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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22화 (22/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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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켈리온 성

투투투투퉁.

퀘럴이 활활 타오르는 불꽃으로 날아갔지만 완전하게 통과하지는 못하였다.

후두두둑.

퀘럴 다섯 발이 바닥에 떨어졌고, 파이어 링의 거대한 불꽃도 처음보다는 현저히 위력이 떨어졌다.

“호오? 퀘럴이 조금 먹히는 것 같은데?”

투투투투퉁.

다시 퀘럴이 불꽃을 향해 날아갔다. 허공을 선회하면서 되날아온 부메랑도 다시 날렸다.

퍼퍼퍼퍼퍽.

위력적인 퀘럴이라 마법 불꽃이 많이 약해졌다.

끼아아아앙.

부메랑에 뚫린 구멍에서 또다시 위력적인 굉음이 터지자, 프린스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그는 코피를 쏟아내면서 순간적으로 비틀거렸다.

“크으음… 이런 괴상한 공격에 내가 물러설 것 같으냐?”

프린스는 큰 각도 차이로 뚝 떨어지면서 날아드는 부메랑에 놀라 상체를 뒤로 젖혔지만 부메랑이 약간 더 빨랐다.

슈가가각.

부메랑은 프린스의 왼쪽 아랫배 부분에서 오른쪽 가슴 부분까지 길게 사선으로 살을 가르고 지나가버렸다.

“크으윽!”

갈라진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으으… 큐어(cure)!”

츠츠츠.

상처에서 기이한 빛이 쏟아져 나오자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지만 속도가 아주 느렸다.

“상처가 너무 깊어 큐어로는 안 되는군. 마나여, 상처를 치료해 주소서. 힐(heal)!”

츠츠츠츳.

이번의 치료마법은 큐어보다 훨씬 강력한 치료마법이라 흘러나오던 피가 멈추면서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었다.

“으음… 두고 보자. 후퇴하라!”

프린스의 후퇴명령에 엎드려 있던 대원들의 일부는 화살을 날리면서 다른 대원들이 도망치는 시간을 벌어주었다.

부상을 입은 대원들을 어깨에 기대게 하면서 모두 뒤돌아 도망쳤다.

날아오는 화살을 모두 피한 준은 얼굴이 굳어졌다.

“으음… 역시 마법으로 상처를 아물게 하는구나. 까다로운 적이니 다음번에는 마법사를 최우선으로 죽여야겠어.”

준은 뒤돌아 경공술을 발휘해 아리안느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프린스는 이글 용병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대장인 스칸디와 부대장인 쇼칸이 다가왔다.

“프린스, 이게 어찌된 일이냐?”

“대장님, 대원들이 놈에게 당했습니다.”

“으음… 역시 그자가 문제였어.”

“놈에게는 강력한 무구가 두 개나 있었습니다.”

“두 개씩이나?”

“예. 연사가 가능한 크로스 보우를 가지고 있었으며, 굉음을 동반한 이상한 무기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으음… 역시 무서운 놈이었어.”

“다행히 마법을 펼쳐 놈을 공격 하였기에 피해가 이 정도에서 그쳤습니다.”

“음… 세 명이 죽었고, 피를 흘리는 대원들이 대부분이야. 부상을 입지 않은 자는 한 명도 없어.”

“놈이 기다리고 있다가 기습공격을 해왔으나, 이제는 우리가 놈에게 기습공격을 할 차례입니다.”

“그래. 놈을 공격하는 게 좋겠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제 생각으로는 20명씩 한 개의 조를 이루면서 공격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습니다.”

“흩어지면 놈에게 기습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데?”

“멀리 흩어지는 게 아니라 조를 이루면서 각 조의 거리는 10m 정도로 한다면 충분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으음… 그렇다면 큰 걱정은 없겠군.”

“그렇습니다. 제가 상황을 보면서 마법공격을 지원한다면 충분할 겁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어차피 의뢰받은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도 죽은 목숨이야. 밤에 놈을 치도록 한다. 그동안 푹 쉬어라.”

“예, 대장님!”

