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186화 (186/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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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권  공포의 암흑군대

그에 비에드가 속으로 진정 감탄하고 있을 때, 광장 한쪽에 그의 마차가 멈추었고 마차 밖에서 케르만이 문을 열어주었다.

이윽고 비에드가 마차에서 내리자 마중 나온 사람들이 보였는데, 시종과 플레이트 아머를 착용한 기사 11명이었다.

그중 시종 리바드가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백작님, 시종 리바드가 인사 올립니다.”

“반갑네.”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부탁하네.”

비에드는 시종 리바드에게 대답하면서도 시선은 기사들을 향해 있었다. 그런데 그가 보기에 기사들은 소드 익스퍼트 중급으로 대단해 보였지만 단 한 사람은 그렇지가 않았다. 즉, 10명의 기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 높은 기사로 보였다.

눈빛이 깊고 잔잔하며, 언제 어디서든 롱소드를 뽑아 휘두를 수 있는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그런 자세였다.

‘으음, 사제 레드 데빌과 비슷한 경지로 보이는군. 대단해.’

마스터의 제자 레드 데빌은 검술 실력이 오러 블레이드를 시전할 수 있는 소드 마스터였는데, 이곳에서 예상하지 못하게도 그런 자를 보게 된 것이다. 그에 그가 리바드에게 질문을 했다.

“리바드, 기사들 중에서 앞에 서 있는 분은 누구신가?”

“아, 영주성의 경비대장님이신 하그리 님이십니다.”

“그렇군. 가세나.”

비에드는 시종 리바드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그런 비에드의 등을 바라보던 하그리의 눈빛이 순간 번뜩였다.

‘음, 마일드 상단주라고 했는데 주모님과 비교해 비슷할 정도의 강한 느낌이 드는군.’

하그리는 강한 느낌만 드는 게 아니라 뭔지 모르겠지만 사고가 일어날 것만 같은 불길함도 함께 느꼈다.

예전에는 이렇지가 않았지만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면서 육감도 매우 발달해졌고, 위험을 감지하는 느낌도 생겨났다.

‘으음, 너무 불길한 자야. 영주성의 경비를 강화해둬야겠어.’

마블 언덕.

에밀리와 그의 제자들은 준의 마법실력을 보고는 경악했다.

소환마법은 그리 호락호락한 마법이 아니었다. 더구나 몸집이 35미터나 되는 바질리스크를 소환한다는 것은 드래곤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로 알고 있었다.

그런 엄청난 소환마법을 준이 펼치자 9서클 마스터라는 걸 믿지 않을 수 없었고, 어떻게 인간이 9서클 마스터에 올랐는지 불가사의했다. 더구나 20대로 보이는 준이었기에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투 중에 바질리스크가 전투마법사들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자 간단하게 디스펠 매직 마법으로 전투마법사들을 처리해버렸다.

그다음 상황은 예상한 대로 병사들이 도망치면서 전투는 끝이 났다. 소환했던 바질리스크도 준의 마법으로 사라졌다. 인간 같지 않은 그의 마법실력에 에밀리와 그의 제자들은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지글지글.

준은 마법주머니 속에서 꺼낸 불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에밀리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후작각하, 저와 제자들이 엘도라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까?”

“아주 많소. 나는 전투마법사를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할 것이고, 또한 양성된 전투마법사들의 훈련을 위해 훈련소도 마련해줄 것이오. 교수와 교관이 되어 입교하게 될 어린 제자들을 잘 가르쳐주시오.”

“으음, 전투마법사를 위한 아카데미까지 설립 하시려면 막대한 자금도 들어가고 마법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도 많이 입학해야 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자금은 나의 개인재산에서 충당할 것이니 걱정 없소. 또한 엘도라도에는 백만 명이나 살고 있기에 마법에 재능을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없겠소?”

“그래도 평민 중에서 뽑으려면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하하,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구려. 난 평민의 아이들만 가르칠 생각은 없소. 귀족과 평민, 농노, 유민, 노예들까지 포함해서 마법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모두 자격을 줄 것이오.”

“예? 농노와 유민, 노예들까지 말입니까?”

“그렇소. 사실 엘도라도에는 농노와 유민이라는 게 거의 사라졌소, 그들은 나의 명으로 벌써 평민이 되었으니 말이오.”

“아, 정말 대단한 결단이십니다.”

“엘도라도에는 노예들이 조금 있지만 그들도 각종 건설현장에서 의무적으로 5년 정도만 일하면 노예에서 해방되오.”

“그, 그런 것이 정말 가능한 겁니까?”

“안 될 게 뭐가 있겠소, 내가 영주인데 말이오.”

“그건 그렇습니다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신 건지…….”

“노예들에게도 희망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오. 그들은 의무적으로 5년간 건설현장에서 일하지만 식사도 재공하고 일정한 일한 노임도 주고 있소.”

“으음,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을 하시는군요.”

“이런 것들이 엘도라도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오.”

“으음, 엘도라도가 급격하게 발전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게 느껴집니다.”

“에밀리 경과 제자들도 엘도라도에 적응해 살아보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 알게 될 것이오.”

“후작각하의 말씀만 들어도 어떠할지 느껴집니다.”

“하하하, 고기가 다 타겠소. 어서 먹읍시다.”

“예. 잘 먹겠습니다, 후작각하.”

저벅저벅.

