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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이 깡패임-75화 (75/221)

<혈통이 깡패임 75화>

75화 역발산 (2)

권한울의 도발에 페르드랑스의 얼굴에도 조소가 떠올랐다.

“모두가 처음에는 그렇게 말하지.”

검은 뱀이 더욱 길어진다. 천장에 닿을 정도로 높은 곳에서 권한울을 내려다봤다.

“다들 그럴듯한 대비책을 갖고 있거든. 독에 당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권한울은 페르드랑스를 살펴봤다.

도발적으로 말하기는 했으나 정말로 가만히 앉아서 독을 맞아줄 생각은 없었다.

초인혈과 건강혈을 믿기는 하지만 상대방은 판데모니엄의 악인이다.

다른 영역이기는 하지만 헌터의 최고에 도달한 자다. 그만한 강자의 독을 그냥 당해 줄 수는 없었다.

“언제까지 지켜보기만 할 거지?”

페르드랑스가 입을 열었다.

“아니면 내가 먼저 시작하지.”

말하기가 무섭게 뱀의 머리가 낙하했다. 입을 쩍 벌린 채 권한울을 물어뜯으려 했다.

단순한 공격이었으나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순간적으로 공기가 확 밀려나올 정도였다.

권한울은 크게 뒤로 물러났다. 그가 서 있던 자리에 뱀의 머리가 날아와 박혔다.

그 순간, 땅이 가루가 되어 박살이 난다. 무지막지한 위력이었다.

“……상당한데.”

이곳에 올 때, 주하연에게 저 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분생의 뱀

페르드랑스가 주특기이자 비장의 무기로 삼고 있는 스킬.

끝없이 분열되는 뱀을 생성해낸다. 뱀은 사용자의 능력치에 비례해서 강해진다. 그리고 사용자의 스킬 및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저 뱀의 독니에는 페르드랑스가 제조한 독이 가득 담겨 있다.

물리면 그대로 끝. 스치기만 해도 위험하다.

거리가 짧을 수밖에 없는 포이즌 스킬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페르드랑스가 준비한 비장의 수단이었다.

“이 스킬은 사용자의 능력이 비례해서 강력한 물리력을 발휘할 수 있지.”

페르드랑스는 판데모니엄의 악인일 뿐만 아니라 초인혈의 보유자다.

그 능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면 이만한 위력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됐다.

“받아내는 것도 힘들 거다.”

검은 뱀이 박혀 있던 머리를 빼냈다. 샤아악, 위협적인 울음소리를 내더니 다시 돌진했다.

권한울은 주먹을 쥐었다.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튀어나갔다.

정면에서 달려드는 검은 뱀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뱀과 주먹이 서로 충돌했다.

엄청난 충격이 팔뚝을 타고 전해졌다.

어제의 권한울이었다면 분명 팔뚝이 부러졌을 만큼 무거운 충격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권한울은 달랐다.

<‘금강기(金剛氣)’가 당신의 몸을 보호합니다.> 검은 뱀이 머리부터 순차적으로 터지기 시작한다. 검은 잔해가 사방으로 흩날렸다.

“모두가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죠.”

방금 전에는 스킬의 위력을 한 번 확인해 보기 위해서 피했을 뿐.

“얻어맞기 전까지는.”

하지만 지금의 권한울은 ‘겨우’ 저 정도의 공격을 두려워할 수준이 아니었다.

자신하던 스킬이 일격에 소멸했음에도 페르드랑스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그대로였다.

그때였다.

“……큭.”

극심한 현기증이 권한울의 머리를 때렸다. 눈앞이 검게 가려지고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권한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독이 독니에만 있는 줄 알았나? 어리석기는. 뱀 그 자체가 독이다.”

독은 멈추지 않고 권한울의 전신으로 퍼졌다. 신체가 실시간으로 망가지는 게 느껴졌다.

“무색무취의 신경독을 가득 담아 놨지. 네 놈이 뱀을 터트린 순간, 독은 사방으로 퍼졌고, 네놈은 그것도 모른 채 독을 실컷 흡입한 거다.”

눈앞이 검게 변했다. 이명이 귀를 가득 채웠다.

“이제 수준 차이를 깨달았나?”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페르드랑스는 오히려 흡족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왜 그러지? 아까는 그렇게 말을 잘하더니. 지금은 입을 꾹 다물고 있군.”

