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화
아침부터 복도가 시끌벅적했다. 존재감 없이 조용하던 집사가 이리저리 호령하고 나섰다. 평소엔 있는지도 몰랐던 하인들도 접대 준비로 바빴다.
“아니, 영주관에 고용인이 이렇게 많았나? 온통 처음 보는 사람뿐인데.”
“영지 접수 이후로 다들 근무 시간을 줄이고 2교대로 돌리고 있었지.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미하일은 네마냐의 말에 움찔했다. 마치 그것도 모르고 뭐 하냐는 지적으로 들렸을까.
“아니, 서류상으로 아는 거와 실제 느끼는 건 다르지. 평소엔 복도에 사람이 아예 돌아다니지도 않았으니까.”
네마냐 역시 이런 북적거림은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칠 손님을 맞으려면 어쩔 수 없다. 그때 집사가 다가왔다.
“영주님, 바난드에서 조합장이 도착했습니다. 국왕의 사절을 겸한다는군요.”
“아, 바누라트 아저씨가 도착하셨군.”
“아저씨라뇨…….”
스스럼없는 호칭에 색이 짙은 희뿌연 눈썹을 꿈틀대는 집사. 소영지 백작이면 남작보다 못하단 소리도 있다지만, 그래도 백작이다. 자기 주군인 국왕의 동생을 부를 만한 호칭은 아니다.
“야, 집사장이 난처하잖아. 표현 좀 조심해.”
난처해진 미하일이 팔꿈치로 슬쩍 뜻을 전했다. 네마냐도 퍼뜩 무슨 일인지 알아차렸다.
“아……. 바누라트 경과는 꽤 돈독하거든. 사석에선 그렇게 알아 두면 될 것 같아, 집사. 대신 공적인 자리에선 내가 조심하지.”
완벽한 해명이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바난드에 며칠 있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상관은 없다. 집사라는 자리는 때때로 이해보단 영주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일 미덕도 필요하다.
“알겠습니다. 바누라트 경은 현관에서 직접 마중하시겠습니까? 다른 외빈들은 방문이 확인되는 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응, 고마워요. 우리 영지 지주, 토호들께선 오고 있으신가?”
반쯤 농담과 진담이 섞였던 방금까지의 대화와 달리 완전한 본론이었다. 이번 쇼는 공식적으로야 귀빈을 모시고 영지의 대외 정세를 ‘설명’한다는 행사였다.
‘실제론 지주, 귀족들에게 영지 마나를 도입한다고 선포하는 행사지만.’
주군인 바난드 왕국과 지케른 성국, 심지어 바난드와 미리 얘길 나눈 제국 총독부의 대표자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여기서 동맹과 적의 자리가 분명하게 나뉠 것이다. 같은 편에 서지 않으려는 사람에겐 분명한 경고가 되겠지.
‘설마 내 등 뒤에 왕국, 성국, 제국이 다 있는데 허투루 보진 못하겠지.’
반발은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 버리니 한층 홀가분해졌다.
“30분 전쯤에 미하일 님의 집안인 아가야니안에서 소작농과 후견인을 거느리고 도착했습니다. 그와 함께 영지 북부 계곡 호족들도 도착했습니다.”
아가야니안. 아르사니아 강을 따라 농경지가 펼쳐진 북부 영지의 대표적인 지주 집안이다. 아르사니아 강을 타고 북쪽으로 가면 제국에 닿으니, 그만큼 제국의 사정에도 밝고 왕래가 잦다. 영지의 새 정책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우군이란 뜻이지.
“미하일 녀석 말고 아가야니안은 오랜만에 들어 보네. 영지에서도 가장 큰 가문인데.”
아가야니안 가문은 그런 덕분에 바가반드에서도 오랫동안 제국과 밀접한, 제국통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역시, 부지런한 분들이라니까. 미하일, 가서 인사드리지 않아도 되겠어?”
“뭐 하러. 됐어. 지금 가 봐야 결혼은 언제 하느냐고 붙잡혀서 시달릴걸. 어차피 그 양반들은 지금 다른 귀족들 설득하느라 정신없을 거고.”
처음 무단으로 바난드를 갔다가 돌아왔을 때만 해도 미하일은 아예 집에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가만히 있어도 트집 잡는 또라이 영주 앞에서 눈에 띌 짓을 했으니 어느 부모가 걱정을 않겠나. 물론, 일이 잘 풀렸으니 다행이다.
