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찾아간 상단주의 방은 2층이었다. 빛을 내뿜는 아티팩트 장식물 덕분에 조명이 필요 없는 조용한 복도. 피식 웃음이 스며 나왔다.
‘이때도 비싼 물건으로 가득했군. 사업 실적에 죽어라 매달린 것도 럭셔리 라이프를 위한 거라고 했던가.’
녀석이 더 그리워질 찰나, 입구에 도착했다. 짙은 참나무 색이 두드러지는 목재 문이 퍽 고급스러웠다. 바누라트의 소탈하던 집무실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지부장님, 아까 말씀드린 네마냐라는 분…….”
“들여보내세요.”
고민 한 점 없는 목소리. 실제로 만나게 됐던 건 몇 년 뒤 시점이라 그런지, 지금은 기억보다 좀 더 앳되어 보이는 목소리였다.
“고맙습니다.”
비서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뒤에 문을 살짝 밀고 들어섰다. 하나하나 정교하게 조각된 화분들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책상 곁에는 코안경을 걸친 젊은이가 장부를 정리하는 중이었다.
“어서 오세요. 동쪽의 소식이 흉흉한 시점에 마치 귀인이 오신 것처럼 갑작스럽군요.”
녀석은 안경을 슬쩍 다잡으면서 이쪽을 바라보았다. 벌써 머릿속에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요란하군, 녀석. 서쪽 바다 건너로부터 왔다는 프랑카인들 특유의 얼굴 골격이 오랜만이었다.
‘프랑카 출신은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유독 두드러지는군.’
그런 생각을 숨기고, 네마냐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반갑습니다. 에카톤 상회의 유망주로 명망 높은 보두앵 씨를 뵙게 되니 영광이군요.”
간만에 기억을 더듬었다.
‘에카톤. 서부의 제국 상회나 사막지대로부터 뻗어 나온 알리야 상단과 함께 하야스단의 3대 상업 회사였지.’
제국보다 머나먼 바다 너머 서쪽에 있다는 프랑카와 게람나의 상인들이 연합해서 만든 상단이다. 물론 하야스단에선 독점 상단인 제국 상회나 서부의 교역품 시장을 장악한 알리야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
‘적의 적은 아군. 나와 가장 이해관계가 맞는 상단인 건 지금도 마찬가지지.’
네마냐가 그런 생각을 하며 씩 웃자, 영문을 모르는 보두앵은 묘한 표정과 함께 비로소 입을 열었다.
“아, 저를 알고 계셨군요. 만년 3등 상회를 이끄는 입장인지라 감격스럽습니다.”
눈웃음을 지으며 보두앵은 안경을 벗으며 일어났다. 누가 보아도 경계하는 게 느껴졌지만 별다른 내색 없이, 장신을 위태롭게 휘두르며 다가오더니 악수를 청했다.
‘워, 프랑카 사람들이 큰 키에 창백할 정도의 낯빛이라지만. 이 녀석은 봐도 봐도 정말 거대하군.’
네마냐의 생각은 모른 채 녀석은 자리를 청했다. 물론 이쪽도 사양하진 않았다. 아직 시간은 초저녁이었고, 이야기할 거리도 적지 않았으니까.
“……오호라, 바가반드 출신이시군요. 저희도 언젠가는 꼭 바가반드에 지점을 내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실제였다면 나중에 개발 끝나고 나서야 발을 들이밀었겠지.’
웃으면서 헛소리를 받았다. 불과 몇 개월 뒤라면 몰라도, 지금 시점에서 바가반드에 지점을 내는 건 바보짓으로 보일 테니까.
‘영지 전체가 거지로밖엔 안 보이겠지.’
네마냐는 미래에 대한 기억과 현실의 궁핍함을 분명히 구분했다. 그렇기에, 보두앵에게 충격 요법으로 설득할 준비를 해 온 것이다.
‘분명히 녀석의 기질대로라면, 제안이 뭔지 캐 보고 거절하려는 심산이겠지.’
미래의 기억. 그 속에서 보두앵은 제국 상회 및 알리야 상회의 사이에서 고군분투했다. 마찬가지로 전쟁과 자원 유출로 고생하던 하야스단 사람들은 보두앵과 손을 잡고 나섰다.
그때도 바가반드에서 최대 협력자는 단연코 네마냐였다. 최적의 선택과 시점이 아니었기에 결국 업계의 1, 2위와 귀족들로부터 밀려났을 뿐이다.
