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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프리맨
츠츠츠츠.
준의 소환마법진에 의해서 공간이 이지러지면서 앤트 자이언트(Ant giant)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습은 보통의 개미와 같지만 몸 크기가 50~60cm 정도나 되었다.
보통의 동물을 대형 몬스터로 변형했을 경우 크기가 2~3배 정도로 확대되는 것이 보통인데 반해 이 개미는 몇 백 배나 더 커진 것이다. 몸은 크지만 개미의 특징인 집단행동의 성질은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앤트 자이언트는 진군을 하면서 가로막는 오크전사들을 향해 혀로 독을 내뿜었다.
치이이이.
강력한 독이라서 그런지 약간만 묻어도 오크전사들의 몸이 순식간에 녹아버렸다. 그만큼 강한 독이었다.
쿠퍼는 전장을 살펴보다가 왼쪽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는 놀랐다. 그도 앤트 자이언트를 알아본 것이다.
보통 앤트 자이언트는 수십에서 1백여 마리가 떼를 이루는 게 보통인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벌써 1천 마리가 넘어 보이는데도 끝없이 밀려오고 있는 게 아닌가?
마르시아가 소환했던 전갈과 독사는 수가 많이 줄어버렸기에 말벌 떼를 앤트 자이언트가 밀려드는 곳으로 이동시켰다.
자존심이 상하자 마르시아는 다시 몬스터를 소환했다.
“자이언트 스파이더여, 잠에서 깨어나 나의 부름에 응하라!”
츠츠츠츠.
마르시아의 소환에 자이언트 스파이더(Giant spider)가 소환되었다.
2m 정도 크기의 거대한 검은색의 독거미였다.
치이이이.
독액을 내뿜자 앞을 가로막던 오크전사가 그대로 녹아내렸다.
독거미 떼가 몰려오자 오크전사들은 당황했지만 피하지는 않고 맞섰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쿠퍼 측이 점점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강력한 두 세력이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준은 앤트 자이언트들이 잘 싸우고 있었지만 좀 더 사기를 높이기 위하여 여왕개미를 불러내었다.
여왕개미는 앤트 자이언트보다 무려 10배나 더 컸는데, 신장이 무려 6m나 되었다.
키에에엑!
괴성을 지르자 앤트 자이언트들이 더욱 힘을 내어 진군했다.
또한 소환 마법진에서 더욱 많은 앤트 자이언트가 튀어나왔다.
이에 자극을 받은 마르시아는 그동안 아껴두었던 것도 꺼내었다.
“스켈레톤이여, 잠에서 깨어나 나의 부름에 응하라!”
츠츠츠츠.
이제는 언데드 몬스터인 스켈레톤(Skeleton)까지 소환한 것이다.
오래된 뼈에 마법을 걸어 움직이게 만든 언데드 몬스터로, 걸어 다니는 해골전사들이었다.
행동은 다소 느린 편이지만 검과 방패를 손에 들었다.
전열을 정비한 스켈레톤 부대는 1백 마리씩 조를 이루면서 진군하기 시작했다.
개개인으로 보면 무력이 다른 몬스터에 비해 떨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공격을 받아 뼈가 부서지더라도 금방 복구가 되기에 집단전에서는 유리한 것이 이런 언데드라 할 수 있었다.
1천 마리의 스켈레톤 부대가 진군하면서 오크전사들과 치열하게 싸웠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간 것인지 벌써 날이 저물어 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상당히 잘 싸우던 준의 앤트 자이언트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오크전사들에게 밀렸다.
그만큼 오크전사들이 잘 싸웠다.
반대로 앤트 자이언트들은 오크전사들이 휘두르는 무기에 잘리면서 많이 죽어버렸다.
개미여왕도 수백 마리의 오크전사들을 죽였지만 결국 오크전사들의 협공에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일단 한 번 쓰러지면 오크전사들이 떼로 달려들어서 찌르거나 베어버렸기에 피를 흘리면서 죽어갔다.
소환마법진으로 더 많은 것들을 소환할 수도 있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기에 글리아나가 걱정되어 그만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신의 선물이 생성하려면 시간이 있었기에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후후, 아직은 전력을 쏟을 필요가 없지. 일단 내가 없어도 드래곤이 쿠퍼와 싸울 테니 말이야.’
준은 즉시 텔레포트 마법을 펼쳤다.
스스스슷.
