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188화 (188/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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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권  공포의 암흑군대

엘도라도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를 방목해 키우고 있으며 그것으로 치즈도 만들었다. 또한 꿀의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부족한 꿀을 대체하기 위해 작년부터 준이 습지에서 습득한 식물인 사탕수수라는 것을 옮겨 심어 얻고 있었다.

그리고 설탕은 큰 쇠 롤러로 줄기를 으깨어 섬유에서 설탕즙을 짜내는 방법과, 뜨거운 물에 잘게 자른 줄기를 녹여 설탕을 분리해내는 확산 방법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또한 이렇게 얻은 즙은 설탕 외의 성분을 없애기 위해 정제한 뒤 물을 증발시켰다. 그 결과 생기는 시럽 혼합물 용액을 설탕이 결정으로 나타날 때까지 끓여 설탕을 얻는다. 그리고 설탕이 결정화된 뒤 남은 시럽은 럼주를 만들거나 농장의 동물먹이로 사용했다.

이러한 설탕의 생산과정에는 마법사들이 참여해 감독을 하고 있었기에 품질 좋은 설탕이 생산되고 있었다.

준의 지시로 이렇게 생산한 설탕의 70%는 저장창고에 쌓아두고 있었고 나머지 30%중 절반은 영주성에서 소비하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상업지역의 상점에서 팔리고 있었다.

이렇게 설탕이 상점에서 팔리게 되자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그에 따라 사탕수수의 재배면적도 점차적으로 늘어났다.

얼마 전 준은 설탕과 과일즙을 섞어 만든 사탕도 소량 생산하여 영주성에서 소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도 머지않아 상점에서 팔리게 될 것이었다.

비에드는 이윤에 민감한 상인이기에 초콜릿 차와 설탕이 돈이 된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후작부인, 초콜릿 차와 설탕이라는 걸 저희 마일드 상단에서 매입하고 싶은데 물량이 남아 있습니까?”

“죄송합니다. 아직은 엘도라도에서 소비하는 정도의 양뿐이기에 남는 물량이 거의 없습니다. 몇 년 후라면 가능할 거예요.”

“그렇다면 그때 저희 마일드 상단과 거래를 했으면 합니다.”

“결정은 남편이 해야 하기에 일단 고려는 해보도록 하죠.”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후작부인.”

얼마 후, 저녁식사가 만족스럽게 끝나고 글리아나가 먼저 중연회실을 나가자 비에드는 리바드를 따라 룸으로 안내되었다.

그가 묵게 되는 룸도 손님을 배려해 고급 가구와 침대가 놓여 있었고, 각종 장식품도 잘 진열되어 있는 등 실내 인테리어가 잘되어 있었다.

“음, 상당히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군.”

때문에 까다로운 비에드의 마음에 쏙 들었다. 침대에 몸을 누운 비에드는 아름다운 글리아나의 얼굴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이렇게 엘도라도 성에서의 첫날은 지나갔다.

뉴 엘도라도의 외곽 메난 성.

얼마 전에 축성된 그곳은 외성과 일부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지만 아직도 내성은 한창 공사 중인 석성으로,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판단한 준이 베일레 백작과 의논해 뉴 엘도라도에 축성중인 성 중 한곳이었다. 수도 까브에서 뉴 엘도라도에 들어오기 위해서나 엘도라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곳 메난 성을 지나야 했다. 즉, 메난 성은 뉴 엘도라도와 엘도라도의 관문 같은 곳이었다. 차일 후작이 이끄는 병력이 진군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한 베일레 백작은 이곳 메난 성에 3만 명의 병력을 주둔시켰다.

아직 성은 공사 중이라 외성 안에 절반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성 밖에 군막을 설치하고 주둔 중이었다. 차일 후작의 병력이 마블 언덕을 우회하여 돌아오는 동안 준은 포로들을 이끌고 바로 메난 성으로 이동했다.

한편 메난 성의 외성벽 위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병사가 지평선 끝에서 검은 점이 나타나자 집중하여 쳐다보았다. 검은 점은 점점 커지면서 옆으로 퍼졌는데, 입고 있는 가죽 갑옷을 보아 병사가 확실했다.

땡땡땡땡!

“적들이 쳐들어온다!”

“적이다, 적!”

