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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104화 (10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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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프리맨

준이 외쳤다.

“스톤과 대지는 나와서 저들을 막아라, 어서!”

츠츠츠츠.

-예, 주인님.

-알겠습니다, 주인님.

휘리리릭, 처척.

자아를 가지고 있는 10m의 신장의 스톤 골렘 스톤은 즉시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대지의 골렘인 대지도 자신의 몸에 숨겨져 있던 대지의 골렘 99기를 꺼내어 마르시아와 쿠퍼를 가로막았다.

골렘이 그들을 막을 동안 준은 마법의 벽을 깨뜨리기 위하여 양손에 막대한 마력을 일으켜 천천히 앞으로 내밀었다.

츠츠츠츠.

마법의 벽이 준의 마력에 영향을 받아 약간 출렁거렸다.

“후후, 골렘들이 조금만 더 시간을 끌어주기만 하면 된다. 흐읍.”

준은 더 많은 마력을 내뿜어 마법의 벽을 깨뜨리려고 노력했다.

마르시아와 쿠퍼는 치료 마법을 펼치면서 더블 캐스팅으로 골렘들을 날려버렸지만 수가 많기 때문인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시간이면 준이 마법의 벽을 깨뜨리고 경옥 원석에 접근해 신의 선물을 차지한다는 데 있었다.

쿠퍼는 즉시 스테프를 머리 위로 치켜들면서 외쳤다.

“취익… 마법의 식물이여, 저자를 사로잡아라, 취익!”

스르르, 츠츠츠.

준이 서 있던 붉은 모래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덩굴식물의 줄기가 순식간에 자라나면서 준의 몸을 칭칭 감았다.

준은 즉시 이것부터 처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있는 마법의 벽을 먼저 깨뜨려야 한다는 생각에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되었다.

“이…이것들이 정말…….”

마르시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브레스를 내뿜었다.

화르르르.

강력한 레드드래곤의 브레스 공격에 이글거리는 불길이 준에게 빠르게 날아왔다.

보통 때 같았다면 경공술이나 마법으로 충분하게 벗어날 수 있었겠지만 마법의 덩굴식물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제길, 이것들을 먼저 제거해야 했는데, 실수했군. 앱솔루트 배리어!”

츠츠츠츠.

준은 앱솔루트 배리어를 펼치더라도 드래곤의 브레스 공격을 전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으로써는 이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미처 예상치 못한 것이 있었다.

마법의 덩굴식물 때문에 앱솔루트 배리어가 방해를 받아서 평소의 절반밖에 방어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화르르르.

앱솔루트 배리어가 화염의 브레스를 막아내고는 있었지만 고열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다.

치이이이.

준의 피부가 화상을 입기 시작했다.

“크으으… 젠장, 스톤과 대지는 어서 나를 보호해다오.”

준의 호출에 스톤과 대지는 즉시 헤이스트 마법을 펼쳐 화염의 브레스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대지의 골렘들 중 일부가 화염의 브레스 앞을 몸으로 가로막았다.

치이이익.

워낙 고열의 불길이라서 그런지 대지의 골렘들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그것으로 화염의 브레스가 많이 약해져 스톤과 대지가 충분히 마력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준은 제법 화상을 입었지만 마법의 덩굴식물부터 처리했다.

강력한 마력으로 마법의 덩굴식물을 몸에서 떼어내자 마법의 벽에 다시 마력을 불어넣어 깨뜨리려고 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자신과 비교해도 전혀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 둘을 순간적으로 잊은 것이다.

“취익… 죽어버려라… 파워 워드 킬!”

츠츠츠츠.

쿠퍼가 먼저 말과 의지로 생명체를 죽여 버리는 절대마법을 펼쳤다.

너무나 급작스럽게 펼쳐진 절대마법이라 준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도 그냥 당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모든 마력을 몸 밖으로 내뿜어 몸을 보호했다.

자신의 마력을 이용하는 것이기에 앱솔루트 배리어보다 훨씬 강력한 방어였다.

울컥.

마력으로 방어를 했지만 상대가 펼친 것은 절대마법이었다. 그렇기에 죽지는 않았지만 중상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그때, 마르시아의 용언마법이 펼쳐졌다.

“큭큭, 역시 대단해. 하지만 여기까지야. 파워 워드 킬!”

치명적인 절대마법이 시간차 공격으로 이어질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푸화확!

