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혁명가, 세상을 박살 내다-25화 (26/220)

25화 무법자의 밤 (5)

“할아버님… 어째서… 어째서!!”

카츠미는 혈흔이 낭자한 임청각 전각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오열하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온 무사들은 곧바로 전각 주변을 둘러싸면서 카츠미를 호위했다.

그중 일부는 꽤 경지에 오른 실력자인 듯 태일이 서 있는 옥상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저쪽 약속은 지켰고…….’

카츠미의 안전을 확인한 태일이 흠뻑 젖어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기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건가? 더럽게도 쏟아지는군. 그렇지?”

쏟아붓는 빗줄기로 인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쿨럭쿨럭!”

원숭이 가면을 쓴 이가 태일의 발밑에 깔린 채 몸을 들썩였다.

그의 양팔, 열 개의 손가락은 제각기 총구처럼 변형된 상태였다.

원숭이가면은 자신의 가슴팍에 발을 올리고 있는 태일을 보며 발악했다.

“네놈은 대체… 대체 뭐냐. 대체 누구이기에…….”

“움직이지 마.”

원숭이가면은 비통함에 몸을 떨며 입술을 깨물었다.

태일이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원숭이가면은 임무 완수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각 조직에 첩자들을 숨겨 놓았고, 마피아 주력들을 껍데기뿐인 공장에 묶어 두었다.

그사이 마피아 보스들의 목을 날려 버린다면, 셸터의 목적은 달성된다.

그러나 태일의 등장 직후 상황이 반전되었다.

RSB를 복용해 모든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린 상태에서조차 이겨 낼 수 없는 괴물.

태일의 몸에서 튀어 오르는 스파크가 비현실적인 힘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복용자들은 철저하게 무기력했다.

“이 괴물 같은 새끼!”

“너희에게 그런 말을 듣는 건 좀 억울한데…….”

태일은 자신의 손에 쓰러진 RSB 복용자들의 면면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복용자들은 대부분 힘의 폭주를 감당하지 못한 나머지 몸의 형태까지 변해 버렸다.

뱀의 비늘을 가진 채 건물 벽을 미끄러지듯 타던 놈, 흐물거리는 몸으로 온 사방에 인화성 물질을 흩뿌리며 폭발을 일으키던 놈, 터무니없는 발도로 칼바람을 날려 대던 놈까지.

그들의 테러로 인해 흑룡과 임청각이 반파되었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들 중 마피아 고위급도 몇 끼어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도박에 미친 인간이거나 고급 술집에 하룻밤 즐기러 온 졸부들이었다.

“마피아들을 살려 두면… 놈들은 결국 다시 이 힘을 얻으려 할 거다. 우리들이나… 당신 같은 괴물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겠지.”

“어디, 은근슬쩍 나를 끼워 넣어?”

태일이 이를 갈며 발에 힘을 주었다.

뿌득.

갈비뼈가 부서졌지만, RSB에 취한 원숭이가면은 고통조차 느끼지 못했다.

‘RSB를 이용해 SB의 존재를 지우겠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군.’

놈들은 SB의 위험성을 입증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제된 RSB를 복용한 뒤, 사람들에게 공포를 각인시켰다. 그 와중에 힘을 탐낼지도 모를 마피아들까지 제거하려 했다.

태일은 원숭이가면의 눈동자를 통해 확고한 신념을 보았다.

익숙하다.

다른 세계의 50구역에서 레지스탕스와 혁명군을 이끌며 무수히 보아 온 눈빛이었다. 태일의 휘하에 있던 투사들은 원숭이가면처럼 확신을 갖고 움직였다.

“의심하지 마라. 앞만 봐라. 그래야 나아갈 수 있다.”

레지스탕스의 선배가 태일에게 한 말이었다.

그 말에 따랐고, 50구역의 관리자를 제거했다.

“가끔은 네가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봐. 그래야 길을 잃지 않을 거야.”

세연이 태일에게 한 말이었다.

그 말에 따랐고, 배신을 당했다.

