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123화 (123/284)

0123 / 0284 ----------------------------------------------

제5권  프리맨의 귀환

‘후후후, 앞으로는 이곳에도 검문소를 설치하고, 인근에 성도 쌓아서 방비를 철저하게 해야겠군.’

천일염으로 막대한 부를 이루고 있었기에 예전에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하였던 각종 사업을 마음먹은 대로 진행하려고 생각했다. 영지로 돌아가서 일단 영지전을 마무리하게 되면 더욱 가속도를 붙여서 영지를 개발하려고 구상 중인 김준이었다.

석화마법으로 뇌의 일부가 손상되어 기억을 많이 잃어버렸었지만 이제는 많이 좋아져서 80%정도까지 회복되었다. 다만 아직 막대한 양의 기억을 정리하지는 못한 상태. 조금만 영지가 안정되면 곧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나머지 20% 정도의 기억들도 천왕대심공을 계속 운용하면 늦어도 1년 정도면 충분하게 기억을 완전히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타탁, 탁탁!

김준은 점심식사를 직접 준비했다. 영지병들과 쥴리아 공주의 호위병들도 김준의 요리 실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은근하게 기대를 하고 있었다.

김준은 밀가루를 반죽해 수타면을 뽑았다. 그리고 큰 냄비에 물을 부어 올려놓은 것이 팔팔 끓어오르자 수타면을 그 속에다가 집어넣고는 삶았다.

면이 맛있게 삶아지자 재빨리 꺼내어 찬물에 넣고 잘 헹구어 물기를 빼면서 한쪽에 잘 내려놓았다. 그런 뒤 그는 솥에다가 기름을 두르고는 각종 채소와 향신료, 고기를 썰어 넣고는 볶았다.

치이이이.

맛있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그는 내용물을 센 불에서 빠르게 볶고 와인을 조금 넣었다.

화르르.

솥에 불이 붙으면서 화려한 요리솜씨가 이어지자 구경하던 자들의 눈이 커졌다. 이런 신기한 장면은 그들도 처음이었다. 김준은 이어 잘 볶아진 재료에 삶아 놓았던 면을 다시 집어넣고는 살짝 볶았다.

고기와 채소를 넣은 볶음면 요리가 완성되자 그릇에 담았고, 시녀 5명 중에서 2명이 테이블에 그것을 차렸다. 나머지 3명의 시녀들은 그릇에 담은 요리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후루룩.

기병들은 김준이 만들어준 요리를 아주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처음 먹어보는 요리였지만 아주 맛있었기에 이들은 숨도 쉬지 않고 허겁지겁 먹었다.

쥴리아 공주도 한 입 넣어 먹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그로는 사이 김준은 이번에는 솥에 기름을 넉넉하게 붓고는 기름의 온도를 높이는 동안에 얇게 썬 고기에 칼집을 넣고, 내리쳐 고기를 연하게 만든 다음에 계란을 풀어 넣은 밀가루 옷을 입혀서는 기름 솥에 넣어 튀겼다.

치이이이.

그는 일단 고기를 한번 튀긴 뒤에 한쪽에 내려놓았다. 워낙 먹을 사람들이 많았기에 양이 많아서 한 번씩 튀기는 것도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그는 익숙한 솜씨로 한 번 튀겨 놓았던 것을 다시 솥에 넣고는 잘 튀겼다. 이렇게 두 번 튀겨 내면 더 바삭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후에는 소스를 만들었는데, 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서 벌꿀을 넉넉하게 넣었다.

직접 만든 도자 접시에 방금 만든 탕수육을 담아낸 김준이 직접 접시를 들고 테이블로 가져와 내려놓았다.

“공주님, 탕수육이라는 요리인데 한번 드셔 보십시오.”

“탕수육이라고요?”

“예, 공주님. 돼지고기를 튀겨 소스를 뿌린 간단한 요리이지만 입에는 맞으실 겁니다.”

김준의 설명에 쥴리아 공주는 탕수육을 하나 집어서 먹어 보고는 눈이 커졌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게 정말 맛있었다.

“아, 정말 너무 맛있어요.”

“넉넉하게 있으니 맛있게 마음껏 드십시오.”

“고마워요 후작님!”

탕수육과 볶음면을 넉넉하게 만들어 두었기에 병사들도 알아서 가져다 먹었다.

김준이 만든 두 가지 요리는 무척 맛이 좋았기에 제법 많은 양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이나 버렸다. 그렇게 이들은 맛있는 점심을 먹고는 알아서 설거지를 했다.

따라라라라~.

그러는 사이 뮤직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유시인의 노랫소리가 주위의 경관과 어울려 분위기를 한층 더 좋게 만들었다.

