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이 깡패임 53화>
53화 신입 데려온다 (1)
박태식의 공방에서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권한울은 황금사과 묘목을 돌보고, 순광보를 재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는 등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황금사과 묘목을 키우는 일은 까다롭기는 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순광보 쪽이었다.
기존의 스킬을 분해해서 개조한다.
수라혈과 천재혈을 가지고 있어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을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포기하려고 할 때쯤 새로운 발상이 떠올랐다. 그 다음부터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순광보는 뇌력의 성질을 이용하는 스킬이다. 평범한 마력으로 순광보의 장점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권한울은 뇌력을 악마의 권능 모나르크로 대체하기로 했다.
모나르크는 바람을 다루는 권능.
순광보의 뇌력을 풍력으로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어, 춥다.”
오늘도 권한울은 이른 새벽부터 절벽을 마주보고 있었다.
모나르크와 순광보를 융합시키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직도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단 말이지.”
연습에 앞서서 권한울은 짧게 투덜거렸다.
순광보의 형식을 모나르크에 적용한다. 이는 스킬을 새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였다.
본래 스킬은 습득하는 것.
그렇기에 스킬을 생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악마의 권능 ‘모나르크’를 발현합니다.> 권한울을 중심으로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돌풍은 소용돌이치며 바닥에 있는 자갈을 날려버렸다.
권한울은 순광보의 기본 원리대로 바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적 없이 휘몰아치던 바람이 권한울의 등을 중심으로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롭고.”
권한울은 모나르크의 바람을 더욱 강하게 일으켰다.
소용돌이가 점점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귀를 찢을 것 같은 돌풍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늘 따라 잘되는 거 같은데?”
어제까지만 해도 이 간단한 동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수월하게 바람을 응축시킬 수 있었다.
권한울은 이 기세를 몰아서 한 단계 더 어려운 동작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권한울은 다시 절벽을 돌아봤다.
절벽은 마치 누가 깎아 놓은 것처럼 수직을 이루고 있었다.
그 절벽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그 순간, 등에 있던 바람이 제어를 벗어나 폭발하고 말았다.
폭발한 바람은 권한울을 절벽 쪽으로 날려버렸다.
“어, 어어!”
반항할 틈도 없이 절벽에 처박히고 말았다. 권한울이 들이박은 곳을 중심으로 금이 쫙 갈라졌다.
잠시 후, 권한울이 땅으로 툭 떨어졌다.
“아야야…….”
권한울은 코를 매만지며 괴로워했다.
부딪히기 직전 마력으로 몸을 보호했으나 고통까지 어쩔 수는 없었다.
“와, 쉽지가 않네.”
권한울은 투덜거렸다. 하지만 곧바로 일어나서 다시 시도를 했다.
하지만 시도를 할 때마다 번번이 똑같은 결과만 나타났다.
바람을 응축시키는 데는 성공하는데. 그것을 이용해서 움직이려고 하면 다른 곳으로 튀었다.
그렇게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권한울 님?”
마중을 나온 주하연이 의아하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살아 계신가요?”
그녀가 걱정할 만큼 권한울은 망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여기저기 부딪히느라 온몸이 흙투성이에 옷도 여기저기가 찢겨져 있었다.
“아, 하연 씨.”
“여기 물이랑 수건부터 받으세요.”
주하연이 수건과 물병을 건넸다. 마침 목이 말랐던 터라 권한울은 바로 뚜껑을 열고 물을 들이켰다.
갈증이 풀리며 청량감이 확 퍼졌다. 권한울은 입가를 닦았다.
그런 뒤, 수건으로 땀을 닦아냈다. 흙과 뒤섞여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던 터였다.
“오늘도 잘 안 풀리신 모양이네요.”
주하연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바닥은 곳곳이 파여 있고, 절벽에도 구멍이 두세 개 정도 뚫려 있었다.
“매일 새벽마다 왜 이 고생 중인지 언제쯤 저한테 말씀해 주실 생각이세요?”
권한울은 이 일에 대해서 주하연에게 말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권능과 스킬을 융합시켜서 새로운 스킬을 만들어 내는 것은 본래 불가능한 일이다.
