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95화 (95/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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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프리맨

바실 오크 1세대는 300마리였고, 2세대는 800마리, 3세대는 1천 5백 마리, 4세대는 5천 마리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금은 아직 성체가 되지 못한 5세대는 7천 마리, 그리고 현재 태어난 지 불과 2달밖에 안 된 6세대가 무려 2만 마리나 되었다.

쿠퍼는 동굴 속에 드래곤에게서 배우고 익혔던 방대한 각종 지식과 마법을 책으로 만들어두었다.

그것을 가지고 채계적으로 바실 오크를 가르쳤더니 하루가 다르게 배우고 익혔다. 쿠퍼의 피를 이어받았기에 마법적인 재능도 남달랐다.

신의 선물을 복용해 수명이 늘어난 쿠퍼는 정력도 왕성하여 수백 마리의 오크 암컷들을 임신시키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3년 전에는 실험적으로 페밀리어를 이용해 주변을 정찰했고, 오크부족이나 작은 마을을 찾아 나섰다.

바실 오크 1세대 한 마리를 보내 점령하도록 만들었는데, 머리가 좋고, 마법까지 익힌 바실 오크는 얼마 후 오크 마을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이에 자극을 받아서 더욱 멀리 떨어져 있는 숲속에도 바실 오크들을 보내어 하나씩 오크 마을이나 부족을 점령해나갔다.

그 결실로 이렇게 우디 숲으로 오크들을 이끌고 왔기에 오크들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바실 오크 2세대는 그 수가 800마리가 되었기에, 그들을 다 가르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그래서 아예 대규모의 마법진을 그렸다.

마법을 이용하여 직접 바실 오크들의 머릿속에 지식과 마법을 일부 강제 주입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마나석이 필요했는데, 마침 우연히 점령한 오크 마을 중에서 드워프 마을을 알고 있는 오크들이 있었다. 그래서 쿠퍼가 직접 그곳으로 가서 공격마법으로 드워프 마을을 점령해버렸다.

노예가 된 드워프들은 72명이었다. 그들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오크들에게 각종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어주었다.

이런 이유로 우디 숲에서 살고 있는 오크들의 무기들이 좋았던 것이다.

상급의 마나석 12개와 미스릴도 제법 많이 입수하게 되었는데, 미스릴로 스테프도 만들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스테프는 마법을 훨씬 더 증폭시켜주었기에 자신이 펼칠 마법이 그만큼 강력해지게 되어 아주 만족스러웠다.

원래는 상급의 마나석이 한두 개 정도만 있어도 기억을 주입시켜주는 마법진을 만들 수 있는데, 12개나 되었기에 무려 12개의 마법진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상급의 마나석을 2개나 더 입수했기에 2개의 이동마법진을 만들었다.

성체가 되어 각종 지식과 마법을 어느 정도 익힌 바실 오크들을 마케리안 대륙의 곳곳으로 이동시켰다.

성장한 자식들을 대륙으로 퍼뜨려 오크들의 세력을 키우도록 한 것이다. 좋게 말해 독립시켜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신의 선물을 복용하여 오크 왕국을 개국하기에 앞서 포석으로 바실 오크들을 대륙에 퍼뜨린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비록 오래 되었지만, 드래곤의 레어에서 살 때 마케리안 대륙 전도를 보고 좌표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장거리 이동마법진을 사용하는 게 가능했던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기에 왕국과 지형이 약간은 변화했겠지만 바실 오크를 좌표대로 이동시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지상보다는 공중이 더 안전하기에 30m 공중으로 이동시켰다. 그렇게 하면 땅에 떨어져 상처를 입게 되겠지만 그 정도 상처는 금방 아물어버리기에 걱정 없었다.

바실 오크들에게도 주의를 충분하게 주었기에 그에 대비하여 더욱 상처를 입는 일이 줄어들 것이었다.

쿠퍼는 자신의 충성스러운 자식들을 내려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취익… 나의 피를 이어받은 바실 오크들이 대륙을 지배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취익. 다만 드래곤들과는 아직 상대가 안 되기에 왕국이나 제국으로 만족해야겠어, 취익.”

쿠퍼는 만약의 경우도 생각하고 있었다.

신의 선물을 자신이 처음으로 복용해 수명이 늘어나긴 했지만 드래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에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드래곤은 신의 선물을 복용해도 수명이 늘어나지 않지만, 이것을 가지고 각종 마법실험이나 연구를 할 수는 있었다.

만약 경옥 원석에 신의 선물이 고이면 그것을 드래곤이 강탈해 가더라도 경옥 원석은 그대로 둘 것이다.

1만 년이 지나면 이곳에 다시 신의 선물이 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쿠퍼에게도 약간의 기회가 생긴다.

