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
69장 - 가정과 감정 (3)
사이비 신도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야기라고까지 하기엔 좀 단출할지도 모르겠다.
국밥집에서 홀로 점심을 먹던 와중에, 나를 정말 존경한다며 동석을 청한 대리와 10분 정도 대화를 나눴을 뿐이니.
그가 약 6분쯤에 제안한 것이 성경공부였다.
꽤 오래 준비한 듯, 내 훌륭한 인품이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에 어울린다며 여러 구절을 인용하더라.
그 얼굴을 보며 속으로만 읊조렸던 것이다.
살인자에 어울리는 나라라면, 참 망조 든 천국이겠다고.
구원은 내게 있어 불가능한 입발림이었다.
나는 그렇게나 스스로를 긍정할 수는 없는 사람.
다만 그를 구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기 교리에 대한 공고한 믿음이 자꾸만 대화를 방해했고, 나는 결국 그를 피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의 비밀을 누설하지도 않았다.
그가 동료 사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우유부단하게도 그것을 가슴속에 묻어뒀다.
그리고 그는 오래지 않아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의 근황은 알지 못한다.
자신의 종교에서 한 자리 차지하게 되었을지.
또 다른 곳에 스며들어 전도를 이어갔을지.
그게 아니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자살했을지…….
종교란 무서운 것이다.
공인된 대형 종교들조차 정신개조에 능한 시스템을 가졌다.
선거철에 교회 식당만 가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세간에서 이단으로 몰리는데도 성업을 하는 사이비 종교라면야, 신도들을 세뇌하는 능력이 정말 어마어마할 터였다.
이가을은 그런 영원교에 스스로 입교했다.
부모의 사망 이후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는데도.
실실 웃으며 다가오는 영원교 신도들이 부모의 보험금을 노린 하이에나임을 알면서도, 소녀는 그 접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곳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열세 살 소녀가 스물다섯 숙녀가 되기까지.
동생을 사랑하던 아이가 끔찍한 마녀가 되기까지.
나는, 그 기간의 거의 모든 사건들을 알고 있다.
애초에 부모를 죽인 것이 이가을 본인이었다.
그녀는 워드프로세서로 영원교를 저주하는 유서를 남겼다.
그리고 부모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직접 만든 저녁밥에 독약을 집어넣어, 일가족 집단자살을 꾸며냈다.
일부러 소량만 섭취한 장녀야 금세 깨어났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가 현실감 넘치는 폭로 유서를 작성한 것은, 결코 감정적인 복수가 아니었다.
그저 테스트.
영원교의 힘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알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기사 한 줄 나가지 않는 현실이었다.
그때 소녀는 확신했다.
바깥에서 부술 수는 없겠다고.
그보다는, 내부로 침투해 교단을 장악한 뒤 상잔시키는 것이 낫겠다고.
그런 와중에 중환자실의 이겨울이 깨어났다.
이가을에게 그건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동생이 그날따라 밥을 많이 안 먹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의 몸으로 견딜 수 있는 양이 아니었던 까닭.
원래는 가족 모두를 일시에 죽이고 홀로 살아갈 셈이었다.
그렇지만 주룩주룩 눈물을 흘리는 동생 앞에서, 이가을은 색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구태여 내가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겠다고.
지금까지 행복하게만 살아온 동생이니, 이제는 좀 고생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원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었다.
몹시도 사랑하는 동생이었다.
나이도 같고 외모도 같아 참 자주 싸웠음에도 그랬다.
주민 중 아끼지 않는 사람이 없는 예쁜 자매였다.
그야 완전히 순수하기만 한 동기는 아니었다.
이가을은 사랑하는 부모님께 언니답다는 칭찬을 듣는 일을 무척이나 즐겼다.
그렇기에 언제나 어른스러워 보이려 애썼다.
그녀는 나와 비슷한 호구였다.
그래도, 그대로 컸다면 보기 좋은 자매였으리라.
가끔씩 서로 왜 옷 훔쳐입냐며 화를 내겠지만, 대부분의 순간에는 서로 왁자지껄 웃으며 가족애를 나눴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날 이후, 웃지 못하게 됐다.
언니는 더는 가식적으로 웃을 필요가 없어졌기에.
동생은, 언니의 아바타가 되었기에.
어린 이가을이었지만, 세뇌가 어렵지는 않았다.
