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통이 깡패임-91화 (91/221)

<혈통이 깡패임 91화>

91화 호세 딜 파블로 (1)

해가 저물었지만 주하연은 아직도 던전에서 나오지 않았다.

“엄청 늦네.”

권한울은 던전 게이트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시간이 오래 걸릴 테니 먼저 돌아가도 된다는 주하연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와.”

“와아…….”

그때, 옆에서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메이홍과 권후돈이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보는 중이었다.

“뭘 그렇게 재미있게 보는 거야?”

“아, 한울아. 너도 볼래?”

권후돈이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액정에는 너튜브의 영상이 한창 재생되고 있었다.

“이게 뭔데?”

“사막의 형제들이라는 암살단이 싸우는 영상이야.”

권한울은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암살단의 영상이 이렇게 공공연하게 올라와도 되는 거야?”

“잔인한 장면은 다 잘라냈어요.”

“게다가 성인인증을 받아야 볼 수 있어.”

권후돈과 메이홍의 말에 권한울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암살자들이 이렇게 알려지면…….”

권한울은 그냥 입을 다물었다.

하긴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로 전 세계에 비밀은 없다는 말도 있는데. 암살자들의 영상이 대수겠는가.

“너도 한 번 봐봐. 암살자들이지만 수준이 엄청나게 높아!”

권한울은 영상을 들여다봤다.

암살자라는 직업에 맞지 않게 벌건 대낮에 싸우고 있었다.

흑의를 뒤집어쓴 다섯 명의 암살자들과 장비를 갖춰 입은 헌터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헌터 쪽도 상당하군.’

영상이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무기에 맺힌 오러가 불타는 것처럼 선명했다. 대단한 실력자가 분명했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암살자들의 실력이었다.

‘쇠사슬?’

다섯 명의 암살자들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쇠사슬을 집어던졌다.

길게 뻗어나간 쇠사슬이 헌터의 갑옷 곳곳을 후려쳤다. 그럴 때마다 헌터의 몸이 휘청거렸다.

‘분명히 막아냈을 텐데?’

헌터라고 그냥 당하지는 않았다. 무기를 휘둘러서 쇠사슬을 쳐내거나 막아냈다.

하지만 오히려 무기를 잡은 손이 튕겨져 나갔다.

‘피했다.’

헌터가 바닥에 엎드릴 정도로 허리를 낮췄다. 머리 위로 쇠사슬이 지나갔다.

빗나간 쇠사슬이 바로 옆에 있던 대형 화물 트럭을 후려쳤다.

그 순간, 트럭이 완전히 찌그러졌다.

‘……?’

찌그러졌다거나 부서진 정도가 아니다. 밀가루 반죽을 발로 찍은 것처럼 납작하게 변해 있었다.

“대단하죠?”

메이홍이 영상을 멈추며 말했다.

“사막의 형제들에 소속되어 있는 어쌔신들의 주특기래요. 어지간한 몬스터의 머리도 한 번에 날러버릴 수 있대요.”

* * *

사막의 형제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발걸음 소리는 고사하고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마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트리플넘버링을 죽였다더니.”

호세 딜 파블로가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분위기부터 다르긴 하군.”

호세 딜 파블로는 돌기검을 붕붕 휘둘렀다. 검이 워낙 큰 탓에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바람이 일어날 정도였다.

“간은 그만보고 이만 덤비지 그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쌔신들이 입고 있던 흑의가 펄럭였다. 그 속에서 은색으로 빛나는 쇠사슬이 튀어나왔다.

사방에서 쇠사슬이 날아왔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위치들이었다.

원래라면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어져야 할 공격.

하지만 쇠사슬은 호세 딜 파블로의 몸을 강타하기 직전에 멈췄다.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힌 것처럼 쇠사슬들이 허공에 고정되었다.

“암살자라는 놈들이 내 스킬이 뭔지도 알아보지 않고 덤볐나?”

호세 딜 파블로가 돌기검으로 땅을 후려쳤다. 그러자 쇠사슬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아니, 튕겨져 나가는 게 아니라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어쌔신들이 쇠사슬을 조작하려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당황한 어쌔신들에게 쇠사슬이 틀어박혔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어쌔신들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벽이 박살이 났다.

“트리플넘버링도 죽였다는 놈들이 왜 이렇게 벌레 같이 뒤지는 거야?”

그때였다.