비록 신의 선물만큼은 아닐지라도 약간의 기운은 남아 있을 테니 그것을 마력으로 끌어 모아 복용한다면 수천 년은 수명이 연장될 것이다.

만약의 경우이지만 경옥 원석을 드래곤이 가져가버리더라도 분명 이곳에는 다시 경옥 원석이 솟아날 가능성이 높았다.

주신이 강력한 결계를 친 이후 이런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쿠퍼가 신의 선물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방법은 있었다.

비록 금지된 마법이지만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려는 것이다.

첫 번째, 영혼이동주술을 통해서 다른 자의 몸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실패할 확률도 높았지만 자신은 드래곤의 레어에서 살면서 드래곤의 마법서를 보고 익혔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미 바실 오크 한 마리를 선택하여 특수한 마법의 약물 속에 담아놓았다.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장소에.

가사상태가 되도록 한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언데드인 ‘리치(Lich)’가 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영혼을 라이프 포스 베슬이라는 특별한 용기에 부어 불사를 누리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언데드의 일종이기에 삶에서 누리던 것들을 포기해야만 한다.

가령 음식의 맛이나 아름다움, 종족을 번식하는 일 등 각종 감각도 그만큼 둔해진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이 방법을 쓸 것이다.

자신의 영혼을 담을 라이프 포스 베슬 용기도 이미 준비해 두었다. 두 가지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지 몰라서 준비만 해둔 것이었다.

이렇게 쿠퍼는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래서 지능이 높은 동물이 나쁜 마음을 먹게 되면 위험한 것이다. 특히 인간들은 더욱 그러하다.

인간은 수명이 1백 년도 안 되었기에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스스스스.

공간이 이지러지자 준이 숲으로 텔레포트해 왔다.

하루에 한 번 오후에 우디 숲으로 텔레포트하여 헬 바바 3세로 하여금 오크들을 공격하도록 했다.

매일 헬 바바 3세들이 공격해왔기에 오크들의 피해가 컸다.

쿠퍼는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바실 오크 1세대를 백부장으로 임명했다.

지능이 뛰어나고 마법까지 익힌 바실 오크 1세대들이라 오크전사들을 잘 지휘했다.

또한 바실 오크 2세대 3마리와 3세대 5마리를 백부대의 마법사로 임명하여 헬 바바 3세가 나타나면 공격마법으로 공격하도록 했다.

헬 바바 3세들이 뛰어난 신체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머리가 좋은 바실 오크 1세대가 지휘하고 옆에서 지원하는 2세대와 3세대의 바실 오크 마법사들, 또한 적절하게 오크전사들이 명령을 잘 따랐기에 예전처럼 큰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어졌다.

그만큼 오크들도 체계적으로 잘 막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투명화 마법으로 숨어서 전장을 내려다보던 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러면 계획이 틀어지는데… 오크들도 지능이 상당하구나.’

계속된 공격으로 인해서 처음보다 오크들의 수가 1/3 정도 줄어들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였다.

오크들도 어디에서 몰려드는 것인지 계속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신의 선물이 생성되려면 이제 고작 20일 정도가 남았을 뿐인데 이러면 곤란한데…….’

지금도 대략이지만 오크들의 수가 15만 마리는 되어 보였다.

이에 비해 헬 바바 3세들은 고작 4천 마리 정도였다. 그러나 보석함 속에는 헬 바바 2세들이 낳은 3세들이 1만 마리나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음… 오늘은 물러가고, 획기적인 방법을 연구해야겠군.’

헬 바바 3세들을 텔레파시로 후퇴시킨 준은 보석함에 이들을 빨아들인 후 게르로 돌아왔다.

쿠퍼는 신의 선물이 이제 20일 정도면 생성되기에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그는 신의 선물을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경계를 강화시켰다.

붉은 모래 속에는 바다의 상위 몬스터인 크라켄(Kraken)이 살고 있었다.

크라켄 새끼를 입수한 쿠퍼는 연금술과 마법약물을 이용해서 돌연변이로 만든 뒤 붉은 모래 속에서 살게 해두었는데, 벌써 300년 전의 일이었다.

돌연변이 크라켄은 드래곤이라고 할지라도 손쉽게 승리하기는 힘들었다. 마법 저항력이 강하기에 어지간한 마법 공격으로는 부상을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통의 길이가 50m나 되었으며, 다리까지 포함하면 100m가 훨씬 넘었다.

오직 쿠퍼의 지시만 따르도록 주인의 인을 머릿속에 새겨 놓았다.

‘취익… 돌연변이 크라켄이, 취익… 내가 신의 선물을 취할 동안의 시간을 충분하게 벌어줄 거야, 취익!’

