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허리케인-46화 (46/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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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도시 올가

휘이이이!

“으아! 번개폭풍이 밀려온다. 젠장!”

“이…이런 제기랄…….”

보노는 말을 타고 도망치면서 고개를 돌려 번개폭풍을 쳐다보고는 입을 쩌억 벌렸다. 자신의 마법실력으로는 감히 흉내도 낼 수 없는 7서클의 마법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7서클의 마법인 썬더 스톰을?”

도망치던 자들이나 말들은 번개를 맞고 극심한 화상을 입음과 동시에 부르르 떨다가 잠잠해졌다. 쇼크사를 당한 것이다.

보노는 번개폭풍을 피하기 위해 실드마법을 2중으로 펼쳤지만, 계속 생성되어 날아오는 수십 개의 번개에 맞은 보호막은 허무하게 깨어져버렸다. 다행히 2중으로 된 보호막이라 직격은 당하지 않았지만 간접적인 충격에 내상을 입었다.

“보호막을 펼치지 못하면 죽는다. 실드, 실드!”

보노는 마력을 최대한 뽑아내어 보호막을 계속 펼쳤다. 보호막이 깨어지면 다시 생성시키기를 반복해서 겨우 사정권을 벗어났지만 자신의 뒤를 따르는 수하는 채 백 명이 안 되었다.

“크으, 1,800명에서 겨우 백 명이 살아남았단 말인가!”

멀리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파블로 상단의 일꾼들과 용병들, 준 일행까지도 준의 마법실력에 입을 쩌억 벌렸다.

그만큼 엄청난 마법실력이었다. 왕국의 궁정마법사에 버금갈 정도였으니 말이다.

왕국의 궁정마법사는 보통 7서클이나 마스터가 대부분이었다. 8서클 마법사를 사람들은 대마법사라 칭해왔다. 따라서 7서클의 마법사라면 엄청난 마법실력이라 인정했다.

그런 마법을 준이 펼쳤으니 루이 파블로 상단주와 용병대장 마일로, 패트릭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브리노보다는 충격이 작았다.

준이 6서클 정도의 마법실력을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그는 7서클의 마법을 아주 쉽게 펼치는 게 아닌가? 그는 경악했다.

“으음, 저 정도의 마법을 펼치는 실력이라면 최소 7서클 마스터나 8서클이 틀림없어. 어떻게 저런 젊은 나이에 마법실력이 저토록 뛰어날까? 혹시 드래곤일까?”

준의 마법과 검술실력 모두가 뛰어나다는 것을 세브리노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716명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그중에는 큰 부상을 입고 죽지 않은 자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하지만 준은 이왕 쓴 손속이기에 잔인해지기로 결정했다.

“너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냥 악연이라 생각하거라. 매직미사일(Magic Missile)!”

아티팩트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캐스팅하였기에 백여 발의 매직미사일이 생성되었다.

스윽.

슈아아앙!

유도 기능이 있는 매직미사일은 아직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는 자들과 말들에게 날아가 격중되었다.

이히힝!

“크!”

사람들의 비명과 말들의 비명이 시끄럽게 울렸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 일부이지만 작은 부상을 입거나 죽은 체하고 있던 자들도 매직미사일을 맞고 즉사했다. 뛰는 심장을 맞추도록 해놓았기에 말이나 사람의 심장에 정통으로 날아간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자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잘 모르고 있었지만 대충 눈치를 채고 있는 자들도 있었다.

1서클의 마법주문이라 연속으로 시전해도 그리 마력의 소모가 크지 않았고, 힘도 그만큼 덜 들었기에 좋았다.

계속해서 매직미사일을 9번 시전하자 말과 사람 중 살아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스윽.

준이 양손을 옆으로 벌리면서 천천히 머리 위로 들어 올리자 주위에 쓰러져 있던 말과 마적의 사체가 스르르 허공으로 떠올랐다. 준의 손짓에 의해 앞으로 날아온 그것들은 심하게 요동치면서 가지고 있던 소지품을 모두 땅에 떨어뜨리고 한쪽으로 날아가 시신 더미를 이루었다.

그렇게 1,716명의 시신과 말의 사채 1,578마리의 안장 속에 넣어두었던 물건들이 모두 한곳에 모였다.

“이제 이것들을 처리하는 일만 남은 건가? 매직 핸즈(Magic Hands)!”

10m 정도 되는 거대한 마법의 손바닥 두 개가 생성되어 말과 사람이 뒤섞인 더미 근처에 있는 땅을 파내었다. 그러자 지름 15m에 깊이가 10m 정도 되는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마법의 손바닥이 소임을 다한 듯 소멸되자, 이번에는 강력한 화염계 마법을 펼쳤다.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화염이여, 나타나거라. 익스플로전(Explosion)!”

