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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219화 (219/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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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권  혼돈의 히민반가르

츠츠츠츠.

준은 용암의 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정밀한 작업이라 제법 시간이 많이 걸렸다.

“후후후, 저기에 감추어 두었구나.”

펄펄 끓어오르는 용암의 길 가운데 부분에는 환상마법이 펼쳐져 있었으며, 공중에 떠 있는 금속판에는 각종 도형과 룬문자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었다.

금속판에 새겨진 마법진은 전격계 마법진으로 용암의 길을 건너려고 하는 자가 있으면, 번개공격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얼음의 구가 잘 날아가다가 그만 번개에 맞아 박살나 버린 것이다.

또한 용암의 길 끝의 가장자리에는 교묘하게 가리워진 마법진이 있었다. 그곳만 파괴한다면 용암의 길을 날아서 손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정밀을 요하는 것이기에 일단 전격계 마법진부터 파괴해야겠어.”

스윽.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 아티팩트에 새겨진 매직 미사일을 발사했다.

쉐에에엑!

파공음을 터뜨리면서 빠르게 매직 미사일 한발이 날아가 금속판에 격중되었다.

퍼억!

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에 봉착했다. 전격계 마법진이 새겨진 금속판에는 보호막이 설치되어 있어서 어지간한 공격마법에는 끄떡없었다.

“흐음, 역시 만만하지 않다는 건가? 아이스 스피어!”

츄아앙!

파공음이 일어나면서 얼음의 창이 생성되어 날아갔다.

반지 아티팩트에서 발사된 것이 아니고, 준이 직접 빙계마법을 펼친 것이다. 그래서인지 반지 아티팩트의 마법보다는 훨씬 위력적이었다.

쾅!

보호막이 설치되어 있는 금속판에 얼음의 창이 격중되자 폭음이 일어났다. 통로가 잠시 흔들거릴 정도의 충격 이었지만 역시나 금속판은 멀쩡했다.

“하찮은 것에 화가 치미는군? 어디 이번에도 견디는지 보자.”

스윽.

준은 마법을 펼치지 않고, 염력으로 금속판을 움직였다. 그러나 강력한 힘으로 보호를 받고 있었기에 움직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포기할 준이 아니었다.

그는 염력의 수위를 조금 더 높여 손짓했다. 그러자 약간씩 금속판이 움직였다.

“흐음, 조금만 더 염력을 끌어올리면 가능하겠군.”

츠츠츠츠.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강력한 염력이 금속판에 전달되었다.

스윽.

준의 손짓에 의해 금속판이 결국 의지대로 움직여졌다.

그는 금속판을 간단하게 펄펄 끓어오르는 용암 속에 집어넣어버렸다.

치이이이!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전격계 마법진이 새겨진 금속판이 용암에 녹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초 지나지 않아 금속판은 완벽하게 용암에 의해 녹아버렸다.

가장 큰 고민거리를 처리해버리자 용암의 길 끝 바닥에 설치되어 있는 마법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츄웅!

매직 미사일 한 발이 발사되어 마법진에 격중되었다.

쾅!

폭음이 일어나면서 마법진이 손쉽게 파괴되었다. 준은 염력으로 새끼 사마귀를 한 마리 공중으로 들어 올려 용암의 길을 건너도록 해보았다.

역시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새끼 사마귀는 건너편 바닥에 무사히 안착했다. 이번에는 스켈레톤 한 마리를 공중으로 들어 올려서는 건너가도록 해보았는데, 역시 이상이 없었다.

고개를 끄덕인 준은 사마귀와 스파이더, 스켈레톤까지 전부 한꺼번에 염력으로 건너가게 한 뒤, 자신도 플라이 마법으로 공중에 떠올라 용암의 길을 건넜다.

비교적 간단하게 용암의 길 관문을 통과한 준은 통로 저편으로 사라졌다.

츠으으으!

용암의 길 천장에 블러드 게이트가 다시 나타났다.