이미 쿠퍼가 펼친 절대마법의 영향으로 중상을 입어 마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더욱 강력한 드래곤의 용언마법으로 펼친 파워 워드 킬까지 더해지자 준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크으으, 너무 방심했구나… 하지만 이 정도로 죽을 수는 없어. 섀도, 신의 선물을 가져와라.”

준의 외침에 붉은 모래에 은신해 있던 그림자 가디언 섀도가 경옥 원석 앞에 스르륵 일어나더니 마법진이 새겨져 있는 유리 용기의 뚜껑을 열어 내밀었다.

슈아아악.

신의 선물이 순식간에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뚜껑을 닫아 일시적으로 봉인했다.

스스스스.

섀도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자신의 아공간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이…이런!”

“취익… 어떻게 이런 일이!”

마르시아와 쿠퍼는 자신들의 두 눈으로 보고서도 믿을 수 없었는지 멍한 표정이었다.

섀도가 준의 호출에 나타나 신의 선물을 용기에 담아 사라진 것은 눈을 한 번 깜빡거릴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기에 미처 손쓸 틈이 없었다.

신의 선물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었다.

스톤과 대지는 마력이 거의 고갈되었기에 자신들의 아공간으로 사라져버렸다.

스윽.

준은 뒤돌아섰다.

입가에는 붉은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절대마법인 파워 워드 킬에 두 번이나 격중당한 준이기에 당장 상처를 치료한다고 해도 얼마나 요양해야 할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 강력한 적들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에는 웃음이 피어나고 있었다.

흠칫.

마르시아와 쿠퍼는 이미 죽어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준이 웃음을 보이자 은근히 불안해졌다.

“큭큭, 이런 상황에서도 웃고 있다니 정말 대단한 인간이구나.”

“취익… 신의 선물을 강탈해가다니… 죽여주마, 취익.”

준의 왼쪽에서는 마르시아가 걸어서 접근 중이었고, 오른쪽에서는 쿠퍼가 접근해오고 있었다.

‘후후, 내 비록 중상을 입었지만 섀도가 신의 선물을 입수해 아공간에 들어가 있으니 이젠 내가 이곳을 빠져 나가기만 하면 되겠군.’

“큭큭, 잔머리는 쓰지 않는 게 좋아. 이미 주위에 마력장을 펼쳐놓았기 때문에 워프나 텔레포트 마법은 펼칠 수 없게 되었거든.”

“취익… 너를 죽이고 신의 선물을 다시 회수하겠다, 취익.”

스윽.

준이 품속에서 주먹크기의 검은 구슬을 하나 꺼내었다.

멈칫.

마르시아와 쿠퍼는 다가오다가 멈추었다.

준이 들고 서 있는 검은 구슬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후후후, 제법 뜨겁고 매울 거야.”

투웅.

준은 손가락으로 검은 구슬을 튕겨 날려 보냈다.

이미 공격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던 쿠퍼가 먼저 외쳤다.

“그럴 줄 알았다, 취익… 썬더 캐논(Thunder cannon)!”

번쩍!

강력한 전기의 광선이 준에게 쏘아졌다.

마르시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돌이 되어버려라, 플래쉬 투 스톤(Flash to stone)!”

번쩍!

맞으면 무엇이든 돌이 되어버리는 아주 무서운 석화 광선이 준에게 쏘아졌다.

콰쾅!

그러나 준이 던진 검은 구슬이 먼저 대폭발을 일으켰다.

폭발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주위 150m가 온통 폐허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검은 연기가 자욱해 전혀 주위가 보이지 않았다.

폭발력의 영향으로 마르시아가 펼쳐놓았던 마력장이 깨어졌다.

준은 워프 마법을 펼칠 수 있었다.

“나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켜다오. 워프!”

스스스스.

준의 몸이 먼지처럼 흩어지고 있을 때였다.

쿠퍼가 날린 강력한 전기의 광선이 준의 옆구리에 격중되었다. 그리고 곧 마르시아가 펼친 석화 광선이 오른쪽 종아리에 격중되어 석화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은 워프 마법으로 사라져버렸다.

“끄으으… 신의 선물을 빼앗겼어, 취익.”

검은 구슬의 대폭발에 휘말린 쿠퍼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중상을 입었기에 그만 그 자리에 쓰러졌다. 기절해버린 것이다.

