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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116화 (116/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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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  프리맨의 귀환

제법 길었던 식사가 끝나고 김준과 쥴리아 공주는 차를 한 잔씩 마셨다.

“아…차 맛이 좋군요. 안 그래요?”

“맞습니다. 공주님“

“영지는 어떤 곳인가요?”

“글쎄요. 까브처럼 거대한 곳이 아니지만 아름다운 바다가 있습니다.”

“난 한 번도 바다를 보지 못하였는데 그렇게 좋아요?”

“끝없이 펼쳐져 있고, 하늘과 같은 푸른빛이라 무척 아름답습니다.”

“아… 빨리 보고 싶군요.”

“며칠만 더 가면 도착하니까 그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이번에 따라오기를 잘한 것 같아요.”

“그러셨다면 다행입니다.”

식사를 마친 김준의 영지 기병들과 공주의 호위병들은 서둘러서 야영했던 것들을 수거했다.

“출발한다, 출발!”

선두에는 영지 기병들이 가운데에는 공주의 마차와 짐마차 행렬이 이어졌고, 그런 마차 주위에는 호위병들이 후미까지 이어져 있었다.

휘이이이!

거센 바람이 흙먼지를 이끌고 다가와 저편으로 사라졌다.

메마른 주위의 땅은 돌멩이가 많고 황무지였다.

이런 땅은 농사도 전혀 되지 않고 쓸모가 없었는데, 이곳에 누군가 있었다.

그들은 들키지 않도록 땅을 파고 구덩이 속에 숨어 위에는 방패로 흙을 덮어 위장했다.

워낙 잘 은신해 있었기에 유심히 보더라도 모를 정도였다.

이런 구덩이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약 백여 개나 되었으며, 길가에 잘 위장하여 은신해 있다가 누군가를 습격하려고 했다.

이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어서 정체를 알 수 없었으며, 누군가의 밀명으로 이곳에 은신해 있는 것이었다.

콰두두두!

지평선 끝에서 말과 마차가 나타났다. 메마른 땅이라서 그런지 흙먼지가 제법 많이 일어났다.

이들은 까브에서 출발한 지 겨우 이틀째인 김준과 쥴리아 공주 일행이었다. 사정거리에 들어왔다고 판단한 이들은 일제히 땅에서 쏟아져 나오면서 가지고 있던 크로스 보우로 공격했다.

슈슈슈슝!

커억, 아아악!

기습공격에 퀘럴을 맞은 영지 기병들과 호위병들은 말에서 떨어졌다. 근접거리에서 기습공격을 당하였기에 방어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 큰 피해를 낳게 된 이유였다.

“적들이다, 막아라!”

“선두는 포위망을 뚫어라. 어서!”

슈슈슝!

퀘럴을 날리면서 다가온 이들은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꺼내어 휘둘렀다.

채채챙, 파팟!

“크억, 아아악!”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김준의 영지 기병들과 쥴리아 공주의 호위병들이 흑의인들이 휘두른 칼에 맞아 말에서 우수수 떨어졌다. 선두의 영지 기병들은 지나치다가 급하게 말머리를 돌려 동료들을 도와주었다.

호위병들은 최우선 과제가 쥴리아 공주의 신변 안전이었기에 20명 정도는 마차를 호위하면서 그대로 달리게 했다. 나머지는 말머리를 돌려 동료들을 도우러 달려갔다.

이때 측면 쪽에서 말을 탄 흑의인들이 공격해왔다.

그들은 200명 정도 되었는데, 말을 타고 달려오면서도 달아나고 있는 마차를 향해 활을 쏘거나 크로스 보우로 퀘럴을 날렸다.

이미 기습에 대비하고 있는 영지 기병들과 쥴리아 공주의 호위병들은 손방패를 들어 날아오는 화살이나 퀘럴을 막아내었다.

채채챙, 파팍!

기습 공격해온 흑의인들에게 인원의 열세를 당하고 있어서 이러다가는 전멸할 것 같았다. 잘 달려 나가던 쥴리아 공주의 마차가 갑자기 멈추었다.

덜컹!

마차의 문을 열고 김준이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

슈슈슝!