그로 인해 성 곳곳에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경비병의 외침에 메난 성은 비상이 걸렸다. 그에 외성과 외성 밖에 설치되어 있는 군막에서 누워 쉬고 있던 병사들은 깜짝 놀라면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재빨리 움직여 각자 무기를 가지고 군막 밖으로 튀어나와 부대별로 집결해 대형을 이루기 시작했다.

반면 성벽 위에 있던 경비병들은 다가오는 병사들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병사들이 맞는데 그들은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거지?”

한편 외성 밖에 대형을 이루고 있던 병사들 앞으로 보병들이 다가와 멈추었다. 바로 그때 메난 성의 성주 로슨이 외성벽으로 걸어와 병사들이 있는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1만 병사들이 무장해제를 당해 있었던 것이다.

보병들이 땅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그제야 대형을 이루고 있던 병사들도 안도하면서 무기를 아래로 내렸다. 그 순간 병사들 사이로 로브를 입은 몇 사람이 걸어 나왔다.

그리고 이내 선두에서 걸어오던 자가 후드를 벗자 얼굴이 드러났는데 다름 아닌 준이었다. 또한 그의 등 뒤에 있는 자들은 에밀리와 제자들이었다.

“허엇, 저분은 후작각하가 아닌가?”

“그, 그렇습니다, 성주님.”

“으음, 이제야 이해가 가는군.”

땅바닥에 앉은 병사들은 바로 포로들이었다.

그그그긍.

이윽고 도개교가 내려와 다리가 만들어지자 성문 안에서 말을 탄 로슨 성주가 달려 나왔다. 그리고 준의 앞에서 말을 멈춘 로슨 성주는 말에서 내리더니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후작각하, 메난 성의 성주 로슨이 인사 올립니다.”

“하하하! 반갑네, 로슨 성주.”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병사들은 포로들입니까?”

“그렇다네. 차일 후작의 병사들인데 내가 포로로 잡았지.”

“병사들이 땅바닥에 앉을 때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병사들의 무장은 해제시켜놓았으니 이들을 처리하게. 전투마법사 5명은 내가 데리고 들어가 직접 심문하도록 하겠네.”

“예, 후작각하.”

잠시 후, 로슨 성주의 지시로 포로들은 외성 안의 한곳으로 이동되었는데, 그곳은 삼면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입구만 막으면 빠져나오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즉, 무기가 없는 포로를 가두어두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그곳에 포로들을 가두고는 벽 위에서 무장한 병사들이 지켰다. 그리고 지친 포로들에게 우선 물과 빵을 나누어주었다. 그에 배가 고팠던 포로들은 허겁지겁 빵을 먹고 물을 마셨다.

한편 성주의 막사로 들어간 준은 포로로 붙잡힌 전투마법사들을 잘 달래어 수하가 될 수 있도록 회유했다. 현재 그들의 리더는 로튼이었고 나머지 4명은 그의 제자들이었다. 또한 로튼은 5서클 마스터였고 제자들은 4서클 마스터였다.

그들은 에밀리와 그의 제자들과도 약간의 친분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현재 많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였다. 더구나 김준의 엄청난 마법실력을 직접 본 후라 더욱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마음을 알아챈 준은 결정적으로 6서클 마법서를 꺼내 보이면서 설득했다. 즉, 수하가 된다면 6서클 마법서를 수여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을까, 그들은 마침내 그의 수하가 되기로 결정을 내렸고, 마법사의 맹세의식까지 해버렸다.

다음날 오후.

지평선 끝에 차일 후작의 병력이 나타났다. 그들은 천천히 접근해오다가 갑자기 멈추었다. 척후병의 보고를 받은 차일 후작은 약간 황당한 표정으로 말위에서 척후병을 내려다보았다.

“그, 그게 무슨 소리냐?”

“전방에 성이 있었습니다.”

“아니, 언제 성이 축성되었단 말이냐?”

“그,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차일 후작과 수뇌부는 당황했다. 그라드 외곽을 가로질러 엘도라도에 진격하려고 했는데 느닷없이 앞을 가로막는 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관과 전투마법사 아르시온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부관, 성이 있다고 하는데 어찌 된 일이냐?”

“저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최근에 축성된 성인 것 같습니다.”

“으음, 그냥 지나치기엔 뒤가 신경 쓰이는데 어떻게 하지?”

