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48화 (48/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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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도시 올가

꿀꺽.

마적들이 200m를 넘어서자 상단의 일꾼들 대부분이 매우 긴장하면서 침을 삼켰다.

그렇게 긴장된 시간이 흐른 후 마적들이 드디어 150m 앞까지 접근하자 준의 공격명령이 떨어졌다.

“공격!”

준의 외침에 기다리고 있던 용병들과 상단의 일꾼들은 매직애로우 아티팩트를 앞으로 내뻗으면서 단발로 쏘았다.

투투투퉁!

100여 발의 매직애로우는 허공을 질러 마적들에게 날아갔다.

어두운 밤하늘에 갑자기 빛을 머금은 마법의 화살이 날아오자 마적들의 눈이 커졌다.

“들켰어. 젠장!”

“마법의 화살이 날아온다! 조심해!”

“흩어져라! 어서!”

마적들도 접근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신속하게 사방으로 흩어졌다. 팔에는 원형 손방패를 착용하고 있었다.

티티팅! 파팍!

마적들의 원형 손방패에 매직애로우가 격중되어 그 일부가 파손되기도 하였고, 어떤 이는 방패를 비껴 막아 매직애로우가 옆으로 튕겨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였고, 절반이 넘는 50발 정도는 마적들의 가슴이나 머리에 맞았다.

그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마적들도 천천히 소리 없이 접근했기에 상단의 위치를 알고 무기를 머리 위로 치켜들며 달려왔다. 무릎을 꿇고 크로스 보우의 퀘럴을 쏘는 자들도 있었다.

상단 사람들은 은폐물인 바위에 머리를 숙여 날아오는 퀘럴이나 화살을 피하였지만, 몇 명은 너무 의욕적으로 나서다가 화살이나 퀘럴에 맞아 고꾸라졌다.

투투투퉁!

매직애로우가 다시 쏘아졌지만 마적들은 원형 손방패를 들어 그것을 막으면서 접근했기에 서로 충돌하게 되었다. 용병들도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무기를 휘두르면서 마적들과 싸웠다.

뒤쪽에 있던 상단의 일꾼들은 침착하게 매직애로우를 연속으로 2발 쏘았다.

마적들은 당연히 1발씩 날아올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에서 느닷없이 2발의 매직애로우가 날아오자 운으로 1발은 막을 수 있었지만 2발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매직애로우를 맞은 마적들은 전투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이에 힘을 얻은 상단 사람들은 아예 매직애로우를 3발이나 4발, 어떤 이는 아예 10발을 한꺼번에 발사하는 자들도 있었다.

마적들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기에 근접전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유도 기능이 있는 매직애로우가 무더기로 날아오자 몹시 당황했다.

“크악!”

“으악! 살려줘!”

털썩.

마적들은 자신들의 기량도 채 발휘해보지 못하고, 매직애로우에 격중되어 쓰러졌다.

상단의 일꾼들은 매직애로우의 성능에 안도했다. 일단 매직애로우를 발사하고 자신은 그저 표적이 되는 마적만 계속 주시하기만 하면 매직애로우가 알아서 날아가 격중시키니 흥분이 되었다.

“우하하! 내가 마적을 죽였어!”

“나는 한 번에 셋을 죽였다니까!”

“나는 둘!”

이제 자신감을 얻은 자들은 서로 자신이 마적을 많이 죽였다고 우겨댔다.

붉은 도끼 마적단의 2개 조는 전멸하였고, 용병들은 4명이, 상단의 일꾼들은 2명이 마적이 쏜 퀘럴에 맞아 쓰러졌다.

붉은 도끼 마적단의 2개 조가 전멸하자 그 들의 뒤에서 접근하던 2개 조 역시 그 자리에서 멈추더니 더 이상 접근하지 않았다. 자신들을 철저하게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접근하면 피해만 늘어날 뿐이었다.

보노는 이번 작전도 실패로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놈들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었구나. 제길! 이젠 어쩔 수 없이 단장님이 오실 때까지 저놈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지키고 있는 작전으로 나가야 되겠다.”

붉은 도끼 마적단은 거대한 모닥불이 있는 곳에 아예 모습을 보이면서 자리를 잡았다. 한곳에 밀집되어 있으면 준의 마법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20명 정도로 나뉘어서 주변에 흩어져 몸을 은폐시키고 있었다.

그곳과 약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대치해 있던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경계에 들어갔다.

용병대장인 마일로가 루이 파블로에게 말하였다.

