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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이 깡패임-140화 (140/221)

<혈통이 깡패임 140화>

140. 군주 (3)

권선우는 그 말을 듣고도 분노하지 않았다. 그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물을 뿐이었다.

“어째서 그런 명령을 내린 게냐. 그 아이는 네 조카가 아니더냐.”

되레 감정을 드러낸 쪽은 권찬성이었다. 실없는 웃음을 한참 동안 흘리더니 입을 열었다.

“아버지, 그걸 질문이라고 하십니까? 아니면 드디어 노망이라도 드신 겁니까?”

권선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걸 보고도 권혁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아버지께서 저에게 강요하셨던 일이 아닙니까?”

가치를 증명해라. 가치를 지켜라. 필요하다면 혈육을 죽여서라도.

“저는 어디까지나 아버지께서 시키신 대로 행동했을 뿐입니다.”

“날 핑계 삼아서 자신의 행동을 포장하지 마라. 내가 원한 것은 경쟁이다. 네놈처럼 가문의 큰 어른이 압도적인 권력으로 어린 새싹을 밟아 버리는 게 아니라.”

권선우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권혁은 어깨를 으쓱했다.

“경쟁이요? 그래서 했잖습니까. 한울이는 언젠가 제 자리를 위협할 만큼 강해졌을 겁니다. 그래서 미리 대비를 했을 뿐입니다.”

“아직도 그딴 소리를…….”

“저는 오히려 이해가 잘 안되는군요. 이런 식으로 한울이의 아버지를, 천이를 죽인 건 당신이 아니십니까.”

그 한 마디에 권선우의 눈동자가 빠질 듯이 커졌다. 권혁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천이를 그렇게 떠나보내셨으면서 어째서 절 막으시는 겁니까. 오히려 제 행동을 칭찬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권선우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저승에 있는 천이가 아버지의 행동을 보면 기가 찰 겁니다. 어차피 이렇게 행동할 거면 어째서 자신을 죽였…….”

“닥쳐라!”

권선우가 호통을 터트렸다. 방의 유리창이 모조리 깨져나갔다.

“제가 말이 좀 거칠었군요.”

권혁은 여전히 여유로운 태도로 말했다. 그에 반해 권선우는 거칠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래서 제게 어떤 형벌을 내리실 겁니까?”

권혁는 조금도 주눅 들지 않은 채로 말했다.

그는 이미 오랜 세월 동안 흑천의 부회장으로 군림해왔다. 그동안 쌓인 영향력은 권선우조차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무력만 따지면 권선우, 권명우에 뒤를 이어서 흑천의 3인자라 불릴 정도로 대단했다.

그러나 권명우가 이렇게 당당하게 나오는 이유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

“천이 때와 마찬가지로 자식인 저를 아버지의 손으로 죽이실 겁니까?”

권선우의 얼굴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번 일은 불문에 붙이겠다.”

권선우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분 탓일까. 그의 체구가 한없이 작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단, 이번만이다. 앞으로 권한울에게 손을 댄다면…… 그때는 내가 직접 네 놈을 처단하겠다.”

경고마저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권선우는 천천히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 권선우를 향해 권혁이 소리쳤다.

“어째서 그렇게 권한울을 신경 쓰시는 겁니까. 그 아이가 진혈이라서 그러는 겁니까? 그게 아니면…….”

권선우의 걸음이 멈췄다.

“천이의 아들이라 그런 겁니까?”

권선우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권혁을 노려보며 한 마디를 내뱉었다.

“알 필요 없다.”

“그러지 말고 대답해 주십시오. 그래야 앞으로 아버지의 의중을 파악…….”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권선우의 전신에서 살기가 퍼졌다. 그 순간, 권혁은 보이지 않는 손이 심장을 움켜쥐는 듯한 격통을 느꼈다.

감히 숨조차 내쉴 수 없었다. 권혁은 딱딱하게 굳은 채로 권선우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내 경고를 명심하도록 해라.”

천천히 방문이 닫혔다.

권선우가 나갈 동안 자리에 권혁은 자리에 앉은 채 꼼짝없이 굳어 있었다.

