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진없는 상담사-33화 (33/200)

# 33

13장 - 후원을 유도하는 상담사 (1)

한 BJ가 컨텐츠 삼아 열혈팬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열혈,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방제로.

건빵이라 불리는 소시민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호기심이 동할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었다.

그때 한 열혈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게임에 ‘현질’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자신의 영향력을 인정받기 위해 중독적으로 별을 쏘는데, 그게 반복되면서 락이 풀린 듯 액수가 커졌다고.

실제로 그는 피파온라인 등에도 수억에 달하는 거금을 썼다고 밝혔다.

일정 정도 이상의 재산과 수익이 있으며 돈을 쓰는 것을 게임처럼 즐기는 인물들.

그들이 프리TV 큰손들의 주류다.

이외에 어렵게 번 돈의 대부분을 프리TV에 쏟아붓는 큰손들도 종종 나오지만, 그런 경우엔 장기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후원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내 방송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큰 금액을 후원하더라도 리액션 하나 해주지 않는다.

리액션이 없는 겜방 등에서도 호들갑스레 누구누구 형님 정말 감사합니다 정도는 말해주곤 하는데, 나는 도리어 큰돈 쓰지 말라고 나무라기까지 했다.

보편적인 큰손들이 좋아할 방송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혈팬으로 활약 중인 소수의 애청자들.

그들의 동기는 선의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후원금을 좋은 일에 쓸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게임의 현질보다는 정말 후원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검스타의 방송에서 순위 높은 네임드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관심종자 마인드도 없지는 않을 것이고, 가끔 전자녀를 통해 음성으로 드립을 노리기도 하지만.

적어도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선의가 있을 터.

더는 그들을 편견에 사로잡힌 채 보고 싶지 않았다.

“여러분이 그동안 기부를 말리셨던 걸, 저는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주변의 안쓰러운 이웃들을 외면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나빴던 거예요. 이미 후원이라는 명목으로 주신 돈인데 그걸 제 이름으로 기부를 한다니, 공을 가로채는 일이나 다름없죠. 그러니 기분이 나쁘셨던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양념사탕님 별사탕 500개. 이오빠 미치겠어 크크크. 그런게아니라 오빠도 맛있는거 사드시라고 드리는 건데요.]

[dosena님 별사탕 1000개. 좋긴한데 전액은 좀 아닌것같네요. 반띵하는걸로 합시다. 방송하시는 보람은 있어야죠.]

“아닙니다. 벌써 유튜브 구독자가 20만을 넘었어요. 파비 됐으니 PPL도 들어올 거고요. 그거면 전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 절 좋아하시는 분들은, 유튜브를 홍보해주세요.”

[케바케님 별사탕 100개. 아따 크크크. 성님 여기서 홍보각까지 뽑아버리시네.]

“케바케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4만 개가 넘는 별사탕을 후원해주셨죠.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별사탕은 꼭 필요한 분들께 전달하겠습니다.”

[은진알통님 별사탕 1000개. 으아 크크 꼬마부장님 이거 체험삶의현장입니까 크크.]

“은진알통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꼭 좋은 일에 쓰겠습니다. 사용내역도 조만간 공지해드릴게요.”

하지만 컨텐츠는 자본불가침의 영역이다.

열혈팬들과의 친목을 마치고 이내 본론으로 돌아갔다.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해 안내해드리자면, 채팅에 고민 사연을 올려주시면 저희 디렉터가 일일이 체크해서 매니저 채팅방으로 옮깁니다. 그중에서 제가 선착순으로 읽어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첫 번째 사연은…… 오리대리님입니다. 안녕하세요, 꼰마님. 중소기업 대리입니다. 가족기업이라 사장님 자제분이 상사로 있는데, 일은 하나도 모르면서 잔소리는 정말 많이 해요. 매일매일이 스트레스의 연속입니다.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참으세요. 뭐 어쩔 겁니까? 사장님이 직계존속인데 이길 방법이 있나요. 더러워도 참고 일해야죠.”

「ㅋㅋㅋㅋㅋ꼰마님 이제 다운기부 없어서 막나가심?」

“예. 다운 누르든가 말든가……는 농담이고, 사연이 꽤 어렵네요. 여러분께선 혹시 좋은 의견 있으십니까?”

한마디 질문을 내뱉자마자 채팅창이 빠르게 움직였다.

“관둬야 됨, 가좆소 암 걸림, 이런 의견이 있었고요. 푼돈 벌려다 인생 망쳐요, 이런 말씀도 해주시네요. 그만두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상당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리대리님께선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기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거겠죠. 다른 방향으로…… 예. 근데 별 수 없음, 먹고살려면 참아야지, 이런 말씀도 해주셨고요. 마음공부 이런 거 은근히 해볼 만해요, 정신수양 하는 중이다, 저놈은 내 인생에 아무 것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나중에는 스트레스 좀 줄어듭니다, 위궤양까지 걸리고 나서 터득했어요……. 비슷한 일로 괴로워하셨던 분들도 많이 계시네요.”

