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이 깡패임 12화>
12화 혈통이 궁금함 (3)
물질적인 것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권한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권지석의 굴복이었다.
정식으로 사과를 받음으로서 권지석과의 관계를 다시 재정립한다.
다시는 그의 입에서 천것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말이다.
아니, 아니다.
그딴 이유는 다 필요 없었다.
그냥 더 이상은 참기 힘들었다. 자신을 천한 것이라고 욕하는 것도, 아버지를 배반자라 하는 것도.
이번 기회에 권지석의 콧대를 박살내서라도 두 번 다시 헛소리를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이놈이 미쳤나. 내가 그딴 내기를 왜 받아들여?”
그러나 권지석은 쉽게 권한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연히 그렇겠지.’
이렇게 막연한 상황에서 권한울이 먼저 내기를 제안했으니 경계부터 하는 게 당연했다.
“뭐, 자신 없으면 마시던가.”
권한울은 최대한 미련 없어 보이는 모습을 가장했다.
“그럼 내가 내단을 먹을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셔야겠네.”
권한울의 한마디에 권지석이 황급히 소리쳤다.
“잠깐! 좋아. 그 내기를 받아들이지.”
권한울은 속으로 웃었다. 아쉬운 것은 권지석이니 당연히 내기를 받아들일 줄 알았다.
“너, 그 말 꼭 명심해라.”
“그건 이쪽이 할 말이죠.”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노려보다가 흩어졌다.
* * *
‘멍청한 놈.’
권지석은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았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 내기를 하자고 한 모양인데…… 그래 봤자 나한테는 안 돼.’
권지석이 품에서 외알 안경을 꺼내서 왼쪽 눈에 끼웠다.
외알 안경의 표면에 하얗게 빛나는 고리가 떠올랐다. 특수한 능력을 가진 유물이라는 증거였다.
왕실 도둑의 외알 안경.
등급 : 유니크(C)
권지석의 시야에 색이 덧씌워졌다. 창고에 있는 재료가 각기 다른 색으로 보였다.
아이템의 가치를 색으로 가시화 시키고, 정확한 정보를 표시해 주는 것.
그게 왕실 도둑의 외알 안경이 가진 힘이었다.
‘던전을 공략하는 헌터라면 감정 아이템은 필수지.’
권지석의 입가가 쓱 올라갔다.
‘멍청한 놈. 내단은 잘 받아가마.’
권지석은 창고를 돌아다니며 용종의 이름이 붙은 재료를 모두 골라잡았다.
“여기 가져왔습니다.”
“음?”
의자에 앉아서 자던 박태식은 말소리에 눈을 떴다. 권지석이 들고 온 재료들을 쓱 훑어봤다.
“그래 제대로 구해 왔구나.”
“이 정도야 누워서 껌 씹기 아니겠습니까.”
권지석은 희희낙락 웃었다. 명장의 내건 시험이라고 해서 긴장했는데. 어려울 게 하나도 없었다.
반면 권한울은 여전히 창고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권지석은 자신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걸로는 안 돼.”
박태식이 고개를 젓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봐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분명히 용종의 재료를 가져오라고 했잖아요.”
“뭐, 그렇게 말했지. 근데 감정 아이템을 써서 골라오라는 말은 안했거든.”
권지석이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그걸 언제 본 건가 싶은 얼굴이었다.
“내 시험에 도전하는 놈들은 백이면 백 감정 아이템을 들고 오더군. 그러니까 이런 것들한테 시선이 빼앗기지.”
박태식은 벌레라도 쫓듯이 손짓을 했다.
“넌 탈락이다. 그 재료들은 흑천 그룹의 소중한 재산이니까. 잘 돌려놔라.”
“이, 이럴 수는 없는 법이입니다! 그쪽이 언제 감정 아이템을 쓰지 말라고 했습니까! 자기 입으로 용종의 재료를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고 했잖아요!”
쯧쯧.
박태식이 짧게 혀를 찼다.
“이게 무슨 수능 시험인 줄 알아? 내가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고. 된다고 하면 되는 거야. 막말로 네놈이 설사 시험에 통과해도 내가 안 들어주면 그만이라 이거지.”
“그딴 억지가 어디…….”
“이봐 애송이. 뭘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아쉬운 사람은 너지 내가 아니야.”
권지석이 소리를 쳤다. 박태식은 인상을 쓰며 대꾸했다.
“흑룡혈은 본능적으로 용의 힘에 끌리기 마련이지. 그리고 그 본능은 흑룡혈이 잠재력이 뛰어날수록 높아진다. 나는 그 잠재력을 시험하기 위해서 이 시험을 내건 거야.”
그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느새 재료를 고른 권한울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재료들을 많이 가져온 권지석과 달리 권한울은 딱 하나만 들고 있었다.
검붉은 피가 담겨 있는 작은 유리병이었다.
그 유리병을 보자마자 권지석은 비웃음을 머금었다. 하지만 박태식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프허허허헛!”
갑자기 너털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박태식의 모습에 권지석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유리병을 받아든 박태식은 껄껄 웃음을 터트렸다.