하루아침에 천애고아가 된 상황.
열네 살 아이에게는 이미 견디기 힘든 현실이었다.
마음에 뻥 뚫린 구멍이 너무도 뚜렷해, 작정한 쌍둥이 언니가 파고드는 데에는 작은 난관조차도 없었다.
세상에 둘만 남겨진 것은 마귀의 간계라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믿음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제사장을 모셔야 한다고……
되풀이해 그렇게 주입하곤 했다.
그렇기에 이가을은 영원교의 성전에 직접 간 적이 드물다.
공부회와 예배에는 늘 아바타가 참석했다.
그녀는 그때마다 집중해서 동생의 경험을 들었다.
영원교의 정교한 세뇌법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배우기 위해.
그러다가 처음으로 이겨울이 강간당한 날은……
천하의 이가을조차 내장이 짓이겨지는 감각을 느꼈다.
핏빛의 그날 이후 잃어버렸던 듯한 감정.
물보다 진한, 가족애였다.
그렇지만 딱 감정까지였다.
그녀는 이미 너무 많이 일그러져 있던 상태.
친부모를 죽이고 친동생을 세뇌하는 과정은, 최소한의 인권마저 유린당했던 소녀에게 자기통제감을 돌려줬다.
비틀린 희열이라는 형태로.
이가을은 속으로만 낄낄대며 가스라이팅을 수련했다.
동생 다음에는 학교의 동급생들을 상대로.
이후에는 과외로 불러들인 대학생들을 상대로.
마지막으로는, 집으로 끌어들인 영원교도들을 상대로.
그렇게 6년이 지나 성인이 되었을 때.
동생은 늙은 제사장의 충실한 애인이 되었고, 물밑에서 움직이는 언니는 신도들의 환호를 받는 성녀가 되었다.
그날 이가을은 자신의 지옥 앞에 섰다.
검버섯 가득한 얼굴로 벗으라고 외치는 제사장 앞에.
그때로부터 다시 5년이 흐른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겨울은……
이가을과 완전히 동일한 모습이었다.
“진짜, 어쩜 이렇게 동안이세요? 저 완전 하나도 안 믿기잖아요, 진짜. 말도 안 돼. 저랑 친구라고 해도 믿겠어요.”
아니, 조금은 다르려나.
헤어나 메이크업 상태까지 언니와 완전히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다르다.
동일인이 저토록 다른 표정을 지을 리 없으니.
물론, 110의 ‘진단’을 가진 내게만 보이는 차이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유전자와, 연습으로 몹시 비슷해진 태도.
서로 다른 것은 극히 사소한 미세표현뿐이다.
그리고 NBSC가 그 차이를 읽어냈다.
「 내담자 명 : 이겨울
평가 결과 : 띠가 없는 아르마딜로. 」
아르마딜로……
천산갑과 비슷한 포유류라 알고 있는데, 거기까지다.
정확하게 어떤 상징을 가진 동물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이 부분은 검색으로 확인해봐야 하겠지.
“그나저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이 근처 사세요? 아니면, 혹시 근처에서 촬영 있었어요?”
“사적으로 일 좀 보고 지나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붙임성이 좋으시네요.”
“아, 저요? 좀 그렇죠? 초면에 신을 믿으시냐고, 그런 거나 질문하고. 제가 좀 눈치 없다는 말 많이 들어요. 그렇지만 다들 그럴걸요? 선생님처럼 유명한 사람 만나면, 평소에 궁금했던 거 여쭤보고 싶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저도…… 이제 저녁 예배 가려고 나온 길이라서, 말이 막 나왔어요.”
이가을이 알려준 집 앞에서 우연을 가장해 만난 참이다.
원래 붙임성 좋은 성격일 리는 없지만, 저녁 예배에는 조금쯤 늦어도 괜찮다는 듯 내게 공을 들이는 태도였다.
누가 보면 이성으로 관심이 있어서 그러나 싶을 정도로.
아마 그것도 전도의 방법 중 하나이리라.
매력적인 이성의 접근에는 대부분 경계심이 약해지니까.
실제로 이성관계로 이어질 일도 없을 터였다.
어떤 식으로든 일단 세뇌에만 성공하면, 그때는 전도된 이들도 연애보다 신의 구원에 집착하는 노예가 될 것이기에.
게다가 나는 영원교 입장에서 탐스러운 먹이다.