혹자는 한국의 훈수 문화를 ‘극혐’이라고 말하곤 한다.

꼰대라는 단어 역시 그와 같은 인식 속에서 전파된 셈.

그렇지만 그것이 오롯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닐 터였다.

자기 논리만 강요하며 주체적인 생각을 무시한다면 스트레스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 채팅을 통해 의견을 제시해주는 정도라면야.

특히 중소기업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채팅창이 불붙은 듯 뜨거워졌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는 뜻.

이런 경우엔 훈수가 최선의 해결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적어도 나와 같은 아픔을 겪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테니.

인방을 통한 상담을, 나는 조금쯤 오해하고 있었다.

내가 상담사로서 반드시 해결책이 될 말을 해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집단상담이라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

상담사가 반쪽짜리에 불과하더라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나는 모든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신이 아니다.

혼자 빛나는 존재여선 안 된다.

내 애청자들과 함께, 어두운 그림자에 빛을 비쳐줘야 한다.

“아. 방금…… 여기 토끼타카님 채팅이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한번 읽어드릴게요. 가족중소 과장입니다. 들으면서 민망한 게, 사실 제가 사장 딸이에요. 저도 직원들한테 발암물질은 아니었을지 돌아보게 되네요. 오리대리님 상사 분도 자기를 돌아볼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타인의 심정을 듣고 내면의 답을 공유하는 일.

자기노출과 자기투입은 집단상담의 가장 큰 소득이다.

그 과정을 통해 내 시청자들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고민으로부터 자기효능감(스스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키워가, 마음속에 오아시스를 품을 수 있다.

그와 동시에 방송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이 유능감으로 승화될 것이고.

그럼으로써 신격화된 상담사의 원맨 방송을 넘어서야 한다.

나는 히어로가 아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박대민 부장은 홀로 꼿꼿한 ‘캡틴아메리카’였지만, BJ꼰마는 일상 속의 히어로들을 찾아내는 ‘닉 퓨리’가 되어야 한다.

“정말 인상적이네요. 오리대리님, 그 상사 분께 제 방송을 추천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 부분은 녹방에서 지워드릴게요. 그리고 그분 방송 보시는 날 제가 설득해보겠습니다. 흐흐, 중소기업이라도 사장 자제 분이시면 돈이 좀 있으시겠죠? 흐흐, 이렇게 또 큰손을 하나 잡나?”

「흐흐먼데ㅋㅋㅋㅋㅋ 연기 티나요ㅋㅋㅋㅋ」

「오리대리 : 아니 ㅋㅋㅋ 그건안될거같아여 ㅋㅋㅋ」

“아, 그거 아쉽네요.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누군가 변화해주길 기대하는 건 기적을 꿈꾸는 아이의 마음이죠.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자기의 위치에서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삶의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어떤 기적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거나,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여기거나. 아인슈타인의 명언입니다.”

거기서 잠깐 뜸을 들이며 고민했다.

혹시 진갑수 대표가 이 방송을 보고 있을까?

파트너BJ를 달고 방송하는 첫날이긴 하지만……

나중에 하이라이트 정도나 보겠지 싶었다.

“제가 모셨던 상사 얘기를 해볼까요.”

「엌ㅋㅋㅋ 상사면 프리월드 사장님이잖아요」

「파비 달자마자 스티브갑스 뒷담까는 BJ가 있다???」

“하하. 프리월드 상사가 어디 한두 명인가요? 어쨌든 상사가 있었는데, 그분을 저는 썩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 추진할 때마다 커트해버리고, 무조건 가시적인 성과만 내라고 쪼고, 회사의 건설적인 미래엔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재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럼안됨다ㅋㅋㅋㅋㅋㅋㅋ」

「폴리스!!! 여기 갑스가 팩트폭행 당하고 있어요!!!」

“그랬는데, 제가 오해하고 있었어요.”

「빛보다 빠른 태세전환ㅋㅋㅋㅋ」

「부장님 사회생활 클래스」

“사실은 그 자리에 그분이 계셨기 때문에 20년 동안 제가 먹고살 수 있었던 건데. 아랫사람의 입장에서는 보기 힘든 무수한 고민들을 하고 계셨을 텐데. 회사를 나오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그걸 알겠더군요. 물론, 오리대리님의 상사 분은 정말 못된 사이코패스일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저라면 일말의 기대를 걸어볼 것 같습니다. 어쩌면. 혹시나. 저 사람에게도 내가 보지 못한 어떤 인간적인 마음이 있지는 않을까…… 하고요.”

쓸데없는 이야기지만, 작은 도움은 될 이야기.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면 기적을 기대하는 작은 위안이나마 가지는 게 나을 것이다.

