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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권 공포의 암흑군대
채채챙, 파팍.
그러나 용맹한 오크전사들이라고는 하나 연합군 측에서도 나름대로 전략을 잘 세워두었다. 우선 앞쪽에는 방패병들을 세워서 돌격해오는 오크들을 상대하고, 뒤쪽에 대기해 있던 스피어병들이 일제히 긴 창으로 오크들을 찌른다는 작전이었는데, 이 작전은 나름대로는 잘 들어맞아 오크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오크전사들도 전투를 많이 치르면서 나름대로 요령이 생겼다. 그건 바로 무작정 돌격만 하는 게 아니라, 활이나 석궁을 가지고 있는 오크전사들이 측면에서 지원 사격을 퍼붓는다는 작전이었다.
투투투퉁!
그런 그들의 석궁이나 활에 병사들이 화살이나 퀘럴에 격중되어 쓰러졌다.
“크악!”
“아아악!”
그 모습을 이동 공성탑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티드 바실 오크 총부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름대로 적들의 무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명령을 내렸다.
“취익, 돌격대를 후퇴시켜라!”
“예, 알겠습니다! 취익.”
둥둥둥.
그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북소리가 울려 퍼지자 돌격대 오크전사들은 재빨리 뒤돌아 후퇴했다.
그리고 그러기를 얼마 후, 3천 정도의 돌격대 오크전사들만 살아서 진영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7천의 돌격대가 죽어 나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 피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취익, 이동 공성탑을 진군시키고 투석기와 발리스타로 공격하라!”
“예, 알겠습니다! 취익.”
둥둥둥, 둥둥.
그렇게 그들이 진영으로 돌아오자 이번에는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작전이 펼쳐졌다.
쿠르르르.
굉음을 내면서 15미터나 되는 거대한 이동 공성탑 20기가 앞으로 나선 것이다. 그리고 수백 마리의 근육질로 이루어진 건장한 오크 장사들이 이동 공성탑을 밀고 있었다. 오크전사들도 나름대로는 근육질이었지만 이들 장사 오크들과 비교하면 체격과 힘이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시시시싯.
이윽고 수백 발의 화살과 퀘럴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 병사들에게 격중되었다.
“크아악!”
화살이나 퀘럴에 격중된 병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졌다.
그렇게 이동 공성탑에 승차해 있던 오크전사들이 쏜 석궁과 활은 연합군에게 많은 피해를 주었다.
한편 오크 마법병단의 오크 마법사들이 이 이동 공성탑에 승차해 있었는데, 이들은 일제히 공격마법을 캐스팅하더니 공격을 퍼부었다.
“취익, 파이어 볼!”
“취익, 파이어 애로우!”
그에 불길이 이글거리는 사람 머리만 한 크기의 불덩이 백 개가 포물선을 그리며 연합군의 보병들 진영에 떨어졌다. 동시에 불길이 이글거리는 마법의 불화살도 떨어졌다.
콰콰쾅!
“크아악!”
“사, 살려줘! 커억!”
전투경험이 풍부한 오크들이라 그런지 그들은 연합군을 너무나 손쉽게 몰아붙였다. 바로 그때, 측면에서 중장기병들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왔다. 그 수는 적어도 1만은 되어 보였다.
이를 본 오크 천부장들은 깜짝 놀랐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작전이었기 때문이다.
“취익, 화살을 쏴라!”
“마법병단의 마법사들은 어서 저들을 공격해!”
시시시싯.
“취익, 파이어 볼!”
“에어 스피어! 취익.”
콰콰쾅!
이히힝!
잠시 후, 폭발음이 사방에서 울렸다. 그리고 중장기병의 말울음소리가 터짐과 동시에 그들은 옆으로 쓰러졌다. 일부 중장기병들은 고꾸라졌다.
“달려라, 달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그들은 말채찍을 마구 휘두르면서 말 엉덩이를 때렸다. 이에 말들은 전력으로 앞으로 달려 나가 곧장 오크 진영과 충돌했다.
콰지직.
“크아악!”
용맹한 오크전사들도 전력으로 달려온 중장기병들에게는 어쩔 수 없었는지 이내 말발굽에 짓밟힌 오크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둥둥둥, 둥둥.
