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
17장 - 춤추는 상담사 (1)
원룸으로 가는 길에, 민원식의 문자를 받았다.
「민차장 : 이용덕 강연 영상 봤어요. 잘 정리를 해주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준비가 수월하겠어요. 조만간 일정 나올 겁니다. ‘내담자’ 리스트도 곧 뽑아드릴게요.」
내가 환자라는 단어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는지, 굳이 ‘내담자’를 강조해서 보냈더라.
그 문자에 기분이 조금 복잡해졌다.
잘 정리했다고 하기엔 이용덕의 마지막 눈빛이 예리했는데.
민원식에게는 거기까진 보이지 않았던 걸까.
하지만 당장 문제의 소지를 없앤 건 사실이다.
적어도 같은 건으로 날 공격하지는 못할 테니.
설마 VR 시범 상담에서 꼬투리를 잡지도 않을 테고.
그런 생각을 하며 원룸에 올라갔더니, 디렉터석 모니터를 보고 있던 진대수가 희소식을 외쳤다.
“형님 형님! 드디어 올 게 오셔버렸다 아닙니까?”
“올 게?”
“PPL임다! 그것도 메이저 BJ의 격에 어울리는 상급!”
PPL.
Product PLacement의 한국식 약자로, 원래는 소품의 배치를 뜻하는 말이었다가 간접광고를 의미하게 됐고,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아예 직접광고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협찬이 간접광고고 PPL이 직접광고인 식으로.
MCN을 맡은 제휴사업팀이 그 직접광고를 따낸 모양이었다.
그런데 시기가 좀 의외다.
업종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여름과 겨울에 마케팅 예산이 잡히는 까닭.
상반기 예산이 거의 소진되었을 지금 추가적인 예산을 투입했다는 게 신기했다.
“신기하네. 방송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형님이 빠르게 치고 나가고 계시니까 그러죠. 평일 만 명 뚫고 유튜브 27만 돌파했는데, 시간대비 생각해보면 오히려 놓치면 안 되는 창구 아님까. 성장가능성 면에서 주목받는 거죠. 거기다 다른 방송보다 확연하게 성인층 시청률이 높고.”
“그럴 수 있겠구나. 품목은 어떤 건데?”
“의류요. 엘피라고, 요즘 뜨는 캐주얼 브랜드.”
그게 또 의외였다.
당연히 의자나 전자제품 쪽일 줄 알았는데.
2020년 들어 스트리머 쪽 의류 PPL이 빠르게 성장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잘생긴 남캠 위주였던 것이다.
“나 같은 아저씨한테 의류가 들어왔다고?”
“옷빨 쥑이는 우리 형님한테 딱 어울리죠! 뭘 입어도 멋지게 소화를 해버리시니까.”
“하하. 조건은 어떻게 돼?”
“실착 상태에서 방송 진행하시는 거랑 유튜브에 홍보 클립 유지하는 조건으로 6개월 3000이요. 나쁘지 않죠?”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과하다.
보통 유튜브만 생각할 때 MCN이 붙은 구독자 10만 채널의 홍보영상 하나에 500만원을 잡으면 얼추 맞는데, 현재 27만인 내 채널은 1300 정도가 적정가였다.
본방 실착까지 있다 쳐도 3000은 심했다.
“거기…… 믿을 만한 회사 맞아?”
“예압. 처음 들어보셨겠지만 작년부터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 도는 브랜드고요, 회사에 논란도 없고 재무도 건전하고. 이번 건도 이미지 좋은 BJ 실착으로 브랜딩 노리는 거지, 당장 매출 띄우려는 건 아닌 듯요. 그런데 숙제가 있어요.”
“아. 역시 그렇구나.”
‘숙제’라는 게 인터넷방송에서는 간접홍보를 뜻한다.
원래는 게임방송 스트리머들이 광고료를 받고 평소 즐기지 않던 게임을 플레이하는 활동을 말했는데, 이게 이후 일반 BJ들에게도 전파돼 제품 홍보까지 통칭하게 됐다.
내게는 그게 무척 곤란한 요소였다.
“유튜브면 몰라도 생방송에서 옷을 홍보하는 건 좀 그런데. 상담에 방해가 될 거야.”
“아, 그건 아니고요. 이게 브랜드가 엘피니까…… 그리고 제가 소품으로 전축을 갖다놨으니까…….”
“……설마?”
“옙. 방종 직전에 LP 하나 틀고 옷 상표 가리키는 거요.”
“언어유희구나. 재미도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겠네. 방송 종료 때니 내용에 지장도 없을 거고.”
“옙. 그런 쪽으로 정해진 형님이 신경 써준 것 같어요.”
그 생각에 동의했기에, 바로 정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미 퀵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하더라.