쥴리아 공주와 김준, 공주의 호위대장이며 기사인 호리슨은 식사의 마지막 순서인 디저트로 각종 과일과 향긋한 프릴리아차를 마셨다.

“아, 향기가 정말 좋은 차네요.”

“프릴리아라는 차입니다. 공주님.”

“처음 마셔보는 차인데 좋은 차였어요.”

“감사합니다. 공주님.”

프리맨(김준) 후작과 쥴리아 공주가 나누는 대화에 기사인 호리슨은 감히 끼어들 수 없었기에 듣기만 했다.

“맛있는 요리도 잘 만드시고, 정말이지 후작님께서는 검술만 훌륭하신 게 아니라 다방면으로 능력이 뛰어나세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공주님.”

“어떤 것으로 또 놀라게 해줄지 기대할게요.”

당돌한 쥴리아 공주의 말에 김준은 약간 당황했지만 웃음으로 넘겼다.

차를 마시면서 쥴리아 공주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 정말 너무 멋진 후작님이야. 어떻게 해서든지 꼭 나의 남자로 만들겠어.’

물론 김준은 다르게 생각했다.

‘으음, 이거 자꾸만 공주가 부담을 주네?’

그들은 소화도 시킬 겸 해서 30분 정도 더 쉬었다가 다시 영주성을 향해 출발했다.

켈로 왕국의 동남부에 있는 쿠아바 자작령.

북쪽으로 올라가면 페드린 왕국이 있고, 자작령의 남쪽에는 바로 러셀왕국의 북부국경이 있다.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영지는 바로 러셀왕국의 북부에서 가장 영향력과 세력이 큰 메데인 백작령이 있었다.

쿠아바 자작령은 영지의 절반은 제법 높은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었기에 농사할 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이다. 자연히 켈로 왕국에서도 낙후된 영지로 알려진 곳이었다. 그러나 이곳에는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었다.

협곡 속에는 거대한 지하 동굴이 존재했는데, 마스터가 50년 전에 이곳에 마법을 이용해서 더욱 넓은 곳으로 만들었다.

마스터가 지하 동굴을 은밀하게 만든 것은 이곳에서 암흑군대를 조직해 훈련을 시키려고 계획했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마스터는 은밀하게 이곳에서 암흑군대를 조직해 훈련을 시켰다. 또한 쿠아바 자작을 정신계 마법을 이용해서 자신의 충실한 부하로 만들었고, 마스터는 쿠아바 자작의 먼 친척으로 알려지도록 해두었다.

그렇기에 암흑군대에 관해서 소문이 퍼져 나가지 않았고, 또한 협곡으로는 영지민들에게 금역으로 선포했기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 하게 했다. 사냥꾼들이나 약초를 캐러 협곡으로 은밀하게 들어간 자들은 전부 돌아오지 못했다.

영지민들은 이들이 몬스터에게 잡아먹혔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영지민들은 이곳 협곡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마스터에게는 암흑군대가 늘어나게 되었고, 현재는 4개 사단, 즉 4만 명의 암흑군대가 편성되어 훈련을 받고 있었다.

마스터의 목표는 5개 사단, 5만 명으로 켈로 왕국을 무너뜨리고, 자신만의 왕국을 개국하는 오랜 야망이었다.

켈로 왕국은 30만 명이나 되는 병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만약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20만 명 정도의 추가 병력을 끌어 모으게 될 것이다.

암흑군대 4개 사단, 즉 4만 명이 켈로 왕국군 50만 명과 서로 전쟁을 하게 되면 쌍방이 다 패하고, 서로 상처를 입게 되기에 마스터는 자신의 왕국을 건국할 수 없게 된다. 암흑군대를 최소 5개 사단, 즉 5만 명은 되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더라도 켈로 왕국에서 주변 왕국인 페드린 왕국과 러셀왕국에 지원병을 요청하면 모르긴 몰라도 15만 명씩 30만 명 정도는 바로 파병될 것이다. 그럼 마스터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그걸 방지하기 위하여 제자를 두었고, 정치적으로 이웃 왕국에서 파병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우선으로 마스터는 암흑군대를 5개 사단, 5만 명을 준비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3년 정도만 더 노력하면 암흑군대가 5개 사단, 5만 명이 된다.

그러던 중 마스터가 김준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서 암흑동굴로 도망쳐와 폐관수련에 들어갔다. 말이 좋아 폐관수련이지 실상은 치명적인 부상을 회복하려는 것이다.

저벅, 저벅.

암흑동굴 속으로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신장이 2미터나 되는 자가 앞장서고, 그 뒤를 근육질의 남자가 뒤따랐다.