“……흐하핫.”

긴장감이 풀리며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정정하시군.”

흑천의 지배자이자 역사상 손꼽을 정도로 적다는 화신체의 소유자.

흑천의 3인자라는 무력 따위로는 아직 권선우에게 미치지 못했다.

“후우.”

권혁은 남은 긴장감을 떨쳐 내기 위해 술병을 꺼내들었다. 얼음을 몇 개 넣은 유리잔에 술을 따른 뒤, 입에 가져다 댔다.

지독한 주향이 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 그제야 몸의 떨림이 멎었다.

“결국 흑천의 가주님께서도 아버지였다는 거지.”

혈육의 정에 기대면 권선우조차 어쩌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 예상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아이러니 하군. 흑천의 주인께서, 그 악마 같은 분께서도 결국 인간이고 아버지셨다니. 이것도 다 천이 때문인가?”

권혁은 큭큭 웃음소리를 냈다. 승리자의 웃음이었다.

“그나저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야. 카탈리나 블라가 찬성이를 백치로 만들었다고?”

권혁은 방금 전, 권지석이 보고했던 내용을 떠올렸다.

권찬성과 흑기대의 공격으로 블라가 가문은 전멸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나 카탈리나 블라가와 원로들의 저항 때문에 권찬성은 폐인이 되었으며 흑기대는 큰 피해를 입었다.

결국 권지석은 흑기대에게 명령을 내려서 권한울을 데리고 전장을 이탈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카탈리나 블라가…… 쉽지 않은 여자는 맞았지만…….”

본래 카탈리나 블라가는 속을 알 수 없는 요괴 같은 여자였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을 가지고 놀았기에 권모술수에 능했다.

이번에는 의심스러울 만큼 빈틈을 많이 보인 덕분에 함정에 빠트릴 수 있었지만 평소였다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찬성이를 이길 수는 없을 텐데?”

그러나 카탈리나 블라가의 무력 자체는 그리 대단하지 못하다.

줄을 세운다면 전 세계에서 20위 안에는 들겠으나 가문을 책임지는 지배자 치고는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다.

“속이 쓰리군. 찬성이 만큼 쓸 만하고 입까지 무거운 도구를 또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한데.”

손해가 너무 크다.

권혁은 천장을 올려다보며 혀를 찼다.

“권한울, 그 아이와 연관되는 놈들마다 좋은 꼴을 못 보더라니.”

설마 자신까지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이렇게 재수가 없을…….”

문득 권혁은 깨달았다.

술잔을 쥐고 있는 자신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는 것을.

그걸 본 순간, 계속 억눌러 왔던 감정이 터져 나왔다.

“빌어먹을!”

격노를 터트리며 유리잔을 집어던졌다. 유리잔은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오래 전 기억이 떠올랐다. 권천과 한창 경쟁할 때, 그에게 밀렸을 때, 아버지의 경멸 어린 시선을 받았을 때.

그때도 이런 기분이 들었다.

“애비나 자식이나 똑같이 날 방해하는군.”

저절로 이가 갈렸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움켜잡았다. 얼굴 가죽이 찢어질 듯이 일그러졌다.

“언젠가 반드시…… 애비랑 똑같은 꼴로 만들어 주마.”

권지석은 흑기대원들과 먼저 섬을 떠났다. 최대한 빨리 흑천과 접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권한울은 혈통의 힘이 회복될 때까지 섬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회복만 끝나면 바로 천공투기장이 열리는 곳으로 떠날 생각이었다.

그래서 몸이 회복 될 때까지 무슨 일을 했냐면.

“골라보세요. 어떤 옷이 마음에 드세요.”

카탈리나 블라가의 장난감이 되어 있었다.

쉰 명이 넘는 권속들이 손에 옷을 든 채 권한울의 앞에 늘어섰다. 방이 워낙 커서 가능한 일이었다.

“블라가 가문 전속 디자이너가 제작한 옷들이에요. 디자인은 물론이고 몬스터의 가죽을 써서 기능도 뛰어나죠.”

