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타티온에 밤이 찾아왔다.
“오늘 밤은 상쾌하게 자겠어.”
“괴수를 쉽게 잠재우다니, 역시 나자리안 공자가 바가반드의 진정한 후손이지.”
“아무렴 영지의 관리놈들보단…….”
도란거리는 소리와 함께 거리는 천천히 잠자리에 들 무렵.
―탁.
문이 닫히며 마을 안에 유일하게 빛을 밝힌 방은 폐쇄되었다.
“도착.”
마을의 작은 방 한 칸에는 네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짐승이 있었다. 심지어 그 짐승은 일생에 한 번 보기도 힘들다는 성수.
“마을까지 데리고 오느라 고생했겠어. 성수가 왜 여기 있는지는 물어봤어?”
칼날을 가는 네마냐는 아무렇지 않게 다리를 꼬고 앉아선 편하게 말을 꺼냈다.
“말하는 게 어쩐지 좀 시비조 아니냐. 음, 저…… 성수님이라고 해야 하나? 이 녀석의 말은 신경 쓰시지 마시고.”
스스럼없이 다리까지 꼬고 앉은 네마냐. 나머지 일행, 특히 미하일은 두 존재를 번갈아 보며 어쩔 줄을 몰랐다. 키마이라 본인도 가만히 있는데.
[괜찮다. 이상한 힘에 기력을 빼앗기고 이리저리 휘둘린 것뿐이니까.]
각자의 머릿속으로 울려 퍼지는 맑은 목소리. 네마냐가 대표로 계속 말을 이어 갔다.
“다행이네. 성수가 다쳐서야 우리도 곤란하니까……. 고블린으로도 머리 아픈데 성수에, 마정석까지.”
[모르고 있었나.]
뭔가 알고 있는 모양인지 키마이라는 네마냐와 시선을 마주쳤다. 잠시 키마이라의 깊은 눈자위를 헤아려본 네마냐가 참았던 질문을 꺼낸다.
“몇 가지 정보만 알고 있지. 당신이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알려 주면 고맙겠어.”
키마이라는 날개를 살짝 폈다가 접었다. 살랑이는 바람에 촛불이 만드는 그림자가 흔들렸다.
[좋다.]
일행은 당장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전전긍긍했다. 그저 불이 꺼져 있는 수정석에 빛이 들어오는 걸 기다릴 뿐이었다. 통신석에 빛이 들어오고,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자못 흥미로웠다.
[……몇 개월 전부터 산에서 흘러나오는 정기가 오염되기 시작했다.]
“신성한 마나가 넘치는 마시스 산에……?”
역시나 마나의 원천에 민감한 마법사 아니랄까 봐 하라드가 벌떡 일어섰다. 키마이라가 잠시 하라드를 주시하곤 이내 고개를 다시 돌렸다.
[마법사로군.]
네마냐는 눈빛에 두려움을 느낀 하라드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보냈다. 하라드가 앉자 네마냐는 다시 물었다.
“산에서 나오는 정기가 오염이 됐다니, 몰랐군. 언제부터야?”
[조금씩 양이 늘거나 줄 수는 있지. 그래도 이렇게 마나의 분출량이 줄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그 시점 전후로…….]
아주 낮게 뿌드득, 이가 갈리는 소리가 흐려진 말끝으로 전해졌다. 잠깐의 침묵이 따른 뒤 이야기는 다시 이어졌다.
[그…… 음. 너무 동요한 것 같군. 그자가 나타났지.]
“그 시점, 그자?”
바야흐로 새로운 인물의 등장. 네마냐는 꼬고 있던 다리를 풀었다. 무언가 가스파리얀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일 수도 있었다.
[그래. 지금껏 경험한 마도사들 중에는 가장 강력하더군. 특히 고블린이 그 정도로 개발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지.]
“……고블린 마도사? 그게 말이 되는 건가?”
“그게 왜? 고블린도 마나를 쓰는 법은 옛날에 배웠으니까. 불가능한 건 아니잖아.”
네마냐의 되물음에 미하일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고블린 마도사는 분명 많았다. 하지만 마력에 훨씬 적합한 인간 마법사도 이기지 못하는 성수다. 고블린 마도사가 이길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됐다.
“……네마냐 형이 이야기한 건 단순히 마법을 썼기 때문만은 아닐 거야. 내 생각이 맞지?”
