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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권 공포의 암흑군대
불쑥 불쑥.
잠시 후, 누워 있던 병사들의 시체에 마력이 흡수되자 시체들이 두 눈을 붉게 물들이면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무기를 집어 들었다. 그렇게 하나 둘씩 시체가 일어나더니 어느새 무더기로 구덩이에서 기어 나왔다.
그것을 지켜보던 병사들은 다리를 덜덜 떨었다. 공포가 일어날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저벅저벅.
그렇게 다시 살아난 병사들은 천 명 단위로 부대를 편성하더니 진군을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귀기가 느껴지는 붉은 두 눈을 보는 것만으로도 병사들은 공포가 일어났다. 일부의 되살아난 병사는 살점이 떨어지거나 썩어 뼈가 드러나 보였기에 더욱 무서웠다.
마침내 시작된 대규모의 부대가 진군! 그로 인해 소음이 제법 크게 일어났다.
땡땡땡땡.
그로 인해 오크 진영에서 비상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쉬고 있던 오크전사들은 비상 종소리에 무기를 들고 집결했다.
“취익, 인간병사들이 공격해 오고 있다. 대형을 이루어라!”
“취익, 서둘러라, 서둘러!”
그리고 오크전사들이 대형을 이루었을 때, 살아 있는 시체 병사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취익, 공격하라, 공격!”
오크전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튀어나가 시체 병사들과 충돌했다. 그리고 시체 병사들을 전투도끼로 내리쳤지만 이미 한 번 죽은 그들이었기에 그리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반면 시체 병사가 찌른 검에 오크전사들은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오크전사들이 유리할 것 같았던 전투는 시체 병사들이 승기를 잡고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제야 바실 오크 부대장들은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걸 알고는 명령을 내렸다.
“취익, 마법병단을 투입하라!”
“공격하라, 공격! 취익.”
시체 병사들을 향해 나아가는 마법병단의 오크 마법사들은 그들이 정상적인 병사들이 아니란 걸 느꼈다.
“취익, 파이어 볼.”
“취익, 받아라. 파이어 애로우.”
슈슈슈슝.
이윽고 그들이 쏘아낸 수십 발의 화염계 공격마법은 밤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 시체 병사의 몸에 격중되었다.
화르르, 활활.
그로 인해 아무리 고통을 모르는 시체 병사들이라고는 하나 어쩔 수 없이 타버린 그들이었다. 그리고 숯덩이가 된 시체 병사는 그제야 고꾸라졌다.
“화염계 공격마법이 약점이다. 취익.”
“취익, 불로 태워버려라!”
슈슈슈슝.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오크 마법사들이 또다시 화염계 공격마법을 퍼부었다. 그러나 시체 병사들이라서 그런지 지능이 많이 떨어졌기에 대처를 잘 못 했다.
퍼퍼퍽!
화르르르.
하지만 불이 몸에 붙으면서 불길이 타오르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오크전사들을 공격했다. 그에 아무리 두려움을 모르는 오크전사들이라도 이런 모습에는 당황했다. 온몸이 불길에 타오르는 데도 불구하고, 계속 공격해오는 모습에 공포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거였다.
수만을 자랑하는 시체 병사들의 공격에 오크전사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죽은 병사들의 시체에 마력을 불어 넣던 궁정마법사 보덴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상급의 마나석에 들어 있는 마력을 거의 다 소비했고, 일정한 양의 마력을 계속 불어넣다 보니 그만큼 힘이 들었다. 구덩이 속에 있던 병사들의 시체도 이젠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으음, 10만이 넘는 엄청난 병사들의 시체를 되살렸구나.”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시체 병사들이 진격했으니, 틀림없이 오크들의 피해가 엄청났을 것이라 예상했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았던 시체 병사들이 전부 진격하자 상급 마나석에 들어 있던 마나가 전부 소비되어 바닥이 드러났다.
“휴우, 이제 다 처리했구나.”
궁정마법사 보덴은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채채챙, 파팍.
시체 병사들의 활약으로 오크 진영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취익, 목을 잘라라!”
“불화살로 태워라! 취익.”