어차피 아리안느와의 거리가 3시간 정도 떨어져 있었으니 추격엔 그리 어렵지 않았기에 일단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다음에 공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행에게로 돌아온 준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사람들을 한곳에 모았다.

“소공녀님, 적들이 근처까지 접근했습니다. 이대로 도망만 다니다가는 놈들의 기습공격에 당하거나 포위될 것 같습니다.”

“준 님, 적들은 얼마나 되던가요?”

“제가 적들과 싸울 때는 30명 정도였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200명 정도의 적들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는 겨우 8명이니 이 인원으로 적들을 막기는 힘듭니다만… 어쨌든 제가 남아서 놈들을 저지해보겠습니다.”

“혼자 남아서 적들을 저지한다고요? 그건 너무 위험해요.”

“저 혼자서 치고 빠지는 게 싸우기 용이합니다.”

“그래도 그건 너무 위험해요.”

“아닙니다. 그게 최선의 방법 같습니다. 제가 이곳에 남아서 놈들을 막을 동안 소공녀님은 계속 이동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스가 한 발 나서서 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말하였다.

“준 님, 저도 남아서 돕겠습니다.”

“아…아닙니다, 한스 님. 소공녀님을 옆에서 지켜드려야죠.”

“그…그건 그렇지만…….”

준은 고개를 저으며 한스의 말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놈들이 노리는 건 소공녀님입니다. 최대한 적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안전합니다. 저는 기회를 봐서 치고 빠지면서 놈들을 혼란시키겠습니다.”

“적들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혼자서 상대하려 합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닙니까? 먼저 출발하십시오. 저는 뒤따라가겠습니다.”

그러자 소공녀도 한스의 말을 거들고 나섰다.

“그러지 말고 지금과 같이 이동하고, 그러는 동안 적들이 접근하면 준 님께서 적들을 공격하고 그동안 우리가 이동하는 것은 어때요?”

“소공녀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준 님, 드로이안 산맥에는 몬스터들이 넘쳐날 정도이기에 언제 우리를 공격해올지 모릅니다.”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던 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으음… 듣고 보니 한스 님의 말씀도 맞는 것 같군요. 좋습니다. 그럼 지금과 같이 이동하면서 적들이 접근하면 제가 저지하는 방법으로 하죠.”

“하하하, 잘 생각하셨습니다.”

“고마워요, 준 님.”

“아닙니다, 소공녀님. 제가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니 다행입니다.”

“소공녀님, 일단 준 님의 말대로 적들이 가까이 접근하였다고 하니 서둘러 출발하는 게 좋겠습니다. 놈들이 오늘밤에라도 공격해온다면 큰일이니까요.”

“그게 좋겠어요. 한스 경, 바로 출발해요.”

한편 소공녀의 뒤를 추격하던 이글 용병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프린스가 마법으로 살펴보니 소공녀 일행이 날이 어두워지는 상황에서도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계속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이런 제기랄! 즉시 추격한다!”

“놈들이 우리가 오늘밤 공격할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놈이겠지.”

“정말 대단한 놈입니다. 그놈만 없었더라도 일이 쉽게 끝났을 텐데…….”

“이번에는 기필코 놈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테다.”

“저는 놈의 팔을 잘라버리겠습니다.”

“크크크… 그럼 난 놈의 다리를 자를까?”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즉시 소공녀를 추격한다!”

“예, 대장님!”

대원들은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서둘러 추격에 나섰다.

쉐에에엑.

퀘럴 한 발이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왔다.

퍼억!

“크아악!”

가슴에 퀘럴이 박힌 이글 용병대원 하나가 비명을 지르면서 고꾸라졌다. 20명씩 한 개의 조를 이루면서 조심스럽게 울창한 숲속을 지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퀘럴이 날아든 것이다.

“조심해, 놈이 근처에 은신해 있어.”

“…….”

이글 용병대원들은 조장의 경고에 일제히 상체를 숙이면서 퀘럴이 날아올 것에 대비했다. 그러나 어찌된 것인지 그로부터 5분이 지나도 퀘럴은 날아오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금 조장의 손짓에 따라 조심스레 움직이기 시작했다.

쉐에에엑.

공격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기에 그들은 소리만으로도 퀘럴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퀘럴이 날아온다! 조심해!”