‘고생은 했어도 이제 경험은 튼튼해. 미래의 실수만 거듭하지 않으면 된다. 한번 친구가 되었으면 다시 되긴 더 쉽고.’
네마냐는 코를 문지르면서 눈앞의 인물과 기억 속 인물이 다른 인물이란 걸 받아들였다.
“그렇군요, 하하.”
여러 헛소리가 오가고 침묵이 찾아왔다. 이제 슬슬 열이 올랐다고 판단했는지 녀석은 팔걸이를 살짝 두드리며 운을 띄웠다. 눈이 보이지 않는 눈웃음은 한층 짙어졌다.
“자, 그래서…… 이 저녁 시간에 식사도 들지 않고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저와 패션 이야기를 하러 오신 건 아닐 것 같은데요.”
‘부처님 손바닥 위야.’
작은 헛기침과 함께 네마냐도 표정을 엄숙하게 가다듬었다.
“……최근에 고블린이 다시 준동한다는 이야긴 잘 알고 계시겠지요.”
고블린이라. 우선 보두앵의 표정은 변함없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좋아, 계속.
“물론입니다. 아무래도 장사가 원천이니 고블린 문제는 걱정스럽죠.”
네마냐는 한층 더 진지한 말투로 본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오늘 새벽 제 일행이 아니에서 이곳으로 오다가 정예 고블린이 섞인 습격대와 맞닥뜨렸습니다.”
“습격대요? 놈들이 이곳을 지나가야 할 텐데, 결계석주에 특이현상은 없었을 텐데요.”
보두앵도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결계석주. 제국 마법원이 개발한 결계석을 박아넣고 세운 돌기둥이다. 기둥 위엔 거대한 공 모양의 마정석으로 마나를 모아 적군을 탐지하거나 여러 마법 기능을 해냈다.
“그러나 이젠 그렇지 않게 되었습니다.”
“뭔가 좀 불안하다는 말씀이군요.”
장사꾼에게 확실하지 않은 불확실성은 그대로 손해로 직결된다. 네마냐의 이야기대로 결계석주가 믿음직하지 않다면, 그 피해는 상단에 전가될 것이다.
“먼저 이걸 좀 보시죠.”
네마냐가 소매에서 무언가를 하나 꺼냈다. 산산이 부서져 제 기능을 잃었음에도 여전히 주위 마나를 흡수하려 붉은빛을 띠는 녀석.
“젊은 나이에 하야스단 지부장까지 오른 실력이 있죠. 이게 어떤 의미일지는 충분히 파악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거…….”
처음에 뭔지 모르는 눈치던 보두앵은 중간중간 스치는 붉은 빛에 흠칫했다. 자신도 모르게 손길이 파편으로 향했다.
파직!
파편과 거의 닿으려던 손가락 끝에서 강렬한 정전기가 일어났다. 황급하게 손을 거두었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네마냐는 다시 말을 시작했다.
“주위의 모든 마나를 흡수하는 힘이 있어서, 잠시 제 마나로 봉인을 했습니다. 적마정석입니다. 놈들은 이걸로 자신들이 탐지당하는 걸 피한 것이죠.”
“적마정석! 이걸 고블린들에게 수출하는 마법사가 있단 말입니까? 하물며 일개 습격단에게까지?”
아. 마침 등 뒤에 매고 와서 옆에 눕혀 둔 도끼를 본 모양이다. 보두앵은 날 서린 도끼만 봐도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좋아, 설득력이 높아지겠어.
“바로 놈들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겁니다. 매년 기후가 차가워지면서 이제는 고블린들도 더 버틸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런 문제까지……. 솔직히 그 정도일 거란 생각은 못 했습니다.”
보두앵 정도면 매년 날씨가 이상하게 변하고 있음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고블린의 침입을 헤아릴 만한 지위는 아니었다.
“걱정이군요. 이대로면 하야스단의 3인자인 우리 상회는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걱정대로다. 하야스단 지부가 설립되고 이제 겨우 두 번째 지부장인 자신이 부임한 상태. 마땅한 수입원을 세우지 못해 본부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때아닌 대규모 전면전의 가능성이라니.
“그런데 그런 정보를 제게 주시면서까지 제안할 사업이 있으신 건가요?”
잠시 고민에 빠졌던 보두앵은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네마냐와 다시 시선을 맞추었다. 즉, 물꼬가 트였다.