기대한 만큼 실망감이 커질 수는 있겠지만, 아무런 기대 없이 스트레스 속에서 사는 것보다는 조금쯤 숨구멍이 트이지 않을까 싶었다.

[오리대리님 별사탕 100개. 흐흐 감삽니다. 착한부분이 있지는 않을거같은데 그래도한번 찾아볼게요. 찾아봐도 안나오면 이거환불 해주세요.]

“아, 어쩌나. 그건 안 됩니다. 이미 자선재단에 접수됐어요. 오리대리 후원자님, 이 돈은 좋은 일에 쓰겠습니다.”

「ㅋㅋㅋㅋㅋ기부빌런이 돈벌레됐네」

「꼰마오빠 악착같이 긁어모으시네요 ㅋㅋㅋㅋㅋ」

[꼰마야놀자님 별사탕 100개. 아 크크 저도 기부해요.]

“꼰마야놀자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열혈 가득한 후원금 꼭 좋은 곳에 쓰고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예전보다는 적극적으로 후원을 유도하던 중.

전혀 예상치 못한 흐름이 하나 생겼다.

서울대 상담심리 랩 인턴 과정이 만든 변화였다.

[준범장님 별사탕 1개. 설심19 백두산 가즈아.]

“……응? 잠시만요. 준범장님?”

[칼말써님 별사탕 2개. 설심19 백두산 가즈아.]

“잠깐. 잠깐만요. 여러분, 제 방송엔 백두산이 없습니다.”

[endlife님 별사탕 3개. 설심19 백두산 가즈아.]

「뜬금포 뭔데 ㅋㅋㅋ 설심19가 뭐에요??」

“아마 서울대 심리학과 19학번을 그렇게 줄인 듯한데…….”

「엥??」

「근데 설심19가 두산 왜쌓음??」

“그건 저, 좀 이따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백두산’이란 별사탕을 1개부터 100개까지 쌓아나가는 후원.

모든 과정이 끝나면 5050개의 별사탕이 누적된다.

결코 적지 않은 액수지만, 긴 시간 동안 BJ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에 유명 BJ 방송에서는 종종 나오는 흐름이다.

아마 19학번 친구들끼리 과방에 모여 5050개를 분담해보자고 정한 모양이었다.

후원금을 쌓기 위해서는 좋은 흐름이지만, 이건 곤란하다.

아직 학생들이다.

장준범의 홍보로 동기 32명 중 대다수가 내 방송을 본다곤 하지만, 분담한다 해도 인당 만원이 넘는 돈을 써야 할 터.

도저히 받아줄 수 없는 호의였다.

“잠시만요. 학생들? 미안한데 내가 백두산 리액션이 없어요. 컨텐츠 해야 되니까 후원하지 말고 시험공부나 해요.”

[예뻐예뻐님 별사탕 4개. 설심19 백두산 가즈아.]

“어휴. 미안한데, 전자녀 끄고 컨텐츠 할게요.”

「아니 이꼰대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아재요 수금안합니깤ㅋㅋㅋㅋ」

「준범장님 별사탕 5개」

「준범장 : 설심19 백두산 가즈아!!!!!」

「준범장 : 헉??」

「준범장 : 형님 전자녀 켜줘여ㅠㅠ」

「준범장 : 동문수학한 정을 잊으셨습니까 형님ㅠㅠㅠ」

「동문수학?」

「꼰마오빠도 설심19?」

“아닙니다. 상담 공부를 위해서 대학원 인턴 과정을 밟고 있는데, 선수과목이라고 해서 학부 수업들도 듣거든요. 거기서 만난 친구들이 이렇게 컨텐츠를 방해하네요. 학생들, 후원하지 말고 야식 사먹어요. 방송 끄고 시험공부들 하시고요.”

하지만 그 얘기에 다시금 별사탕이 쏟아졌던 것이다.

「케바케님 별사탕 1000개」

「케바케 : ㅊㅋㅊㅋ 성님빡공하신다는디 장학금드려야제」

“아니, 괜찮습니다. 그렇게 축하해주실 만한 일은 아니에요.”

「준범장 : 형님 전자녀점 ㅠㅠ 소리안나오면 심심해여」

「소망강처녀님 별사탕 500개」

「소망강처녀 : 와 오빠 상담공부해요?? ㅎㅎㅎ 감동이야」

“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감동하실 일은 아니고요.”

「칼말써 : 형님 저희 충전해놓고 대기중입니당ㅠㅠ」

거기서 다시 한번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타 방송과는 다른 컨텐츠 때문에 백두산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는 후원 흐름은 곤란한 것이 내 방송의 현실.

그런 문제 때문에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판단한 큰손들이, 진입각을 좁혔다.

