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진없는 상담사-7화 (7/200)

# 7

3장 - 상담사와 디렉터 (3)

“저기, 대수야? 어감이 좀 그런데?”

아무래도 꼰대는 곤란하지 않나 싶어서 내뱉은 말.

하지만 진대수는 쾌활하게 웃었다.

“하핫, 당연히 그래야죠. ‘좀 그런 어감’이 어그로의 핵심요소거든요. 일단 보게 만들어야 된다니깐? 난 솔직히 틀니마스터까지 생각했어요. 너무 간 것 같아서 포기한 거지.”

틀니마스터라니.

갑자기 꼰마가 귀여워 보인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부정적인 어감으로 시작해야 시청자들 사이에서 Gain-loss effect가…… 이거 맞죠?”

마이너스에서 시작해 플러스 쪽으로 다가갔을 때 이득이 더 크게 느껴져서 호감이 생기기 좋다는 득실효과 얘기다.

그걸 꼰대와 나 사이에 적용하려는 모양.

고개를 끄덕여줬더니, 또 쾌활하게 웃으며 설명을 이었다.

“핫, 틀린 줄 알았네. 일종의 갭모에 같은 거죠. 꼰대마스터 아저씨라고 해서 뭔가 했는데 어라? 잘생긴 오빠잖아?”

“음…… 오빠까진 좀…….”

“거기에 하나 더. 꼰대의 나쁜 이미지는 멋대로 간섭하고 라떼 이즈 홀스 그러는 느낌입니다. 근데 형님은 그게 아닌 거지. 요즘 애들 마인드도 잘 알고 계신 데다, 신조어도 다 아시고. 근데 그러다가도 종종 간지나게 중저음으로 명언 하나 읊어주신다? 그러면 어떤 이미지가 생길까요?”

어떤 이미지가 생길까?

곧바로 상상이 안 돼서 갸웃거리고 있었더니, 진대수가 감동을 못 참겠다는 듯이 크 소리를 냈다.

“마스터다. 이 사람은 인생의 마스터다. 연령과 무관하게 인류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는 거죠. 거기에 방점을 찍어주는 게 이 비주얼입니다.”

“음. 비주얼이 어떤데?”

“시청자를 압도할 만한 칼가르마 포마드컷. 작은 멋조차 내지 않았지만, 어깨빨 하나로 멋진 모노톤 스타일링. 레알 남자의 멋이라는 거죠. 곱상하게 생긴 요즘 BJ들은 절대 못 따라올 수컷의 향기. 그걸로 여성층을 잡는다는 게 제 플랜입니다. 세계 최초의 아저씨 아이돌이라고나 할까. 아, 이거 괜찮네. 내 아저씨는 아이돌. 소녀팬들까지 생길지도?”

……그게 잘 되려나.

도저히 그림이 안 그려진다고 말하려던 찰나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스케줄 하나 잡아놨어요.”

“뭐? 스케줄? 그게 무슨 소리야?”

“프리데뷔 시퀀스라는 거죠. 보람이 야방(야외방송)에 게스트로 나가실 겁니다. 카페에서 상담해주는 컨텐츠로요.”

“아니…… 너무 갑작스럽잖아?”

“하루아침에 모든 게 뒤바뀌는 인방에 갑자기란 없습니다. 보람이 생각해서라도 해주세요. 걔 요새 힘들어서 며칠 휴방(결방)했단 말이야. 진짜 상담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진대수가 말하는 방송이 소위 ‘대본’은 아니었다.

퇴직 후 카페에서 독서를 즐기는 프리월드 전 간부를 만나서 자신의 향후 플랜을 상담한다는, 목적이 있는 야방.

“직원들은 출연에 제재 걸려 있으니까, 이제껏 이런 방송은 없었다 이런 거죠. 얼마 전까지 내부자였던 사람이 직접 BJ한테 상담해준다고 하면 시청자들도 꽤 흥미를 느낄 겁니다.”

“음. 그렇지만 대수야, 난 방송지원팀도 아니었는데?”

“그렇긴 한데, 프리월드에 프리TV 말고 다른 팀 있다는 거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요. 어쨌든 지원활동 하시긴 했었고.”

“그렇긴 하지.”

“그러니까 해줘요. 오랜만에 보람이 얼굴도 보시고. 걔 진짜 형님 멘토처럼 생각한다니까요? 회사 잘리셨다고 얘기해주니까 하늘이 무너지는 표정 짓더라고요.”

거기까진 잘 모르겠지만, 분명 나쁜 플랜은 아니었다.

수천 명의 BJ가 활동하는 프리TV.