화르르르.

직경 5m의 화염구가 허공에 생성되었다. 준은 그것을 손짓만으로 이동시켜 구덩이 속에 집어넣었다.

구덩이는 용광로처럼 뜨겁게 이글거리면서 타올랐다.

“후후후, 고열의 화염구이기에 시신 정도는 눈 깜짝할 사이에 태워버리지.”

스윽.

준의 손짓에 의해 말의 사채와 붉은 도끼 마적단의 추격대 시신이 구덩이에 떨어지면서 활활 타버렸다. 시신이 타면서 떨어진 기름으로 인해서 더욱 무섭게 타올랐다.

1,716의 시신과 말의 사채 1,578은 그렇게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모두 처리되었다.

스윽.

준의 손짓에 흙구덩이는 다시 메워졌다.

그는 이제 소지품을 살펴보면서 분류했다. 근처에 떨어져 있는 무기들도 준의 염력으로 간단하게 한곳으로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워낙 많은 사람의 소지품이라서 그런지 실버화와 골드화를 비롯해 각종 무구들도 상당히 많았다.

준은 모두 잘 분류한 다음 아공간을 열어 그 속에 집어넣는 것으로 모든 작업을 끝냈다.

이 모든 것을 멀리서 지켜본 사람들은 공포심에 저절로 떨려오는 몸을 진정시키느라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준은 태연하게 돌아왔다.

이들은 준이 악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놓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나 공포스러운 장면을 목격한 상태라 머릿속에 각인되어버렸던 것이다.

쾅!

테이블을 내려친 클리프 단장의 손은 아직도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는 끓어오르는 화를 삭이느라 잠시 말이 없다가 이윽고 다시 입을 열었다.

“보노 군사,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나?”

“죄…죄송합니다, 단장님. 하지만…….”

“닥쳐! 1,800명이 한 놈을 당하지 못해서 도망쳐?”

“단장님, 그…그렇게 쉽게 생각하실 일이 아닙니다.”

“자네, 내가 그걸 믿을 것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죄송하지만, 모두 사실입니다. 그자는 대마법사급에 준하는 자였습니다.”

“으음… 하긴, 자네가 허튼소리를 할 사람은 아니지. 내가 너무 흥분했군.”

“처음에 수하들이 당한 것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었는데, 그자를 직접 대면해보니 정말 공포스러웠습니다.”

“으음, 자네는 지금 어디에 있나?”

“둥지에서 반나절 거리에 있으며, 그들과는 약 3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럼 천 명의 수하들을 당장 보내줄 테니 이번에는 무작정 공격해 들어가지 말고 조를 나누어서 소리 없이 은밀하게 접근해. 그런 다음 보우로 공격해 죽여 버려.”

“예, 저도 이번에는 어리석게 정면공격을 하진 않을 겁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처리하도록 해.”

“예, 믿어주십시오.”

“일단 천 명을 보낼 것이나, 내일 아침에는 내가 직접 수하들을 대거 이끌고 가겠다. 그때까지만 놈들이 멀리 도망치지 못하게 괴롭히도록.”

“직접 오신다고요?”

“그래. 어떤 놈인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겠어.”

“잘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놈들의 발목을 잡아놓고 있겠습니다.”

“그럼 보노 군사만 믿겠어.”

“예, 단장님.”

스스스.

마법통신구에서 클리프 단장의 얼굴이 사라졌고, 그는 그것을 품에 다시 넣었다.

“으음, 단장에게 보고해서 시간은 일단 벌어놓았지만 정말이지 공포스러워서 다시 접근하기가 두려워. 젠장!”

보노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수하들은 하나 같이 패잔병의 모습이었다.

준이 붉은 도끼 마적단을 물리치고 야영지로 돌아오자 사람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며 그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뭐야, 따돌림을 당하는 듯한 이 기분은?’

준은 천막을 하나 얻어와 몇 번 접어서 깔고 앉기에 적당한 크기로 만들었다. 그런 뒤에 평평한 땅에 잘 깔았다.

“글리아나, 난 지금부터 명상을 할 것이니 방해 말아줘.”

“응, 아…알았어.”

“왜 말까지 더듬고 그래? 무슨 일 있어?”

“아…아니야, 아무 일도 없었어. 그만 명상이나 해.”

“알았어. 나중에 봐.”

준은 깔아놓은 천막위에 다시 모포를 두 장 깔고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스스스.

거울 보호막을 치자 준의 모습이 사라지고 주위의 풍경이 비추어졌다.

준은 아공간을 열어 책상을 꺼낸 후 바닥에 내려놓고는 다른 물건들도 꺼내었다.

“적들이 방심했기에 마법으로 승리할 수 있었지만 놈들은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을 거야. 곧 2차, 3차… 공격해올 것이다.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있어야 돼.”