“상단주님, 마적놈들이 대치상태로 들어가는 모양인데요?”

“내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군.”

“기사님이 판매한 매직애로우 아티팩트는 정말이지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습니다.”

“허허. 나도 한번 쏘아보았는데, 다루기 쉽고 좋았네. 난 앞으로 상행을 할 때 꼭 이것을 가지고 다니기로 했어.”

“저도 팔기보다는 가지고 있기로 했습니다.”

“잘 생각했네. 우리 같이 상행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 위기에 처할지 모르는데, 이런 것 하나만 있어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그래서 말씀인데요. 기사님이 이렇게 우리를 도와주고 있을 때 상단주님께서 직접 이것을 더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 매직애로우 아티팩트를 말인가?”

“예, 일단은 이렇게 상행 중일 때 어느 정도 사용하다가 팔아도 고가에 되팔 수 있습니다.”

“음, 듣고 보니 자네의 말이 맞네. 평범하게 보이는 화살형태라 그리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야.”

“특히 상단주님처럼 검술을 익히시지 못하신 분들이 이런 것을 가지고 다니셔야 신변이 보장됩니다.”

“허허, 그렇군. 그럼 내가 한번 말씀드려보겠네.”

루이 파블로 상단주는 상체를 숙이면서 근처에 앉아 있는 준에게로 다가갔다.

준은 이미 루이 파블로 상단주가 용병대장 마일로와 소곤대는 것을 들어서 잘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체했다.

“기사님, 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까?”

“지금 말이오?”

“그렇습니다.”

“뭐 바쁠 것도 없으니까 그럽시다.”

상단주는 뒤쪽으로 준을 이끌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재안했다.

“저… 이번에 이 매직애로우 아티팩트를 사용해보았더니 기사님 말씀대로 아주 유용하고 좋았습니다.”

“하하, 그럴 것이오. 이게 화살로 만든 것이라 그리 특별하게 보이지 않지만 직접 사용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물건이지.”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이것을 좀 더 만들어서 저에게 넘기는 건 어떻겠습니까?”

“잠시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소. 그런데 얼마나 구입하려는 것이오?”

“음, 그건, 기사님께서 먼저 말씀해보십시오.”

“그것과 똑같이 만드는 건 그렇고, 이번에 보니까 실드마법이 걸려 있으면 훨씬 더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소.”

“아, 그럼 실드마법을 추가로 새겨 넣으실 겁니까?”

“그래야 할 것 같소. 먼저 만든 것은 마적들이 공격해오기 때문에 그냥 주기가 그래서 돈을 받고 팔았지만 이번에 만드는 것은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한 개당 50골드는 받아야겠소.”

“으음, 좋습니다. 만들어주십시오. 제가 다 구입하겠습니다.”

“몇 개나 만들면 되는 것이오?”

“제게 있는 돈이 5천 골드니, 100개만 만들어주십시오.”

“좋소. 그럼 화살 100개와 5천 골드는 나에게 주시오. 2시간 이내로 만들어주겠소.”

“아, 그렇게 빨리 만들 수 있겠습니까?”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오.”

“예, 그럼 화살 100개와 5천 골드를 준비할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래요. 천천히 하시오.”

천천히 하라는 말은 빨리 하라는 말보다 더 무서웠다.

상단주가 저쪽으로 사라지자 그것을 잠시 바라보던 준은 피식거렸다.

‘후후, 이렇게 뜻하지 않게 목돈을 버는구나.’

10여 분 정도 지나자 상단주가 5천 골드와 화살 100개를 가져왔다.

그것을 받아든 준은 적당한 자리를 잡고서는 거울 보호막을 펼쳐 그 안에서 매직애로우 아티팩트를 만들었다.

거울 보호막 안에서는 밖이 훤히 보이기에 안심하고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

붉은 도끼 마적단은 여전히 모닥불 인근에서 대치하고 있을 뿐 움직임이 없었다.

용병들과 상단의 일꾼들도 싸우기보다는 이렇게 대치해 있는 게 더 긴장되고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새벽이 되었을 때 준이 거울 보호막 속에서 나왔다.

상단주가 준이 작업하는 근처에 앉아 있다가 다가왔다.

“기사님, 벌써 다 만드신 겁니까?”

“그렇소. 이번에는 특별히 2개를 더 만들어 102개이니 그리 아시오.”

“아, 고맙습니다.”

