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진없는 상담사-14화 (14/200)

# 14

6장 - 상담사의 청사진 (1)

“양대 포털 실검 1위……? 에이, 농담하지 마.”

내 대꾸에, 진대수는 황당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형님? 매니저 채팅 안 보셨어요? 막판에 말씀드렸는데? 그때쯤에 씩 웃으시길래 제 채팅 보신 줄 알았죠.”

BJ의 방송국에는 매니저라는 게 있다.

주로 채팅창 관리와 채팅금지, 차단 등을 수행하는 인원.

보통은 열혈팬 중에서 선정해 약간의 보상을 주며 활용하곤 한다.

다만 내 방송국은 이제 막 개국한 입장이라, 임시로 고정매니저 준 진대수만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니저 채팅창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탐방 온 BJ들에게 관심을 준 것도 아니고.

그저 시청자들의 고민에 집중하기 위해서 애썼다.

후반에 웃었던 건, 마지막 고민상담으로 행복 퀘스트 달성치가 3이나 상승하는 걸 봤기 때문.

진대수의 채팅을 봤다면 아마 웃지는 못했을 거다.

그보다는 놀라서 까무러쳤겠지.

“대체 그게 말이 되는 거야? 겨우 3천 명 본 방송인데…….”

“에이,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되나. 제가 왜 첫방에 탐방 카드를 열두 명이나 꼬라박았겠습니까? 아껴서 쓰면 꾸준히 이름 알릴 수 있는 건데 왜 몰아 썼겠어. 다 실검 하나 보고 한 거예요. 그 방들 시청자 수 다 더하면 몇쯤 되게요?”

그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탐방을 통해 내 방 시청자로 전환된 인원은 많지 않았다.

특히 여캠 쪽에서는, PIP로만 보고 만 시청자들이 대다수.

그렇기에 전환율을 수치로 따져보면……

대략 10% 수준.

그 정도만이 내 방 시청자인 3천 명으로 전환됐다.

즉, 실제로 오늘 신입 BJ인 꼰대마스터의 존재를 알게 된 사람들의 수는, 물경 3만에 달한다는 이야기였다.

12탐방러 중에서 진석이와 뜨갱이가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네임드지만, 다른 여캠 열 명 역시 시청자 수로는 크게 밀리지 않는다.

적어도 2천 명, 많게는 8천 명.

대중적인 소재인 겜방과 먹방 BJ들인 까닭이다.

별사탕 순위는 300위 언저리여도 시청자 수만큼은 100위 안에 드는 베비(베스트BJ)들인 것.

“……애초에 그게 목적이었구나. 실검. 예명으로 어그로를 끌었던 것도 그래서였고.”

“뭐 겸사겸사였죠. 될지 안 될지 확신은 안 들어서 말씀 못 드렸어요. 괜히 부담감 느끼실까봐. 어차피 된다고 해도 딱 한번밖에 못 써먹는 계획이었으니까요.”

굴지의 IT기업에서 부장까지 단 나다.

진대수의 계획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실검, 실시간 검색어.

그것이야말로 인터넷 세상에서 인물이나 사건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다.

포털 사이트의 메인화면에 노출되는 배너나 다름없으니.

우연히 업계 마케터들의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프라임타임인 오후 시간대에 네이버 실검 1위에 오르려면 적어도 20만 회 이상의 검색이 수행돼야 한다더라.

결코 쉽지 않은 수치다.

시청률 높은 예능프로에서야 게스트 이름도 쉽게 1위 찍지만, BJ들 입장에서는 뉴스에 나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

다만 이때 변수가 하나 있다.

기존의 검색량이 그것.

포털의 알고리즘은 검색량의 절대치가 아닌 상대적인 증가량을 토대로 실검 순위를 산정한다.

절대량으로 도출한다면 ‘날씨’가 항상 1위일 테니.

그렇기에 일정 주기 이전에 비해 얼마나 더 많은 검색이 수행되고 있는지를 준거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BJ가 실검에 오르기 가장 좋은 순간은 첫 생방송을 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데뷔하는 순간.

이때 기존의 검색량은 한없이 0에 수렴하는 수준이다.

그 시점에 폭발적인 이슈를 만든다면, 양대 포털에서 모두 1위를 찍을 수 있다.

그게 내 디렉터 진대수의 진짜 청사진.

실현가능성이 낮아서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지만, 이렇게 보란 듯이 성공하고 말았다.