그곳에서 신인이 두각을 드러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좁은 문을 빠르게 통과하는 길은 둘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첫째가 이슈고, 둘째가 합방(합동방송).

이슈 쪽은 개인적으로 의도해서 만들기가 쉽지 않다.

남캠 여캠이 아닌 바에야 자극적인 상황을 대본으로 만들어내는 ‘주작’만이 살 길인데, 성공률은 무척이나 낮다.

인방에 단련된 시청자들은 작위적인 대본방송에 거의 ‘빠꼼이’니까.

바로 들켜서 매장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합방이란 건 인맥방송.

수많은 애청자를 보유한 유명 BJ와 합방을 진행하면 신인도 빠르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어색한 띄워주기 방송이라면 역효과가 나겠지만,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날 찾는 거라면 순기능만 나올 가능성이 컸다.

그렇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속으로 잠깐 주판을 두드리던 중이었다.

낯익은 얼굴 하나가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오더라.

“어? 보람이가……?”

“아, 이제 왔네. 보람아! 여기 여기.”

“네가 불렀어?”

“옙. 방송 전에 회의는 해야죠. 형님 시간 괜찮죠?”

나야 백수라서 시간이야 많지만, 오늘은 도서관에 좀 가려고 했었는데.

그리고 그 방송이란 게 좀 걸리는데.

진대수 말대로 꽤 흥미로운 기획이다.

과연 스타메이커라는 생각이 확 들 만큼.

그렇지만 아직 상담사로서 일천한 실력이라는 점이 걸렸다.

딸애와 함께 방송할 때는 연습이라 생각해서 괜찮았다.

가족들과 나누는 대화는 일상이라서 이질감이 없었고.

반면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상담을 한다는 건, 아무래도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미처 생각을 얘기하기도 전에 보람이가 다가왔다.

급하게 뛰어온 듯 살짝 숨을 몰아쉬며, 밝게 웃어 보인다.

“아…… 아저씨, 완전 오랜만!”

“어, 보람아. 오느라 고생했다.”

“고생은요! 아 진짜, 왜 그만둔 거예요?”

“그만둔 게 아니라 잘린 거야.”

“에이, 거짓말. 암튼…… 잘 지내셨죠? 보고 싶었어 진짜.”

“음. 고맙다.”

“아저씨 전번도 못 땄는데 관둬버리면 어떡하냐고요.”

“미안하다.”

“헤헤. 아무튼 오늘 잘 부탁해요. 같이 레전드 찍어봐요.”

여캠 정보람. 나이는 스물일곱.

올해 5년차가 된 중견 BJ로, 유튜브 구독자는 60만이다.

연차에 비해서는 꽤 적은 편.

그래서 그런지 얼굴 드러내고 카페에 나온 지금도 알아보고 다가오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별다른 논란 없이 장수한 BJ로서 나름대로 인지도는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정팬들의 충성도 역시 상당한 수준이고.

다만 수익 면에서는 전성기라고 할 수 없겠지.

사실 거기에 내 입김이 좀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원래 발랄한 성격과 섹시한 몸매라는 갭 큰 매력으로 빠르게 수익을 내고 있던 보람이를, 내가 제지했으니까.

펑펑 터지던 별사탕이 그 이후로 뚝 끊겼던 것이다.

2017년 초의 일이다.

당시 ‘대두’ 등의 스타BJ를 잃고 표류하던 프리TV엔, 여캠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무수한 미녀 BJ들이 난립하고 있었다.

2년차에 ‘베스트’를 단 정보람은 그 홍수 속에서 노출도 높은 의상과 야릇한 리액션으로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그 끝에 본사의 눈에 들어 파트너BJ로 선정됐다.

좁은 문을 돌파한 쾌거였다.

고작 2년차였고, 말이야 소통방송이 주력 컨텐츠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섹시한 움짤로 뜨기 시작한 BJ니까.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도 향후 대중지향적 컨텐츠 개발이 기본 조건으로 들어갔다.

그 설득을 맡은 게 나였다.

인상이 좋고 어린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간부라서.

물론 설득이라고 해봤자, 노출 수위 좀 낮추고 경쟁력 있는 다른 컨텐츠 만들어라 지시하면 되는 업무였다.

그렇지만 그 말만 달랑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린 나이에 삶의 갈림길에 선 셈이니, 어른으로서 조금 더 깊이 있는 조언을 해주고 싶었다.

며칠 동안 그 친구 녹방(녹화방송)을 열심히 시청했다.

거기서 발견한 각 분야의 끼와 재능에 나름대로 평점을 매겨, 진로상담 선생님의 심정으로 방향성을 제시해줬다.