“……간단합니다. 바가반드에서 앞으로 진행될 마정석의 거래를 전면적으로 귀 상단에 맡기고자 합니다.”
“바가반드에서요? 마정석을?”
아리송한 표정. 그럴 줄 알았다.
“바가반드를 조롱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유의미한 양의 마정석이 채굴되는 곳은 아닙니다.”
나도 수긍했다. 적어도 지금까진 그랬지.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 진정한 이야긴 바로 거기서부터 한 번 꺾으며 시작되는 법.
“아직 발견되고 채굴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개발이 시작되면 다른 누군가가 끼어들긴 어려울 겁니다.”
“마치 광맥이라도 이미 찾으신 듯한 말씀이군요.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드디어 녀석이 이름을 물었다. 슬슬 미끼에 걸려든다는 희열을 느끼며 대답했다.
“아. 네마냐. 네마냐 나자리안입니다.”
“예, 나자리안 씨. 그러면 말씀하신 바가반드의 마정석 광맥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 주실 수 있을까요.”
‘기대에도 없던 소리에 갑자기 옳다구나 하는 것도 녀석답진 않지. 마정석 탐지 능력만 보여 줘도 일단은 충분할 터.’
“물론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광물을 다루는 능력을 한번 보시죠. 이해가 가실 겁니다.”
네마냐는 아까 내려 둔 적마정석 조각을 들어 마나를 흡수했다. 내재했던 마나는 모두 네마냐의 손에 뽑혀 나왔고, 마정석의 붉은빛은 꺼졌다.
“마나 흡수…….”
상식을 깨는 체질에 보두앵 역시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눈을 감은 네마냐는 가벼운 스냅과 함께 조각을 아무 곳이나 던졌다. 보두앵은 다소 뚱딴지같다는 표정을 지으며 무슨 말을 하려 들었다.
“무슨…….”
“보시면 압니다.”
[탐지 Scannio]
익숙한 감각을 따라 마나가 주변으로 흩어졌다. 주변에 넓게 뿌린 마나. 이제는 자신의 마나에 대한 지배력이 성장해, 탐지력도 한층 개선되었다.
“탐지 기술은 마법사들이 잘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신기하군요.”
“저야 정통 마법사라기보단, 마법을 활용하는 쪽이라서요.”
사방으로 퍼진 마나는 무색무취한 기운이었다. 그러나 마나와 접촉한 마정석은 그렇지 않았다. 주변 마나를 흡수하며 붉은빛을 강렬하게 뿜어냈다.
“저곳!”
“허.”
네마냐가 눈을 뜸과 동시에 가리킨 뒤쪽 어딘가. 역시나 손으로 가리킨 지점에 적마정석 조각이 있었다.
‘광물로부터 마나를 흡수하고, 마정석을 탐지하는 능력이라.’
이 장면만으로도 어느 정도 입증은 된 셈이다. 마음이 동한 보두앵은 마침내 휘파람을 불더니 꼬았던 다리를 풀어 자세를 바로잡았다.
“고블린과 벌이는 싸움은 이미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론 전면전이 될 겁니다. 어쩌면 우리가 죽기까지도 끝나지 않을 지도요.”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 있음에도 녀석의 말에는 틀린 점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 맞춰, 저희 상단도 무기와 용병 알선하고 식량 수입을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역시, 마정석은 귀한 자산입니다.”
당연한 이야기다. 마정석은 생산량도 적고, 먼 곳에서 수송하기 힘들다. 아무리 수입을 해도 제국이나 알리야 상단이 하야스단 저지대 광산에서 뽑는 양을 따라갈 순 없다.
“말씀대로라면 제가 마침 시의적절하게 온 것 같습니다. 바가반드의 새 광산이면 앞의 두 상회는 쉽게 따돌릴 수 있을 겁니다.”
보두앵은 어느덧 잠시 벗어놓았던 코안경을 왼손에 든 채로 진지하게 네마냐를 바라보았다. 본격적으로 사업가 비즈니스 마인드를 되찾았군.
‘좋아, 한 발짝만 더.’
네마냐는 품속에서 천천히 왕가의 문장을 꺼내 내려 두었다. 그저 그 행동 하나면 충분했다.
“바가반드의 백작이 될 저, 네마냐를 도와주시면 됩니다. 바가반드를 에카톤의 본거지로 삼고, 에카톤은 바가반드의 젖줄이 되어 주는 겁니다.”
네마냐는 때론 승부수를 걸 줄도 아는 보두앵에게 직접 호소했다.