무너진 벽에서 무언가가 번쩍였다. 수십 개의 비도가 날아들었다.

하지만 비도들도 쇠사슬처럼 허공에서 멈췄다. 호세 딜 파블로가 혀를 차미 돌기검을 들어올렸다.

“학습능력이라는 게 없는 놈들이군.”

돌기검으로 땅을 내려치려는 찰나, 호세 딜 파블로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무너진 벽의 틈새로 암살자 한 명이 무언가를 빙빙 돌리고 있었다.

칼날이 돋아난 원형고리였다. 자동차 타이어보다 훨씬 커다란 그것을 집어던졌다.

한 명만 던진 것이 아니었다.

전후좌우.

총 네 명의 암살자가 원형고리, 차크람을 던졌다.

“……이놈들 봐라?”

호세 딜 파블로는 돌기검을 내려치지 않았다. 대신 날아드는 챠크람을 쳐내기 위해서 횡으로 휘둘렀다.

“내 능력을 알아보고 오긴 왔구먼!”

돌기검의 차크람에 닿았다.

그때, 차크람이 빛났다. 막대한 오러가 방출되더니 거대한 참격으로 변했다.

오러의 참격이 호세 딜 파블로를 절단했다.

* * *

“이 영상도 볼만해요.”

메이홍이 다른 영상을 재생했다. 이번에는 어쌔신들이 비도를 던지고 있었다.

비도를 던지는 속도가 총알보다 더 빨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발이 날아갔다.

그때, 어쌔신 한 명이 묘한 것을 꺼냈다.

“차크람?”

일반적인 차크람보다 훨씬 컸다.

어쌔신은 투포환 선수처럼 몸을 빙글빙글 돌리다 차크람을 힘껏 던졌다.

차크람이 허공을 미끄러지며 날아갔다. 차크람이 노리는 것은 멀리 있는 어떤 헌터였다.

헌터는 바닥을 구르며 차크람을 피했다. 차크람은 그 뒤에 있는 3층짜리 건물에 틀어박혔다.

그때였다.

무언가 번쩍이는가 싶더니 건물이 반으로 잘려나갔다. 그 건물뿐만이 아니었다. 도미노처럼 그 뒤에 있는 건물들이 연달아 잘려나갔다.

“압축한 오러를 방출하는 기술이래요.”

“섬뜩한데요.”

대여섯 개의 건물을 동시에 양단할 만큼 무시무시한 절삭력이었다.

막아내는 건 고사하고 피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이제 알겠네요.”

어째서 이런 영상이 올라오는지. 그리고 사막의 형제들은 이를 방치하는지.

알아도 대처할 수 없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후돈 오빠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나? 그, 그게…….”

권후돈은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이 없다는 말투였다.

놀랄 만한 일이었다.

흑린갑은 상대해본 사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견고하다.

거기다 권후돈은 흑린갑에 한해서는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권후돈조차 저 기술을 막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는 될 걸.”

권한울이 단언하듯이 말했다.

흑린갑의 권능에는 그만한 잠재력이 있었다. 지금보다 흑룡혈의 동화율이 더 높아지고, 권능을 갈고닦는다면 이 정도 기술은 간단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영상은 또 없습니까?”

“역시 권한울 님도 이 영상을 재미있어 하실 줄 알았다니까요.”

메이홍이 신이 나서 다른 영상을 찾기 시작했다

“아, 이게 하이라이트죠.”

영상을 보여 주며 메이홍이 설명을 덧붙였다.

“이걸 보면 사막의 형제들이 왜 유명한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어요.”

* * *

“이거야 원.”

호세 딜 파블로는 혀를 차며 뒤를 돌아봤다.

원래 벽에 막혀 있어야 할 곳이 지금은 바깥이 훤히 들어나 보였다.

방금 전 충돌로 건물의 일부분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래서 싸우기 싫었는데. 내가 나서면 건물이 남아나질 않는단 말이지.”

호세 딜 파블로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입고 있던 옷이 넝마조각이 되어 있었다.

“거기다 옷도 망가지거든.”

호세 딜 파블로는 혀를 차며 옷을 벗었다. 누더기가 된 옷과 달리 호세 딜 파블로의 상체는 생체기 하나 나지 않았다.

“더 없나?”

호세 딜 파블로의 말에 암살자들이 몸을 움찔 떨었다.

“없으면 이쯤하자.”