불로 태워버리거나 목이 떨어져나가야만 쓰러져 움직일 수 없는 시체 병사들이라 오크전사들은 힘겨워했다. 거기다 시체 병사들의 약점을 알아도 쉽게 허용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피해만 늘어났다.
보기엔 닭 잡을 힘도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힘을 겨루어보니 시체 병사들의 힘이 오크전사들을 상회했던 것이다. 거기다 한두 명도 아니고 무려 10만 정도는 되는 시체 병사들이라 그들을 전부 죽이기엔 너무 버거웠다. 그나마 마법병단 소속의 오크 마법사들이 화염계 공격마법으로 시체 병사들을 불태웠기에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다.
“취익, 물러서지 마라!”
“취익, 공격하라, 공격!”
언데드라 할 수 있는 시체 병사들의 공격에 오크 진영은 전체적으로 약간씩 뒤로 밀렸다.
이때, 연합군의 마법병단 소속의 전투마법사들이 2백 명이나 동원되어 일제히 공격마법을 퍼부었다. 그것은 간단한 공격마법이지만 효과적이라 많이 애용하는 매직 미사일이었다.
슈슈슈슈슝.
이내 밤하늘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화살촉 모양의 빛의 마법 미사일이 천여 발이나 오크 진영으로 날아갔다.
매직 미사일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뭐든지 알아서 찾아가 맞출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쏘기 전까지는 지속 시간이 끝날 때까지 마법사를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실제적인 형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것은 결코 목표를 놓치는 일은 결코 없으며, 어떻게든 타격을 입게 될 것이었다.
“취익, 마법이다! 조심해라!”
“취익, 조심해!”
오크 천부장이나 백부장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시체 병사를 상대 하느라 제대로 방어를 할 수가 없었다.
퍼퍼퍼퍽!
아무튼 오크전사들은 시체 병사들과 싸우다가 느닷없이 날아온 매직 미사일에 격중되어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 제대로 먹히는 걸 느낀 전투마법사들은 이번에도 역시 매직 미사일을 형성하여 발사했다.
밤하늘에 빛의 마법 미사일이 날아오자 장관이었다. 하지만 오크전사들에게는 절대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죽음의 빛이었다. 결국 티드 바실 오크 총부대장은 이동 공성탑 위에서 전장을 내려다보다가 지휘봉을 치켜들었다.
“취익, 부관. 전투중인 부대만 남고 나머지 부대는 신속하게 뒤로 물려 전열을 정비시켜라.”
“예, 총부대장님! 취익.”
마침내 절대로 후퇴란 없을 것 같았던 오크 진영의 본진이 서서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물론 전투중인 부대는 그대로 남아서 시체 병사들과 치열하게 싸움을 전개해 나갔다.
두두두둥.
하지만 이내 북소리가 울려 퍼지자 치열하게 싸우던 오크전사들은 재빨리 뒤로 후퇴를 시작했다.
“취익, 후퇴하라, 후퇴!”
“취익, 서둘러라. 서둘러.”
오크전사들은 썰물처럼 신속하게 전장에서 빠져나갔다. 바로 그때, 뒤쪽에서 전열을 정비해 대기해 있던 부대 중 가장 앞쪽에 서 있던 바실 오크 부대장은 즉시 외쳤다.
“취익, 지금이다!”
화르르르.
그의 외침과 동시에 불길이 크게 이글거리는 불의 벽이 형성되었다. 그것은 높이가 무려 10미터에 육박하고 넓이도 5미터는 넘었는데, 바로 오크 마법사들의 화염계 마법 덕분이었다.
두려움을 모르던 시체 병사들도 본능적으로 불을 무서워했다. 때문에 불의 벽을 통과하지는 못하고 앞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나아가는 방향을 종잡지 못했다. 고열의 불의 벽이라 그런지 가까이 오지도 못했다.
“취익, 불화살을 쏴라!”
“쏴라, 쏴!”
시시시싯.
이윽고 불이 붙은 불화살은 일제히 쏘아졌고,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시체 병사들에게 날아가 격중되었다. 그로 인해 순식간에 불길이 타오른 시체 병사는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오크 마법사들도 일제히 파이어 볼을 형성하여 날렸다. 워낙 시체 병사들이 밀집되어 있었기에 특별하게 조준할 필요성도 없을 정도였다.