권한울은 달갑지 않은 얼굴로 옷들을 쳐다봤다.

“이게 웬 옷들입니까.”

“어머, 이제 말 놓으셔도 된다니까요. 진혈께 존댓말을 들을 수는 없잖아요.”

“전 이게 편합니다. 그래서 대체 왜 옷을 골라야 하는 겁니까?”

“천공투기장에서 정식으로 전 세계에 얼굴을 내비치시는데. 당연히 치장에 신경을 쓰셔야죠.”

“어차피 방어구를 입을 거 아닙니까.”

카탈리나 블라가에게 받은 블랙베리 세트는 아직도 쓸 만했다.

권찬성과 싸우면서 많은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자동수복기능 덕분에 원상태로 회복이 되었다.

“항상 그 옷을 그걸 입으시게요? 아니잖아요. 원래 유명인은 평상시를 신경 써야 하는 법이에요.”

카탈리나 블라가가 타이르듯이 말했다. 권한울은 어이가 없었다.

“그걸 왜 당신이 신경…….”

“블라가 가문의 주인이시잖아요? 아랫것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에요.”

한때 블라가 가문의 실질적인 지배자라고 불렸으면서 거리낌 없이 스스로를 ‘아랫것’이라 칭할 줄이야.

권한울은 의심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쳐다봤다. 권속혈의 특성상 하위혈통은 상위혈통에게 저항할 수 없지만 카탈리나 블라가라면 다른 꿍꿍이가 있을지도 몰랐다.

“굴욕적이지 않으십니까. 당신이 살아온 인생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 어린놈이 덜컥 가문을 차지해 버렸는데요.”

속마음을 떠 볼 생각이 일부러 자존심을 건드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 말에 카탈리나 블라가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굴욕적이죠.”

“역시 그렇…….”

“방금 뭐라고 말씀하셨죠? 제 인생에 발끝도 미치지 못해요? 절 그렇게 나이가 많은 여자로 알고 계셨던 거예요?”

어째 화내는 부분이 이상했다.

“물론 제가 나이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해야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 거예요!”

“죄, 죄송합니다.”

“죄송한 줄 알면 됐어요.”

권한울의 사과를 받고 나서야 카탈리나 블라가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권한울 님께서 그런 질문을 왜 하셨는지는 이해가 가요. 흑천에서 겪으신 일들 때문이겠죠. 그 불경한 자들은 권한울 님이 진혈임을 알고도 복종하지 않았으니까요.”

카탈리나 블라가의 얼굴에 은은한 분노가 떠올랐다.

“저희를 그딴 것들과 똑같이 보지 말아주세요. 저희 블라가 가문은 진혈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서 존재하니까요.”

카탈리나 블라가는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침대 위에 올려져 있는 권한울의 손을 붙잡았다.

“부디 저희를 의심하지 마시길.”

카탈리나 블라가의 손이 미미하게 떨려왔다. 그제야 권한울은 그녀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혈인 자신에게 버림받을 것이 그리도 무서운 것이다.

“……알겠어요.”

권한울은 멋쩍은 얼굴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카탈리나 블라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됐으니 이제 옷을 골라 볼까요?”

“아니 그건 좀…… 그리고 제 몸에 맞을지 안 맞을지도 모르는데…….”

“걱정마세요. 권한울 님의 신체 사이즈에 딱 맞춰서 만들었으니까요.”

“제 사이즈에 맞췄다고요”

권한울은 인상을 쓰며 물었다. 블라가 가문에 있으면서 한 번도 치수를 잰 적이 없는데?

“그런 사소한 정보야 옛날에 알아 뒀죠.”

카탈리나 블라가가 웃으며 말했다. 권한울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결국 권한울은 카탈리나 블라가의 강요에 못 이겨서 한바탕 인형 신세가 되어야 했다.

간신히 해방되어서 쉬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말이에요.”

카탈리나 블라가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권한울은 식겁했다.

“또 뭐예요.”

“놀라시기는…… 굳이 천공투기장에 참가하셔야 하나 싶어서요.”

권한울은 안도하며 대답했다.