준이 이동마법으로 돌아가 버렸지만 마르시아는 이젠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라 물러서지 않았다.
“오크들아, 녹아버려라! 마그마 블래스터!”
츄웅.
뜨거운 고열로 뭉쳐진 사람 상반신 정도 크기의 마그마탄이 고속으로 날아가서 폭발했다.
콰쾅!
파이어 볼에 비해 파괴력이 몇 배나 강하며 관통성과 폭발성을 동시에 갖춘 뛰어난 공격마법이었다.
마그마탄의 폭발력에 휘말린 오크전사 수십 마리가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다시 땅에 처박혔다.
“마그마 블래스터 정도의 마법으로는 안 되겠어. 더욱 강력한 마법을 펼쳐야 되겠군. 파워 워드 킬!”
푸화확!
마르시아는 함부로 쓰면 안 되는 9클래스의 절대마법을 펼쳤다.
사거리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죽여 버리는 무서운 마법이었다.
오크전사들이 마치 짚단이 쓰러지듯 우수수 입에서 피를 내뿜으면서 쓰러져 버렸다.
앞을 가로 막고 싸우던 오크전사 수만 마리가 일시에 모두 쓰러져버린 것이다.
쿠퍼가 있는 곳까지 죽음의 마법이 펼쳐졌지만 앱솔루트 배리어가 펼쳐져 있었기에 절대적인 방벽이 충격을 받아 출렁거리는 것으로 끝이 났다. 절대의 방벽이 깨어지지 않은 것이다.
스스스스.
마르시아는 더 이상 자신을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직까지도 쿠퍼를 얕잡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쿠퍼는 드래곤을 보고도 크게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은 드래곤에게서 마법을 배운 데다 신의 선물을 복용해서 수명이 늘어난 동시에 신의 반열로 들어간 최상의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비록 드래곤하트는 없었지만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능력으로 막대한 자연의 마나를 흡수해 몸속에 저장하다 보니 드래곤하트와 유사한 것이 심장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것은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었다.
‘취익… 역시 드래곤이 나타났구나, 취익.’
마르시아는 공중에 뜬 상대로 쿠퍼를 내려다보고 있었으며, 쿠퍼는 고개를 약간 치켜들어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큭큭큭, 오크 주제에 감히 드래곤을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는구나.”
“취익… 비록 드래곤이라고는 하나 내가 더 오래 살았다, 취익… 드래곤에게 굳이 인사할 필요는 없다, 취익.”
“이익, 이런 하찮은 오크 놈이!”
“취익… 난 하찮은 오크가 아니다, 취익… 오크 왕 쿠퍼 님이시다, 취익.”
“그래봤자 너는 미개하고 더러운 오크에 지나지 않는다.”
“취익… 무슨 소리! 난 위대한 오크 왕 쿠퍼 님이시다, 취익.”
“말이 통하지 않는구나. 그럼 본격적으로 싸워보면 알겠지.”
마르시아가 마법을 캐스팅하려고 할 때 쿠퍼가 먼저 외쳤다.
“나의 종이여, 나와서 저 드래곤을 막아라.”
스스스.
붉은 모래 속에서 거대한 다리가 튀어 나와 마르시아를 공격했다.
모래 속에 뭔가 있다는 것은 감지하고 있었기에 즉시 더 높은 공중으로 떠올라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다 속에서나 사는 크라켄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법에 대한 저항력이 높은 몬스터이기에 어지간한 마법으로는 죽일 수도 없는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마르시아가 알고 있었던 크라켄보다도 두 배나 몸집이 크다는 것에 있었다.
“이렇게 큰 크라켄은 처음 보는군. 더구나 바다가 아닌 모래 속에서 살다니 놀랍구나.”
크라켄은 공중에 떠 있는 마르시아를 거대한 다리로 공격했다.
안 되겠다 생각한 마르시아는 아주 높이 떠오르면서 언령마법을 시전했다.
“태워버리겠다! 헬 파이어(Hell fire)!”
화르르르.
뜨거운 지옥의 불길이 생성되었다.
화염계 공격마법의 최고봉으로, 대상이 완전히 탈 때까지 절대로 꺼지지 않는 불길이었다. 그 무엇으로도 끌 수 없는 9서클의 절대마법이었다.
화염에 강한 내성이 있는 레드드래곤일지라도 이 마법에 당하면 피해를 입지 않을 수가 없다. 이는 이 마법의 화염이 일반 화염이 아닌 마계의 가장 밑바닥에서 타오른다고 하는 지옥의 불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마법은 붉은색이 아닌 검은색의 불길을 가지고 있었다.