페르드랑스가 웃음을 흘렸다.

“이제 알겠지? 너는 혈통 빼고는 아무 것도 아닌…….”

“후우.”

그때, 권한울이 숨을 길게 내쉬며 허리를 폈다.

“진짜 더럽게 아프네.”

권한울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독 때문에 바짝 굳어 있던 근육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풀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지?”

페르드랑스가 멍한 얼굴로 물었다.

“왜…… 멀쩡한 거냐. 최소 3시간은 괴로워해야 하는데.”

“적응했거든요.”

권한울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자 페르드랑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개소리 하지 마! 그게 어떤 독인데! 내가 평생 동안 연구해온 독이다! 그 독을 적응했다고?”

페르드랑스의 반응은 이전에 볼 수 없었을 만큼 격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독은 페르드랑스가 자신의 혈통을 버리고 선택한 분야다.

주특기 수준이 아니다. 페르드랑스의 모든 것이며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독을 적응했다고?

그것도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사실을 말해도 믿지를 않으면 어떻게 하나.”

권한울은 혀를 차며 시선을 돌렸다.

<‘건강혈(健康血)’이 극독을 감지합니다!> <신체가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건강혈이 해독을 시작합니다!> <특성 ‘백독불침(百毒不侵)’이 독을 이겨냅니다!> <영구적으로 독 저항력이 10 상승합니다!> <영구적으로 해독력이 10 상승합니다!> 같은 메시지가 끝없이 떠올라 있었다.

전부 건강혈이 해독을 했고, 능력치가 상승했다는 뜻이었다.

“……오냐, 어디 한 번 다른 독에도 적응해봐라.”

페르드랑스의 발밑에서 검은 뱀이 튀어나왔다.

처음에 만들어냈던 뱀보다 크기가 훨씬 작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마리가 아니라 무려 여덟 마리였다.

“이번에는 네놈의 몸속에 직접 독을 주입해 주마.”

여덟 마리의 뱀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독니를 박아 넣으려 했다.

“아까 한 마리가 당한 걸 보고도 느끼는 게 없으셨나보네.”

권한울은 날아오는 여덟 마리를 모조리 때려죽일 생각이었다.

가장 앞에 있는 뱀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려 했다.

그 순간, 불길함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권한울은 반사적으로 허리를 틀었다. 머리가 있던 자리를 독액이 꿰뚫었다.

독액이 땅에 닿았다. 그 순간, 바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독에 의해서 녹은 것이 아니었다. 독액이 사출된 힘만으로 구멍이 뚫린 것이다.

독액이 아니라 초고압으로 분출된 물줄기 같았다.

“제법 눈썰미가 좋군. 이 공격을 피하다니.”

권한울은 페르드랑스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어느새 페르드랑스는 네 마리의 뱀을 더 만들어낸 상태였다.

그 뱀 중 한 마리가 권한울에게 독액을 발사한 것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 있을까?”

말하기가 무섭게 여덟 마리의 뱀이 권한울을 덮쳤다.

권한울은 땅을 박차며 옆으로 피했다. 그 순간, 또 다시 독액이 날아왔다.

“칫.”

달려드는 여덟 마리를 공격하려고 하면 독액이 날아든다.

독액에 신경 쓰려고 하면 여덟 마리가 달려든다.

상당히 귀찮고, 짜증나는 전략이었다.

“좀 더 본격적으로 가볼까?”

독액을 방출하던 네 마리의 뱀이 권한울의 주변을 감쌌다. 그리고 사방에서 독액을 방출했다.

머리 위에서, 뒤에서, 측면에서.

사방에서 독액이 날아들었다. 거기다 여덟 마리가 독니를 박아 넣기 위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걸렸군.”

어느새 열두 마리의 뱀들이 권한울의 주변을 완전히 점령한 상태였다.

천재혈이 권한울에게 위험을 알렸다.

피할 틈이 없다.

달려드는 뱀을 주먹으로 때려잡아도 빈틈을 노리고 다른 뱀이 달려든다.

권한울이 뱀들 사이로 보이는 페르드랑스를 보며 말했다.

“제법 머리를 잘 굴리셨네요.”

“칭찬으로 듣지.”

열두 마리의 뱀이 일제히 독니를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천재혈이 말했다시피 피할 곳은 없다.

권한울은 용마기를 일으켰다. 동시에 주먹을 쥐고 자세를 잡았다.