무거운 끄덕임으로 동의의 뜻을 표현했다. 미하일도 그제야 무슨 뜻으로 내가 되묻는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키마이라의 답이 이어졌다.
[……맞다. 합리적인 마나의 흐름 대신 신체적 능력을 키우는 데 적합한 게 고블린이지. 고블린 마도사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이다.]
‘그랬지. 한번 죽던 그 순간까지도 고블린 전사나 약탈자가 무서웠지, 마도사는 안중에도 없었으니까.’
그러면서도 네마냐의 흥미는 조금 식었다. 고블린 마도사의 출현. 그건 이미 시작되고 있는 고블린 침략의 또 다른 전조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아직 키마이라의 말이 끝난 건 아니다.
[방심하긴 했지만 쉽게 제압을 당할 줄은 몰랐다. 같이 나타난 인간들만 아니었다면 더더욱.]
“인간…… 배신자가 있었다고?”
가끔 개인 단위로 이탈하거나 투항하는 일은 있었지만, 여기선 ‘복수형’이었다. 최소 여러 명이란 뜻.
“대체 무슨 일이…….”
빠르게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짐작하고 있는 바는 이미 있었지만, 반나절 정도 아무런 소식이 없던 알림 항목에도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다. 사람들. 무장하거나 풀을 이용해 만든 옷을 뒤집어쓴 자가 몇 명이고 함께 있었다. 무서운 실력이었지.]
“저, 혹시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인지 기억하고 있어? 인상이라던가.”
하라드가 조심스레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키마이라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종족이 다르니 인상과 같은 것으로 구분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만난 직후에 괴상한 술법으로 공격을 받았으니 더 어렵지. 다만…….]
“다만?”
[깃발……을 하나 본 기억이 나는군. 예전에도 본 기억이 있는 독특한 그림이었어.]
자신도 모르는 긴장감에 네마냐는 침을 삼키며 갈증을 달랬다. 깃발. 사람은 몰라도 된다, 당장은. 깃발만 알아도 어느 세력인지까지는 알 수 있었다.
“어떤 깃발인지 혹시 설명해 줄 수 있어?”
잠시 허공을 바라보던 녀석의 눈이 다시 네마냐에게로 향했다.
[산양.]
“산양?”
되묻는 네마냐의 표정. 의심과 확신을 오가던 얼굴은 희열의 표정으로 물들었다.
[그래. 마정석을 양쪽 뿔에 달고 있는 산양의 머리. 그건 기억이 나는군.]
“산양 머리……. 그건 가스파리얀 문장이잖아!”
이야기를 듣자마자 역시 동네 사람인 미하일이 기겁했다.
“주민을 보호해야 할 깃발이 오히려 고블린과 손을 잡고 나섰다는 거야?”
미하일의 얘기로 사정을 알아차린 아일라도 들리지 않게 뭐라고 중얼거렸다. 차마 옮길 수 없는 단어들인 모양이다.
“뭔가, 불만이 있다거나 내통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했는데……. 백작이 진짜로 반역을 꾀하기라도 한다는 거야?”
하라드도 생각 외의 막장 전개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건 직접 경험한 네마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큰 의문이 하나 풀리는군. 어째서 바가반드 그렇게 엉망으로 다스렸는지, 그래서였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이 쥐어졌다. 주민들에게 30년간 고혈을 쥐어짜면서, 타 영지와 달리 고블린과 충돌 한번 없이 지냈다는 것의 의미.
“고블린이 자신을 사업적이든 외적으로든, 파트너로 선택다는 뜻이겠지.”
대강 알았다는 하라드의 설명이 잇따랐다.
“이런 의도였던 거야…….”
바난드와 하야스단의 사람들이 의지하는 광산. 그 막대한 광물은 흘러드는 마나에 의해 자연히 생성되었다. 마법사들이 쓰는 마나의 원천도 여기서 생겨났다.
“그걸 고블린들이 오염시켜 버리면 고블린 마도사들만 쓰고, 인간은 쓸 수 없는 오염된 마나가 되어 버리지.”
며칠 동안 누군가 던지듯 툭툭 모인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했다.
[고블린으로부터 하야스단을 지킨다]
그 첫 과제는 그렇다면 바로…… 영주의 피. 피가 차가워지는 기분의 네마냐를 알아차리지 못한 미하일은 이야기를 다시 이어 나갔다.