이렇듯 피해가 늘어나고 있을 때, 오크 진영에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동 공성탑 위에서 전장을 내려다보던 티드 바실 오크 총부대장의 새로운 작전을 펼치려는 것이다.
이윽고 오크 부대는 각 부대별로 나누어지면서 둥근 원형진으로 변했다. 그리고 방패병들은 앞으로 나왔고, 보병들은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다음 방패를 붙이면서 방어를 튼튼히 하자 그들의 뒤쪽으로 창을 든 오크들이 배치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쪽으로는 석궁과 활을 든 오크들이 서서 중장기병들을 공격하기로 했다.
중장기병들은 돌파력이 주 임무였다. 그런데 이렇게 오크 진영이 원형진으로 변하자 피해가 느는 건 안 봐도 뻔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은 퇴각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오크 진영과 연합군 진영은 서로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전투에 임했다. 그러나 결국 오크들의 수가 더 많고 전투력도 뛰어나 석양이 질 때에는 늘 오크들의 승리로 전투는 끝이 났다. 결국 10만에서 겨우 2만 정도만 살아남은 연합군들은 퇴각하여 본진과 합류했다.
본진은 드라비아 왕국의 각 영지에서 타르크 직할령으로 모여든 영지병들과 파병된 켈로 왕국군, 러셀 왕국군을 포함되어 무려 30만이나 되었다.
어쨌든 연합군은 오크들의 무력을 알아보기 위해 10만이나 전투에 동원했지만 결국 패했다. 그것만 보아도 오크 진영의 전력이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마블 언덕. 준과 에밀리, 그의 제자들은 붉은 흙괴물이 보병들에 의해 소멸 당하는 걸 지켜보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전투마법사들의 도움으로 전투에서 승리한 것이었다. 에밀리가 준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아, 아쉽게도 붉은 흙괴물이 전부 소멸 당했습니다.”
“그 정도야 예상하고 있었으니 상관없소.”
“후작님, 그럼 다른 준비도 되어 있다는 말씀입니까?”
“이번에는 제법 강력한 놈을 불러내야겠으니 잘 지켜보구려.”
준은 양팔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는 마법 주문을 중얼거렸다. 그러자 갑자기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하늘에 먹구름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이내 천둥소리가 일어나면서 먹구름 속에서 번개가 번쩍였다.
황무지를 이동 중이던 보병들은 긴장했다. 갑자기 날씨가 급격한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먼 하늘은 그대로인대 보병들이 지나가는 하늘에만 먹구름이 생성되는 게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전투마법사도 누군가 마법을 펼치고 있다는 걸 느끼고는 긴장했다.
파지지직.
얼마 후, 결국 먹구름에서 번개가 땅으로 내리쳤다. 그리고 번개가 몇 번 더 땅에 내리쳐지자 땅이 요동쳤다.
드드드드드.
땅이 요동을 치자 천인대장들은 즉시 병사들에게 외쳤다.
“모두들 조심해라!”
“궁병들과 석궁병들은 장전해둬라!”
쩌어억, 불쑥.
그런데… 갑자기 땅이 갈라지면서 뭔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허엇, 저, 저게……!”
“마, 말도 안 돼… 저게 어떻게……?”
병사들이 놀랄 만도 했다. 땅속에서 튀어나온 것은 다름 아닌 공포의 몬스터 바질리스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주요 서식장소가 사막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황무지에 나타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허억! 누군가 바질리스크를 소환했어.”
“조, 조심해…….”
그에 병사들은 바질리스크와의 거리를 두면서 물러났다.
바질리스크는 뱀의 왕이라고 불리는 몬스터로, 대형 도마뱀인데, 대형 다리가 8개나 있으며, 머리에는 왕의 표시인 계관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몸집은 35미터 정도 되어 보였다.
바질리스크의 가장 큰 특징은 노려보는 상대를 돌로 변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입으로 물어뜯는 공격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보기만 해도 상대방을 돌로 만들어버리는 능력만큼 강력한 것도 없을 것이었다.
또한 그들의 몸에는 독이 있는데, 만일 창으로 바질리스크를 찌르면 창을 통해 독이 몸에 퍼질 정도로 강력한 독이었다.
쿠워어어어.
