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이 깡패임 133화>
133. 격차 (3)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권한울의 눈동자가 커졌다.
설마 다른 사람도 아니고 권지석의 입에서 권한울이 흑천임을 인정하는 말이 나오다니.
“알아들었으면 빨리 따라오기나 해.”
권지석은 고개를 홱 돌렸다. 삐죽 튀어나온 귀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권한울은 헛웃음을 터트리며 그를 뒤따랐다.
그때였다.
“권지석 님, 이러면 굉장히 곤란한데.”
위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처에 있던 건물 옥상에 두 남자가 서 있는 게 보였다.
한 명은 날씬했으나 다른 한 명은 배가 불룩 튀어나올 정도로 비만이었다.
“대장님을 배신하면 어쩌우. 그것도 동생이라는 사람이 말이오. 그렇지 않수 선배?”
“동감. 이러면 안 됌.”
날씬한 남자가 뚱뚱한 남자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뚱뚱한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흑기대.”
권지석이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 * *
두 흑기대원은 건물에서 훌쩍 뛰어내려 땅 위에 착지했다.
“오랜만이우.”
날씬한 남자가 권한울을 향해 말했다. 권한울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절 아십니까?”
“그런 값싼 도발을 하면 곤란한데. 그 유명하신 권한울 님께서 이렇게 없어보이게 굴어서야 쓰겠수? 체면이 있지.”
날씬한 남자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권한울은 진심을 담아서 다시 말했다.
“정말 누군지 모르겠는데요.”
남자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갔다.
“……진짜?”
“진짜.”
“날 모른다고.”
“예.”
“이필승! 설마 이 이름을 듣고도 기억을 못하지는 않겠지!”
권한울은 다시 기억을 더듬었다. 역시나 기억나는 게 없었다.
일순간 남자의 얼굴이 멍해졌다. 이윽고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쪽이 우리 권찬성 대장님하고 처음 만났던 그날! 당신이랑 나랑 싸웠잖수!”
“아.”
그제야 권한울은 이필승이 누군지 떠올렸다.
“마력의 성질을 변형시킬 수 있는 기프트를 가지고 있었던 그 신입이었군요.”
그제야 이필승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날 이후로 복수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수.”
이필승이 아공간에서 쌍검을 빼들었다. 예리하게 갈고 닦인 살기가 공기를 타고 전해졌다.
“제법인데.”
권한울은 순순히 감탄했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해져 있었다.
“근데 겨우 그 정도 수준으로 날 어쩌시겠다?”
“걱정 마시지. 그 정도로 복수에 눈이 멀지는 않았으니까.”
이필승이 뚱뚱한 남자를 향해 말했다.
“선배. 저 좀 도와주시우.”
“좋음. 대신 공은 내꺼.”
뚱뚱한 남자가 이필승의 옆에 섰다. 비만인 몸매와 달리 상당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권한울은 감각을 일깨워 뚱뚱한 남자를 가늠해봤다.
이필승보다 몇 배는 더 강한 실력자였다.
“……도망쳐야 해.”
그때, 옆에 서 있던 권지석이 입을 열었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저놈이 누군지 알아? 풀베어라는 놈이야. 흑기대가 몬스터와 싸울 때마다 항상 앞에 서서 공격을 받아 내는 무식 놈이지…….”
권찬성의 팀은 언제나 위험한 임무에만 투입이 된다. 상대하는 몬스터도 전원 SS급 이상.
“흑기대 내에서도 상당히 인정받고 있는 놈이야. 네가 싸울만한 상대가 아니니까 물러나야 해.”
권지석의 목소리는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그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인 듯 했다.
“똑똑함. 너는 못이김.”
풀베어가 공감한다는 듯이 말했다.
“나, 강함. 튼튼함. 힘쎔.”
풀베어의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툭 튀어나온 배가 쏙 들어가더니 신체가 커지기 시작했다.
신체가 커질 수 록 전신에 새까만 털이 돋아났다. 주둥이가 늘어나고 손톱과 발톱이 돋아났다.