[일단 제품 상태부터 보셔야 되니까요. 한번 체크해보세요.]
“그래. 정 과장, 신경 써줘서 고마워.”
[고맙긴요. 저희가 오히려 감사하죠. 그동안 진지하게 브랜딩 생각하는 업체들이랑 협상하는 게 고역이었거든요. 이제 부장님 영상이랑 실적 보여주면 프리패스예요. 자기네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에 딱이라고. 다른 BJ들은 목소리도 말투도 너무 장난 같아서 별로였는데, 이 청년은 얌전하고 깔끔한 데다 기부 이미지까지 있어서 최고라나?]
“하하…… 청년이라니…….”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저희가 앞으로 쭉쭉 밀어드릴 거예요. 음…… 그리고요 부장님. 이거 하시게 되면 야외에서 화보 촬영처럼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쪽에서 미팅 마치고 가는 길에 부장님 닉네임으로 검색을 해본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보게 된 게 오늘 강연…….]
“아. 그걸 광고주가?”
[예. 그랬는데 내용에 집중한 건 아니고, 생각보다 훨씬 더 키가 크셔서 놀랐다네요. 그래서 멋있게 야외 리뷰를 해주시면 효과가 좋을 것 같다고, 그런 얘길 하던데요. 그렇게 진행해주시면 추가로 피팅 팀도 보내서 웹 화보 내주겠다고요.]
“음…… 생각해보도록 할게. 고마워.”
전화를 끊으며, 확 바뀐 입지가 실감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그저 개인과 개인의 거래로 별사탕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과의 협상.
그게 무려 영상 하나에 3000만원의 거금이었다.
얼마 뒤면 프리월드의 차세대 사업인 VR 어플리케이션의 메인모델로도 나서게 된다.
사이즈를 생각해보면 전속모델료로 5000은 나올 터.
인지도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리라.
그 전망 앞에서, 잠깐 눈을 감고 마음을 관조했다.
정해진 과장은 그것조차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쭉쭉 밀어주겠다고 말했지만.
그것이 내게 의미를 갖는 일인가.
상담사의 걸음에 기쁨을 안겨줄 만한 일인가.
생각 끝에,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부수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내 오아시스는 이제부터 만나게 될 사람들이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꼰마입니다. 꼰마야놀자님, 반갑습니다. 마구니님, 반갑습니다. 도세나님, 반갑습니다.”
「dosena : 1등으로 오려고했는데!」
「dosena : 그림그리다가 늦었어요!」
「꼰마야놀자 : 와 도세나님~~~」
「마구니 : 도세나님 보고싶엇어여 ㅎ_ㅎ♡」
“……대수야. 마구니 후원자님 채금 드려라.”
「마구니 : 엌ㅋㅋㅋ시작하자마잨ㅋㅋㅋ ㅈㅅㅈㅅ!!」
도세나의 외모에 푹 빠진 애청자들은 그렇다 치고.
그녀가 정말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마 지금은 캐릭터를 구상하는 정도겠지만……
만약 정말 신작을 연재하게 된다면 어떨까.
거기에도 혹시 악플이 달릴까 무척이나 염려된다.
그렇지만, 그 그림 하나하나에 춤을 추고 말 것 같았다.
나를 모델로 한 주인공이 등장해서가 아니라.
무엇도 해결해주지 못한 내 내담자가, 스스로의 발로 거대한 장벽을 향해 내딛는 첫걸음이기에.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지금 할 순 없지.
열혈팬들과의 친목은 신규 시청자들에게 진입장벽이다.
그저 응원의 마음을 담아 캠에 눈인사를 건네고, 마침내 본격적으로 상담을 시작-
[꼰마야놀자님 별사탕 100개. 아앗 심쿵. 웃어줬어 유유.]
“……예, 저, 야놀자 후원자님 고맙습니다. 그런데 제가 평소에도 자주 웃었던 것 같은데요?”
「꼰마야놀자 : 근데 캠보고 웃어준거 첨이에여ㅠㅠ」
[dosena님 별사탕 100개. 캡쳐했어요. 멋져요. 최고.]
“예. 도세나 후원자님 고맙습니다. 웹툰, 응원합니다.”
생각해보면 그간 캠 자체를 거의 쳐다보지 않았다.
거기에 향상된 ‘외모’까지 작용해 임팩트를 준 모양이지.
어쨌든 이제야말로 본격적으로 상담을 시작-
「꼰마눌 : ㅎㅎ 외간여자한테 막 웃어주네」
……어라.
설마?
「꼰마눌 : 오늘은 그만봐야겠다 방송잘해요~」
「ㅋㅋㅋㅋ」
「?」
「꼰마눌??」
「엌ㅋㅋ 사모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들어가서 잘 해명을 해줘야 되는 부분이지만.