“진짜로 이걸 골라오는 놈이 있을 줄이야.”
박태식은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유리병을 받았다.
“순혈도 찾지 못했던 것을 네 놈이 고르다니. 과연 진혈답구나.”
* * *
권지석이 감정 아이템을 꺼내들었을 때, 당황하지 않았다.
‘역시 감정 아이템을 쓰는군.’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던전 좀 돈다는 헌터들에게 감정 아이템은 필수 장비다.
당연히 권지석 역시 감정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 심리를 역 이용해서 권지석에게 내기를 걸었으니까.
그리고 권지석이 탈락했을 때 역시 놀라지 않았다.
‘박태식 명장이 감정 아이템을 고려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 역시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감정 아이템이 있으면 이 시험은 어려울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박태식은 감정 아이템을 금지하지 않았다.
‘감정 아이템을 사용하면 이 시험에서 통과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권지석은 이미 탈락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창고를 돌아다닌 결과 용의 힘이 느껴지는 재료는 죄다 하급품 뿐이었다.
다분히 의도가 느껴지는 배치가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면 짐작이 가는 게 한 가지 있었다.
‘보물찾기.’
권한울은 창고의 재료들을 하나씩 손으로 훑으면서 지나갔다.
<진(眞) 흑룡혈이 용의 힘을 감지합니다.> 연달아 메시지가 떠올랐다. 창고를 반 정도 돌았을 때였다.
<진(眞) 흑룡혈이 강력한 용의 힘을 감지합니다.> 메시지가 조금 달라졌다. 권한울은 방금 전 손끝이 스치고 지나간 재료를 살펴봤다.
검붉은 피가 담겨 있는 유리병.
권한울은 망설임 없이 그것을 집어 들었다.
* * *
“감정 아이템의 맹점에 대해서 알고 있나?”
박태식이 권지석을 향해 물었다. 권지석은 입을 꽉 다물고만 있었다.
“바로 현재의 가치만 판별을 한다는 거지. 사실 별 문제는 안 돼. 한번 완성된 물건들은 그 가치가 변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이 세상에는 가치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물건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재료라는 건 말이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지거든.”
가령 철광석의 경우에는 원석일 경우에는 철이 함유되어 있는 단순한 돌에 불과하다.
그것을 가공해서 재련해야 비로소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다.
“아마 네놈이 사용한 감정 아이템에는 이 유리병에 별다른 정보가 나타나지 않았을 거야. 왜냐하면 이 피는 현재 상태로는 쓸모가 없거든. 가공을 해야지 진가가 드러나지.”
박태식은 유리병을 흔들며 말했다.
“가공되기 전에 이 물건의 진가를 알아보는 방법은 딱 두 개다. 나처럼 재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거나 혹은 본능적으로 이끌리거나.”
박태식이 말하는 본능은 하나밖에 없었다.
흑룡혈을 통해 저 피에서 느껴지는 용의 힘을 감별하느냐.
“이름이 뭐였지?”
“권한울이라고 합니다.”
박태식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너는 합격이다.”
* * *
권한울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권지석을 돌아봤다.
권지석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었다.
“들었습니까?”
권한울의 말에 권지석이 움찔 몸을 떨었다.
“내기에서 졌으니 약속을 지키시죠.”
“너, 너너, 너!”
“설마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는 않겠죠? 긍지 높은 흑천 일가의 순혈이신데. 안 그렇습니까?”
권한울의 조롱에 권지석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런 권지석을 향해 권한울이 냉정하게 말했다.
“무릎을 꿇고 그쪽이 내게 저지른 잘못들을 모두 사과하시죠.”
권지석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권한울을 노려봤다. 만약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이럴까 싶었다.
“가, 감히 처, 천한 놈 주제에…….”
“두 번 다시 그딴 소리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차원에서 이러는 건데. 또 그 말을 지껄일 생각입니까?”
권한울의 지적에 권지석은 입을 꾹 다물었다.
“뭐 하십니까. 빨리 사죄하지 않고.”
빠득, 이를 가는 소리가 났다. 권지석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무릎을 굽히기 시작했다.
그 무릎이 땅에 닿기 직전, 권한울이 말했다.
“그렇게 싫으면 내기나 한 번 더 합시다.”
권지석의 눈동자가 커졌다. 권한울이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이기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 드리지. 대신 내가 이기면 다 내놓고 가야할 겁니다.”
“내, 내놓고 가라니?”
“당신이 오늘 가져온 재료들 말입니다.”
별안간 호탕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옆에서 듣고 있던 박태식이 낸 소리였다.
“그래, 모처럼 이 몸이 실력 발휘를 하는데. 평범한 재료들로는 아쉽지. 그 호기는 참 마음에 드는구나.”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박태식이 만든 장비는 다른 명장들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을 것이다.
하지만 모처럼 명장이 실력을 발휘하는데. 기본적인 재료만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 기개 아주 좋구나. 남자라면 역시 그래야지.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
박태식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권지석에게 물었다.