태일은 원숭이가면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50구역에서 소울벌룬을 없애고 싶은 이유가 뭐지?”

원숭이 가면의 남자는 태일을 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시간은 어느새 거의 끝에 다다랐다. 그의 부서진 가면 틈새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물건이 퍼지면… 많은 사람들이… 죽을 테니까.”

“사람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약물을 처먹고 사람들을 학살했군.”

모순.

“그 힘을 우리가 쓴다면 더 효율적으로 적과 싸울 수 있어.”

“동지들이 피 흘려 얻은 것이다. 부조리에 순응하던 멍청이들에게 그냥 건네주자고?”

“아직 우리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우리에겐 그 힘이 필요하단 말이야!”

얼마 전, 배신자들이 읊조리던 궤변은 원숭이가면이 하는 말과 다르지 않았다.

SB의 유통을 막기 위해 RSB를 흡입한다.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사람들을 죽인다.

“네놈들이 벌인 짓을 그냥 테러야.”

“최악을 막기 위한… 작은 희생일 뿐이야.”

마피아는 자신들의 이익에 방해가 되는 사람을 죽인다.

그러나 신념을 가진 지도자는 단 며칠 만에 마피아들이 수십 년에 걸쳐 죽인 사람의 숫자보다 더 많은 이들을 죽일 수 있다.

“작은 희생이라…….”

태일은 전류를 휘감은 발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바로 그때, 태일의 등 뒤에서 철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쾅!

회색 양복을 입은 천중회 마피아들이 옥상에 밀려 들어온다.

철컥! 철컥!

“동작 그만! 움직이지 마라!”

수십 개의 총구가 노리는 가운데, 태일은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노릇이었다.

마피아들이 저렇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보스가 살아남았다는 뜻이니까.

천중회 마피아들이 늘어서서 태일을 향해 총을 겨눈 상태에서 중절모를 쓴 노인이 가장 마지막으로 옥상에 올라왔다. 그의 옆에는 근육질 상체를 노출한 페이진이 함께였다.

페이진이 허리를 숙인 채 우산을 펼쳐 들어 노인의 머리 위로 드리웠다.

노인이 가만히 태일을 바라보더니, 부하들을 향해 호통쳤다.

“이 멍청한 놈들, 당장 총 못 내려! 은인(恩人)이다!”

마피아들은 노인의 명령에 따라 기계적으로 팔을 내리더니, 부동자세로 오를 맞춰 섰다.

태일은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수십의 마피아들을 통제하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공장에서 그렇게 날뛰던 페이진조차도 얌전한 고양이처럼 움직임 없이 노인을 보좌하고 있었다.

“우리 부자(父子)의 목숨을 빚졌소.”

‘웨이창’, 천중회의 보스가 포권하며 태일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늘어선 마피아들 역시 태일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태일은 가만히 자신의 발밑을 내려다보았다.

원숭이가면은 허락된 시간을 모두 소진한 뒤,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놈을 끝으로 RSB 복용자는 한 놈도 남지 않았다.

태일은 한숨을 내쉬면서 전류를 거두고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회중시계를 꺼내 들었다.

“뭘 그렇게까지. 그냥 의뢰였을 뿐이야.”

째깍, 째깍, 째깍.

회중시계의 태엽 소리를 들으며 옥상 끝 난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태일이 하려는 행동이 무엇인지 깨달은 웨이창이 손을 들어 올렸다.

“자네……!”

“약속대로 자정에 자세한 얘기를 나누도록 할까.”

엄밀히 말하자면 약속이라기보다는 통보였지만, 아무렴 어떠랴.

태일은 그 한마디를 남긴 뒤, 여전히 뒤숭숭한 사거리 쪽으로 뛰어내렸다.

웨이창을 비롯한 천중회 마피아들은 그렇게 태일이 떠나간 뒤에도 한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 * *

‘이게 무슨 짓인지…….’

불 없는 담배를 입에 물고 버리기를 반복하다 보니, 벌써 한 갑을 전부 소진했다.