“부모님들이란 다들 그렇지. 그래도 꼭 인사는 하고 다녀. 만날 수 있을 때 만나야지.”
“아…….”
미하일이 잠시 주춤거렸다. 왜지? 아, 설마. 관자놀이를 짚으면서 미리 추측을 부인했다.
“아, 이상한 생각은 말고. 꼭 내 집안 얘길 하는 건 아니니까.”
“꼭 네가 그런 말을 꺼내면 내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니까. 큰 죄라도 지은 것 같아서.”
단순히 상황 무마용으로서만 아니라 실제로가 그랬다. 네마냐의 기억 속에 있는 슬픈 일과 네마냐로 살아오면서 직접 겪은 슬픈 일만 한 트럭이다. 울어서 감정을 해소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울면서 슬퍼하는 게 슬픈 감정의 전부는 아니지. 너무 오랜 세월, 심지어 여기서 더 오래 살고 회귀까지 했으면 그럴 만도.’
감상과 슬픔이 언제나 똑같은 강도로만 남아 쌓이는 감정이라면, 자신은 이미 쓰러져 재가 되고 남았겠지. 이젠 그저 한 번 떠올리고 한숨으로 태워 버리면 그만이었다.
“죄는 무슨. 이상한 상상 덧붙이지 마. 그럼 집사, 난 가 보겠어. 바난드의 손님을 기다리게 해선 안 되니까.”
“……잘 조처하고 있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집사와 자신의 일하는 스타일은 잘 맞았다. 저렇게 눈치가 좋아야 가스파리얀 같은 작자 밑에서 20년을 버틸 수 있는 건지. 어쩌면, 그 과묵함이 그나마 스무 해를 버틴 원동력일지도 모르겠다.
[관계 변화]
[집사 스프란체와의 관계도가 상승. 지인.]
훗 하는 웃음과 함께 네마냐는 미하일의 팔을 잡아 앞으로 끌었다. ‘귀하신’ 손님들이 몰려올 걸 생각해 볼 때, 자신뿐 아니라 그나마 인망 좋은 미하일이 곁에 있으면 더 나을 것이다. 비틀대는 미하일을 잡아끌다시피 하며 네마냐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 * *
“와하핫, 이게 대체 몇 달 만인가? 워낙 지체가 달라져서 그런가, 못 알아볼 뻔하지 않았나! 아가야니안, 자네도 못 본 새 더 성숙해졌어!”
와락 껴안는 거대 몸집의 압박이 흉부를 거세게 조였다. 기껏 체통을 지켜 봤자 이 아저씨 앞에선 소용이 없단 걸 까먹었다.
“컥, 이제 그만 좀…….”
숨이 가빠지다 못해 시야가 흐릿할 정도가 되어서야 압박에서 풀려났다. 이 아저씨…… 무슨 레슬러인가.
“쿨룩 쿨룩……. 방금처럼 숨통만 조이지 않았다면 완벽했을 거지만요.”
“엄살은. 그동안 들은 자네 활약상이 너무 엄청난데 고작 편지 몇 통밖에 안 보내 줬으니 얼마나 서운했을까!”
“국왕께서는 건강하시죠? 왕국도 한창 정신없이 바빠지겠지만.”
최근 돌아가는 사정을 완곡하게 돌려 이르는 말이었다.
“응? 아, 그렇지. 자네가 다르빌을 구원했다는 소린 들었어. 거기다 제국까지 연락을 넣었단 소리에 다들 얼마나 놀랐는지 아나? 자문회 양반들도 깜짝 놀라서 말을 못 했을 정도였지. 아, 그 꼴은 그림으로 두고두고 남겨야 하는 명장면이었거늘.”
영감이 많이 간략하게 정리한 모양이다. 물론 왕국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말이 많았으리란 건 짐작이 갔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네마냐의 뜻을 밀어준 게 바로 왕국인 건 틀림없다. 빠르게 내부 의견을 정리하고 오늘의 쇼를 열 수 있던 것도 바난드의 빠른 결정 덕분이니까.’
“임금님과 바누라트 경 덕분에 연극 하나를 걸게 준비했답니다. 이번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
“뭘, 그런 걸 가지고. 자네가 베푸는 은혜가 훨씬 후하지. 아무렴 자네가 정말로 아이디어만 불쑥 들고 왔던 그…….”