혹시 늦지 않았다면……
“사랑해, 여보. 나한텐 당신밖에 없어. 알지?”
「으앜ㅋㅋㅋㅋㅋㅋ」
「내손발ㄷㄷㄷ」
[dosena님 별사탕 100개. 우와. 우와.]
[소망강처녀님 별사탕 500개. 어머 어머 로맨틱.]
[케바케님 별사탕 1000개. 워메 크크 오그라들어라 크크.]
「꼰마눌 : ㅎㅎ 네 알아요~」
한동안 오글거린다는 반응과 로맨틱하다는 반응이 거의 반반이 되어 채팅창을 달궜다.
그 와중에도 대수가 성실하게 고민 사연을 포착해줬다.
“자, 컨텐츠 시작할게요. 6하1칙님의 사연입니다. 친구랑 크게 다퉜어요. 다른 친구들한테 제 비밀 얘기를 말한 게 화가 났지만, 꾹 참고 차분하게 물어봤거든요. 그런데 도와주려 그랬던 거라고, 사소한 걸 가지고 왜 그러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을 하는 거예요. 제가 그렇게 비밀이라고 말했는데, 진짜 나쁜…… 여기까지 읽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친구의 비밀. 돕기 위해 주변에 말하는 건 괜찮을까요?”
「그래도 비밀인데 그럼안되져」
「근데 상황에따라서 혼자끙끙앓는것보단..」
찬반양론이 폭발적으로 튀어나왔다.
의리와 신뢰 사이의 미묘한 갈등이란 건, 아마 누구나가 경험해본 고민일 터.
나는 그 논쟁을 참고하되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내담자 스스로여야 한다.
“제가 꼰대로서 한말씀 드리자면, 그런 친구는 버려야지. 남의 비밀 입 싸게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 사귀지 말아요. 그러다 나중에 인간관계 다 작살납니다. 신의가 없잖아 신의가.”
「ㄹㅇㅋㅋㅋ 꼰대업!」
「이아저씨 이러면 결론은 반대던데ㅋㅋㅋ」
「6하1칙 : 아.. 진짜에요 아니에요?? ㅋㅋㅋ」
“물론 그 비밀의 내용을 모르니까 하는 말이죠. 나 때는 그랬다는 얘기예요. 이제 한번 여쭤볼게요. 그 친구가 어떻게 말했대요? 6하1칙님을 비웃으면서 뒷담화를 했대요, 아니면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조력을 요청했대요?”
「6하1칙 : 음 저 같이 도와주자고..」
“그랬겠죠. 그랬으니까 비밀이 샜는데도 당장 화내지 않고 차분하게 물어봤겠죠. 인디언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 행동은 배신감을 줬지만 그 의도 쪽은 어땠을까요? 6하1칙님의 고민을 그저 술자리 안주거리로 이용했나요? 그게 아니면 정말 슬픔을 함께 짊어지기 위해서 노력했나요? 판단은 6하1칙님의 몫입니다.”
「6하1칙 : ㅠㅠㅠ그렇게말하면 또 그런거같구..」
소위 ‘팔랑귀’라고 부른다지.
현대인의 대부분이 겪고 있는 가치판단의 공포다.
‘~한 것 같아요’란 표현이 보편화되거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가 유명해진 게 그런 까닭은 아닐까.
어쩌면 이 현실적인 공포가 반작용을 일으켜, 인터넷상에서는 오히려 쉽게 악플을 쓰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상담사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은 한정적이었다.
그저 내담자가 스스로 판단하게끔 도울 뿐.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비밀을 전파했으니 미워하셔도 됩니다. 친구를 돕기 위한 진심이었으니 고마워하셔도 됩니다. 어느 쪽이든 나쁜 게 아니에요. 당당하게 결정하세요. 6하1칙님의 친구니까. 어느 쪽이 됐든 응원하겠습니다.”
「ㅋㅋㅋ레알 하나도 해결안해줌」
「꼰머야 다운먹어라 ㅋㅋㅋㅋㅋ」
[6하1칙님 별사탕 100개. 아 크크. 그렇게 얘기해주시니까 속시원해졌어요. 고마워요 꼰마아저씨.]
「엌ㅋㅋㅋㅋㅋ」
「이걸?ㅋㅋㅋㅋㅋㅋ」
「말빨로 얼버무리는 꼰머 클라스ㅋㅋㅋ」
주말에 시청자들이 폭증한 이후론, 이렇게 어그로가 아닐까 싶은 채팅들도 종종 나온다.
그에 대해서 진대수는 차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꾸라지 한두 마리가 물을 흐릴 수 있다고.