“후작각하, 1~2만 명은 될 테니 성을 함락시킨 후에 진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음, 아무래도 그게 안전하겠지? 좋아, 그렇게 하도록 한다.”

이윽고 전열을 정비한 차일 후작의 군대는 메난 성으로 접근해왔다.

한편 성 밖에 화살촉 모양으로 대형을 이루어 대기 중인 뉴 엘도라도의 병사들은 공격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일 후작은 이렇듯 성 밖에 대형을 이루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피식거렸다. 가소로웠기 때문이다. 겨우 1만 명 정도로 자신의 27만 대군을 상대하려 하다니,

둥둥둥둥.

잠시 후, 성 주변으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진의 외곽에 포진한 방패병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뉴 엘도라도군이 천천히 움직이자 차일 후작이 명령을 내렸다.

“진군의 나팔소리를 울려라!”

“나팔을 울려라!”

빰빠라빰빰~!

차일 후작의 보병들이 나팔소리에 일제히 무기를 치켜들며 진군했다.

“공격하라, 공격!”

“와아아아!”

함성을 지르면서 차일 후작의 보병들은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것을 쳐다보던 뉴 엘도라도군에서도 공격명령이 떨어졌다.

“궁병들은 활을 쏴라!”

“활을 쏴라!”

시시시싯.

그와 함께 바람소리를 일으키면서 화살촉 대형의 중심에서 수백 발의 화살이 하늘로 날아올랐고 화살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달려오던 차일 후작의 보병들에게 떨어졌다.

티티팅, 파팍.

“크아악!”

“아악!”

차일 후작의 방패병들은 방패를 치켜들어 화살을 막아냈다. 하지만 일반 보병들은 방패가 없어 화살에 맞아 고꾸라졌다.

“석궁병들은 적들의 다리를 노려라!”

“하체를 공격하라!”

투투투퉁.

그런 그들의 하체에 수백 발의 퀘럴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그로 인해 앞에서 달리던 병사들이 우수수 쓰러지자, 뒤에서 달려오던 병사들은 피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그대로 그들을 밟고 넘어갔다. 그로 인해 깔린 병사들은 비명을 질렀지만 곧 병사들의 함성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와아아아!”

이윽고 차일 후작의 보병들과 뉴 엘도라도군이 충돌했다. 그리고 혼전이 일어나며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지만 대형을 잘 이룬 뉴 엘도라도군이 조금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들의 화살촉 대형의 가장자리에는 방패병들이 견고하게 대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등 뒤에 포진해 있던 창병들이 긴 창을 앞으로 내지르며 접근하던 차일 후작의 보병들을 찔러 죽였다.

“밀어붙여라!”

“와아아아!”

그로 인해 지휘관들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화살촉 대형은 잘 밀리지 않았다. 그만큼 대형은 튼튼했다.

한편 말 위에서 전장을 내려다보던 차일 후작은 전투마법사 아르시온에게 말했다.

“아르시온 경, 제자들을 동원해 저 대형을 박살 내버리시오.”

그 말에 아르시온이 앞으로 나서자 그의 제자들도 함께 따라 이동했다. 그리고 이내 자리를 잡은 아르시온이 즉시 공격마법을 캐스팅했다.

메난 성의 성벽 위에서 준은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충분하게 자신이 나설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아직은 유리한 입장이었기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후후후, 어디 얼마나 뉴 엘도라도군이 잘 싸우는지 볼까.’

“파이어 볼.”

화르르르.

잠시 후, 아르시온의 양손에 병사 몸통만 한 크기의 불덩이가 생성되었다.

“받아라!”

슈우웅.

그리고 이내 불길이 이글거리는 그 불덩이는 포물선을 그리면서 화살촉 대형의 중간으로 날아왔다.

“방패로 막아라! 어서!”

“방패로 막아!”

그에 화살촉 대형의 중간에 있던 방패병들이 즉시 방패를 머리 위로 치켜들어 방어했다.

콰쾅!

“우우욱!”

“커억!”

“아아악!”

그로 인해 불덩이가 폭발하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 일부는 10여 명의 병사에게 화상을 입혔다.

“파이어 볼!”

그러자 아르시온의 제자들이 이번에는 일제히 파이어 볼을 형성해 날렸다. 그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25발의 불덩이가 날아갔지만 이번에도 역시 방패병들이 방패로 그것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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