길거리에서 바누라트가 모든 이야기를 다 뱉으려 하자 급하게 손사래 치며 만류했다. 이제 영지 마나 문제는 거의 공론화가 되긴 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주절주절 외우고 다니는 건.’
네마냐가 영지 마나에 어떤 식으로 공헌했는지까지 흘리는 건 위험하다. 자칫 다른 대제후들이 위험하다며 반대파가 될 수도 있을 테니. 아직은 위장한 채 힘을 길러야 한다.
“하하…… 어디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죠. 얼마 전에 사절을 빙자한 도청단도 있었으니까.”
“아, 그런가. 참, 엘레나를 도와준 건 잘했네.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조합장은 아차 하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화제를 자연스럽게 옮겨 갔다. 눈치는 부족해도 임기응변은 능수능란하다.
‘엘레나 문제로 한 번에 엎어 버렸군.’
역시 온갖 갈등을 중재하는 조합장 자리는 고스톱으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겠지. 적절하게도 엘레나 얘기고. 엘레나가 상심한 문제는 꽤 깊기도 해서 네마냐로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다.
“엘레나 공주께선 맡겨진 몫 이상의 역할을 해냈죠. 다만 아버지처럼 의지하던 단장을 잃은 게 걱정이 좀 되지만.”
“그렇지. 호슨 소식에 우리도 충격이었다네. 음, 그렇게나 강건하고 친절하던 사람이. 덕분에 처음 전사 소식 듣곤 기사단이 전멸한 줄 알았다니까. 호슨이 죽을 정도라면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 거지.”
“그 이후로는 경각심도 높아진 상태긴 합니다. 음, 여기까지만 하고 깊은 이야긴 따로 하죠.”
“먼저 모시겠습니다. 바누라트 경.”
두 사람의 대화가 일단락되자 미하일이 화려한 예복을 입은 채 권유하고 나왔다.
“그 예복……. 여기 백작도 그렇고 하례회 이후로 계속 입는 모양이군? 보기 좋아, 허허.”
“이것만큼 아니와 저희 바가반드의 관계를 상징하는 것도 없으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제길, 상징이란 은유는 제국 놈들이 좋아하는 문법인데 말이야. 복잡해서 싫지만 부인할 수도 없군, 으으.”
골치 아프다는 표정의 영감을 보며 좌우의 두 사람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겨우 참아 냈다.
바누라트가 도착하고 조금 뒤에는 성국에서도 사절이 왔다.
“도서관장이라, 꼰대는 아니셨으면 좋겠는데.”
마법학에 조예가 깊은 신전 도서관장이 왔다는 소식이었다. 우선은 미하일을 얼굴마담으로 영지 귀족들을 안내하도록 보냈다. 네마냐는 이내 관저로 찾아온 하라드와 나란히 손님을 맞으러 나갈 준비를 차렸다.
“여러모로 다들 대표를 보내는 데 신경을 써 줬어. 기대한 것 이상인데.”
“당연하지. 적어도 이미 우리와 함께하기로 한 사람들 입장에선 우리가 반드시 성공해야 하니까. 바가반드에서 시작해야 다른 영지가 논의라도 할 수 있지 않겠어?”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만큼 내 어깨도 무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군.”
‘설득이 잘 안 되면 바로 군대를 풀어야 하나. 독재자 연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단 말이지. 충돌이 없기를.’
그때 문을 세 번 두드리는 소리가 나며 집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주님, 응접실에 손님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귀족 15인과 지케른, 바난드 그리고 제국 총독부의 참사관 등 외부 귀빈 세 사람입니다.”
“총 열여덟이라. 세계의 운명을 결정하기엔 너무 적지만, 하야스단의 작은 언덕배기를 결정하기에는 충분하겠어.”
이윽고 열린 문으로 길을 나섰다. 난간 아래로 보이는 아래층의 응접실에는 이미 사람들의 헛기침이 요란했다. 아는 사람들은 제각기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소맷귀를 정리하면서 집사에게 물었다.
“스프란체, 총독부에서 왔다는 참사관, 이름은 알아 뒀어? 어떤 사람인지 알아 두면 좋긴 할 텐데, 그건 무리려나?”
집사는 잠시 기억을 헤아리는 듯 그저 조용히 따라오다가 돌연하게 답을 내놓았다.