요즘 말로 하면 꼰대질.

실제로도 그 방향성이 현실에 들어맞지 않아서, 이후 보람이는 정체되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그게 이번 상담이 두려운 이유 중 하나다.

나 때문에 잘나가다가 멈춰서버린 이 아이에게 다시 한번 입을 대라니.

선택이야 본인의 몫이라지만, 아무래도 두려워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동안 가벼운 고민상담에만 치중하려 했다.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지 않았다.

누구나 흔히 할 수 있는 충고 정도로만 접근하고 싶었다.

인생을 책임지는 상담사는…… 되고 싶지 않다.

그런 생각 중에, 정보람이 내 손등을 톡톡 쳤다.

“아저씨 아저씨, 대수 오빠가 말 안 했죠?”

“어, 뭐?”

“나 있잖아요…… 조만간 결혼할 거야.”

“어, 그래? 축하한다. 잘됐네. 날짜 잡았어?”

“날짜는 아직요. 아마 가을쯤에? 혹시 아저씨, 그때 시간 괜찮으면 주례 좀 서주세요.”

……주례? 내가?

대체 네 인생에 뭘 해준 게 있다고?

“아, 황당하시려나? 근데 아저씨 덕분에 만난 사람이란 말이야. 나 목소리 좋다고, 음악방송 제대로 배워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보컬 레슨 받았는데, 그 사람이…….”

“……남편 될 사람이야?”

“응. 아저씨 덕분에 만난 거죠. 그때 한 소리 안 들었으면 지금 뭐 하고 있었을지 모르겠어. 진짜 별사탕 맛에 살고 있었거든요. 돈이란 게 참 달콤하니까. 그래서 메이드복도 입고 성인잡지 화보도 찍었던 건데…… 아저씨 얘기 듣고 나니까, 부끄러운 거야? 그래서 컨텐츠 바꿨던 거예요. 사실 파트너BJ 안 해도 됐었거든. 수익 떨어질 거 알고 있었어요. 컨텐츠 바꾸면 별 안 쏜다는 열혈팬이 많아서. 근데 그때 안주했으면…… 행복하진 않았을 거야. 다 아저씨 덕분이에요.”

내 덕분이라고 말한다.

업무상 지시를 넘어선 월권이었는데.

코웃음 쳐도 할 말 없는 꼰대질이었는데.

“그래서 꼭 만나고 싶었어요. 근데, 헤헤. 방송 때문에 부른 것처럼 돼버렸네? 아무튼 잘 부탁해요. 오늘 레전드 찍고 멋있게 데뷔해요, 아저씨.”

소년은 미래를, 청년은 현재를, 노인은 과거를 본다던가.

그러나 나는 서른도 되기 전부터 과거를 그리며 살았다.

꿈이 드높았던 전교1등 시절. 서울대에 합격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던 순간. 처음으로 차를 뽑았던 날 등등.

내가 진짜 나였던 건 그 무렵이었다고 회고하곤 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과거는, 조금 결이 달랐다.

40대의 나로 인해 삶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젊은이가 있다.

자칫 엇나갈 수 있었던 미래를 내 꼰대질 덕분에 바로잡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이야기에, 비로소 미래를 직시하게 되었다.

나는……

최고의 꼰대가 돼서, 많은 미래를 지키고 싶다.

후진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고 싶다.

“그래. 보람아, 잘해보자. 역대급 레전드로 유튜브 각 날카롭게 세워보자.”

“아하핫! 아저씨 그렇게 입고 말하니까 진짜 요즘 사람 같애. 에이, 아깝다. 내가 한 10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그런 표현은 또 처음 듣네. 요즘 애들 말이냐?”

“아뇨, 그냥 내 말. 암튼 고마워요, 아저씨.”

회의는 간결하게 진행됐다.

디렉터인 대수 녀석이 대본을 싫어하는 스타일이라서.

내 BJ명도 서로의 근황도 이야기하지 않은 채로, 생방송 때 날것의 리액션이 나오길 바랐다.

그저 카메라 각도나 티키타카의 큰 틀 정도만 잡아나갔다.

다만 그런 대수도 딱 하나 타협한 부분이 있었다.

“고민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 먼저 들어봐야 될 것 같아. 적절한 명언이랑 커넥션 만들어서 유튜브 각 뽑아야 되니까.”

“그렇겠죠? 일단 아저씨, 제가-”

“아니. 그것도 실시간으로 가자.”

“응?”

“엥? 형님, 에이. 그건 좀 그렇죠. 상담이 그렇게 바로바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준비를 좀 하셔야 되지 않아요?”

그렇지. 그게 내 성격에도 맞는 일이지.