이번에 상급의 마나석을 3개나 입수하게 되었지 않은가? 그것을 가지고 붉은 모래 밖에 9서클의 절대마법 중에서 방어력 면에서는 최강이라는 앱솔루트 배리어(Absolute barrier), 일명 절대적인 방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마법을 작동시킬 예정에 있었다.

비록 드래곤이 나타나 언령마법으로 마법무효화를 펼치더라도 주위에는 자신의 마력장을 펼쳐놓을 것이기에 그 영향으로 마법무효화는 되지 않을 것이었다.

9클래스의 절대마법으로 공격하더라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기에 그만큼 쿠퍼가 신의 선물을 획득할 확률이 높았다.

일단 쿠퍼가 신의 선물을 복용하면 드래곤이 공격해오더라도 도망쳐버리면 된다.

신의 선물이 생성되기 하루 전에 자신은 이곳에 주둔하여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나름대로는 최선의 준비를 해둔 것이다.

마케리안 대륙의 남부 최남단에 있는 플로리아산.

해발 1km가 안 되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주위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이곳에는 수컷 레드드래곤 마르시아의 레어가 있다.

7천 살의 고룡 레드드래곤 로티 렉스 마르시아(Lottie rex Marcia)는 수면기에서 깨어난 지 겨우 3년이 되었다.

그는 특별히 할 일도 없었기에 자신의 레어에 있는 창고를 둘러보았다.

그동안 자신이 모아온 보물들이나 책, 무구들은 정리가 되었지만 분류하지 않은 창고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큰마음을 먹고 분류해놓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제법 많이 걸렸지만 결국 전부 분류해서 각 창고에 넣어두었다. 그러던 중 낡은 책을 하나 찾아내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책이라 관심이 일었다.

읽어보니 미처 몰랐었던 내용이 들어 있었다. 바로 신의 선물에 관한 이야기였다.

1만 년 전에 한 오크가 신의 선물을 복용하고 수명이 무려 1만 년이나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오크는 겨우 20년 정도를 산다고 알고 있었기에 충격을 받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다.

“이…이런 것이 있었어?”

마르시아는 자신의 기억을 전부 되짚어보았다. 또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책을 뒤져 신의 선물에 관한 내용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얼마 후 신의 선물에 관한 모든 것을 조합해본 결과는 이랬다.

2만 년 전 신마대전이 일어나면서 중간계에 큰 피해가 일어난 적이 있었다.

드래곤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보았고, 그때의 후유증으로 인해 드래곤들이 수명이 1만 년 이하로 줄어버렸다.

그때 주신이 신계와 마계에서 중간계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강력한 차원의 결계를 펼친 적이 있었다. 그것의 영향으로 1만 년마다 신의 선물이라 명명된 액체가 고이는 장소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것을 드래곤이 마시게 되면 수명에는 영향력을 주지 않지만 마법연구를 할 수는 있었다. 어쩌면 드래곤의 수명을 다시 늘릴 수 있는 길이 생길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우연히 오크가 마셔버렸기에 그 오크의 수명이 1만 년이나 늘어나버린 것이다.

그 오크를 골드드래곤 그랜트가 잡아가서 각종 마법연구를 했다고 전해졌다.

그가 자연의 품으로 되돌아가자 그의 딸인 하트렛이 가디언으로 삼고 살았는데, 그녀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때 쿠퍼라는 오크가 도망쳤다고 한다.

“하하하, 그럼 이번에도 쿠퍼라는 오크가 반드시 신의 선물을 취하려고 하겠군.”

마르시아는 쿠퍼라는 오크가 신의 선물을 취하려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신의 선물의 생성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쿠퍼는 분명 신의 선물이 어디에서 생성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알아본 바로는 분명 우디 숲에 신의 선물이 생성된다고 한다.

또한 이번일로 인해서 신의 아티팩트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하하, 안 그래도 유희를 떠나려고 했는데 잘되었구나. 이번에는 신의 선물을 취하고, 또한 신의 아티팩트를 수집하는 것을 유희로 정해야겠어.”

한편으로는 아직까지 자신이 왜 이런 것을 몰랐는지 후회도 되었다. 그동안의 유희는 별로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유희만큼은 최고의 스릴과 재미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큭큭, 눈과 얼음의 기운을 가진 빌헤임, 불의 기운 바나리르, 바람의 기운 벤뵤르그, 파괴되거나 죽어가는 것을 소생시키는 벤겔미르, 혼돈의 힘 히민반가르까지 획득하는 대장정이로군. 정말 매력적인 유희가 될 것 같구나.”

드래곤은 분명 신에 근접한 생명체지만 신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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