특히 오늘은, 악플러들을 적으로 상정한 어제 초대석 때문에, 악플 유경험자들의 반발이 나올지 모른다고 했었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내가 정말 만나야 할 사람들은 바로 저들이 아닐까.
내 상담에 공감해주는 시청자들은 이미 마음이 충분히 여유로운 이들이고, 저들이야말로 억눌린 감정을 발산하지 못해 고통 받고 있는 현대인의 표상이 아닐까.
상담이 필요한 이들을 차단해서야 어찌 상담사이겠는가.
“어이가 없네? 꼰마를 꼰머라고 부르네? 그럴 거면 고민 올려봐요. 진짜 꼰머 클라스 보여드릴 테니까. 자, 컴온.”
「도발한다 엌ㅋㅋ」
「육갑수 : 대학때려치고 공시하려는데 어케생각함여?」
“그래요? 대학 어딘데요?”
「육갑수 : 지잡대여ㅎㅎ」
“지잡이 뭐야, 지잡이. 벌써 학벌주의에 물들어가지고 말이야. 공시 생각 있댔죠? 서울 쪽 학원 등록해봐요. 거기에 인서울 휴학생들 널리고 널렸어. 그런 썩어빠진 마인드로 공시는 붙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육갑-수님답네요.”
「육갑수 : ㅋㅋㅋㅋㅋ아 말넘심?」
「아재 선넘네 ㅋㅋㅋㅋ」
가끔은 오히려 내 쪽에서 그들의 표면을 흔든다.
그들이 이 컨텐츠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타인의 고민에서 내면의 울림을 느낄 수 있도록.
100의 ‘진단’이 그 과정에서 선을 잡아줬다.
한편으로는 그와 극단이 되는 고민들도 올라왔다.
해소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방향은 정반대였다.
“다음은 은진러뷰님의 사연입니다. 저희 열혈후원자 중 한 분이신데, 오랜만에 방문해주셨네요? 사연을 보면…… 음.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요 며칠 장례식장에 있다 왔습니다. 원래 치매를 앓고 계셨거든요. 요양원에 모셨는데, 처음에는 자주 찾아가다가 점점 안 가게 됐어요. 가봤자 못 알아보시니까. 전 누군지 모르고 저희 아빠보고 여보라고 부르고…… 그런 거 보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이 가자고 해도 안 가고 집에서 게임했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절 찾으셨대요. 우리 손주 어딨냐고, 할미가 콤퓨타 못 사줘서 미안하다고. 대학교 갈 때 노트북 사주기로 했는데 그 전에 치매 드셔서……. 힘들었는데, 오랜만에 꼰마 아저씨 보니까 좀 힘이 나네요. 할머니 거기서 행복하시라고 얘기 좀 해주세요…….”
고민이 아닌 고백.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상담사에게 전하는 토로.
말하지 않아도 될 비밀을 털어놓으며, 그는 오열하고 자책하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나 역시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고.
“예……. 러뷰님의 할머님.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곳에서 방송 지켜보고 계시죠? 손자 분 성능 좋은 노트북으로 이 방송 보고 있다고 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행복하게 기다려주세요.”
[보람찬하루일을님 별사탕 500개. 아 울었다 유유.]
[꼰마야놀자님 별사탕 1000개. 러뷰님 힘내유유유유.]
[은진알통님 별사탕 2000개. 러뷰님 그래서안보였구나. 할머니 고생 많으셨어요. 거기선 행복하게 기다리세요.]
어그로를 끄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저마다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비록 어떤 해결책도 내줄 수 없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격언처럼 그 짐을 함께 지는 친구가 되어준다면, 조금은 우리의 삶이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방송이 거의 끝나갈 무렵.
도세나가 메신저로 신작의 첫 번째 표지를 보내왔다.
극히 미화된 중년의 남성이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장면.
[dosena님 별사탕 1000개. 여기 분들한테 보여드릴래요.]
“아…… 도세나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최초공개를 돈 주면서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어쨌든, 자…….”
「오????」
「오 존멋 ㅋㅋㅋㅋㅋ 역시 도나쓰!!!」
「외쳐 도나업!」
[케바케님 별사탕 100개. 얼레리 이거 꼰마님아녀??]
「엌ㅋㅋ 진짜그러넼ㅋㅋㅋㅋ」
「이게뭐야 실물 그대로 그려버리네」
「속보 : 도나쓰 작가 트레이싱 논란」
“……이건 리액션 하나 해도 될까요?”
진대수를 앞으로 불러내서 그림 속 장면을 따라해봤다.
채팅창에 불이 붙어서 도나업을 외치더라.
이 걸음이 도세나에게 또 다시 시련도 안겨주겠지만……
정말이지, 춤을 출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