「dosena : 아 그래서 백두산?」

「dosena님 별사탕 5050개」

「dosena : 설심19 백두산 가즈아?」

“도세나님……? 그렇게 하는 거 아니잖아요…….”

「dosena : ㅋㅋㅋ 어케든 백두산가면되는거임」

「dosena : 이제 전자녀 다시 켜주셈ㅋㅋㅋ」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액수가 너무 큽니다. 취소예요.”

「dosena님 별사탕 1000개」

「dosena : 외않된데 내맘임ㅋㅋㅋ 기부천사임ㅋㅋㅋㅋ」

“기부천사는 인정인데, 그래도 액수가 너무 큽니다.”

「마구니 : 액수가 너무 모자람??」

「마구니님 별사탕 5050개」

「마구니 : 설심19 백두산 가즈아~~」

「마구니 : 전자녀 켜주셈 꿀잼인데ㅋㅋㅋㅋㅋ」

「준범장 : 헉.. 형님들 클라스가 어마어마..」

……정말 클래스가 어마어마하네.

저 큰손들은 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건지 모르겠다.

만 명 넘었다고 10000개씩 쓴 게 엊그제인데, 벌써 또 이런 흐름을 타기 시작하다니.

덕분에 학생들의 코 묻은 후원을 막을 수 있었다.

“예 예, 켰습니다. 자, 그만하세요. 여기서 더 가면 방송 터뜨립니다. 곤란에 처한 이웃들을 돕고자 하시는 마음은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하루에 1000개 이상은 좀 자제해주십쇼. 여러분도 다른 데 돈 쓰실 일 많잖-”

[세이클럽님 별사탕 5050개. 설심19 백두산 가즈아.]

“김 선……! 아, 세이클럽님. 죄송하지만 19학번 아니시잖아요? 왜 이러시는 겁니까. 과합니다.”

「세이클럽 : ㅎㅎ 후배들이 좋은 일 하려는데 저도..」

「세이클럽 : 좋은 일에 써주세요 응원할게요」

「칼말써 : ?? 우리 선배님임???」

「준범장 : 헐ㅋㅋㅋ 선배님 인사박겠습니다!」

「루돌프콧사슴 : 선배님 19학번 이영진입니다!」

[세이클럽님 별사탕 100개. 여러분. 꼰마님, 상담심리 연구실에도 매일 출근하셔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하고 계세요. 사실은 저희가 배워야 될 정도로 멋진 분이세요. 교수님께서도 칭찬만 하시더라고요.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나로서는 정말 민망한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시청자들은 무척 좋아하더라.

「엌ㅋㅋㅋㅋ 학연열혈이네ㅋㅋㅋㅋ」

「세이님 원생이시구나 반가워여 ㅎㅎㅎ」

「ㅋㅋㅋㅋㅋ이러다 교수님까지출동하실듯」

「효준한 : 누가 칭찬을 했다고 그러나? 웃기고 있군.」

「효준한 : 자네 내일 아침에 일찍 나오게.」

「??」

「사칭??」

「세이클럽 : 하하; 교수님 죄송해요 보고계실줄은;;」

「????????????」

「효준한이면 한효준?? ㄹㅇ??」

「유명한사람임?」

「설대심리 한효준이면 심리학 레전드임」

「한효준꺼 현대이상심리학 전필교재임」

「????????????????????」

진대수는 조심성 없이 박수까지 치며 웃었다.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보는 상담방송이라는 유튜브 각을 잡아서 기쁜 모양이지.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게 참 곤란했다.

그 뒤에 2차 꼰대대첩이 발발한 까닭.

「효준한 : 아니지, 이 사람아! EBP(증거 기반 실천)는 똥간에 갖다 버렸나? 양념사탕 내담자가 만약에 OCD(강박장애)라도 갖고 있다면 다분히 부정적 왜곡이 가능한 지점인데, 단순 우울증상으로 치부해버리다니!」

“……죄송합니다. 저, 매니저 드릴 테니까 매니저 채팅방으로 넘어와주십쇼.”

「효준한 : 매니저? 나보고 일을 하라고? 이런 못된..」

“그런 뜻이 아니라…… 후우.”

「쌍꼰머 ㅋㅋㅋㅋㅋㅋ」

「저기여 교수꼰머님」

「자꾸 끼어들거면 후원이라도 하시져」

「컨텐츠에 방해됨」

「효준한 : ?? 뭐 이런.. 버릇없는.. 허허..」

“……자, 조용해졌네요. 다시 진행해보겠습니다.”

[효준한님 별사탕 10000개. 자 됐나? 이 정도면 내가 얘기 좀 꺼내도 괜찮은 게지? 다시 얘기를 이어가보지.]

「효준한 : 허허, 전자음으로 읽어주니 기분이 묘한데.」

“……효준한 후원자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일 학교 가면, 할 이야기가 참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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