풀베어는 순식간에 곰으로 변했다. 단순한 곰이 아니었다. 금속으로 된 털과 가죽을 뒤집어쓴 곰이었다.
“어떻수?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수?”
이필승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대장한테 데려가야 하니까. 죽기 직전까지만 손봐주도록 하겠수.”
이필승이 마력을 방출했다. 그에 호응하듯 풀베어도 똑같이 마력을 일으켰다.
두 사람의 마력이 권한울과 권지석을 포위했다. 권지석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젠장, 어쩔 수 없지. 내가 이필승을 맡을 테니까 네가…… 어, 어어? 야! 어디가!”
갑자기 권한울이 두 사람에게 다가기 시작했다. 권지석은 너무 당황해서 권한울을 말릴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권한울은 두 사람 앞에 서서 물었다.
“또 없나?”
이필승과 풀베어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없어? 이게 끝이야?”
이필승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렇다면 어쩔 거요!”
고함을 내지르며 쌍검을 내질렀다. 쌍검에서 돋아난 오러가 가시 그물이 되어 권한울을 덮쳤다.
그 순간, 권한울이 살짝 허리를 숙였다. 용마기가 폭발하며 이필승의 오러를 모조리 날려 버렸다.
“……어?”
숙였던 허리를 펴며 앞으로 돌진했다. 동시에 이필승의 턱을 걷어찼다.
턱이 으스러지며 이필승의 몸이 하늘을 날았다. 한참 뒤에야 땅에 떨어졌다.
“너! 위험!”
풀베어가 오른손을 크게 휘둘렀다. 장검처럼 길고 날카로운 손톱에 오러가 맺혀 있었다.
권한울은 용린마갑으로 팔을 감쌌다. 풀베어의 공격을 막아내며 동시에 주먹을 내질렀다.
현룡승천공 기본형(玄龍昇天功 基本形)
붕격식 나선파(韻擊式 頓線波)
권한울의 주먹이 풀베어의 복부에 꽂혔다. 용마기가 방출되며 풀베어의 내부를 휩쓸었다.
“아픔! 하지만 괜찮음!”
하지만 풀베어는 조금도 충격을 받은 기색이 아니었다.
“나! 화남!”
풀베어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권한울을 향해 앞발을 마구 휘둘렀다.
강맹했으나 궤도가 단순했다. 권한울은 가볍게 움직이며 풀베어의 공격을 모조리 피해 냈다.
풀베어의 앞발을 뚫고 근접했다. 주먹을 뻗어 풀베어의 복부에 댔다.
“으응?”
풀베어가 당황한 얼굴로 권한울을 내려다봤다.
“후우…….”
권한울이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동시에 몸속에 있는 용마기를 격발시켰다.
대량의 용마기가 일순간 소모되었다. 그와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묵염(墨炎)
폭발과 함께 회색 연기가 두 사람을 휘감았다. 이윽고 회색연기가 걷혔을 때, 풀베어는 하반신만 남아 있었다.
권한울은 뻗었던 주먹을 거둬들였다. 주먹을 풀며 말했다.
“부족하다고 말했잖아.”
* * *
“너…….”
권지석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정도로 권한울이 보여준 무력은 초월적이었기 때문이다.
더 믿기 힘든 것은 권한울의 능력치가 낮다는 것이다.
아직 모든 능력치가 S급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이필승과 풀베어를 압도하다니.
“또 들키기 전에 빨리 도망치자.”
권지석은 권한울을 재촉했다.
그런데 권한울은 권지석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고 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해. 이럴 시간 없다니까.”
“이미 늦었어요.”
“뭐라고?”
“이미 저쪽에서 날 감지했거든요.”
저쪽?
굳이 의문에 대한 대답을 구할 필요는 없었다.
의문이 떠오른 순간, 해답이 하늘에서 떨어졌으니까.
“이거야 원…….”
하늘에서 떨어진 해답.
“동생은 언제나 날 놀라게 하는군.”
권찬성이 혀를 차며 말했다.
* * *
“동생.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알고 있나?”