-용암의 길도 손쉽게 건넜어. 하지만 혹한의 길은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츠파파팟!

블러드 게이트는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순간 사라져버렸다.

스스스스!

그때, 통로에 준이 다시 나타났다.

“후후후, 역시나 블러드 게이트가 날 감시하고 있었구나. 저놈을 잡기가 쉽지는 않겠는데? 그건 그렇고 앞의 관문이 혹한의 길이라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혹한의 길은 아주 추운 곳일 거라 생각 되었지만 걱정 없었다.

준은 이미 신의 아티팩트 중에서 눈과 얼음의 기운을 가진 빌헤임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미 권능을 흡수했고, 그 기운도 절반 넘게 흡수한 상태였다.

하지만 블러드 게이트는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두두두두!

한편 엘도라도의 기병들은 열심히 말을 타고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병들 가운데에는 호화로운 귀족마차 한 대가 달리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글리아나와 하녀 3명이 타고 있었다. 마부는 조심스럽게 말을 몰았기에 승차감은 좋은 편이었다.

한편 마차의 옆에는 소드 마스터인 헌트와 하그리가 근접 경호를 하고 있었고, 마차의 뒤쪽에는 역시 기병들이 호위하면서 달리고 있었다. 그들들 무려 200명이나 되었기에 넘칠 정도의 호위라 할 수 있었다.

글리아나는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준의 부탁으로 영주성을 나왔을 때부터 이렇게 많은 기병들을 호위하도록 조치했다.

그리고 헌트와 하그리도 글리아나가 한 번 납치된 적이 있었기에 지금은 이런 호위가 마음에 들었다. 이 정도의 호위라면 어지간한 적들의 공격을 받더라도 충분하게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얼마 후, 선두에서 달리던 기병들은 길 중앙에서 녹색 로브를 입고 서 있는 불청객을 발견했다. 그는 기병들이 달려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피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마차 옆에서 달리던 헌트와 하그리 역시 그자를 보았다. 동시에 얼굴이 급격하게 굳어지는 그들이었다.

“하그리, 뭔가 불길하니 조심해.”

“예, 알았습니다.”

이때 마차 속에서 글리아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헌트 경, 밖에 무슨 일인가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

“흠, 느낌이 좋지 않군요. 기병들 몇 명을 보내 알아보도록 하세요.”

“예, 글리아나 님.”

결국 기병들과 마차는 불청객으로 인해 멈추었다.

다가닥 다가닥!

그리고 이내 기병 2명이 앞으로 나서며 불청객에게 말했다. 녹색 로브를 입은 그는 후드까지 눌러쓰고 있었기에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대체 정체가 무엇인데 길을 막고 있느냐!”

“썩 꺼져라!”

스윽.

이윽고 한 기병의 말에 고개를 치켜든 그자는 쉰 듯한 컬컬한 목소리로 말했다.

“키히히, 모두 죽여주마.”

그와 동시의 가가 들고 있던 마법지팡이에서 번개가 발출되었다.

파지지직!

“크아악!”

“커억!”

그로 인해 기병 2명은 번개를 맞고 말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잠시 부르르 몸을 떨어댔다.

그렇게 간단하게 기병 2명을 처리한 불청객은 한 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그러자 길 양쪽에 은신해 있던 자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와 공격했다.

“허엇! 기습이다!”

“놈들을 막아라!”

채채챙, 파팟!

길을 막고 있었던 자는 바로 스톡이었다. 그리고 그의 손짓에 길 양쪽에 은신해 있던 레드 데빌과 칼리가 암흑기사를 이끌고 기습을 한 것이다.

겨우 13명으로 200명이 넘는 기병들을 상대하는 건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당황한 건 기병들이었다. 압도적인 수로도 오히려 밀리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암흑기사들은 기병들의 검에 베이더라도 피부가 두꺼운 것인지 상처가 작았고 그 상처도 곧 아물었다. 그렇지만 이와는 반대로 기병들은 암흑기사가 휘두른 검에 맞으면 부상을 입거나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키히히히, 죽여라! 다 죽여 버려라!”