호세 딜 파블로가 돌기검을 움켜쥐었다. 앞으로 내달리며 힘껏 뛰었다.

단숨에 어쌔신의 위에 도달했다. 머리를 향해 돌기검을 내려찍었다. 어쌔신의 몸이 토마토처럼 으스러졌다.

어쌔신들은 재빨리 흩어졌다. 호세 딜 파블로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어딜 도망가려고!”

호세 딜 파블로가 비어 있는 손으로 허공을 움켜잡고 당겼다.

뒤로 물러났던 어쌔신들이 다시 앞으로 끌려나왔다. 무언가가 그들을 잡아당기고 있는 것 같았다.

오러가 돌기검을 휘감았다.

평범한 오러와 달리 참격의 형태를 띠지 않았다. 대신 소용돌이치듯 어지럽게 얽히기 시작했다.

“흐아압!”

호세 딜 파블로가 돌기검을 크게 휘둘렀다. 소용돌이치던 오러가 어쌔신들을 집어삼켰다.

아니, 어쌔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물들까지 모조리 분쇄하고 소멸시켰다.

“청소가 다 끝났군.”

호세 딜 파블로가 몸을 돌렸다. 클럽의 잔해 사이로 경호원들에게 보호를 받고 있는 리카르도 파블로가 보였다.

“숙부. 날 위해서 준비해줬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이게 전부요?”

리카르도 파블로는 이를 으득 갈았다.

“이노옴!”

“화만 내지 말고 말해 보십쇼.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 나를, 이 호세 딜 파블로를 상대하기 위해서 꺼내든 카드가 이렇게 시시할 리가 없잖아.”

호세 딜 파블로는 리카르도 파블로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가 다가올 때마다 리카르도 파블로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그때였다.

호세 딜 파블로의 걸음이 멈췄다. 팔꿈치에서 따끔거리는 감각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응?”

시선을 내린 호세 딜 파블로는 반투명한 실이 호세 딜 파블로의 팔꿈치를 뚫고 땅에 박혀 있었다.

“이건 또 뭐야?”

손가락으로 실을 건드렸다. 그 순간, 신경을 불로 지지는 듯한 격한 통증이 느껴졌다.

“끄윽?”

그 순간, 천장에서 실의 다발이 쏟아졌다. 호세 딜 파블로의 몸을 관통했다.

“끄아아아아악!”

호세 딜 파블로는 비명을 내질렀다. 온몸을 불태우는 듯한 격통 때문이었다.

천장에서 어쌔신들이 떨어졌다. 그 중에 한 명, 하얀 수염을 기른 어쌔신이 호세 딜 파블로에게 말했다.

“인면지주의 실에 특수한 처리를 해서 만들어낸 도구다.”

호세 딜 파블로는 아직도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워낙 얇아서 사람의 신체를 쉽게 관통하지만 몇 분이 지나면 금방 녹아내려서 아무 피해도 주지 못해. 하지만…….”

노인이 실을 건드렸다. 호세 딜 파블로가 비명을 질렀다.

“극심한 고통을 주기 때문에 누군가를 구속할 때 제격이다.”

“크, 크흐…… 크흐흣.”

호세 딜 파블로가 웃음소리를 흘렸다.

“특급 서비스라더니…… 진짜였네…… 이런 개같은 서비스를 봤나…….”

노인이 손짓을 했다. 어쌔신 한 명이 도끼를 들고 왔다.

노인이 도끼를 움켜쥐었다. 새빨간 오러가 도끼를 뒤덮었다.

“호세 딜 파블로. 이 자리에서 의뢰를 완료하도록 하겠다.”

노인이 도끼로 호세 딜 파블로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하지만 도끼는 호세 딜 파블로의 머리를 으깨지 못했다. 역으로 도끼날이 부러졌다.

“……이 지경이 되어서까지 마력의 제어를 풀지 않았단 말인가?”

노인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체내의 마력을 운용하기만 해도 실이 반응해서 고통을 안겨줄 텐데.

호세 딜 파블로는 그것을 견뎌내고 있었다.

아니, 견뎌내는 수준이 아니었다.

“되도록 피해 없이 끝내고 싶었는데.”

별안간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쌔신들은 당황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깨달았다.

땅이 흔들리는 게 아니다. 호세 딜 파블로가 내뿜는 마력이 너무 방대해서 건물 전체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건 힘들겠군.”