초인혈은 마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오로지 육신만 강화시킨다.

하지만 마력의 통로는 강화시킨다. 어떤 무리한 기술도 버틸 수 있게끔.

“후.”

용마기가 주먹에 모여들었다. 권한울은 주먹으로 땅을 힘껏 내려찍었다.

일순간 방출된 권압과 용마기가 열두 마리의 뱀을 모조리 터트렸다.

“…….”

그 광경을 지켜본 페르드랑스는 자신도 모르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이 괴물 같은 놈이……!”

* * *

페르드랑스는 권한울을 얕본 적이 없었다.

생인형을 일격에 으스러트린 공격을 본 순간부터 그는 권한울을 전력을 다해야할 적으로 인지했다.

분생의 뱀을 꺼낸 것도 그 때문이다.

페르드랑스는 어지간해서는 이 스킬을 사용하지 않는다. 비장의 수단은 중요한 순간에만 꺼내야 의미가 있으니 말이다.

“이 괴물 같은 놈이……!”

하지만 이 순간, 페르드랑스는 깨달았다.

권한울은 전력을 다해야할 적이 아니다. 사활을 걸어야 간신히 쓰러트릴 수 있는 적이었다.

“이게…… 이 상황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권한울은 세계랭커는 고사하고 S급 능력치를 세 개 이상 얻지 못했다.

그에 비해서 패르드랑스는 어떠한가.

S급 능력치는 기본이고 판데모니엄에 소속되어 있는 악인이다.

심지어 그가 사용하는 기술은 한두 단계 높은 적도 죽일 수 있는 독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권한울은 옛 저녁에 페르드랑스의 독에 핏물로 변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떠한가?

페르드랑스가 밀리고 있었다. 그가 준비한 수단이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판데모니엄에도 너 같은 놈은 없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페르드랑스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움켜잡았다. 길게 숨을 내쉬었다.

억지로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니야. 한 번이라도 독니를 박아 넣으면 내가 이긴다.”

“뭘 믿고 확신하는지 모르겠네.”

권한울이 손목을 풀며 말했다.

“애초에 박아 넣을 자신은 있는 겁니까?”

페르드랑스는 빠득, 이를 갈았다.

“뭘 해도 안 된다면 숫자를 늘리면 되지.”

페르드랑스의 발밑에서 다시 검은 늪이 올라왔다. 이번에는 작은 크기의 뱀들이 수천 마리가 넘게 올라왔다.

권한울은 식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질로 안 되니까 물량으로 밀어붙이겠다?”

페르드랑스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수천 마리의 뱀을 일제히 달려들게 했다.

뱀의 무리가 권한울을 덮쳤다. 마치 뱀이 아니라 파도가 몰려드는 듯 했다.

“또 쓸어버려야 정신을 차리려나.”

권한울이 다시 용마기를 일으켰다. 이번에는 기술을 준비했다.

그때였다.

수백 마리의 뱀들이 일제히 독무(毒霧)를 내뱉었다. 엄청난 양에 시야가 가려질 정도였다.

권한울은 용마기를 터트려서 독무를 날려버리려고 했다. 그러다 흠칫 멈췄다.

은신처에는 권한울과 페르드랑스 둘만 있는 게 아니다.

메이홍과 권후돈, 타카미네 료코가 있었다.

권한울이야 독을 견뎌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랐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기술을 사용했다.

현룡승천공(玄龍昇天功)

참격식 풍절(流格式 風絶)

권한울이 양손을 가슴 앞에 모았다. 마력을 조작해서 주변의 독무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본래 풍절은 오러와 공기를 압축해서 거대한 참격을 날리는 기술이다.

권한울은 압축만 한 뒤, 그것들을 몸속에 집어넣었다.

“……큭.”

독에 적응을 했다지만 그래도 버거운 행위였다. 페르드랑스의 독은 그렇게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주변의 독무가 모조리 사라졌다. 그 순간, 권한울은 검은 뱀들이 자신의 주위에 벽을 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걸 노린 거였나?”

검은 뱀들이 일제히 권한울의 몸 곳곳을 물었다. 너무 많아서 권한울의 몸이 파묻힐 정도였다.

그 순간, 드래곤피어가 울려 퍼졌다. 권한울의 몸을 물고 있던 뱀들이 모조리 터져버렸다.