태일은 텅 비어 버린 담뱃갑을 던져 버리고는 중앙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철퍽, 철퍽, 철퍽!

“더 빨리 뛰어, 새끼들아!”

태일의 옆으로 수많은 무리의 마피아들이 바삐 지나쳐 간다.

천중회, 카게구미 할 것 없이 50구역 환락가의 마피아 전부가 사거리로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폭우 속에서, 그것도 환락가의 영업시간에 마피아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환락가 주민들은 죄다 장사를 접고 문을 닫아걸었다.

그 난리통에도 아랑곳 않고 처마 밑에서 호객 행위 중이던 여자가 태일을 향해 손짓했다.

“거기 오빠, 오늘 같은 날 그렇게 거리를 누비다간 죽는다?”

“…쯧.”

치지지지―

한편, 태일은 완전히 망가져 버린 무전기를 보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었다.

빗물 때문인지, 태일의 전류 때문인지, 구식 무전기는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다.

결국 태일은 고민 끝에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여자 쪽으로 걸어갔다.

“어서 와, 오빠. 여기…….”

태일이 가까이 다가오자 여자의 얼굴에서 슬슬 웃음이 가셨다.

“중앙역으로 가는 길이 어디지? 내가 길눈이 좀 어두워서 말이야.”

여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중앙역에는 거지나 노숙자, 도둑뿐이다. 그런 곳을 찾는 남자에게 돈이 있을 리 없었다.

더구나 태일의 멀쩡한 얼굴과 달리 그 몸에서 풍겨 오는 냄새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여자는 태일이 가까이 오는 것도 싫은 듯 눈살을 찌푸리며 손가락으로 멀리 작은 골목을 가리켰다.

“저기, 샛길 보이지? 거기로 쭉 들어가면 나올 거야.”

“…고맙군.”

여자는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하며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태일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철벅철벅.

굵은 빗줄기가 벌써 한 시간도 넘게 쏟아졌다.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중앙역 안으로 엄청난 양의 빗물이 흘러들었고, 수위는 발목까지 닿았다.

버려진 채 관리되지 않는 시설에서는 조금 강한 수준의 호우도 자연재해와 다르지 않았다.

때아닌 홍수에 직면한 노숙자들은 역 안쪽에서 그나마 높은 지대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내부 화장실이 넘쳐 버린 광경에 태일도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태일은 물위에 떠다니는 것들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 애쓰면서 개찰구 안쪽으로 들어갔다.

“형!!”

“아저씨!”

물속에 발을 담근 채 찰박거리고 있던 아이들이 태일의 모습을 보고는 반기며 다가온다.

그러나 지우는 이내 코를 감싸 쥐었다.

“윽, 냄새!”

그 옆의 앨리스는 차마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진 않았지만, 슬쩍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새 옷인데…….”

“공짜로 얻은 옷이잖아.”

바로 그때, 태일의 뒤쪽에서 어두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었군.”

깜짝 놀란 지우와 아이들이 갑자기 나타난 하얀 가면의 남자, 민호를 경계하며 뒤로 물러섰다.

“누, 누구야?!”

아이들을 엄호하면서 모습을 철저히 감추고 있던 모양이었다.

“내가 보낸 사람이야. 괜찮아.”

태일은 아이들을 안심시킨 뒤, 민호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해 줬네. 믿음직해.”

잠시 그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사거리에서 벌어진 일, 네가 한 짓인가?”

민호의 목소리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하실에서 아이들을 엄호하는 와중에도 환락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정보를 전해 듣고 있던 것이다.

태일은 민호의 귀에 끼워진 통신 장비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식 무전기 따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고급스러워 보였다.

“사거리에서 온 건 맞아.”

“…….”

민호는 왜 자신을 두고 갔냐고 따지거나 태일이 벌인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캐묻지 않았다. 대신 한 가지만을 물을 뿐이었다.

“마피아들은 건재한가?”

“…그래.”

민호의 눈빛이 흔들렸다.

태일은 그런 민호를 향해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 약, 먹지 마라.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SB가 50구역에 유통되는 일은 없을 거야.”