지평선 끝에서 대형을 이룬 보병들이 진군해왔다. 그에 마일로 부대장은 긴장했다. 보병 1만에 5명의 전투마법사들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그의 전력은 제법 강한 편이었으나, 상대는 더 강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적은 보지도 못했고, 언제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괴물을 상대해야만 했다.

때문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죽을 맛이었다. 마일로 부대장뿐만 아니라 전투마법사들과 보병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위험하다 싶으면 언제든 후퇴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준은 차를 마시면서 눈에 마력을 불어넣어 이글 아이를 시전했다. 그러자 김준의 두 눈에 진군해오는 병사들의 모습이 자세하게 보였다.

‘후후후, 겁을 집어먹은 병사들이라?’

1만의 보병들이 대형을 이루어 진군해오는 모습은 제법 강하게 보였지만 자세하게 살펴보면 그렇지가 않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흥분과 불안, 겁을 먹은 표정이 역력했다.

갑자기 준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저렇듯 겁을 먹은 1만 명의 보병들을 그냥 죽일 게 아니라 포로로 잡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준은 에밀리에게 말했다.

“저 병사들을 포로로 사로잡을 생각인데 어떻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에밀리의 말은 준을 포함해도 겨우 8명인데 어떻게 1만 명이나 되는 병사들을 상대해 포로로 삼을 수 있냐는 거였다.

“저렇게 겁을 먹은 병사들은 몇 배가 되어도 걱정 없소. 나를 따라오시오.”

두둥실.

준은 말이 끝나기가 모습게 플라이 마법으로 하늘로 떠오른 준은 병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에 에밀리와 제자들은 어쩔 수 없이 플라이 마법으로 떠올라 그의 뒤를 따라 날아갔다.

“으응?”

마일로 부대장은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오는 자들을 발견했다. 동시에 전투마법사들도 준 일행을 발견했다. 그런 그들의 앞에 내려선 준은 병사들에게 외쳤다.

“나는 엘도라도의 영주 프리맨 후작이다.”

준의 외침에 보병들은 당황했다.

그들도 이미 소문을 들어서 준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검술 실력이 소드 마스터이며, 엘도라도를 왕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누구라도 그곳으로 가서 살고 싶게 만든 사람으로 말이다.

웅성웅성.

“모두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그럼 살려줄 것이다.”

그런 그의 황당한 말에 마일로 부대장과 전투마법사들은 기가 막혔다. 보병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에 보병들은 이내 배꼽을 잡고 웃었다. 겨우 8명으로 1만 명이나 되는 병사들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그들은 경악했다.

“허억, 이, 이게……?”

“으헉, 괴물이다!”

“포위되었어, 젠장!”

준이 바질리스크를 두 마리나 소환한 것이다. 또한 붉은 흙괴물도 수백 마리나 사방에서 튀어나와 병사들을 포위했다. 그러자 준은 허리에서 롱소드를 뽑아 들고는 위에서 아래로 한번 내리그었다.

파파파팟.

순간 푸르스름한 빛이 검날에서 나와 땅에 길게 금이 갔다. 오러 블레이드가 검에서 이탈해 이런 장면을 연출한 것이었다. 역시나 소문대로 준은 경악할 만한 수준의 검술 실력자였다.

“항복할 자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금이 그어진 곳으로 이동해라. 아님 나의 검과 괴물들에게 죽을 것이다.”

안 그래도 사기가 떨어져 겁을 먹고 있던 병사들인데, 사방을 포위한 괴물들과 준의 검술 실력에 더 이상 반항하기는 어려웠다.

후두둑.

결국 준의 말에 몇 명이 무기를 내려놓고는 금이 그어진 곳으로 이동해 항복했다. 그러자 서로 눈치를 보던 병사들도 그제야 우르르 이동했다. 천 명도 남지 않은 병사들과 마일로 부대장, 전투마법사들은 더 이상의 전투는 무의미하다는 걸 느낀 것이다. 천 명으로 어떻게 괴물들을 물리친단 말인가?

어쩔 수 없이 마일로 부대장 역시 롱소드를 내려놓고는 항복했다. 그러자 전투마법사들도 마일로 부대장을 따라 이동했다.

이렇게 상황이 변하자 남은 병사들도 어쩔 수 없이 무기를 내려놓고는 전부 항복했다.

준은 이렇듯 전투 한 번 하지 않고 간단하게 병사들을 전부 포로로 삼을 수 있었다. 에밀리와 제자들도 설마 하던 일이 정말로 현실이 되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스윽.

준은 아공간을 열어 병사들의 무기를 전부 순식간에 집어넣었다. 그에 아공간 속으로 무기가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자 병사들은 또 한 번 경악했다. 동시에 정말 항복하길 잘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내 준은 마법의 로프를 이용하여 병사들을 전부 묶었다. 그리고 마력을 거두자 소환했던 바질리스크와 붉은 흙괴물은 간단하게 소멸되었다.

“누가 부대장이냐?”

“접니다.”

이윽고 준의 물음에 마일로 부대장이 대답하자 준은 그를 심문했다. 그러자 이미 포로가 된 마일로 부대장은 숨김없이 모든 것들을 알려주었다.

그에 차일 후작의 본진은 마블 언덕을 피해 다른 길로 돌아서 엘도라도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된 준은 포로들을 이끌고 엘도라도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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