권찬성의 물음에 권한울이 대답했다.
“날 처리하려고 온 거 아닙니까.”
“잘 알고 있군. 혹시 유언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가?”
“됐습니다. 필요 없을 것 같아서요.”
“뭐? 으하하하핫!”
대답이 퍽 마음에 들었는지 권찬성은 폭소를 터트렸다.
“동생과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군. 아참, 잠깐 형제끼리 담소를 나눠도 되겠나?”
권찬성의 시선이 권지석에게 옮겨갔다. 권지석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너는 왜 거기에 서 있는 거지?”
권찬성의 눈동자에 살기가 떠올랐다.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내놔라. 그렇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저 놈과 함께 죽여 버릴 거니까.”
“……형님께서 보는 그대로입니다. 권한울을 돕고 있습니다.”
“미친 게냐?”
권찬성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에 권지석은 이를 갈았다.
“미친 건 형님이랑 아버지이십니다. 흑천의 혈족을…… 그것도 진혈을 다른 가문에 넘긴 것도 모자라서 죽이려 들다니요!”
“멍청한 놈. 그 이유야 대해서는 내가 지겹도록…….”
“예, 말씀하셨죠! 그리고 저는 납득을 못했고요!”
권지석은 고함을 내질렀다.
“형님! 저는 흑천의 방식을 따르겠습니다! 정정당당하게 권한울을…….”
권지석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아니, 다물 수밖에 없었다.
권찬성이 내뿜는 살기가 너무나도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잘 알아들었으니 그만 닥치고 있어라.”
권찬성이 손가락 관절을 매만지며 말했다.
“지금부터 둘 다 이승에서 하직시켜 주도록 하마.”
* * *
권찬성의 기세가 사방으로 번졌다. 무척 패도적인 기세였다.
권한울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허세를 부리기는 했으나 둘의 격차는 너무 명확했다.
“야, 야…….”
권지석이 권한울을 불렀다. 그 역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어, 어떻게 좀 해 봐…… 아, 아까처럼 가, 감춰 뒀던 실력을 드, 드러낸다거나…….”
권한울은 고개를 저었다.
페르드랑스, 호세 딜 파블로, 마리아 산체스.
지금까지 몇 번이고 열세인 상태에서 강력한 적들과 싸워왔다.
하지만 그들과 권찬성은 격이 달랐다.
권선우, 권명우, 권혁의 뒤를 이어서 거론되는 흑천의 절대자가 아니던가.
권한울이 모든 혈통을 모두 불러온다 해도 결코 권찬성을 이길 수는 없었다.
“도망치죠.”
“뭐야?”
“제가 신호를 하면 반대쪽으로 도망치는 겁니다.”
“시, 신호?”
권한울이 발바닥으로 용마기를 내보냈다. 용마기가 땅으로 스며들더니 땅 위로 분출되었다.
현룡승천공 기본형(玄龍昇天功 基本形)
쇄격식 창류(能擊式 源流)
용마기가 파도가 되어 인근 땅을 휩쓸었다. 용마기와 흙먼지가 시야를 방해했다.
“지금입니다!”
“젠장!”
권한울과 권지석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달아났다.
천공비로(天空飛路)
1차로 독주(獨走)
허공에 바람길이 나타났다. 권한울은 전력을 다해서 도망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원래 있던 자리에서 멀어졌다.
“생각보다 느리군.”
소름이 돋았다. 바로 등 뒤에서 권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멈춰주겠나.”
권찬성이 손날을 내리쳤다. 권한울은 팔을 교차해서 권찬성의 손날을 받아 냈다.
마력도, 용투기도 담겨 있지 않은 단순한 공격.
그러나 권한울의 몸은 무언가에 얻어맞은 것처럼 단숨에 수직으로 떨어졌다.
“쿨럭.”
권한울은 땅에 처박힌 채 피를 토해 냈다. 정신이 혼미했다. 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오랜만이었다.
“쿨럭, 쿨럭.”
권한울은 연신 기침을 하며 밖으로 나왔다. 고개를 들자 권찬성의 얼굴이 보였다.