“왜 그런 걸 물으시는 겁니까.”

“천공투기장이 큰 행사이기는 하지만…… 툭까놓고 말해서 지금 권한울 님께서 참가하시기에는 수준이 안 맞잖아요.”

“그건 오해에요.”

권한울은 딱 잘라서 말했다.

“제가 강한 이유는 여러 혈통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천공투기장에서는 흑룡혈밖에 쓸 수 없잖아요.”

물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권능은 사용할 수 있지만 전투력이 급감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진(眞) 흑룡혈만으로도 강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권찬성과 싸울 때만큼 압도적인 무력을 보여 줄 수는 없어요.”

권한울의 말을 듣고도 카탈리나 블라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요. 혈통들을 자제한다고 해도 천공투기장의 참가자들 중에 권한울 님의 일격을 받아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 같은데요.”

권한울은 반론을 할 수 없었다.

인간수집가라 불리는 카탈리나 블라가의 평가이니 말이다.

“제 생각에 천고투기장은 족쇄나 다름없어요. 지금 권한울 님께서는 세 개의 능력치만 S급이잖아요?”

천공투기장의 참가 조건이 S급 능력치 세 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나머지 능력치를 모두 S급으로 상승시키신다면 권한울 님의 수준은 몇 배로 높아지실 걸요.”

어떤 등급이든 한 가지 진리가 있다.

모든 능력치를 같은 등급으로 맞췄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S급도 마찬가지였다. 하나만 있어도 대단하지만 모든 능력치가 S급에 도달했을 때, 훨씬 강했다.

“일리 있는 말씀이지만 저는 천공투기장에 꼭 참가해야 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환골탈태에 필요한 재료들을 얻기 위해서였다. 권선우는 권한울이 천공투기장에 참가해서 그 모든 재료를 대주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권한울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래야 흑천 일가 내에서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다.

“권한울 님의 뜻이 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카탈리나 블라가는 더 이상 권한울을 설득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언을 할 뿐, 권한울의 행동을 제한할 생각이 없었다.

“그럼 저는 천공투기장이 끝날 때를 대비해서 영약들을 준비해 둬야겠네요.”

“영약이라고요?”

“천공투기장만 끝나면 거리낌 없이 능력치를 상승시켜도 되잖아요.”

카탈리나 블라가는 상상만 해도 즐겁다는 듯이 말했다.

“블라가 가문의 주인께서 드실 영약인데 그저 그런 걸로 준비할 수는 없죠. 특성을 얻을 수 있는 것들로 엄선해야겠네요.”

블라가 가문의 재력은 전 세계가 알아주는 수준이다. S급 영약을 수집하는 것쯤은 쉬운 일이리라.

“혹시 SS급 영약도 가지고 있나요?”

권한울의 물음에 카탈리나 블라가의 얼굴이 굳었다.

“딱 하나 있었는데…….”

“오?”

“권찬성이랑 싸울 때, 권한울 님께서 드셨어요.”

“오…….”

권한울은 아쉬움에 신음을 흘렸다. 그때, 신체를 회복하기 위해서 암리타를 섭취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무척 아까운 짓이었다.

“SS급 영약은 정말 구하기 힘들어요. 블라가 가문에서도 지난 백 년 동안 얻은 게 겨우 세 개뿐이었거든요.”

S급 영약만 해도 흑천 일가에서도 보물로 여겨질 만큼 구하기 힘들다. 하물며 SS급 영약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 볼게요.”

“가문을 이전하는 게 급하니 영약 건은 신경 쓰지 마세요.”

“하지만…….”

“잊으셨나본데. 흑천 일가에서 구하는 방법도…….”

그때였다.

<흑룡혈의 권능이 회복됩니다.>

<건강혈의 권능이 회복됩니다.>

<천재혈의 권능이…….>

<…….>

권한울의 내면에서 마력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무수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모든 혈통이 회복되면서 잠들어 있던 감각들이 되돌아왔다.

권한울은 침대에서 내려와 가볍게 몸을 움직였다. 그런 뒤,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살겠네.”

드디어 천공투기장으로 떠날 준비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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