천재혈과 수라혈이 있기에 그나마 시도할 수 있는 것.
“그냥 모나르크의 권능을 좀 더 잘 쓰려고 연습하는 중이에요.”
그렇기에 권한울을 대충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은데요.”
예리한 지적에 권한울은 속이 뜨끔했다. 이번에는 또 어떻게 얼버무릴까 고민했다.
“그보다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셔야 할 거 같아요.”
“벌써요?”
“예, 회장님께서 부르셨거든요. 약속시간이 2시간 뒤니까 지금부터 준비를 하셔야 해요.”
권한울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경매장 이후로 권한울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던 회장이다. 그런데 갑자기 호출이라고?
“무슨 일인데요?”
“글쎄요. 직접 가보셔야 알지 않을까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에 권한울은 불길함을 느꼈다.
* * *
“나가라.”
오랜만에 대면한 회장은 대뜸 그런 말부터 했다.
“……예?”
“이제 말길도 못 알아듣는 게냐? 이제 본가를 나가라고 말했다.”
권한울은 그간의 행적을 되짚어봤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딱히 회장의 눈 밖에 날 짓을 하지 않았는데?
“언제까지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줄 수야 없지. 이제 너도 흑천의 혈족으로서 나가서 임무를 맡아줘야겠다.”
“아, 그런 뜻이셨어요? 전 또 쫓아내시는 줄 알았네요.”
“뭔 헛소리냐.”
회장의 핀잔에 권한울은 볼을 긁적였다.
“받아라. 너한테 할당된 임무다.”
회장은 권한울에게 종이 하나를 휙 던졌다. 권한울은 종이를 받아서 읽어 내려갔다.
의뢰는 단순한 호위 임무였다. 암살자로부터 의뢰인을 지키면 끝.
문제는 그 암살자의 정체였다.
“회장님?”
“왜 그러냐.”
“제가 뭘 잘못 읽은 거 같은데…… 암살자로 예상되는 집단이 판데모니움인데요?”
권한울의 말에 회장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어쨌다냐가 아니라…….”
복마전(伏魔殿) 혹은 판데모니움.
악인 중의 악인만이 가입할 수 있다면 음지의 헌터 집단이다.
어지간한 죄목으로는 판데모니엄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세계적인 지명수배자들 대부분이 판데모니움에 소속되어 있다고 한다.
“그깟 잡놈들에게 흑천의 혈족이 겁을 먹는 것이냐?”
권선우의 발언에 권한울은 할 말을 잃었다.
판데모니움의 헌터들은 단순한 악인들이 아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세계랭킹이 양지의 헌터들을 줄 세운 것이라면 판데모니움은 범죄자 전용 세계랭킹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이들을 잡놈이라고 부르다니.
권선우가 그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경악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겁먹은 건 아닌데. 갑자기 이런 놈들을 상대하라고 하니까 놀라서 그렇죠.”
“루인 아스파담도 죽인 놈이 고작 판데모니엄 따위에 겁먹지 마라.”
그 말에 권한울의 눈동자가 커졌다.
“알고 계셨어요?”
“흑천에 내가 모르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권선우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루인 아스파담이 미처서 난동을 피운 걸 네가 막았다지? 그 과정에서 너 혼자서 루인 아스파담을 죽이고.”
권선우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벽력자의 제자가 흑천의 혈족에게 지다니. 그 괴팍한 놈이 알면 열이 뻗쳐서 죽으려고 할 거다. 잘했다.”
벽력자를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아무래도 흑천과 사이가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다.
“카탈리나 블라가의 말을 믿으시는 겁니까?”
“날 바보로 아는 게냐?”
권선우가 단호하게 말했다.
“남자의 속살에는 무섭도록 정통한 년이다. 자기 권속이 그렇게 될 걸 몰랐을까. 분명히 그 년의 수작질이지. 그래서 내 직접 행차하려고 했다만…….”
권선우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그쪽에서 먼저 배상금을 들고 오더구나. 이번 일은 자기들의 불찰이 맞으나 블라가 가문의 혈족도 죽었으니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순간, 권한울을 섬뜩함을 느꼈다.