“뱀의 이빨 따위가 용을 뚫을 수는 없는 법이죠.”

검은 뱀의 잔해를 밟으며 권한울이 말했다.

그렇게 많은 뱀이 물었음에도 권한울의 몸에는 생체기 하나 나지 않았다.

블랙리버 세트와 금강기 덕분이었다.

“끝입니까?”

권한울의 물음에 페르드랑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아니.”

권한울은 반사적으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터졌던 뱀의 잔해가 모여들고 있었다. 이윽고 잔해는 거대한 뱀으로 변했다.

처음에 만들어냈던 것보다 훨씬 뱀이 지척에서 권한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피할 틈도 없이 뱀이 권한울의 몸을 휘감았다. 온몸의 뼈가 삐걱거릴 정도로 강한 힘이었다.

장검처럼 길쭉한 독니가 권한울의 목덜미를 물었다.

블랙리버 세트가 뚫린다. 피부를 덮고 있던 금강기조차 막아내지 못했다.

독니가 몸에 박혔다.

그 직후, 검은 뱀이 모조리 독액으로 변해서 권한울의 몸속으로 침투했다.

* * *

“솔직하게 인정하마. 너는 버거운 상대였다.”

페르드랑스는 권한울에게 다가갔다. 무척이나 가볍고, 여유가 느껴지는 걸음걸이였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내가, 판데모니엄의 악인이 이제 막 명성을 얻은 너 같은 애송이한테 버거움을 느끼다니.”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고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승리자는 자신이다. 그런데 무엇을 꺼리겠는가.

“어째서 내가 이기고, 네가 졌는지 알고 있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권한울의 몸속에 들어간 독은 페르드랑스가 손수 키워낸 독정(毒淨)이다.

한 방울만 있어도 대도시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흉물을 몸속에 들이부었다.

아무리 독에 내성이 있다지만 이것까지 견뎌낼 수는 없다.

“내게는 경험이 있지. 너에게는 없고.”

판데모니엄은 약육강식의 세계다.

페르드랑스는 판데모니엄에 소속되기 위해서 무수한 전투를 치렀다.

그리고 판데모니엄의 악인이 된 이후에도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 싸워야 했다.

그리고 페르드랑스의 머리 속에는 그 모든 전투가 고스란히 경험으로 축적이 되었다.

“나는 이미 너에 대해서 모든 것을 파악했다. 네가 어떤 식으로 싸울지. 어떤 전법을 사용할지. 그리고 어떤 성향인지도 말이야.”

지금 권한울은 죽어가고 있었다. 어쩌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네놈을 종복으로 부리지 못해서 아쉽군.”

문득, 페르드랑스의 귓가에 어떤 소리가 들렸다.

권한울이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페르드랑스는 고개를 내려서 권한울의 얼굴에 귀를 가져다 댔다.

“……라.”

“뭐라고?”

“……몰라.”

그 순간, 권한울이 고개를 들었다. 독에 주입되어서 피부가 검게 물들고 온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눈동자만큼은 형형했다.

“당신은…… 나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라…….”

<‘건강혈(健康血)’이 독을 완전히 해독해냅니다!> <독 저항력과 해독력이 300을 넘습니다!> <특성 ‘백독불침(百毒不侵)’이 ‘만독불침지체(萬毒不侵之體)’로 격상됩니다!> 피부가 순식간에 원래 색을 되찾는다. 몸의 떨림이 가라앉는다.

그 모습에 페르드랑스는 경악하며 소리쳤다.

“네놈 설마……!”

권한울은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앞으로 튀어나가며 주먹을 내질렀다.

현룡승천공 기본형(玄龍昇天功 基本形)

붕격식 빙백굉권(筋格式 氷白蟲奉)

피하기는 이미 늦었다.

페르드랑스는 재빨리 호신기를 끌어올렸다.

동화율이 80%에 이른 덕분에 그는 호신기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모든 호신기를 복부로 집중시켰다. 그 부위를 권한울의 주먹이 꿰뚫었다.

“어림없다!”

페르드랑스는 고함을 내질렀다. 하지만 권격과 호신기가 충돌하는 순간, 믿지 못할 현상이 벌어졌다.

권한울의 주먹이 금빛으로 물드는가 싶더니 호신기가 계란 껍데기처럼 깨진 것이다.

“이건 또 뭔…….”

놀랄 틈도 없이 권한울의 권격이 전신을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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