나는 컴공인.

다양한 인과관계를 계산해 최적의 알고리즘을 디자인한 뒤에야 코딩에 착수하는, 기획의 베테랑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런 식으로 돌아보며 살고 싶지 않다.

“그건 가짜잖아. 진심으로 하고 싶어. 방송이니까 미리 합을 짜는 게 맞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죽을힘을 다해서 그 순간에 집중하고 싶어. 보람아, 그래도 되지?”

“아…… 당연하죠! 난 아저씨 믿어요. 울 아빠보다 더.”

“아이고. 이거 참, 디렉터로서 에참꽁(에바참치꽁치)이라고 해야 될 부분이긴 한데…… 뭐, 나도 형님 믿죠. 오키오키.”

믿어주는 두 청년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이번 상담을 반드시 이슈로 만들겠다고.

날 위해서가 아니라, 보람이가 행복한 신부가 될 수 있도록.

*

“여기예요. 이 카페에 계시다고 했는데…… 아, 저기. 여러분, 기대하세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아저씨거든.”

카페 입구에서 능청스레 내 쪽을 가리키는 보람이를 본다.

과연 5년차. 행동 하나하나가 전혀 연기 같지가 않았다.

그 연기조차 오래가지 않았고.

“아저씨! 언제 와 있었어? 많이 기다렸어요? 잘 지냈죠?”

“뭐래. 두 시간 전에 봤잖아.”

“억. 그렇게 나오기야? 아니, 이럴 땐 연기를 해주셔야지.”

“나 연기 못한다.”

“아 참나. 아무튼 인사해요. 내 팬들, 알죠? 익숙한 닉네임 아직도 많을걸? 내가 팬들 안 놓치는 걸로 유명하잖아.”

“반갑습니다. 상담해주기로 한…… 꼰마입니다.”

“아, 그게 예명이야? 저도 이건 처음 들어요. 대본플레이 싫다고 아까 만났을 때 말 하나도 안 맞췄거든. 뭔 뜻이에요?”

그 시점에서 잠깐 고민했다.

다른 말로 둘러댈까.

적당히…… 꼬마가 되고 싶은 어른이라서 꼰마…… 그런 식으로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아니, 아니다.

이제는 No Back. 내 실버 챌린지에 후진은 없다.

“꼰대 마스터라는 뜻입니다. 본명은 좀 불편해서요.”

“……으아. 그건 좀, 심했다…….”

“됐고. 내 소개 할까?”

“으, 응.”

“프리월드 부장으로 근무하다 일주일 전에 퇴직했습니다. 요즘은 백수가 돼서 이렇게 책 읽으면서 놀고 있어요. 보람이랑은 일할 때 몇 번 얼굴 본 적이 있는 사이고요.”

“그래서, 제가 오늘…… 꼰마…… 아저씨한테 상담을 부탁했거든요? 근데 고민 내용도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원래 꼰대는 고민해서 대답하지 않아. 내 말이 답이다.”

“하핫. 캐릭터 너무 막 잡은 거 아니에요? 원래 이런 아저씨 아니에요, 여러분. 진짜 착하고 좋은 아저씨야. 내 멘토.”

그 뒤에 10분 정도 나와의 인연을 소개하고 나서.

정보람이 마침내 본론을 꺼냈다.

“저 실은, 요 며칠 휴방했어요. 이번에 앨범 낸 거 잘 안 됐잖아. 그래서 우울증이 좀 심해졌거든요. 막 공허해서…….”

“그런 거면 정신과 가서 진료 받아.”

“아 진짜. 정신과도 갔거든요? 약은 받았는데, 그냥 그래요. 아저씨가 추천해준 길이잖아. 책임져요. 나 어떡해?”

그래. 나는 이 숙녀에게 책임이 있다.

숙고 없이 멋대로 꼰대질을 했던 혀의 책임이.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그녀의 미래를 논하려 한다.

“할 수 있다고 믿든, 할 수 없다고 믿든, 믿는 대로 될 거다. 헨리 포드가 한 말이야. 물론, 성공한 사람의 궤변이지. 무수한 실패자들이 다 믿음이 없어서 그렇게 된 건 아니니까. 다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 모든 승리자들은 성공을 믿었다는 거. 실패하지 않으려고만 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해.”

아무 책임 안 져도 되는 이 흔한 이야기는, 가짜.

“여기까지가 꼰대 입장이고. 이제부턴 마스터 입장이야.”

정보람이 큰 눈을 깜빡거리고, 진대수가 소리 죽여 웃고.

ㅋㅋ 가득한 채팅창을 지나……

나는, 머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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