설마 혈족이 죽은 것조차 카탈리나 블라가가 의도한 일일까?
“그런 마당이니 일을 키울 수가 없더구나. 이번 한 번은 넘어가기로 했다.”
별안간 권선우가 서랍에서 핸드폰을 하나를 꺼내서 던졌다.
“이게 뭡니까?”
“내게 연락이 되는 직통 회선이다. 혹시라도 또 다시 카탈리나 블라가가 수작을 부리면 내게 직접 연락해라. 그 즉시 블라가 가문에게 전쟁을 선포할 테니까.”
권한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작은 핸드폰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졌다.
“어쟀거나 루인 아스파담을 죽일 정도의 실력이면 이번 임무를 맡기 충분할 거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저 혼자서 어떻게 호위 임무를 맡습니까?”
누군가를 호위할 때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무력보다는 숫자다.
언제 어디서 위험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의뢰서에도 분명히 부대 하나가 맡아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경매장에서 내게 보였던 패기는 어디로 간 게냐. 그때 분명 세계에서 활약하겠다고 하지 않았더냐?”
이렇게 나오니 또 할 말이 없어졌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네 놈은 혼자가 아니지. 하연이도 있지 않더냐.”
“하연 씨도 이 임무에 참가해도 되는 건가요?”
“안 될 거야 없지. 지금은 네 놈의 호위를 맡고 있으니 말이다.”
회장은 턱을 괴며 말을 이어나갔다.
“의뢰에 필요한 전력을 10할로 잡는다면 하연이가 5할, 네 놈이 3할일 거다.”
5할.
그 말은 현재의 주하연이 권한울보다 훨씬 강하다는 소리다.
권선우 정도의 초월자가 하는 말이니 정확한 평가이리라.
“그래도 2할이 부족한데요.”
“그 2할은 네 놈이 알아서 채워야지.”
권한울은 입맛을 다셨다.
“한 가지 확인을 부탁드리고 싶은데요.”
“뭐냐.”
“제가 팀을 만들면 어떤 지원이든 다 해 주겠다고 하셨죠.”
“그랬지. 물론 말도 안 되는 부탁은 들어줄 생각 없다.”
권선우의 눈동자가 예리하게 빛났다. 허튼 소리를 하지 말라는 듯이.
“기억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그럼 팀이 갖춰지면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음대로 해라. 그보다 이제 시간이 다 됐다. 이만 나가라.”
애초에 약속했던 20분이 지나자 회장은 칼같이 권한울을 내쫓았다. 권한울은 짧게 목례를 한 뒤, 방을 나서려 했다.
“찬성이 그 놈은 요번에 SS급 몬스터를 한 마리 더 토벌했다.”
문을 열기 직전, 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놈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찬성이를 따라잡으려면 서둘러야 할 거다.”
순간, 권한울은 믿기 힘들었다. 설마 지금 날 걱정해 주고 있는 것인가?
의문을 뒤로 한 채, 권한울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면담은 잘 끝나셨어요?”
권한울은 대답 대신 종이를 내밀었다. 주하연은 종이를 보더니 놀라서 말했다.
“호위 임무네요. 예상 암살자가 판데모니움 소속이라…… 어려운 임무를 주셨군요.”
“그러게 말이에요.”
“가장 곤란한 건 인원수가 적다는 거죠. 겨우 두 명에서 호위를 맡을 수는 없…… 왜 그렇게 보시나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회장과 똑같이 주하연도 판데모니움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얼마나 강하기에 이런 걸까. 궁금증이 일어났다.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그동안 팀원을 보충하는 게 좋겠네요.”
“팀원이라…….”
권한울은 말꼬리를 흐렸다. 권한울이라고 좋아서 여태까지 팀원을 받아들이지 않은 게 아니다.
그동안 흑천 일가에서 혼자 활동하는 헌터들에 대한 정보를 받아봤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쓸 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른 팀에서 다 데려갔단 말이죠.”
“권한울 님의 기준이 너무 높은 게 아닐까요?”
“높게 잡을 수밖에 없죠.”