앞장서서 걸어가는 자는 마스터의 6번째, 막내제자인 칼리였고, 뒤에서 따라오는 자는 5번째 제자로 레드 데빌이라 불렸다. 그리고 그는 바로 아리안느 소공녀의 기사였던 한스였다.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갔었던 한스가 어떻게 살아있고, 마스터의 제자가 된 것인가.

“사형,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소드마스터가 되셨군요.”

“고맙다. 사제, 이제야 소드마스터가 되었어.”

“마스터께서 아주 기뻐하실 겁니다.”

“그럴 것이다. 헌데 어쩌다가 마스터께서 암흑동굴 속에 계신 것이냐?”

“사형께서는 검술수련을 하신다고 잘 모르셨겠지만 제가 제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3번째 사형의 영지(브라이언 자작)에서 마주쳤던 자(김준)와 대결을 하시다가 심각한 부상을 당하셨습니다.”

“으음, 도대체 어떤 자이기에 마스터께 부상을 입혔을까?”

“저도 한 번 그자와 겨루어 보았는데, 제가 3초식을 제대로 받아낼 수 없을 정도의 강자였습니다.”

“으음, 하긴 그 정도의 실력자였기에 마스터께서 잠깐 방심 하시다가 부상을 입으셨겠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부상을 치료 중이십니다.”

“허허, 믿어지지 않는구나. 도대체 얼마나 심각한 부상을 입으셨기에?”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릅니다. 일단 마스터께 가보면 지금보다 조금 더 알 수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어느새 철문 앞에까지 도착했다. 칼리가 철문을 향해 외쳤다.

“마스터, 칼리이옵니다.”

“흐흐흐, 칼리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마스터, 저와 다섯째 사형이신 레드 데빌과 함께 왔습니다.”

“정말 레드 데빌이 왔느냐?”

“예, 마스터. 저 레드 데빌이 인사 올립니다.”

“흐흐흐, 그럼 검술은 완성한 것이냐?”

“그렇습니다. 마스터, 오러 블레이드를 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오, 장하구나. 네가 소드마스터가 되었다니 나는 정말 기쁘구나.”

“마스터께서는 언제 그곳에서 나오십니까?”

“으음, 상처가 깊어 아직 더 이 안에 있어야 할 것 같구나.”

“마스터의 복수를 제가 하고 싶습니다.”

“말은 고맙다만 그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거야 정보길드에 의뢰하면 위치를 알 수 있을 겁니다.”

“나도 그건 알지만 직접 내 손으로 놈의 숨통을 끊어 놓고 싶구나. 너는 할일이 있다.”

“마스터, 그게 무엇입니까?”

“칼리와 넌 메데인 백작령으로 가서 자금과 노예들을 이끌고 와라.”

“사형인 메데인 백작에게 말입니까?”

“그렇다. 노예들은 암흑군대에 쓰일 것이고, 자금의 일부는 이곳에서 쓰고, 나머지는 너희들의 셋째 사형인 브라이언 자작에게 건넬 것이다.”

“으음, 알겠습니다. 마스터!”

“너희들의 책임이 막중하구나. 실수 없이 잘 처리하고 돌아오너라.”

“예, 마스터.”

레드 데빌과 칼리는 철문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일어나더니 뒤돌아 나왔다. 멀어지는 그들의 기운을 느끼면서 마스터는 철문 안에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흐흐흐, 나의 제자 2명이 갈 것이니 잘 처리해줄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 한구석이 불안한 거지?”

운명적으로 마스터의 강력한 천적이 나타나 꼭 방해할 것만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니기에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두두두두.

경쾌하게 말들이 달려 나가고 있었으며, 이들의 뒤에서 따라오는 귀족의 마차 한대와 짐마차 5대도 여유로워 보였다.

“영주성이 보입니다.”

선두에서 달리던 베일레 자작의 영지병이 크게 외쳤다. 그제야 사람들도 앞쪽을 쳐다보았고,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우뚝 솟아 있는 영주성을 보게 되었다.

원래 베일레 자작은 영주성이 없이 저택을 하나 가지고 있었지만 김준이 양아들이 되면서 천일염을 개발하더니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영주성을 신축했다.

아직 내부의 공사가 약간 남아 있었지만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었다. 신축되고 있는 베일레 자작의 영주성 부근에는 영지민들의 마을이 대규모로 신축되고 있었다. 각종 공사에 동원되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인력만 해도 3만 명 정도 되었다.

쥴리아 공주는 영주성을 향해 나가가면서도 영지민들의 마을이 길 양쪽으로 잘 조성되고 있는 걸 보고 물었다.

“후작님, 영주성 앞에 조성되고 있는 게 분명 영지민들의 마을이죠?”

“그렇습니다. 공주님.”

“영주성으로 진입하는 길가에 마을을 조성하면 불편하지 않은가요?”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도로가 동시에 마차가 8대가 나란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그렇게 보이는군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