‘내 계획이 가능해지려면 네가 꼭 필요해.’
한 방을 위해 옛날의 친구를 다시 처음 만나, 거래로 휘어잡으려는 것이다. 보두앵은 여러 비전과 간절한 눈빛을 보고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래요, 좋습니다. 말씀대로면 모범적인 상호이익이겠군요. 어…… 그러니까, 미래의 백작님? 자세한 이야기를 좀 더 나눠 보죠.”
보두앵은 벗어 두었던 코안경을 쓰며 빈 종이를 꺼냈다. 바가반드 아니, 하야스단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꿀 면담이 시작되었다.
“캐지도 않은 광물과 허무맹랑한 계약을 거래하게 되다니. 그야말로 저당밖에 없는 거래군요.”
보두앵의 말에 네마냐도 민망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그래, 어떻든 시작만 하면 되는 것이다.
* * *
끼익.
“아, 젠장. 조용히 열려고 했는데.”
돌쩌귀에 끼워진 나무문이 너무 낡아서 소리가 안 날 수는 없었다. 밤이 깊어서야 도착한 숙소는 너무 조용해서 더 눈치가 보였다.
“술 창고의 불도 꺼졌으니. 다들 일찍 자러 갔겠지.”
끼익. 끼이익.
반쯤 썩은 나무 계단이 연신 비명을 질러댔다. 방음도 시원찮은 모양이지만 다들 잠에 빠졌을 테니 문제는 없겠지.
‘내일 출발하면 아마 모레 저녁쯤에는 무사히 타티온 관문에 닿을 테지. 다음에는 작전을 이야기하고 그대로 개시하면…….’
중간의 턱을 돌아 2층으로 가는 마지막 계단을 오를 때까지 호흡은 평온했다. 갑자기 그림자가 일어나지만 않았다면 놀랄 일은 없었을 텐데.
“아 씨, 깜짝이야. 안 자고 뭐 해, 밀.”
“네가 밤늦도록 안 오는데 잠이 오겠냐.”
무척 피곤해 보이는 녀석이 용케 말은 잘하고 있었다. 한숨을 한번 내쉬고 미하일에게 말했다.
“언제부터 그렇게 관심이 많았다고.”
“밥은 먹고 오는 길이야?”
“음. 거래도 잘 쳐 주더라고. 전리품 도끼를 은화 8개나 쳐 줬으니까.”
“잘됐네. 한푼이 아까운 상황이니까.”
녀석은 살짝 피곤한 모양인지 반쯤 감긴 눈으로 벽에 기대어 섰다. 하품도 했다. 하지만 뭔가 할 말은 있어 보였음에도 굳이 입을 열 결단은 내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들어가서 자야지? 안 잘 거야?”
“전리품 팔러 간 녀석이 군사협정이라도 맺는 것처럼 시간이 걸리니까 당연히 걱정되지.”
정곡. 민망함에 머리를 애써 긁어댔다. 미하일에게까지 감출 내용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작전 개시 전까지는 나 혼자 알아두고 싶었다.
‘혹시나 유출돼서 일행을 못 믿게 되는 것보단 그게 낫지.’
그런 마음으로 민망한 웃음소리를 냈다.
“아, 하하……. 아무래도 앞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가스파리얀과 싸우려면 상단과는 친하게 지내는 게 좋잖아?”
“그렇지. 무슨 일 생겼나 걱정했던 것뿐이야.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자자.”
“그래.”
다행히 별 추궁 없이 넘어갔다. 그렇게 밀이 있는 방을 지나가려는 찰나, 녀석의 말이 빠르게 귓전을 스쳤다.
“에카톤과 거래를 텄다면 조심해. 다른 상단과 총독부에서도 눈치를 챌 수 있어. 이익을 위해선 어떤 짓도 할 자들이지.”
“그래, 주의하도록 하지.”
자연스럽게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같은 방을 쓰는 파드 경은 이미 다른 세상으로 떠난 것처럼 잠들어 있었다.
“조심…….”
잠을 청하면서 미하일의 이야기를 곱씹었다. 그렇다. 굳게 닫힌 시장에 도전하는 이와 손을 잡아 잔혹한 질서에 덤비는 꼴이었다.
“아마 예전 같았다면 순순히 사다리 아래로 떨어져 줬겠지.”
오히려 더 굳세게 주먹을 쥐었다. 회귀한 네마냐 자신의 사명은 분명했다. 자신의 생존,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야 할 각오만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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