한참을 생각하니 몇 가지의 방법이 떠올랐다. 준은 즉시 마법약물이 들어 있는 유리병을 꺼내어 뚜껑을 열고 깃털펜으로 기이한 각종 도형과 룬문자를 그렸다. 그러고는 아공간 속에서 마적들에게서 입수한 검집이 있는 단검 한 자루와 쇠로 된 세숫대야를 하나 꺼내었다.

그는 가죽 물주머니를 하나 꺼내어 세숫대야에 물을 부었다. 그러고 나서는 각종 마법시약이 들어 있는 유리병들 중 뚜껑이 붉은색인 것을 꺼내 뚜껑을 열었다.

퐁!

한 방울의 액체가 세숫대야에 들어 있는 물에 떨어지자 물이 갑자기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김을 내뿜었다. 그렇게 약 5초 정도 김이 피어오르다가 멈추었다. 겉으로는 세숫대야의 물도 잔잔해 보였다.

스윽.

준의 손짓에 단검과 검집이 세숫대야에 빠졌다.

부글부글.

단검과 검집에서 탄산수 같은 공기방울이 급격히 일어나더니 얼마 후 멈추었다. 준은 염력을 이용해 단검과 검집을 물속에서 꺼낸 뒤 책상에 올려놓았다.

“흐음, 이제 불순물이 빠졌으니 본격적으로 아티팩트를 만들어볼까?”

스윽.

준의 손짓에 단검과 검집이 공중으로 떠올랐고, 이미 마법약물로 그려놓은 것도 스르르 공중으로 떠올랐다.

스으으.

그것이 5분의 1 정도 분리되어 작은 것은 검집에, 큰 것은 단검에 스며들었다.

번쩍!

단검에서 오색찬란한 빛이 뿜어지다가 몇 초 후 사라졌다. 검집에서도 붉은빛이 번쩍이다가 역시 몇 초 후 사라져버렸다. 단검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지만 검집은 붉은빛이 약간 돌았다.

“후후, 플레어(Falre)마법이 새겨진 아티팩트가 완성되었구나.”

준이 말한 아티팩트는 50m까지 화염의 불길이 뿜어지는 것으로, 화염방사기와 유사한 것이었다. 지속시간이 15분이며, 한 번 사용한 후에는 스스로 재충전하기까지 5시간이 걸리지만 검집에 마력을 강제로 끌어 모으는 마법진이 새겨져 있어서 20분 정도면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총 충전 횟수는 100회였다.

전쟁 때나 적들이 많을 때 적 고열의 화염을 일으켜 공격하는 상당히 쓸 만한 마법이다. 이것에 적중되면 순식간에 불길이 온몸을 뒤덮고 타오르기 때문에 살상 효과가 매우 높았다.

이번에는 마법약물로 크게 원을 그리고 그 속에 각종 도형과 룬문자를 빼곡하게 새겨 넣었다. 그리고 마법주머니 속에서 동전을 꺼내어 50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다시 집어넣었다.

스르르.

준의 손짓에 동전은 공중을 날아서 세숫대야에 빠졌다.

역시 이번에도 탄산수 같은 공기방울이 일어나더니 얼마 후 멈추었다. 그렇게 불순물을 깨끗하게 제거한 동전 50개를 다시 공중으로 떠오르게 한 뒤에 손짓으로 그려놓은 곳으로 이동시켰다.

책상에 그려진 마법의 그림에서 푸른빛이 내뿜어져 동전을 비추었다. 50개의 동전을 푸른빛에 쏘이자 이번에는 그 그림들이 50개로 분리되어 동전에 하나씩 스며들었다.

번쩍!

이번에는 좀 더 강한 푸른빛이 번쩍이더니 푸른색 동전으로 변하면서 스르르 책상에 내려앉았다.

“후후, 에어 블라스트(Air blast)마법이 새겨진 아티팩트가 만들어졌어.”

준이 말한 에어 블라스트 마법은 압축된 공기를 폭발시켜서 공격하는 마법으로, 공기마법폭탄이라 생각하면 된다. 일회용 아티팩트였다.

이번에 준이 마법약물로 새기는 것은 제법 복잡했다. 한참 동안 그린 후에야 완성되었는데, 제법 큰 마법진 하나와 작은 마법진이었다.

준은 이번에도 아공간 속에서 적당한 무기를 살펴보다가 검집이 있는 단검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역시 같은 방법으로 세숫대야에 검집과 단검을 집어넣었다.

부글부글.

수백 개의 공기방울이 일어나더니 얼마 후에 멈추었다. 세숫대야에서 빠져나온 그것은 다시 책상에 놓여졌다.

============================ 작품 후기 ============================

*토요일이라서 1회 더 올리겠습니다.

즐겁게 즐겨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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