그런 김준을 향해 퀘럴 3발이 날아왔다.

티티팅!

퀘럴 3발은 모두 보호막에 가로 막혀 튕겨졌다.

츄츄츄츙!

김준의 손에 들려진 작은 막대기에서 매직 미사일이 10발이나 발사되어 쥴리아 공주의 마차로 접근하던 흑의인들에게 날아갔다.

퍼퍼퍼퍽!

크악, 아아악!

말을 타고 접근하던 이들은 매직 미사일에 맞아 말에서 떨어졌다.

“너희들은 마차를 지켜라!”

“예, 알겠습니다.”

영지 기병 14명과 호위병 22명은 쥴리아 공주의 마차를 병풍처럼 둘러쌌다.

츄츄츄츙!

김준은 걸어가면서 매직 미사일을 마구 발사했고, 가까이에서 싸우고 있던 흑의인들에게 날아갔다.

티티팅, 파팟!

“으아악, 커억!”

날아오는 매직 미사일을 확인한 자들은 검을 휘둘러 매직 미사일을 막아 내었지만 등을 돌리고 있었거나 시선을 놓친 자들은 어김없이 날아든 매직 미사일을 맞고는 쓰러졌다. 그것으로 보아 매직 미사일을 막아낸 흑의인들은 제법 검술을 익힌 자들로 보였다.

“너희들은 누군데 공격 하느냐?”

흑의인들은 대답 대신 공격을 해왔다. 하긴 이렇게 정체를 숨기려고 기습공격해온 자들이 정체를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었다.

스윽!

매직 미사일이 걸려있는 마법의 아티팩트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었고, 수십 발의 매직 미사일이 생성되어 흑의인들에게 날아갔다.

콰콰콰콰!

매직 미사일의 집중적인 난사에 이런 상황을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흑의인들은 눈이 커졌다.

“허억, 피…피해!”

퍼퍼퍼퍽!

크악, 아아악!

수십 발의 매직 미사일이 날아 왔고, 절반 정도는 겨우 칼을 휘둘러 막아내었지만 그렇지 못한 자들은 그걸 맞고 쓰러졌다.

쉬이잇, 파팟!

순식간에 경공술로 흑의인들에게 접근한 김준은 허리에 차고 있던 롱소드를 꺼내들고는 번개의 검술을 화려하게 펼쳤다.

스팟, 가가각!

워낙 빠른 검술이라 흑의인들은 미처 막지도 못하고, 가슴을 베이면서 쓰러졌다. 마치 휘두르는 검에 몸을 들이미는 듯한 착각마저 일었다.

기습공격 한 흑의인들 중에서 70명 정도가 순식간에 김준에게 쓰러졌고, 나머지는 영지 기병들과 쥴리아 공주의 호위병들과의 싸움으로 50명 정도가 쓰러졌기에 사기가 급격하게 저하 되었다.

김준은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는 흑의인들에게는 매직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공격했고, 근처에 있는 자들은 자신의 롱소드를 휘둘러 쓰러트렸다.

“크악, 아아악!”

흑의인들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이런 상태로는 전멸을 면치 못한다고 인식해서인지 흑의인들 중에서 누군가 외쳤다.

“안 되겠다. 후퇴하라, 후퇴!”

안 그래도 후퇴 명령만 기다리고 있던 흑의인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김준의 영향으로 사기가 높아진 영지 기병들과 쥴리아 공주의 호위병들은 달아나는 흑의인들의 뒤를 추격했다.

“놈들을 쫓아가지 마라!”

김준은 내공을 실어 외쳤고, 그 외침에 흑의인들을 추격하던 자들이 더 이상 쫓아가지 않고, 되돌아왔다.

“호든은 어서 피해상황을 파악하라!”

“예, 알겠습니다.”

쥴리아 공주의 호위대장인 호리슨도 호위병들의 피해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호든이 김준에게 다가와 피해사항을 보고했다.

“후작님, 19명이 사망했고 7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만 말을 타고 이동하기엔 어려워 보입니다.”

“으음… 피해가 왜 이렇게 큰가?”