권선우가 말했다시피 권한울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당장 눈앞에 있는 장애물인 권찬성만 하더라도 벌써 초월자의 경지에 올랐다. 팀원들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걸 따라잡는 방법은 딱 하나 뿐이다. 권한울도 그만큼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다.
“권한울 님의 마음은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의뢰를 위해서는 팀원을 한 명이라도 늘릴 수밖에 없어요.”
끙.
권한울은 앓는 소리를 냈다. 주하연의 말대로 이제 시간이 없었다.
“명단 한 번 더 확인해 보죠. 아니면 용병을 따로 쓸까요?”
“그럴 돈은 있으세요?”
권한울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판데모니움의 악인과 싸울 정도의 용병이라. 돈이 많이 들 게 뻔했다.
“흑천에 들어왔는데도 돈 걱정을 해야 한다니…….”
권한울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탄했다.
그때, 주하연이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왜 그렇게 웃고 계세요?”
“제가 마침 권한울 님께 딱 맞는 소식을 들고 와서요.”
“소식이라고요?”
“최근에 양성소에서 졸업식이 열린 건 알고 계시죠?”
권한울은 고개를 끄덕였다.
양성소란 흑천 그룹에서 헌터들을 육성하기 위해서 만든 기관이다.
흑천의 혈족이 아닌 일반 헌터들은 양성소에서 교육을 받고 흑천 그룹에 소속되었다.
“그 졸업식이 왜요?”
권한울은 졸업식에 딱히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아무래도 흑천의 혈족과 비교했을 때, 일반 헌터들의 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애당초 혈족과 맞먹는 재능을 가진 신입이라면 벌써 소문이 들려왔을 터.
그런 소문이 없었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졸업식에 굉장한 실력자가 나타났다고 해요.”
권한울은 기대보다 의문을 먼저 가졌다. 갑자기 나타났다는 게 말이 되나?
“어느 정도인데 그러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지간한 흑천의 순혈도 이기지 못할 거라고 하던데요.”
권한울의 의문은 더더욱 커졌다. 그 정도의 천재가 여태 알려지지 않았다고?
“이미 많은 부대들이 그 졸업생을 영입하려고 움직이고 있다고 해요.”
“그럼 이미 다른 곳으로 갔겠는데요.”
“아, 그게 이상하게도 모든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고 하더라고요.”
“모두 거절했다고요?”
“예, 그래서 흑천 일가에서 일시적으로 본가 주변의 던전을 청소하는 일을 맡겼다고 합니다.”
권한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렇게 파격적인 인재에 대한 소식이 여태 들려오지 않았다고?
“절 놀리시는 거 아니죠?”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
“그런 실력자가 갑자기 튀어나왔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아, 그게 말이죠. 원래 양성소에서 훈련을 받은 게 아니라 하더군요. 그냥 상징적인 의미로 참가한 거라 들었어요.”
권한울은 이제 고개를 갸웃거리다 못해서 인상까지 썼다.
“대체 누구기에 그렇게까지 한단 말이죠?”
“메이홍이에요.”
처음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잠시 기억을 더듬은 뒤에야 떠올릴 수 있었다.
“……설마?”
“예, 메이 가문과의 전쟁에서 흑천을 도왔던 그 여자가 맞습니다.”
예상 밖의 이름에 권한울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메이홍이 양성소 졸업식에 참가했다고요?”
“아마 여태 조사를 받다가 이번에 정식으로 흑천 일가에 소속된 게 아닐까요? 그 의미로 졸업식에 참가를 한 것이고요.”
일리가 있는 추측이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메이홍의 실력이 그렇게 대단했단 말이죠?”
말이 안 되는 소리는 아니었다. 메이홍은 메이 가문의 대표로 나왔을 정도의 실력자니까.
“찾아간다고 해서 반드시 영입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미 많은 팀들이 메이홍을 영입하려다 거절을 당했으니까요.”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흑천 그룹 내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모두 거절했다는 것은 무슨 속사정이 있을 게 뻔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주하연의 물음에 권한울은 잠시 고민한 뒤, 결정을 내렸다.
“한번 가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