호세 딜 파블로의 두 눈동자가 빛났다.

그 순간,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 * *

권한울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미간을 좁힌 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한울아 왜 그래?”

“권한울 님 왜 그러세요?”

“아무 것도 아닙니다.”

권한울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어디선가 강대한 마력이 느껴진 것 같았는데.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어, 한울아. 저기 봐봐.”

권후돈이 던전 게이트를 가리켰다. 게이트의 내부가 꿈틀거리더니 주하연이 튀어나왔다.

“하연 씨!”

“권한울 님? 들어가서 쉬고 계시라니까요.”

“이제 다 끝난 건가요?”

“아직 한 가지 작업이 더 남아 있습니다.”

주하연이 아공간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를 땅에 내려놓고 조금 뒤로 물러났다.

“오?”

던전게이트가 상자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던전게이트를 흡수할 수 록 상자의 크기도 커졌다.

이윽고 던전게이트를 모두 흡수하자 상자는 작은 건물만큼이나 커졌다.

“이제 이걸 가져가면 됩니다.”

주하연이 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냥 들고 가면 되나요?”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권한울은 시험 삼아서 상자를 들어봤다. 그런데 아무리 힘을 줘도 꿈쩍을 하지 않았다.

“수송대가 따로 필요한 이유가 이거죠. 무게가 너무 무겁거든요.”

권한울은 미련 없이 상자에서 손을 뗐다.

“그럼 내일 고모님께 연락을 해야겠네요.”

* * *

지브리시티.

1년 365일 단 한 번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번성한 도시.

그런 지브리시티가 지금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원인은 도시 중심에서 갑자기 발생한 폭발 때문이었다. 그 여파로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고 도시 전체의 기능이 마비되었다.

“크으…… 하마터면 뒤질 뻔했네.”

건물의 잔해 위에서 호세 딜 파블로는 목을 매만지고 있었다.

그의 몸을 관통했던 실은 이미 모두 사라진 뒤였다.

“암살자라더니. 이상한 걸 많이 가지고 있네.”

“끄, 끄어어억!”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호세 딜 파블로의 발밑에 한 노인이 깔려 있었다.

“더 없어? 있으면 빨리 꺼내.”

“끄아아아악!”

“없으면 뒤져야지.”

호세 딜 파블로가 발에 힘을 주었다. 노인의 가슴이 움푹 파이며 숨이 끊어졌다.

그때였다.

건물 잔해가 들썩이더니 그 밑에서 리카르도 파블로가 기어 나왔다.

“헉, 허억!”

밑에서 고생을 심하게 했는지. 리카르도 파블로는 기진맥진한 얼굴이었다.

“숙부. 살아 있었네?”

그 소리에 리카르도 파블로가 기겁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숙부. 보여? 당신이 헛짓거리를 하는 바람에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도시가 망가져 버렸잖아.”

“이, 이런 괴물 같은 놈……!”

“숙부가 키워놨으면서 무슨 헛소리래.”

호세 딜 파블로가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럼 숙부, 저승에 가거든. 우리 엄마한테 말 좀 잘해 주쇼.”

호세 딜 파블로가 돌기검을 움켜쥐었다. 리카르도 파블로의 얼굴이 공포에 질렸다.

“호, 호세야…….”

리카르도 파블로가 애원했다. 하지만 호세 딜 파블로는 망설임 없이 돌기검을 내리쳤다.

돌기검이 리카르도 파블로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실피드.”

바람이 불었다.

어느새 낯선 남자가 호세 딜 파블로의 앞을 가로막았다.

호세 딜 파블로는 놀라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남자를 향해 돌기검을 내리쳤다.

“오우거.”

남자의 피부가 녹색으로 변했다. 주먹을 동시에 내질러 호세 딜 파블로의 복부를 가격했다.

생각보다 강력한 힘에 호세 딜 파블로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이건 또 뭐하는 새끼야!”

호세 딜 파블로는 바닥에 착지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러나 고개를 들었을 때,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뭐야? 둘 다 어디갔어?”

호세 딜 파블로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어디에도 두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씨발 놈이……!”

그때, 스마트폰이 울렸다. 열어서 확인하자 리카르도 파블로의 번호로 문자가 와 있었다.

숙부를 찾고 싶거든 내가 말한 장소로 혼자 나와라.

-GG-

호세 딜 파블로의 이마에 혈관이 돋아났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