“시청자도 시청자지만, 유튜브에 올린 보람이 야방도 아까 인기동영상 올라갔거든요. 5만뷰쯤 찍었을 때였나? 지금은 10만뷰예요. 거기서도 포털 검색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을 겁니다. 물론 역으로 포털에서 유튜브 영상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밤 시간대고 하니까 꽤 오래 유지될 듯?”

“그렇지. 선순환인데다, 키워드 자체가 매력적이니까.”

“옙. ‘꼰대마스터’라고 하면 일단 궁금해지잖아. 포털이고 유튜브고 눌러보고 싶게 만들 거거든요. 그러니까 오늘 밤 동안은 형님이 최고의 스타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얌생이다.

살면서 이런 얌생이는 본 적이 없다.

평소에 뭔 생각을 하고 살기에 이런 잔머리를 굴리는 걸까.

“정말이지 넌……”

“천재라고요? 하하, 과찬의 말씀. 전 한 거 없어요.”

“한 게 없긴 왜 없어.”

“없죠. 5만따리 방송에 게스트 불러와도 억지로는 실검 못 만듭니다. 그 사람들이 검색하게 만들 동인이 없으니까.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든 건 형님 힘이에요. 외계인 같은 동안에, 죽여주는 말솜씨에, 사랑스러운 상담까지. 다른 BJ였으면 이렇게 못 띄웠습니다.”

사랑스러운 상담이란 건 좀 민망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이건 우리 두 사람의 합작품.

NBSC의 보정을 받은 나였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역으로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다.

나 혼자였다면 절대 못 했을 일.

진대수를 끌어들인 건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고맙다, 대수야. 네가 있어서 정말 큰 힘이 된다.”

“윽…… 오글거려요, 형님! 아 됐고, 나갑시다. 오늘 같은 날까지 빼실 생각은 아니죠? 소고기 먹읍시다. 형님이 쏘세요.”

“당연하지. 가자. 내키는 대로 다 먹어.”

오늘 방송으로 벌어들인 별사탕만 1만 2천여 개.

진석이와 뜨갱이를 비롯한 BJ들이 흥미진진하게 수금 각을 잡아준 덕분에, 단숨에 70만원 이상의 돈을 벌어들였다.

소고기 정도야 못 사줄 이유가 없지.

물론 탐방 효과는 딱 오늘까지다.

그들이 잘나가는 BJ라고 해도 매일 탐방만 하고 있으면 ‘민심’이 이반하고 만다.

이 이상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건 미안한 일인 것.

단번에 탐방 카드를 다 썼으니, 한동안은 혼자서 꾸려나가야만 할 터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실검의 파급력을 등에 업게 된다.

내일 투데이BJ 선정될 건 확실하고, 신인BJ 카테고리에서도 순위권에 들게 될 테니, 이후로 시청자는 점점 늘어날 터.

첫 달부터 과거 월급의 배를 벌 수 있을지 모른다.

나만 잘한다면.

이젠 실적을 못 내도 기본급은 받는 회사원이 아니다.

내가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야만, 그 보상으로서 내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고깃집에 들어서자마자 진대수가 그 얘길 꺼냈다.

“오늘은 이렇게 띄웠는데, 사실 내일부터가 관건입니다. 탐방이나 유튜브 실검 타고 ‘꼰마’를 알게 된 시청자들을 설득해야 돼요. 진짜 제대로 형님한테 빠뜨려야 되는 거.”

“상담만으론 부족할까?”

“부족하다는 건 아닌데, 배리에이션은 필요하죠. 아까 말씀드린 게 농담은 아니었어요. 혼자 진행하실 땐 약간 지루해. 진짜 약간일 뿐이긴 한데, 그 작은 차이가 베비(베스트BJ)를 좌우하거든. BJ들이 시간이 남아돌아서 브금(BGM) 배우고 대본 짜고 그러는 게 아니란 거죠. 어디까지나 재미를 위해서. 들어온 시청자들을 꽉 붙잡기 위해섭니다.”

그 말대로다.

인방의 핵심은 재미.

TV라면, 뭔가를 배우려고 다큐멘터리 볼 수도 있고, 따로 볼 게 없어서 아무 예능이나 틀어놓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참신한 생방송이 넘쳐나는 인방 세계에서는 청자를 잡아둔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형식 면에서 고민해봐야 한다는 거구나.”