“제법이야. 내 손을 막고도 두 팔이 아직 붙어 있다니.”
권한울은 바닥에 침을 뱉어냈다. 뭐라고 비꼬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마력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겨우 일격을 받아 냈을 뿐인데 신체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이만 끝내도록 하지.”
권찬성이 검지손가락을 세웠다. 손가락 끝에 검은 오러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피해야 했으나 몸이 움직여주질 않았다. 권한울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그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동생이 없으면 좀 심심하기는 하겠어.”
권찬성이 손가락을 휘둘렀다. 용투기가 탄환이 되어 권한울의 심장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순간, 누군가 나타났다. 발을 휘둘러 용투기를 걷어찼다.
권한울의 눈동자가 커졌다. 눈앞에 있는 여성 때문이었다.
“주인님.”
레빗이 입을 열었다.
“명령을 어겨 죄송합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사람들이 나타났다. 권한울은 눈을 움직여 그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모두 권한울이 저택에서 지배했던 권속들이었다.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레빗을 포함한 권속들이 일제히 입을 열었다.
* * *
레빗의 말에 잠시 머릿속이 멍해졌다.
도와준다니? 왜? 어째서?
권한울과 권속들은 대단한 사이가 아니었다. 권한울은 그저 카탈리나 블라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저들을 지배했을 뿐이다.
그런데 어째서 저들이 이곳에 있단 말인가.
“동생은 참으로 기이한 사람이야.”
그때, 권찬성의 말이 권한울을 상념에서 깨어나게 만들었다.
“블라가 가문의 사람들이 동생을 돕다니. 대체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짓을 한 거지?”
권찬성이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이마를 훤히 드러낸 채 말했다.
“궁금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할 일을 해야겠군.”
권찬성이 움직였다. 그 순간, 레빗이 소리쳤다.
“주인님을 모시고 달아나!”
권속 한 명이 권한울을 등에 업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권한울은 혼란스럽다는 얼굴로 레빗을 바라봤다.
“막아!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끌어!”
권속들이 권찬성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모조리 머리가 뜯겨져 나갔다.
“잔챙이들이 귀찮게 구는구나.”
권찬성에게 권속들의 목숨은 파리만도 못했다. 그럼에도 권속들은 주저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어째서?’
저들에게서 멀어지는 와중에도 권한울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대체 왜?’
해답은 정해져있다. 권속혈의 지배력이 그만큼 무섭기 때문이다.
저들은 단지 권한울이 진혈이기 때문에 목숨을 내건 것일 뿐이다. 명령을 실행하는 기계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들의 행동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자신을 살리고자 죽어가는 목숨을 어떻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하.’
비로소 권속혈의 무게가 느껴졌다. 이건 생각만큼 편리한 능력이 아니었다.
“조, 조금만 더 가면 해안가에 도착합니다! 그러면 배를 타고 도망칠 수 있어요!”
권속이 권한울을 향해 말했다.
그때였다.
“겨우 여기까지밖에 못 도망쳤나?”
권찬성의 목소리와 함께 권속의 두 다리가 날아갔다. 권속은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갑작스러운 공격에도 권속은 권한울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앞으로 넘어졌다. 얼굴이 땅에 긁혀서 피가 흘러나왔다.
“주, 주인님……!”
권속은 두 다리를 잃고도 권한울을 챙기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권찬성의 손이 권속의 목을 베어냈다.
“컥……!”
“동생, 인사도 없이 떠나면 어떻게 하나. 아직 볼일도 끝나지 않았는데.”
권찬성이 손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깔끔했던 옷이 지금은 곳곳에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다들 어떻게 됐지?”
“죽었지.”
예상했던 결과라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슴 속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제 더 이상 방해꾼은 없군.”
권찬성이 손을 뻗어 권한울의 목을 움켜잡으려 했다.
“어머나.”
목이 잡히기 직전, 교태가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권찬성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다.
“반가운 얼굴이 둘이나 보이네요.”
카탈리나 블라가.
그녀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