“그렇다면 성수가 이야기해 준, 천으로 된 로브를 뒤집어쓴 사람들도…….”
아일라는 옅은 신음을 흘리며 불쾌한 추정을 떠올렸다.
“……영지의 마법사겠지.”
“……아무리 그래도 정말 마법사겠어요? 마법사들에게 고블린은 상종도 못 할 존재인데. 음. 이봐, 키마이라 씨. 로브를 쓴 사람에게서 마나가 느껴졌어?”
키마이라가 잠깐 기억을 되짚어보는 듯 눈알을 굴렸다. 왠지 모르게 귀여워 한창 진지하던 일행들이 일제히 헛기침으로 무마했다.
[흠…… 그 여자가 복잡하게 장식된 로브를 쓰긴 했다. 그렇지만 너희가 마나라고 부르는 그 힘은 쓰지 않던데.]
“여자? 마나를 쓰지 않는……그러나 고위급의 여성이라.”
“확실한 건, 상당한 집단을 이끄는 수장은 된다는 이야기겠지. 하지만 그런 마법사 여성이 있었던가? 내가 아는 한은 아직 없었는데.”
미하일의 의문과 아일라의 이야기. 그러나 네마냐는 잠시 아찔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정보가 재빨리 요약을 올리며 확인을 독촉했다.
‘아니, 그럴 리는 없지.’
네마냐는 애써 창을 닫아 버렸다. 불길한 추측이 일었고, 시스템이 그걸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게 확실한 건 아니었다. 네마냐는 재빨리 주제를 바꾸었다.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일단은 성수를 보호하는 게 문제야. 놈들이 적마정석으로 다시 조종하려 들 수도 있어.”
냉정함을 되찾은 하라드도 동의했다. 미하일 역시 충분히 동의한다면서, 현재 중요한 것은 가스파리얀임을 지적했다.
“그래. 더군다나 영주가 이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쳐도, 그자의 손에 성수가 들어가면 위험할 수 있어.”
“성수에 올라타서 하야스단의 정당한 대왕이라고 주장하려나.”
반쯤 농담으로 쏘아붙이긴 했지만, 어쩌면 백작이 노리고 있는 점일지도 몰랐다.
‘가스파리얀이 고블린과 손을 잡고 하야스단의 대왕을 주장하고 나선다면.’
네마냐는 고개를 저으며 선을 그었다.
“절대, 있을 수 없지.”
모두들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이구동성으로 막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네마냐는 머릴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키마이라가 눈을 마주쳤다.
“당신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지금 고블린이고 인간이고 사방이 난리야. 아마 당분간 마시스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군.”
알아들은 듯 아무 말이 없는 키마이라. 동의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네마냐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서 당분간 근처 한적한 산에서 머물러 줬으면 좋겠어. 대단한 산은 아니지만, 피난민도 보호해 주면 좋겠고.”
미하일의 걱정스러운 음성이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괜찮을까? 사람들하고 너무 가까우면…….”
“걱정할 만큼 가까운 건 아냐. 한 50스타디온 정도는 되니까.”
50스타디온. 약 10km는 족히 떨어진 산골짜기였다. 그 정도면. 인간이 무모하게 뚫고 들어오기엔 불가능한 깊이이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해 둔 후보지는?”
하라드의 말에 네마냐는 한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바슈니트 산. 이곳 아르사니아 강 너머에 있는 산이지.”
네마냐는 성수와 맞추던 눈을 내리곤 일행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바로 안내해 주고 올게. 잠깐 기다리고들 있어. 아, 그리고 하라드.”
“응?”
팔짱을 끼고 뭔가 생각하는 듯하던 하라드가 건성으로 대답을 받았다.
“전에 문자 해독을 부탁드린 그분과는 연락이 됐어? 왜, 대학교수라던.”
“아…… 아, 물론. 준비되면 즉시 보내 주기로 했어. 도보로 오기엔 조금 먼 곳이라서 전송술로.”
녀석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곤 다음 일정을 드디어 이야기했다.
“잘됐네. 내일이나 모레 중으로는 자루아나로 출발해야 할 테니, 근처에서 받으면 되겠지.”
“이제 슬슬 다시 출발하는 건가?”
떠난다는 소식에 아일라의 얼굴에도 갑작스레 생기가 돌았다. 어지간히도 동네 대장간 시설이 맘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물론이죠. 돌아와서 좀 더 자세한 얘기를 해 봐요. 자, 어서 가자고. 키메라 님.”