“그렇죠. 내용은 이미 짱짱해. 형님 상담하는 거 보면 반하지 않곤 못 배길 겁니다. 컨셉도 좋죠. 비주얼까지 멋지니까 어지간하면 계속 볼 거예요. 근데 그게 다는 아니니까.”

그게 다가 될 수도 있다.

내가 ‘진단’과 ‘화술’을 80 수준까지 올린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관계’나 ‘외모’에 좀 더 투자한다면, 상담이라는 내용만으로도 만따리 방송이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먼 일.

12탐방 속에서 3천 명을 상대로 상담을 진행하며, 오늘 하루에만 8이라는 exp를 벌어들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첫 방송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성명 : 박대민 / 성별 : 남 / 연령 : 47

직업 : 상담사 Lv.5 (8/10)

관계 : 82 / 진단 : 60 / 화술 : 70 / 외모 : 65

‘경청은 상담사를 성장시켜요’ (42313/100000)

‘더욱 많은 내담자를 만나봐요’ (8004/9000)

‘내담자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151/160) 」

경청 퀘스트는 아직도 첫 번째 단계를 못 넘겼다.

내담자 퀘스트는, 중복 적용이 안 되기에, 현재의 8천 명이 다 시청자로 들어온다 하더라도 추가 달성과는 무관하다.

그리고 행복 퀘스트 쪽은……

행복의 역치 때문에 불안해지는 감이 있었다.

일전에 진대수에게 말했듯, 훈훈한 감정은 일회성이 크다.

비슷한 방식으로는 같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어렵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이 긴장과 갈등.

BJ들이 자꾸 대본으로 주작을 하게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오늘은 탐방러들이 대조군을 자청해준 덕분에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후 혼자서 방송한다면, 퀘스트 달성은 점점 더뎌지기만 할 터였다.

미리 대책을 세워둘 필요가 있는 건 분명했다.

“생각해놓은 방법이 있는 거야?”

“나름대로 플랜은 있는데…… 형님이 허락해주셔야 돼요.”

“뭔데? 편하게 말해봐.”

진대수는 즉답하지 않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고기보다는 내 눈치를 주로 살핀다.

아무래도 상당히 말하기 불편한 주제인 듯했다.

“대수야. 편하게 말해. 넌 내 은인이야.”

“잉…… 그런 거 오글거려요. 그런 점을 좋아하긴 하지만.”

좋아한다 어쩐다 말하는 게 더 오글거리지 않나?

이해할 수 없는 기준이다.

그리고 이후의 발언 역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형님. 벌칙을 만듭시다.”

“벌칙이라.”

“고민 해결에 실패했을 때의 페널티요. 시청자들이 업다운으로 성패를 투표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그것만 있으면 상담으로도 긴장감 끌 수 있어. 수금 각까지 나올 거고요.”

분명 일리 있는 이야기였다.

사람의 집중력은 리스크가 있을 때 더 커지는 법.

당사자만이 아니라 주변의 관심 역시 리워드와 페널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벌칙을 정하고 상담의 성패에 시청자들의 의견이 수렴되도록 한다면, 형식상의 재미까지 잡을 수 있을 듯했다.

“합리적인 얘기 같은데. 그게 왜 말하기 조심스러웠어?”

“합리적이긴 한데, 합당하진 않을 수 있어요.”

“어떤 면에서?”

“프리TV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거에 익숙해져 있으니까. 앵간한 벌칙으로는 그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거죠.”

그건…… 그렇겠구나.

어중간한 벌칙으로는 긴장감을 끌어낼 수 없다.

그렇다고 과도한 페널티를 수행한다면, 난 상담사로서 권위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적정선이 중요한 부분이었다.

“일단 알겠어. 네가 생각하고 있는 건?”

“음…… 몸이요.”

“뭐?”

“몸요. 벗는 거. 여성층을 강조했던 게 그래서예요. 남자애들도 재미는 느끼겠지만, 기대감 자체는 여성층이 더 클 테니까. 아니 근데 뭐, 그래봤자 형님은 실패 안 하시잖아요?”

치익.

고기가 타들어간다.

침 꿀꺽 삼키며 눈치 살살 보는 걸 보면, 진대수의 마음 역시 타들어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일단 먹자. 자, 한 잔 해.”

“아, 예압.”

“그 건은…… 좀 더 생각을 해보자.”

“옙. 뭐 당장 상황이 급한 건 아니니까. 생각만 해두자고요.”

“그래. 오늘은 많이 먹기나 해라. 자, 이제 내가-”

고생한 디렉터를 위해 집게를 건네받으려 할 때였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이름이, 전화를 걸어왔다.