그런 바질리스크가 포효를 내지르자 병사들은 공포에 젖어 들었다. 그리고 이내 두 눈에서 기이한 빛의 광선이 죽 내뻗어지자 그 광선에 맞은 병사는 그대로 돌이 되어버렸다.
“으아악! 사, 살려줘.”
“크아아악!”
“활과 석궁을 쏘아라!”
“어서 공격해!”
시시시싯.
화살과 퀘럴 수백 발이 날아가 바질리스크에게 격중되었지만 워낙 두꺼운 가죽과 비늘을 가지고 있었기에 대부분 튕겨 나가버렸다. 이런 허접한 공격에 당할 바질리스크가 아니었다.
바질리스크는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는 병사들에게는 눈에서 광선을 내뻗어 돌로 만들어버렸고 가까운 곳에 있는 병사들에겐 입으로 잡아먹거나 아님 8개의 다리를 이용해 움켜쥐어 잡아먹었다. 그에 전투마법사 카잔과 동료들은 재빨리 마법을 캐스팅했다.
“파이어 볼.”
“죽어라, 에어 스피어.”
슈아아앙.
그러자 이내 불길이 이글거리는 불덩이와 압축된 공기의 창이 바질리스크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그것은 바질리스크의 넓은 등에 격중되었다.
쿠워어어어!
등이 따끔거릴 정도의 충격. 그에 바질리스크도 화가 났다.
파지지직.
그에 바질리스크는 돌이 되어버리는 광선을 마구 쏘았다. 하지만 전투마법사들은 에어 실드를 펼쳐 바질리스크가 쏜 광선을 튕겨버렸다. 하지만 병사들은 아니었다.
“아악! 내, 내 몸이 돌이 되고 있어.”
“으악! 사, 살려줘!”
병사들에게 공포가 전염병처럼 순식간에 확산되었다. 천인대장들이 그런 병사들을 진정시키려고 해도 이미 늦은 후였다. 바질리스크가 날뛰는 모습은 장관이었지만 당하는 병사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던 것이다.
병사들의 무기로는 전혀 바질리스크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었으며, 그나마 카잔과 동료 전투마법사들의 공격마법은 약간의 효과는 있었지만 역시 녀석을 죽일 정도는 아니었다.
휘이익!
이내 바질리스크가 거대하고 긴 꼬리를 휘둘러 내리쳤다.
콰쾅!
그것은 구덩이가 파여질 정도로 엄청난 위력이었기에 꼬리에 맞은 병사 수십 명은 피를 내뿜으면서 쓰러졌다.
삐이익!
이때, 호각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병사들은 일제히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쿠워어어어!
그에 바질리스크는 포효를 내지르고는 그런 병사들을 추격하면서 입이나 다리로 잡아채면서 잡아먹었다. 동시에 눈에서 광선을 발사해 달아나는 병사들을 돌로 만들어버렸다.
한편 카잔과 동료 전투마법사들은 병사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플라이 마법으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캐스팅해 두었던 공격마법을 퍼부으면서 바질리스크의 시선을 유도했다. 그리고 번번이 전투마법사들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아 화가 치밀었기에 그들을 공격했다.
쿠워어어어!
바질리스크가 포효를 내지르자 전투마법사들도 두려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심호흡을 하면서 두려움을 떨쳐버리려 애썼다.
“죽어라, 블레이즈.”
휘리리릭.
이윽고 회전하는 거대한 마법의 칼날이 생성되어 바질리스크에게 날아갔다. 그로 인해 두꺼운 가죽과 비늘을 가지고 있었지만 제법 강력한 공격마법이라 바질리스크는 두꺼운 가죽에 상처를 입으면서 피를 약간 흘리며 제법 상처를 입게 되었다.
“효과가 있어. 계속 공격해!”
“죽어, 블레이즈.”
“받아라, 윈드 커터.”
그리고 이번에는 회전하는 칼날과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생성되어 날아가 바질리스크에게 격중되었다.
키아아아악!
제법 고통스러운지 바질리스크가 비명을 질렀다.
그때였다. 이대로 있다가는 바질리스크가 전투마법사들에게 당한다는 걸 느낀 준이 즉시 외쳤다.
“흥, 이대로 당하게만 하지 않겠다. 디스펠 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