“……!”

민호가 놀란 눈으로 태일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에게 손대는 것도 안 돼. 꿈도 꾸지 마.”

“…….”

민호가 ‘셸터’ 조직원이라는 사실을 유추해 내는 건 사실 쉬운 일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자신이 책임진 아이들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기껏 태일을 돕기 위해 합류해 아이들의 엄호를 맡는 임무에 딱히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민호는 사거리에서의 정보를 누군가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받았다. 제아무리 레지스탕스라 해도 사거리 소식을 그렇게 빨리 전달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태일이 아는 레지스탕스는 카지노와 고급 술집에 프락치를 숨겨 둘 정도의 자금력조차 갖추지 못했으니까.

특히 마피아의 존속을 묻는 민호의 모습을 보며 태일은 그의 정체를 확신할 수 있었다.

“결국 누군가는 또다시 그 힘에 손을 댈 거야.”

“아이들을 죽이면 그 제조법이 영원히 비밀로 남을까?”

“…….”

갑자기 심각해진 분위기에 지우가 경계 어린 눈빛으로 민호를 노려보았다.

태일은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민호를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

“나와 함께 가지. 마피아 녀석들과의 약속 시간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거든. 가서 직접 확인해 봐.”

민호는 한 손에 남몰래 움켜쥐고 있던 캡슐을 다시금 뒷주머니에 집어넣으며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 * *

카츠미는 피가 흥건한 임청각에서 오래도록 우두커니 서 있었다.

친오빠처럼 믿고 따르던 다케다가 할아버지이자 당주였던 우에스기를 살해했고, 카츠미는 그런 다케다를 베었다.

그 직후, 카츠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없었다.

카게구미의 대장 중 하나가 카츠미의 목을 베어 버리고 당주의 자리에 앉으려 할 수도 있다.

당주의 공백을 기회 삼아 천중회에서 습격해 올 가능성도 있다.

당주가 살해당한 임청각으로 찾아오는 이가 누구일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임청각에 찾아온 이는 자켄이었다.

이미 오래전에 검을 내려놓고 조직을 떠난 전설의 검사.

“카츠미 님, 당주의 자리에 앉으십시오. 당신이야말로 정당한 계승자이니, 제가 보호하겠습니다.”

자켄은 여우 가면을 쓰고 검을 옆구리에 찬 채 카츠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가면을 쓴 자켄의 말투는 마담이 아닌 무사의 것이었다.

자켄은 곧바로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책략을 내놓았다.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적이 필요합니다. 선대의 살해에 대한 복수가 그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점을 일깨워야 합니다.”

“다케다는 이미 죽었어요.”

“아뇨. 다케다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있어야만’ 했다.

반란을 방지하고 내부를 결속시키기 위해서는 외부에 적이 필요했다.

“내일 해가 뜨기 전, 샬롯의 사업장에 대한 전면 공격을 명해야 합니다.”

샬롯의 사업장은 알짜배기였고, 천중회는 결코 그 사업장들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천중회와 전면전이 벌어질 거예요. 이제껏 서로 전력을 아껴 두고 있었지만…….”

“불가피한 일입니다. 천중회의 시선을 카게구미가 아닌 샬롯의 사업장으로 돌려놔야 합니다.”

내부 반란을 막고 천중회의 습격을 차단하기 위해서 카게구미는 전쟁을 벌여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변수라구요?”

“강력한 사내가 이번 일에 개입했습니다. 그가 당주 간 회담을 원합니다.”

“설마…….”

카츠미는 자연스럽게 페이진과의 결투에 끼어든 사내, 신태일을 떠올렸다.

“자켄.”

“…네.”

“회담에 저를 대신해 나가 주세요. 전 이곳 임청각을 수습하고 대장들을 견제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회담에 대한 일체 권한 역시 위임하겠습니다.”

카츠미는 어느새 침착하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런 카츠미의 명령을 들은 자켄은 두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존명.”

혁명가, 세상을 박살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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