[부장님!]

“어, 현수야.”

[아 이게 뭔 일입니까? 저 진짜 눈이 어떻게 됐나 했잖아요. 야근 마치고 나오다가 실검에 이상한 거 있길래 눌러봤더니, 부장님 영상이 나오잖아요? 말씀을 해주시지!]

“음. 좀 민망해서. 그거 보고 연락한 거야?”

[아…… 그, 죄송합니다. 요새 프로젝트 때문에 너무 바빠서요. 제가 더 자주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아냐, 그런 말 마라. 그냥 반가워서 한 말이야.”

명현수. 프리월드 미래기획팀의 11년차 과장.

민망하게도 날 롤모델로 삼아 일하던 친구다.

틈만 나면 나만큼 멋진 부장이 되리라고 말하곤 했고, 내가 퇴사하던 날에는 나보다 더 슬픈 눈으로 울분을 토했었다.

그러다 상무 전화 받고 부리나케 뛰어가야 했지만.

[진짜 상상도 못한 정체였습니다. 설마 실검 1위 꼰대마스터가 부장님이셨을 줄은. 거기다 그 외모는 뭐냐고요. 연예인인 줄 알았잖습니까. 평소에도 그렇게 꾸미고 다니시지!]

“하하. 띄워주지 마라, 지금도 하늘에 붕 떠 있다.”

[진짜…… 부장님은 참 대단하십니다. 새삼 알게 된 건 아니지만, 요즘 특히 절감하고 있어요. 새 팀장으로 민원식 차장이 왔거든요. 진짜 돌아버리겠습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도 모르면서 지 성에 안 찬다고 지적질에 욕에…… 그래놓고 틈만 나면 사무실 빠져나가서 사장님 동선 기웃거리고. 꼴불견도 그런 꼴불견이 없습니다.]

민 차장이라.

사람이 나쁜 친구는 아닌데, 좀 욕심이 과한 감이 있다.

일 욕심이 아니라 정치 욕심이.

“그래도 윗사람이잖아. 그렇게 말하지는 마라.”

[아니 그 작자가. 부장님까지 욕…… 음.]

“내 욕을? 뭐라고?”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괜찮아. 편하게 말해봐.”

[……팀장이 그 모양이었으니 팀원들이 이 꼴이지, 그런 식으로요. 죄송합니다. 저희가 욕되게 해드린 것 같아서…….]

그건 아닐 거다.

민 차장 나름의 수완으로, 기존에 내가 휘어잡고 있던 팀을 자기 밭으로 만들기 위해 찍어누르고 있는 거겠지.

어디까지나 이해할 수 있는 범주였다.

그리고, 오히려 내 쪽에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됐다, 됐어. 오늘은 내가 뒤풀이 중이고, 내일 연락할게.”

[아, 예! 죄송합니다. 그럼…… 편안한 시간 보내십쇼.]

전화를 끊고 나서, 진대수의 호기심 어린 눈을 바라봤다.

“……대수야. 나 벌칙은 안 하련다.”

“엥? 왜요? 솔직히 형님 다 성공시킬 자신 있잖아요?”

“대수야. 날 믿고 의지해주는 애들이 있다. 프리월드라는 회사 안에도 그런 애들이 있어. 내 방송 챙겨볼지도 몰라. 벌칙으로 긴장감 만드는 그런 방송 보면…… 실망할 거다. 주변에서도 저런 사람을 모셨었냐면서 비웃을 거고.”

“아…….”

진대수는 내가 뜻한 바를 금세 이해했다.

실제로 벗는 일이 일어나든 일어나지 않든, 파렴치한 벌칙을 PIP로 띄워놓은 채로는 당당한 방송이 불가능하다.

마흔일곱의 내게는 실검이나 수익보다 체면이 더 중요했다.

“미안하다. 생각해서 해준 말인 거 알아. 그렇지만 처음부터 말했잖아. 난 어디까지나 상담사로 남고 싶다. 자극적인 방식으로 관심을 끌고 싶진 않아. 그것만큼은 봐주라.”

“……옙. 이건 제가 좀 너무 갔네요. 인정.”

소고기 네 점을 단숨에 씹어 삼키더라.

하지만, 그 대수 역시 앞으로 내가 끌어가야 할 내 사람.

나는 그때부터 고민하기 시작했다.

품위 있으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상담사만의 청사진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