“2등 서기관인 에르만이라고 신임장에 적혀 있었습니다.”
“에르만, 에르만이라. 들어 본 적이 있었던가?”
아니, 없다. 회귀 전의 기억 조각을 모아도 만난 적은 없었다. 다만 총독부의 재정, 군사 운용에서 실무를 맡는 2등 서기관이라니 꽤 중요한 인물은 맞다. 그런데 하라드는 뭔가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었던 건지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혼자서 호들갑을 떨었다.
“에르만? 설마하니 에르만 카나보스인가? 스프란체 씨, 그 참사관의 성도 기억하세요?”
잠시 시선으로 허공을 더듬던 스프란체는 하라드에게 건조하게 답했다.
“예, 카나보스가 맞습니다. 카나보스 가문이라니 현 황제의 친척이 되겠군요.”
“제국 마법학회의 참관인이기도 하고. 몇 년 전에나 들었던 소리지만.”
“오호.”
생각지 못한 데서 월척이 떴다. 다른 곳에 보내는 사절은 결코 아무 이유 없이 선정되지 않는다.
‘제국의 오랜 전통이기도 하지.’
이번 인물은, 따지고 보면 직접적인 직급에 상관없이 상당히 정치적으로 고려된 인선이 되는 셈이다. 제국에서도 슬슬 자신에게 신경 쓰리란 생각은 들었지만, 과연 선의로 온 것이긴 할까. 머릴 벅벅 긁으며 상념을 지워 버렸다.
“흠, 두고 보면 그런 중요 인물을 보낸 이유는 알게 되겠지.”
재밌어지겠다는 생각과 함께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여러 발소리가 위층으로부터 뒤섞여 들려오자, 아래층의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다.
“아, 이제 오시는군요. 여러분, 모두 환영해 주십시오. 저잣거리에서 세칭 바가반드의 영웅이라고도 불리는 영주, 네마냐 나자리안 백작이십니다.”
‘아, 제발 쫌. 아저씨.’
마음과 달리 부끄러워할 새도 없었다. 스프란체가 재빨리 앞으로 몸을 움직이더니 입구에 드리워진 커튼을 활짝 펼쳐 들었다. 슬쩍 이쪽을 보며 띄우는 정중한 웃음이란. 한바탕 고상한 연극을 치를 판이다. 네마냐는 잔뜩 어른의 웃음을 떠올렸다.
“여러분, 추운 날에 모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귀빈들과 아가야니안 등 사정을 아는 손님들이 먼저 박수로 분위기를 견인해 버렸다. 한 번 흘러 버린 분위기는 도도하기 짝이 없어 거스르기조차 버거웠다. 곧,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도 박수의 폭포에 함께 휘말렸다.
“서론은 생략하겠습니다.”
잠시 웅성거림이 있었다. 온갖 낭독회, 무도회, 사교회 등의 모임에서 서두를 장식하는 몇 시간짜리 미사여구가 빠지다니. ‘기사 출신답군’이란 비아냥이 절로 들려왔다.
“저는 오늘 화염과 피비린내가 몰려오는 현 상황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바가반드가 세파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 저는 이렇게,”
주머니에 넣어 둔 공조기를 꺼내 양손으로 받쳐 들었다. 6가지의 다양한 광석이 금속제 원판 위에서 무지개처럼 빛을 발했다. 아주 잠깐, 실내로 들어오는 햇빛마저 어두워진 듯했다.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술렁술렁.
“오늘 영지 마나에 대한 제 모든 지식을 공유하고, 의견을 받아 그 실시를 선언할 생각입니다.”
―영지 마나라고?
―갑자기 그걸?
사람들이 본격적인 주제를 듣고는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지금이 바로 손을 쓸 때였다.
‘자, 시작해 보자고.’
배에 힘을 주고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연이어, 눈을 감은 채로 스킬을 발동시킨다.
[설득]
[일정 수준 이하의 수사학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당신의 발언에 설득될 확률이 50% 상승합니다. 당장 설득되지 않더라도 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초장부터 몰아치는 폭풍을 펼칠 참이다. 필요하다면 모든 방법을 다 가져다 쓸 것이다. 폭풍 전야의 밤에 느긋하게 여유를 부릴 시간이 아니라는 걸 인식시킬 수만 있다면. 고블린을 상대로 싸우려면 모든 사람이 네마냐의 목소리에 호응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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