스톡은 신이 나 소리치면서 체인 라이트닝 마법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체인 라이트닝 마법은 전격계 마법으로 강력한 힘이 스며들어 있는 번개였다.

파지지직!

“아아악!”

“크어억!”

순간 너무나 빠르게 번개가 날아왔기에 기병들은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면서 우수수 쓰러졌다. 동시에 기병들이 가지고 있던 무기는 번개에 맞아 스파크가 일어났다.

이렇게 순식간에 기병 50명이 이들에게 죽었다. 그에 이들은 조금만 더 있으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었다. 소드 마스터인 헌트와 하그리가 허리에 차고 있던 롱소드를 꺼내 들고선 그들을 향해 사선으로 내리그은 것이다.

슈가각!

순간 암흑기사의 목이 너무나 허무할 정도로 떨어졌다.

헌트와 하그리는 오러 블레이드는 아니었지만 롱소드의 검날에 검기를 불어넣고 휘둘렀기에 이렇게 쉽게 암흑기사의 목이 떨어진 것이었다.

휘익, 서걱!

그렇게 헌트와 하그리는 마음껏 검술을 펼치면서 암흑기사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이내 이들에게 당한 암흑기사는 순식간에 8명이나 되었고 남은 암흑기사는 이제 겨우 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마스터에게서 검술을 배운 레드 데빌과 칼리는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또한 스톡도 무서운 자였다.

이윽고 스톡이 마차로 접근하자 마차의 작은 창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희고 고운 손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이내 번개 공격이 펼쳐졌다.

파지지직!

갑자기 날아온 번개 공격에 스톡은 본능적으로 마법지팡이를 가슴 앞으로 들어 올려 보호막을 펼쳐 막았다.

쩌쩌쩡!

하지만 이내 금이 가는 소리가 나면서 보호막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깨졌다.

“허엇, 이게……!”

어둠의 마법을 7서클의 경지로 끌어올린 스톡의 보호막이 너무나 어이없을 정도로 금세 깨져버리자 그는 경악했다.

이때 그에게 들린 목소리.

“이만 물러가는 게 어떠냐?”

“키히히히… 후작부인이라 연약할 거라 예상했는데 마법을 익혔구나.”

“흥, 어둠의 마법을 익히다니 용서할 수 없어.”

“어디 얼마나 강한지 보자.”

스으읏!

순간 스톡은 어둠의 마력을 끌어올리면서 마법주문을 중얼거렸다.

“포이즌 스프레이!”

독기가 있는 액체를 적에게 뿌려 적을 중독시키는 마법을 펼친 것이다.

츠츠츠츠.

“흥, 파이어 실드!”

그 순간 그의 전면에 불꽃의 장벽이 형성되었다.

화르르르!

그렇게 거세게 마법의 불길이 타오르자 독기를 머금은 액체는 증발해버렸다.

“역시 대단하구나. 블레이즈!”

콰콰콰콰!

그에 스톡은 고속으로 회전하는 거대한 마법의 칼날이 형성해 마차로 날려 보냈다.

“체인 라이트닝!”

파지지직!

그와 동시에 글리아나의 손끝에서 번개가 출수되어 날아오는 그 마법의 칼날과 부딪쳤다.

콰쾅!

그로 인해 주변에는 폭음이 일었고 이내 서로의 마법은 소멸되어버렸다.

“매직 미사일!”

그러자 이번에는 글리아나의 손끝에서 10발의 매직 미사일이 생성되었다.

스윽.

그리고 손짓 한 번에 공중에 떠 있던 매직 미사일이 스톡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그러자 스톡이 혐오스럽게 웃으며 블링크를 외쳤다.

“키히히히, 블링크!”

스스슷!

그 순간 매직 미사일은 스톡에게 격중되기 직전에 사라지더니 마차의 뒤쪽에서 다시 나타났다. 동시에 글리아나가 외쳤다.

“흥, 체인 라이트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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