무감정하게 지켜보던 키마이라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 문이 닫히자 아일라는 비로소 헛기침을 뱉으며 피곤을 호소했다.
“으아아, 드디어 휴식이구나.”
“참, 타티온 원로들과 얘기를 나눠 봤는데요.”
“어, 그렇지. 사람들은 이제 안정을 되찾았대?”
원로들과 만나고 돌아온 밀은 테이블 위에 올려둔 촛대를 들고 일어섰다. 일행은 마을과의 소통은 붙임성이 좋은 미하일에게 거의 전적으로 위임한 상태였다.
“실제 인명 피해까지 당한 건 없었죠. 더군다나 성수라는 키메라니까요.”
“그래, 잘 해결됐으니 다행이야. 이제 나도 슬슬 자야겠다. 너희도 늦지 않게 자 둬. 앞으론 나나 너희나, 모두 바빠질 테니까.”
아일라가 몸을 일으키며 한껏 기지개를 켰다. 작업복이 어느샌가 조금씩 숯검정으로 물들고 있었다. 내색하지 않아도 벌써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단 뜻이겠지.
밤이 깊어 가는 마을. 네마냐는 키마이라를 데리고 마을 근처의 작은 언덕을 올랐다.
“다 왔어! 여기까지 오면 바로 날아갈 수 있을 거야. 딴 길로 새지 말고 곧바로 정면의 계곡으로 가도록 해.”
[그냥 빠르게 오도록 내 등에 올라탔으면 됐을 것을. 쓸데없는 짓을 했군, 그대.]
“뭐 하러 그런 짓을 해. 이런 달 밝은 밤에 함께 걷는 것도 운치 있지.”
[예쁘긴 하다.]
‘그것도 있고, 네가 등에 뭔가를 업는 걸 싫어하는 녀석이란 것도 아니까.’
웃는 낯을 돌려 북서쪽에 있는 높은 봉우리를 바라보았다. 바슈니트 산의 외로운 꼭대기가 구름 위에 솟아 낮은 지대를 굽어보고 있었다. 네마냐의 손가락이 천천히 그곳을 가리켰다.
“부족하겠지만 잠깐만 참아 줘. 문제가 해결되거든, 마시스의 정기도 함께 되찾으러 가자고.”
[좋다.]
한참 네마냐의 눈을 들여다보던 키마이라는 그대로 곁을 지나쳐갔다. 날개를 번쩍 펼치자 주변의 풀잎과 나뭇가지가 요란하게 바스럭거렸다.
[……그럼 나는 그대의 배려에 응하지. 당분간 저 산에서 지내겠다.]
“아, 그리고 이것 가지고 가. 아까 봤던 금속 장인이랑 마법사가 만들었어. 무슨 일 있으면 부숴. 언제든 우리가 찾아갈 테니까.”
몇 발짝을 따라간 네마냐가 손을 내밀었다. 성수의 목에 불길한 적색의 고리가 부서진 채로 박혀 있는, 기울여 만든 목걸이가 걸렸다.
“이건 구속의 목걸이가 아니라 친애의 상징이니까, 마음껏 써 주도록 해.”
네마냐는 작게 깎여나간 채 걸려 있는 수정에 손을 대고 마나를 부여했다. 해당 주인의 마나를 담았다가 유사시에 터뜨리면, 그 연결을 통해 원거리로 충격 전달이 가능했다.
‘아일라와 하라드가 새벽부터 만드느라 고생했겠어.’
키마이라는 다행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기한 물건이다만 기분은 나쁘지 않군. 그대의 기운이 인위적이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하하, 그러면 다행이고. 어서 가 봐.”
이내 키마이라는 가볍게 허공에 떠올랐다. 무게도 없는 것처럼 가벼운 몸짓이었다. 위엄으로 가득 찬 호랑이의 털가죽엔 괴괴한 달빛이 쏟아져 하얗게 물들였다.
[……다시 만날 때는 기탄없이 함께하기를 바라지. 인간 친구.]
키마이라는 한마디 답할 틈도 없이 북서쪽으로 쏜살같이 사라졌다. 성수에게 친구란 어떤 의미인지 아는 네마냐는 그저 묵묵히 바라봤다. 그리고 오랫동안, 점으로 사라져 가는 키마이라를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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