키아아아악!
크라켄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두 개의 거대한 발이 지옥의 불길에 의해서 순식간에 타면서 재가 되어 흩어졌다.
앱솔루트 배리어에도 지옥의 불꽃이 튀었지만 같은 9서클의 마법이라서 그런지 파괴되지 않았다.
두 개의 발이 사라졌지만, 크라켄은 역시 대단했다.
어느새 재가 되었던 두 개의 발이 재생되었기 때문이다.
이 광경을 본 마르시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큭큭, 역시 드래곤의 마법을 훔쳐 배운 오크라서 그런지 대단하구나. 하지만 드래곤이 왜 최강의 종족이라 불리는지 똑똑히 보여주마.”
스윽.
마르시아는 아직까지 본체로 현신하지 않고,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공중에 뜬 상태에서 양팔을 옆으로 벌리면서 천천히 머리 위로 치켜들더니 언령마법을 외쳤다.
이번에도 절대마법이었다.
“나 레드드래곤 마르시아가 의지로 명하노니 이루어져라! 볼케이노(Volcano)!”
볼케이노 마법을 외치자 갑자기 땅이 심하게 요동쳤다.
드드드드드.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아직 본격적인 마법은 펼쳐지지도 않았던 것이다.
지진이 일어난 듯 심하게 땅이 요동치더니 이번에는 화산이 솟아오르면서 봉우리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콰콰쾅!
흙이 사방으로 튀면서 뜨거운 용암이 분출되었다.
엄청난 마법이었다. 진정 함부로 시전하지 않는 드래곤의 절대마법 중 하나였다.
드래곤하트에서 막강한 마력이 내뿜어지면서 펼쳐지는 절대마법에 쿠퍼도 눈이 두 배나 커지면서 놀라워했다.
“취익… 이게 드래곤의 절대마법이구나, 취익… 엄청나다, 취익.”
이제까지 이런 마법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펼쳐지는 것은 처음 보았다.
운석을 소환하는 마법인 메테오처럼 함부로 펼치지 않는 절대마법이었다.
크라켄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붉은 모래 밖으로 거대한 몸체를 내보였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크라켄은 공중으로도 떠올라 바다 속과 마찬가지로 마음대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땅은 온통 화산마법으로 인해서 난리가 나버렸다.
“으핫핫핫! 아무리 크라켄이라고 해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나왔구나. 슈퍼 스피어!”
츠츠츠츠.
왕궁의 기둥처럼 엄청난 크기와 무게를 자랑하는 마법의 창이 공중에 생성되었다.
이것은 마르시아의 손짓에 의해 크라켄에게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하지만 순순히 당할 크라켄이 아니었다.
바다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해양 몬스터인 크라켄이라서 그런지 두 개의 다리로 날아오는 마법의 창을 칭칭 휘감았다.
그러나 마르시아가 날린 마법의 창은 보통의 창이 아니었다.
마법의 창에서 갑자기 강력한 전기가 일어났다.
파지지직.
전격계 마법에는 취약한 것이 크라켄이었다.
크라켄은 화들짝 놀라면서 칭칭 감았던 마법의 창을 놓아버렸다. 이에 자유로워진 마법의 창은 그대로 앞으로 날아가 크라켄의 몸통에 꽂혔다.
키에에에엑!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크라켄이 땅으로 떨어졌다.
흘러내리는 용암에 살이 타들어 가자 심하게 발악했다.
이를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쿠퍼는 즉시 마법을 영창했다.
“취익… 크리에이션 아쿠아(Creation aqua)!”
쏴아아아.
물이 창조되어 크라켄에게 쏟아졌다.
쿠퍼가 생성한 창조한 물이 피부로 흡수되자 크라켄이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곧 죽을 것만 같았는데, 다시 살아남과 동시에 몸집이 점점 커진 것이다. 또한 매끄럽게 보이던 피부가 울긋불긋해지면서 더욱 기괴하게 변했다.
두 눈까지 붉게 물든 크라켄은 엄청나게 커지더니 이내 야산만 해졌다.
“이이… 오크 놈이 금지된 마법까지 사용할 줄이야. 젠장!”
쿠워어어어!
크라켄은 괴성을 지르면서 긴 다리를 쭉 내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