상단주는 2개를 서비스로 받자 아주 좋아했다. 100골드의 이익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티팩트를 만들 때 가만히 생각해보니 돈이 될 것 같아, 준은 아예 아공간 속에 들어 있는 무기들 중에서 화살통을 두 개 꺼내었다. 화살통 속에는 200개의 화살이 들어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가지고 매직애로우 아티팩트를 만들어 마법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다.

“이제 이것들 중에서 2개를 선택해서 시험을 해봅시다.”

“아, 그렇군요.”

“직접 상단주가 방어막을 펼치면 내가 쏘는 것으로 합시다.”

“그…그건…….”

“혹시 실패하여 상처를 입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인 것 같은데, 나를 믿어보시오.”

“좋습니다. 기사님을 믿어보겠습니다.”

상단주와 준은 약 20m의 거리를 두고 서로 마주보고 섰다.

“자, 내가 매직애로우를 발사할 테니 먼저 방어막부터 펼치시오.”

“기사님,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앞의 아티팩트와 사용법은 똑같소. 눈 모양에 엄지손가락을 누르고 ‘방어막!’이라 외치면 되오.”

“아아. 방어막!”

스스스.

상단주를 보호할 투명한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지름이 2m였기에 충분하게 그 속에 몸을 넣을 수 있었다.

“자, 이제 매직애로우를 발사하겠소. 발사!”

투웅!

매직애로우 1발이 쏘아져 상단주의 보호막에 격중되었지만 튕기면서 소멸되어버렸다.

“어떻소?”

“방어막은 튼튼해서 아무 이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좋소. 이번에는 아예 10발을 한꺼번에 발사해보겠소.”

“허억! 너무 많은 게 아닙니까?”

“괜찮소. 나를 믿어보시오. 10발은 충분히 막을 수 있소. 그만큼 방어막이 튼튼하오.”

“예, 그럼 기사님을 믿어보겠습니다.”

“매직애로우 10발 발사!”

투투투퉁!

화살모양의 매직애로우 아티팩트에서 10발의 마법화살이 쏘아졌다.

쐐에에엑!

매직애로우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날아가 방어막에 격중되었다.

티티티팅!

10발의 마법화살이 모두 방어막을 맞고 튕겨버렸으며, 준의 말대로 방어막은 아주 튼튼해서 전혀 이상이 없었다.

“자, 이번에는 이 매직애로우의 위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니 저번처럼 돌이나 나무를 겨냥해 쏘아 보겠소.”

상단주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준은 나무를 하나 선택해서 매직애로우를 1발 쏘았다.

투웅!

빠르게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간 매직애로우는 나무에 구멍을 뚫어버렸다. 위력은 여전했다.

“이것으로 전혀 이상이 없다는 게 증명되었소.”

“예. 마침 마적놈들이 모닥불 있는 곳에 흩어져 있으니 한사람을 근처까지 보내어 발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그거 좋은 생각이오.”

상단주는 자신의 옆에서 시중을 드는 클루니를 불렀다.

“클루니, 너는 옆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았으니 잘 알겠지?”

“예, 상단주님.”

“그럼 즉시 말을 타고 매직애로우의 사정거리까지만 이동해서 마음껏 공격하고 돌아와라.”

“예! 자신 있습니다, 상단주님!”

그냥 달려가는 게 아니라 말을 타고 접근했다가 매직애로우를 쏘고 돌아오면 되는 일이었기에 그는 마냥 신이 났다.

마적들이 공격해왔을 때 상단주가 자신에게도 매직애로우 아티팩트를 하나 주었고, 그것을 이미 사용해보았기에 더욱 자신감으로 충만해져 있었다.

이번 것은 보호막까지 펼칠 수 있는 것이라 적들이 퀘럴을 쏘아 맞는다고 해도 보호막이 자신을 지켜줄 거란 걸 알고 있었기에 아무런 걱정이 없었던 것이다.

두두두두.

클루니가 마적들이 있는 곳으로 말을 타고 달려 나갔다.

마적들은 말을 탄 자가 혼자서 접근해오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노는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졌다.

“혼자서 무슨 일이지?”

“혼자인데 무슨 일이야 있겠습니까?”

“어째, 불안하다.”

“군사님,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놈 혼자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더구나 마법사 놈도 아닌데요.”

“그건 그렇지만, 느낌이 좋지 않아서 말이야.”

“군사님께서 너무 소심해지신 것 같습니다.”

‘이…이놈까지 날 무시해?’

보노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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