마르시아는 기절한 쿠퍼를 한 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은 드래곤이라 쿠퍼보다는 조금 나았지만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있었다.

“크으… 내가 인간에게 이런 상처를 입다니… 젠장, 한동안은 레어에서 요양해야겠군. 오늘의 이 치욕은 반드시 되돌려주겠다! 기다려라!”

스스스스.

자신의 레어로 워프 마법을 펼쳐 사라져버렸다.

신의 선물을 입수하고 신의 아티팩트까지 전부 획득하는 거창한 유희를 계획했는데, 시작부터 이렇게 틀어지면서 심각한 부상만 입고 자신의 레어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스윽.

마르시아가 워프 마법으로 사라지자 기절해 있던 쿠퍼가 힘겹게 일어났다.

그는 기절해 있는 줄 알았는데, 몸을 다시 일으킨 것으로 보아 분명히 마르시아를 속이기 위해 연기한 것이었다.

비틀거리면서도 경옥 원석으로 걸어간 쿠퍼는 신의 선물이 생성되었던 곳에 손바닥을 붙이고는 마력을 일으켰다.

츠츠츠츠.

한참을 그렇게 하자 신기하게도 그 자리에 신의 선물이 반 모금 정도 생성되었다.

“취익… 흐흐흐, 내 예상이 맞았구나. 비록 신의 선물은 빼앗겨버렸지만 이 정도의 양만으로도 3천 년은 더 살 수 있겠어, 취익.”

쿠퍼는 신의 선물을 마셨다.

“취익… 상처가 나으면 놈을 반드시 찾아내어 내손으로 죽일 것이다, 취익.”

스스스스.

텔레포트 마법으로 자신의 은신처인 동굴 속으로 사라졌다.

휘이이이.

신의 선물이 있던 주위는 온통 이렇게 폐허가 되어버렸지만 경옥 원석은 그 자리를 지켰다.

다시 1만 년의 시간이 지나면 이곳에 신의 선물이 생성될 것이다.

바렌(Varenne)왕국.

마케리안 대륙의 동부 끝 해안를 끼고 자리 잡고 있는 왕국으로, 다른 왕국에 비해 약소국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바렌 왕국에서도 낙후된 지방 영지 중 한곳인 베일레 자작령은 동부 해안가를 끼고 있는 영지였다.

이곳은 거의 백작령에 버금가는 넓이를 가지고 있었지만 농사를 짓는 땅이 부족했다.

그것은 바로 평지가 적고, 돌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황무지의 야산이 마치 병풍처럼 영지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었다.

영지에는 숲이나 산맥이 없었기에 몬스터가 서식하지 못했지만, 반대로 바다에는 해양 몬스터가 우글거려 배를 타고 고기 잡으러 멀리 나가지 못했다.

변변한 광산 하나 없는 영지이다 보니 비록 자작령이라고는 하나 다른 곳의 남작령과 비교해도 영지 사정이 크게 나을 게 없는 곳이었다.

스스스스.

바닷가로부터 300m 정도 떨어진 곳의 공간이 일렁이면서 무엇인가 이동해왔다.

털썩.

“크으으… 상처가 너무 심해.”

워프 마법으로 이동해온 준이었다.

그는 땅에 넘어졌다.

텔레포트 마법으로 글리아나가 있는 곳으로 순간이동했다면 마르시아와 쿠퍼가 추격해올 것이 분명하기에 바로 그곳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

그래서 준은 차선책으로 일단 워프 마법으로 대륙의 동부 쪽으로 적당하게 이동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그만 마법진이 강력한 공격마법에 영향을 받아서 일부가 틀어져버렸다.

그 때문에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는 마케리안 대륙의 동부 바렌 왕국의 베일레 자작령으로 워프된 것이다.

공간의 틈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뻔했지만 아주 운이 좋아서 이곳으로 이동되었다.

준은 치명적인 파워 워드 킬 마법에 두 번이나 격중당했다. 게다가 워프마법을 펼칠 당시에 쿠퍼가 날린 강력한 전기의 광선에 옆구리를 맞았다.

이것만 해도 상처를 치료하려면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더욱 치명적인 것은 바로 마르시아가 펼친 석화 광선이었다.

비록 종아리 쪽에 맞았지만 워프하느라 치료시기를 놓쳐버렸다.

하체 쪽은 이미 전부 석화과정이 진행되어버린 상태였다.

지금도 점점 상체 쪽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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