콰쾅!
폭음이 터지면서 시체 병사들이 무더기로 박살이 나버렸다. 제법 효과를 보자 이번에는 좀 더 강한 마법인 강력한 불꽃의 구가 폭발하면서 주위에 타격을 주는 마법인 파이어 버스트 마법까지 시전했다.
콰콰쾅!
퍼퍼퍼펑!
이로써 시체 병사들의 수가 제법 많이 줄어버렸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이 남아 있었는데, 약 5만 정도는 되어 보였다.
피시시시.
이때 거세게 타오르던 불의 벽이 소멸되어버리자 건너오지 못했던 시체 병사들이 다시 접근해왔다.
“취익, 쏴라, 쏴.”
시시시싯.
오크궁병들은 대기 중이던 불화살을 일제히 발사했다.
그에 시체 병사의 몸에 불이 붙어 불길이 타올랐고, 그런 시체 병사들은 결국 쓰러졌다. 하지만 워낙 수가 많았기에 불화살에 당한 시체 병사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취익, 공격하라! 공격!”
“와아아아!”
오크전사들은 일제히 공격명령에 앞으로 달려 나가 시체 병사와 충돌했다. 이미 한 번의 전투 경험이 있었기에 오크전사들은 개별적으로 싸우지 않고 협공으로 시체 병사를 상대했다. 그러자 쓰러지는 오크전사들의 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그렇게 치열하던 전투도 새벽을 지나 날이 밝아오자 끝이 보였다. 백여 명의 시체 병사가 남아 있었지만 수백 마리의 오크전사들이 협공하여 쓰러뜨렸다.
그러다 마침내 하나의 시체 병사까지 쓰러지자 전투는 일단 그렇게 끝이 났다.
오크전사들은 각자 부대별로 신속하게 모여 전열을 정비했다.
지난밤 시체 병사들과의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오크전사들이 많이 지쳐 있었다.
한편 티드 바실 오크 총부대장은 부관의 보고를 받고는 얼굴이 굳어졌다. 지난밤 사이에 30만이던 부대가 이제는 겨우 14만이 남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무려 16만이 시체 병사들과의 전투로 죽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이렇게도 지평선 끝에 오크 지원병이 나타났기에 안도했다.
연합군 측에서도 시체 병사들의 활약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지친 오크 부대를 향해 공격을 퍼부으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크 지원병이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다.
“으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저들을 전멸시킬 수 있었을 텐데 아깝군.”
연합군 측에는 아쉬웠고 오크 진영에서는 천만다행한 일이었다. 이렇게 오크 지원병이 도착함으로 인해서 전투의 양상은 크게 바뀌게 되었다.
켈로 왕국의 수도 하르툼. 내성 안에는 고위 귀족들의 저택과 왕족의 저택, 또한 국왕의 궁전까지 있었다. 그런데 암흑군대가 쳐들어와 서로 치열하게 싸웠지만 결국 승리는 암흑군대에게 돌아갔다.
원래 켈로 왕국이 이렇게 나약한 왕국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드라비아 왕국으로 공격해온 오크들 때문에 전력의 절반 정도를 파병했던 것이 멸망하게 된 이유였다. 마스터는 잔인하게도 켈로 왕국의 귀족들과 왕족, 국왕까지 전부 궁전의 광장에 모아 놓고서는 죽여 버렸다.
그러고는 암흑군대를 동원해 켈로 왕국의 전 지역을 순회하면서 잔당들을 소탕하는 일에 착수했다. 각 영지에 남아 있는 영지병이라고 해봐야 적게는 백 명에서 많게는 3천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 수로는 절대로 암흑군대의 앞을 막을 수 없었다.
암흑군대는 켈로 왕국을 무너뜨리면서 2개 사단 즉, 2만의 암흑군대 기사들을 잃었다. 어차피 피해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마스터는 1개의 사단 정도만 남아도 다행이라 생각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3개 사단의 암흑군대가 남았기에 좋아했다.
“흐흐, 역시 암흑군대의 무력은 나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어.”
마스터는 3번째 제자인 브라이언 자작과 4번째 제자인 메데인 백작에게서 행정관들과 행정사들을 지원받아 신속하게 왕국을 안정시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