“…….”

퍼억!

날아온 퀘럴은 나무에 깊숙이 박혔다. 이글 용병대원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조금만 방심해도 갑자기 날아온 퀘럴에 누군가가 죽었기 때문이다.

슈슈슈슉.

그때였다. 갑자기 전방의 높게 솟은 나무위에서 세 발의 화살이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떨어졌다.

“조심해! 위에서 날아온다!”

“손방패로 막아!”

퀘럴에 대해서만 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화살이 날아든 것이다. 하지만 화살은 퀘럴보다 현저하게 위력이 떨어지기에 손방패로 잘 막자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효과만큼은 충분했다. 언제 다시 가해질지 모르는 공격에 선뜻 앞으로 나서는 자 없이 용병대원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준은 150m 정도 떨어진 풀밭에서 심안으로 이 같은 상황을 보고 있다가 뒤로 물러나 일행이 있는 곳으로 후퇴하였다.

‘하하, 목적대로 놈들의 추격 속도를 떨어뜨렸어.’

험한 지형이라 소공녀 일행이 이동하기가 힘든 편이었지만 말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곳에서는 말을 타고 이동하였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이동할 수 있었다.

그 사이 몇 번이나 준의 기습적인 공격에 대원들이 피해를 입은 이글 용병단은 적의 공격 목표가 자신들 자체가 아닌 그저 추격 속도를 늦추는 것이란 걸 알고부터는 경계하면서도 추격 속도를 높였다.

약 1k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이글 용병단과 소공녀 일행은 끊임없는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이젠 서로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있었다.

이글 용병단은 번번이 준에게 기습공격을 당해 모두들 화가 치밀어 흥분해 있었다. 이에 마법사 프린스는 그들의 사기 때문이라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생각하고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보복 공격을 하기로 했다.

부우웅.

플라이 마법으로 허공에 떠오른 프린스는 곧이어 투명화 마법도 시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로 날기 시작했다. 더블 캐스팅을 한 상태라 약간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 했다.

프린스는 소공녀 일행을 지나쳐 적당한 나무 위에 내려섰다. 그 사이에는 투명화 마법 때문이었는지 아무도 그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숨을 죽인 채 숨어 있던 프린스는 30m 정도 앞으로 소공녀 일행이 다가오자 캐스팅해두었던 마법을 펼쳤다.

“크크크, 한번 당해봐라. 매직미사일(Magic Missile)!”

시동어와 동시에 프린스의 손끝에 빛나는 화살촉 모양의 매직미사일 열 발이 형성되었다. 매직미사일은 1서클 마법이었지만 5서클에 이른 그가 펼치는 마법이었기에 위력이 상당해진 공격마법이었다.

시야에 보이는 것은 뭐든지 알아서 찾아가 맞출 수가 있음은 물론, 쏘기 전까지는 지속 시간이 끝날 때까지 마법사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 당연히 목표를 놓치는 일은 결코 없으며 목표물은 어떻게든 타격을 입게 되는 치명적인 마법이었다.

“다 죽여 버려라. 가랏!”

슈아아아앙!

프린스의 손끝에서 대기하고 있던 매직미사일 열 발이 발사되었다.

퍼퍼퍼퍼퍽!

“으악, 커억!”

이히히힝!

느닷없이 전방에서 날아오는 매직미사일에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한 소공녀 일행이었다. 게다가 준이 이글 용병대의 추격 속도를 늦추고자 일행들과 떨어져 있었기에 더욱 피해가 컸다.

선두에서 이동 중이던 기병 둘은 매직미사일에 머리가 터지면서 쓰러졌고, 켈리온 성에서 지원 나왔던 하녀도 옆구리에 매직미사일을 맞고는 말에서 떨어져 즉사했다.

그들의 뒤를 바짝 따라가던 쉐인과 베누아는 천만다행으로 말에 매직미사일이 격중되어 낙마하는 바람에 목숨은 건졌지만 큰 부상을 입었다.

날아오는 매직미사일을 보고 몸이 굳어버려 멍청하게 서 있던 아리안느를 한스가 재빨리 몸을 날려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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