈레톤 2마리는 계속 눈길을 걸었다. 그런데… 20미터 정도 전진했을 때 의아한 일이 생겼다. 스켈레톤 2마리가 그 자리에 멈춰 서버린 것이다. 그러나 조금씩이지만 눈이 내리고 있었기에 스켈레톤의 몸에 그 눈이 조금 묻었을 뿐 특별한 건 없어 보였다.

“으음, 뭔가 있긴 하구나.”

준은 마력을 끌어올려 매직 아이를 펼쳤다.

츠츠츠츠!

매직 아이는 아주 작고 미세한 것도 훤하게 볼 수 있는 마법의 눈이었다.

그것을 통해 스켈레톤을 자세하게 살펴보았더니 그들의 뼈가 꽁꽁 얼어 있었다.

얼마나 기온이 낮기에 이렇게 순식간에 얼어버릴 수 있는 것인지 준은 의아해했다.

“으음, 단순한 눈밭이라 생각했더니 그거 아니었어. 일단 시험해보는 게 좋겠군. 파이어!”

화르르르!

그가 이내 시동어를 외치자 손바닥 위에 불길이 이글거리는 불덩이가 생성되었다.

스윽!

그리고 손짓 한 번에 공중을 천천히 날아가더니 순간 변화를 보였다.

치이이이!

불길이 이글거리던 불덩이가 순간 얼음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떨어져버린 것이다.

“으음, 이럴 수가…….”

보기엔 단순한 풍경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는 그제야 블러드 게이트가 말한 ‘혹한의 길’이 실감이 났다.

“플레임 버스터!”

화르르, 활활!

순간 준의 외침에 화염이 이글거리면서 마치 화염방사기처럼 주욱 내뻗어졌다.

치이이이!

그리고 화염에 의해 바닥에 쌓인 눈들이 순식간에 녹아 물이 되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렇게 쌓인 눈이 녹자 공동의 바닥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

쩌쩌쩡!

물이 되어 흘러내리던 눈이 순간 다시 얼어붙어버렸다. 아마도 이 공동은 혹한의 관문인 모양인 듯했다.

“음, 분명 어딘가에 빙계마법진이 그려져 있을 거야.”

준 자신은 눈과 얼음의 기운을 가진 빌헤임을 가지고 있었기에 바로 관문을 통과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편한 것을 버리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관문을 도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쉽게 통과하기 어려운 마도시대의 관문이라 도전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았다.

또한 그는 온갖 마법서를 보고 배웠지만 실전에서 제대로 사용해본 적은 별로 없었다.

때문에 이곳은 배웠던 것을 연습해 보기에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준은 이번에는 스켈레톤 한 마리에 보호막을 펼쳤다. 그러고는 앞으로 걸어가도록 해보았다. 그러자 20미터 정도 잘 걸어가던 스켈레톤의 보호막에서 소음이 일어났다.

쩌쩌쩡!

강력한 외부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게 보호막인데 이렇듯 혹한의 기온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보호막이 얼어붙었어도 아직 스켈레톤에게는 혹한의 냉기가 침범하지 못했기에 몇 걸음 더 걸어갈 수 있었다.

쩌억, 우수수!

그러다 마침내 보호막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만 산산조각 나면서 눈밭에 떨어졌다. 스켈레톤도 혹한에 순간 얼어버렸다.

결국 준은 빌헤임의 기운을 사용하지 않고서 이 혹한의 관문을 통과하기로 마음먹고는 좋은 방법을 떠올려보았다.

“으음, 일단은 좀 더 강력한 화염계 마법을 펼쳐보는 게 좋겠군. 플레어 스톰!”

그리고 이내 방법이 떠오른 그의 외침에 거대한 불기둥이 생성되더니 회오리처럼 휘돌며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화르르르!

스윽!

콰콰콰콰!

그것은 준의 손짓에 의해 불의 회오리는 눈밭으로 날아갔고, 거칠 것 없이 눈밭을 나아가며 쌓인 눈들을 녹여버렸다.

주르륵!

이번에야말로 뭔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준의 얼굴은 곧 굳어지고 말았다. 불의 회오리가 점점 세력이 약해지면서 소멸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으음, 화염계 마법도 한계가 있군… 그렇다면 빙계마법진을 찾는 게 먼저야.”

넓은 공동에서 숨겨진 빙계마법진을 찾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었기에 그는 다시 방법을 궁리했다.

‘결국 나의 마력장을 이용해 찾는 길뿐인가?’

그러다 마침내 그는 양팔을 벌리고 천천히 머리 위로 치켜들면서 다시 가슴 앞으로 내렸다.

그러자 강력하고 엄청난 마력장이 스멀스멀 몸속에서 피어오르더니 공동으로 퍼져 나갔고, 이내 앞으로 잘 퍼져 나가던 그것은 혹한과 충돌하며 이동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동시에 혹한과 충돌한 마력장은 스파크가 일어나 여기저기에서 불빛이 번쩍였다.

‘후후후, 제법 강력한 혹한이지만 나의 마력장엔 버틸 수 없어.’

츠츠츠츠!

준은 더욱 많은 마력장을 내뿜었다. 주춤거리던 마력장은 더욱 속도를 높이면서 공동을 가득 채워나갔다.

“여기에 숨겨두었구나.”

그리고 얼마 후, 마침내 빙계마법진이 숨겨진 곳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곳엔 빙계마법진을 보호하기 위해 대 방어마법진도 새겨져 있었고, 보호막 또한 펼쳐져 있었다. 때문에 어지간한 물리적인 충격에도 끄떡없을 것 같았다.

“으음, 역시 마도시대의 마법 수준은 지금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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