2020년 최고의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전도한다면, 그 주체는 교단 내에서 그야말로 큰 칭찬을 받을 테니.
그야 제사장까지 손에 넣은 이가을에겐 무관하겠지만……
대역으로만 존재하는 이겨울이라면, 언니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겨울은 이가을의 인정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태니까.
아니.
이가을에게 부정당하면 죽게 된다.
이겨울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의식 속에서는 금세 해리되었겠지만……
그녀의 무의식은 분명 기억하고 있으리라.
그녀들의 부모가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를.
[환상의 수용]은 그 시점까지도 일부 상상하게 해줬다.
내담자가 잊어버린 사실까지 알려주는 기술이다.
과거 모르고 지나갔던 일들 역시 마찬가지.
애초에 상상하는 주체가 본인이 아니다.
내담자가 겪지 않은 사건들까지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 식견이 이해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는 오류 없는 진실을 도출하도록 도와주곤 했다.
이겨울은 도저히 모를 수 없었다.
그날 점심까지만 해도 웃으며 제사장을 칭송했던 그녀들의 부모가, 결코 자살을 선택할 리 없었다는 것을.
그들 내외 말고 독을 쓸 수 있는 이는, 쌍둥이 자매 둘뿐이었다는 것을.
그렇지만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았으리라.
늘 다정했던 양친이 상냥하고 믿음직했던 언니에게 살해되었음을, 열네 살 소녀가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거짓된 사정을 설명하는 이가을이 종종 공포스러운 무표정까지 보여줬다면……
무의식이 기억의 봉인을 명령하는 것도 당연했다.
결과적으로 그 명령이 이겨울을 살렸다.
살인자의 정체를 추론하는 과정이 순식간에 방어기제에 틀어막혀, 동생은 진심으로 언니를 껴안고 울 수 있었다.
그로써 이가을이 아바타 플랜을 떠올렸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겨울은 어쩌면 나보다도 더 위험한 처지다.
단지 이가을의 가스라이팅만이 문제가 아니다.
만약 11년의 세뇌가 풀리며 해리되었던 기억까지 돌아온다면, 그때는 이가을의 실패했던 살해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
그러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일.
밧줄에 묶인 채 울부짖던 소녀를 도저히 재판대에 세울 자신까지는 없는 나로서는, 다른 미래를 찾아내야 한다.
이가을이 스스로 동생에게 사과한다거나.
이겨울이 먼저 언니를 용서하도록 이끈다거나.
……살인자와 생존자 사이에서 하기에는 죄스러운 생각.
그렇지만 그 외에는 답이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 모두를 디프로그래밍 하기 위해서는.
물론, 내쪽에서 먼저 접근할 필요는 없다.
인간은 자기 행동에 스스로 설득되는 생물.
상담을 요청하는 것은 이겨울 쪽이어야 했다.
“아무튼 저는…… 이제 가봐야 되겠습니다.”
“네? 어, 벌써요? 약속 있으세요?”
“약속은 아니고, 인방 시작하기 전에 식사는 해야 하니까요. 어디서 간단하게 먹고 들어갈 셈입니다.”
“네? 혼밥이요? 그럼 안 돼요! 선생님, 잠깐 들어오실래요? 집에 저 혼자 살거든요. 가끔…… 가끔 친구가 찾아오기도 하지만, 지금은 저 혼자예요. 바쁘지 않으시면 식사하고 가세요. 유명인이신데, 돌아다니기 불편하시잖아요? 제가 요리도 꽤 잘하거든요. 이렇게 훌륭하신 선생님한테 식사를 대접할 수 있으면 진짜 영광이고요. 거절하지 마시고, 얼른요.”
“예…… 감사한 마음으로 대접받지요.”
원래라면 절대 안 받을 제안을 수락한다.
그러면서 이겨울의 표정을 면밀히 살폈다.
혹시라도 내 행동에서 위화감을 느끼지는 않았는지를.
그리고, 그녀 본인이 위화감을 보이지는 않는지를.
그녀의 말에는 거짓이 섞여 있었다.
가끔 찾아오는 쌍둥이 언니 외에도, 이겨울에겐 동거인이 한 명 더 있다.
그 사실을 숨기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하지만 그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꺼낼 수는 없다.
이가을의 조건은 아내와의 단절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어떤 이유로든 동생이 말하지 않은 정보를 먼저 입에 담지 말라고 경고했다.