“적들이 은신해 있다가 갑자기 기습공격 해온 것이기에 이렇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영지까지는 10일 정도 더 가야 하는데 이렇게 하다가는 전멸하겠다. 오늘 이후로 각별히 주위를 줘서 기습공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쥴리아 공주의 호위대장인 호리슨도 김준에게 다가와 보고했다.

“호리슨, 피해사항을 보고해 보게.”

“예, 후작님. 46명이 죽었고, 24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부상자들은 말을 타고 갈 수 있겠나?”

“5명 정도는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제법 큰 검상을 입었기에 아무래도 짐마차로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으음… 그럼 나의 영지 기병들과 함께 부상자들은 전부 짐마차에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게.”

“예,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적들의 신원은 알아보았나?”

“정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다만 제대로 훈련을 받은 자들 같습니다.”

“으음… 하긴, 기습공격 하는 것과 검술을 펼치는 걸 보니 제법 강한 자들이었어.”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죽은 자들의 소지품을 챙기고, 한곳으로 모으도록 하게. 몬스터가 뜯어먹게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 화장이라도 시켜주고 떠나야겠어.”

“예, 바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김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차로 되돌아왔다.

창문으로 보고 있었던 쥴리아 공주는 그제야 안심이 되는지 마차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이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쥴리아 공주님.”

“아…다행이에요. 그런데 그들의 정체를 알아내었나요?”

“정체를 파악할 물건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정체를 알아낼 수는 없을 것 같군요.”

“그렇습니다. 시간도 없고요.”

시신을 수습하느라 제법 시간이 걸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영지 기병과 호위병, 흑의인 순서로 세 곳에 시신을 모았다.

활활활!

불길이 거세게 타올랐다. 노린내와 연기가 자욱하게 일어났다.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을 보면서 김준은 생각했다.

‘으음… 영지까지 가는 동안에 또 적들이 공격해올 것인데 걱정이군.’

수하들이 죽은 걸 바라보자 마음이 무거웠다. 화장하는 동안에 이들은 휴식했고, 부상자들은 상처를 치료했다. 그런 후에야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부상자들 때문에 더욱 이동속도가 느려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쾅!

거세게 테이블을 내리친 차일 후작은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오른편에 앉아 있던 에모르슨 백작이 말했다.

“진정하십시오. 후작 각하!”

“그러게 내가 뭐라 하던가? 레인져들에게 프리맨 그자는 소드마스터이기에 각별히 조심하라고 하지 않던가?”

“리미슨의 보고에 의하면 그자에게는 아티팩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티팩트라니 그게 무슨 소린가?”

“매직 미사일을 세긴 아티팩트라고 하는데, 한 번에 30여 발씩 발사되었다고 합니다.”

“뭐라? 그렇게 많이 발사되는 아티팩트도 있었나?”

“저도 놀랐습니다만 그런 아티팩트라면 충분히 위협적인 무구입니다.”

“으음… 기습공격을 해 피해를 입히고 물러나라고 했더니만 이러면 곤란한데?”

“그래도 아직 영지까지 가려면 시간은 충분합니다. 지속적으로 기습공격 한다면 충분히 쥴리아 공주를 죽이거나 부상을 입힐 수도 있을 것입니다.”

“흐흐…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의 목적은 손쉽게 달성되는데 말이야.”

“어쨌든 아직 3번의 기회가 더 있으니 그때까지 기다려보시지요.”

“흐흐… 그러지. 내가 너무 흥분했었어, 미안하네.”

“아,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하니 신경 쓰시지 마십시오.”

“알겠네. 우리 술이라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어떤가?”

“하하! 안 그래도 술을 얻어먹을까 하고 온 것입니다.”

“그런가? 자네라면 언제든 환영이라네.”

“오늘은 취하도록 마셔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알았네. 나도 오늘은 취하고 싶군.”

“차남인 다비든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포션을 복용했기에 상처는 나아졌네만 정신적인 충격이 크니 그게 걱정이야.”

“음… 그럴 것입니다. 검술의 천재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에 그자에게 당했으니 말입니다.”

“놈이 소드마스터였을 줄 누가 알았겠나?”

“그럼요. 모두들 그것 때문에 난리입니다.”

“이번의 일로 놈의 인지도만 높여 주었어,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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