내게 뭔지 모를 초능력이 있다고 확신한 까닭이었다.
옷의 도청기 정도야 필담(筆談)으로 우회 가능하지만……
이겨울의 집에는 CCTV가 가득하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세뇌된 대상이라고 해도, 이가을 본인과 똑같은 외모를 갖고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
그런 동생을 감시도 없이 풀어뒀을 리야.
무엇보다 구태여 충격요법을 쓸 필요도 없다.
디프로그래밍이 어려운 이유는, 세뇌의 방식을 알지 못하는 까닭.
나는 세뇌자인 이가을의 역사를 알고 있다.
이겨울의 탈세뇌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문제는 그 뒤.
나는 이 자매 중 어느 한쪽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래서야 기껏 완성한 디프로그래밍이 깨져버릴 테니.
디프로그래밍의 창시자는 테드 패트릭이라는 인물이다.
세뇌로 인한 개종을 해소하고자 강압적인 방법까지 활용했던 그는, 그러나 자신이 회복시킨 내담자 중 다수가 자발적으로 재입교하는 사태를 지켜봐야 했다.
분명히 세뇌가 깨져 자기 종교의 음험함을 알았는데도, 얼마 못 가 악의 소굴로 돌아가더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오카다 타카시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 컬트 종교든 반사회적 집단이든 약물이든 배우자든, 의존적 관계에서 탈출해서 자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래 있어야 할 관계를 회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더욱 건전한 형태로 되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 간의 관계가 회복되어야 한다. 」
테드의 디프로그래밍이 실패한 이유는 그것이었다.
그는 감정만 보고 가정을 보지 않았다.
비인간적인 수단까지 써서 컬트 교단에 빠진 아이들을 가족의 품으로 데려왔지만, 정작 그 가족을 바꾸지 않았다.
세뇌는 마음의 구멍으로 스며드는 바이러스.
그것을 모두 쓸어낸다 하더라도, 정작 구멍이 그대로라면 이내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만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힘은 오직 가족의 회복뿐이었다.
그리고 이가을과 이겨울의 가정은……
교단이 깨지고 나면 정말 서로밖에 남지 않게 된다.
둘 중 하나라도 디프로그래밍에 실패할 경우, 결국 회복된 아이조차 기댈 곳 없는 현실에 절망해 세상을 등질 터.
나는 그런 결말을 지켜보고 싶지 않다.
진짜 문제는 그쪽이었다.
어떻게 하면 언니를 용서하게 할 수 있을까.
무려 친부모를 살해한 불구대천의 원수인데.
그런 고민을 하며 세련된 거실에 들어섰다.
이겨울은 아이패드를 보며 뭔가를 검색하는 중이었다.
“겨울 씨. 혹시 바쁜 일이 있으십니까?”
“아, 아뇨! 잠깐 레시피 좀 보느라…… 거기 앉으시면 돼요, 선생님. 편하게 기다리세요. 김치찌개, 괜찮으시죠?”
“예. 하지만 혹시라도 바쁘시다면-”
“그러지 마시구요, 얼른. 심심하시면 이거 좀 보고 계세요.”
레시피를 검색한다던 아이패드를 건네받았다.
화면이 몹시 어두워, 거의 꺼진 듯해 보이는 상태.
초고해상도 CCTV로도 내용을 알아볼 수 없을 듯했다.
그리고 그 안의 워드프로세서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 꼭부탁드려야하는상담있ㅇ요 비미리에요 부탁드려요제발 제언니를좀살려주세요 너무위험하상황이엥 」
황급하게 쓴 탓에 띄어쓰기도 제대로 안 된 전언.
그렇지만 내용을 알아보지 못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언니가 부모를 죽였음을 기억해냈고, 그로써 아바타인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음까지도 깨닫게 되었으리라.
그리고 아마……
쌍둥이에게 적용되는 ‘아브라함의 제단’에 대해서도.
그렇게 이겨울은 이미 세뇌에서 벗어났다.
그럼에도, 친부모를 죽였고 친동생을 죽이려 했으며 지금껏 학대해온 언니를, 구해달라 요청하고 있다.
이 무슨 아름다운 감정인가.
이 얼마나 숭고한 가정인가.
상처뿐일 터인 아이의 마음이 너무도 대견해서……
나는 눈물을 참고자 무던히 애써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