권지석의 얼굴에 잠시 망설임이 떠올랐다. 그 정도로 그가 구해온 재료들은 구하기 힘든 물건들이었다.
“……그 내기를 받아들이지.”
하지만 권지석은 이 굴욕을 감내할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내기의 내용은 뭐로 할 거냐?”
“짧고 간단하게 한수 겨루는 걸로 합시다.”
그 말에 권지석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설마 지금…… 나랑 붙자는 건 아니겠지?”
부회장 권혁의 자식들 중에서 권지석의 자질이 가장 떨어지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권지석은 순혈이다.
진혈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혈통이며, 어릴 때부터 흑천 그룹의 지원 속에서 자랐다.
모든 능력치가 A를 넘겼으며 흑룡십이승무도 5성 이상을 익히고 있는 상황.
“네가 잡혈 새끼를 이겼다고 기고만장한 모양인데. 난 허접한 새끼랑은 달라!”
“누가 치고 박고 싸우자고 했습니까. 한수 겨루자고 했지.”
“그게 그 소리…….”
“흑룡십이승무 중에 순수하게 기술로만 겨루는 형식이 있을 텐데요.”
권지석의 얼굴이 의문이 떠올랐다. 흑룡십이승무는 강권이다.
강인한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파괴력을 보이는 것이 흑룡십이승무거늘.
그러다 문득 떠올랐다.
“……설마 기본형의 유격식을 말하는 거냐?”
유격식은 흑룡십이승무의 형식 중에서 굉장히 이질적인 기술이다.
적의 힘을 역 이용하거나, 아예 빼버려서 무력화시키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일하게 신체능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 맞습니다. 유격식을 이용해서 먼저 상대방을 무릎 꿇리는 쪽이 승리하는 걸로 하죠.”
“허, 이 새끼가…….”
권지석은 유격식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승형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5성까지 익혀 놨다.
권한울처럼 이제 막 비급을 배운 놈한테 질 수준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걸 모를 리 없음에도 어째서 이런 무리한 조건을 걸었는가.
의도가 의심스러웠으나 권지석은 앞뒤를 다질 상황이 아니었다.
이 내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권한울에게 무릎을 꿇어야 할 상황이니까.
“그래, 어디 한번 해 보자.”
권지석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 * *
세 명은 우선 창고 밖으로 나갔다. 이런 곳에서 난리를 피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권한울이 모습을 드러내자 주하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
“어떻게 되셨습니까?”
“통과했습니다.”
주하연의 얼굴에 순간 미소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정말 웃는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여자였다.
“근데 내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내기라뇨?”
“저 새끼가 나랑 유격식으로 한번 붙자고 하더라.”
조금 떨어진 곳에서 권지석이 소리쳤다.
그는 재료가 담긴 철재 상자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약속했던 대로 네가 이기면 이건 전부 네 꺼다.”
“당신이 이기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 드리죠.”
둘의 대화를 들은 장인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했다.
진혈인 권한울과 순혈인 권지석이 겨룬다.
“권한울 님?”
주하연의 얼굴에 다시 걱정이 떠올랐다. 권한울은 괜찮다고 말한 뒤, 권지석에게 다가갔다.
“조건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유격식만 사용한다. 상대방을 먼저 무릎 꿇린 사람이 이긴다. 맞지?”
“정확합니다.”
권한울과 권지석이 서로 손을 맞잡았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팽팽하게 맞부딪혔다.
“오늘 있었던 일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지.”
“거 말이 참 많습니다. 그만 나불거리고 시작하시죠.”
권지석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 순간, 그의 손이 움직였다.
결판은 한순간이었다.
* * *
반드시 이긴다!
권지석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그 생각밖에 없었다.
권한울에게 사과를 할 수 없다는 자존심과 더불어서 더 이상 굴욕을 당할 수 없다는 집착이 더해진 결과였다.
다행히 상황은 그에게 유리했다.
다른 조건 없이 비급의 기술로만 붙는다면 성취도가 높은 쪽이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다.
비급을 익힌 지 다섯 달밖에 안 된 권한울보다 일 년도 넘게 수련한 권지석이 훨씬 성취도가 높은 것은 자명한 사실.
흑룡십이승무 기본형(玄龍昇天功 基本形)
유격식 유사(柳擊式 流沙)
상대방의 몸을 흘려서 제압하는 기술.
그나마 권지석이 유격식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이었다.
그 순간, 몸이 울렸다.
“어……?”
권지석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아래를 내려다봤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꼿꼿이 서 있던 두 다리가 땅에 무릎이 꿇려져 있었다.
* * *
일전에 잡혈과 싸울 때 일이다.
권한울은 잡혈의 혈족을 현룡승천공의 유격식을 이용해서 완전히 제압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허를 찔렀던 것도 있지만 현룡승천공과 흑룡십이승무의 격차 때문이기도 했다.
현룡승천공은 단순히 흑룡십이승무보다 강한 비급이 아니다.
훨씬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게 때로는 전혀 다른 기술로 나오기도 했다.
현룡승천공 기본형(玄龍昇天功 基本形)
유격식 탈혼(柳擊式 脫魂)
순간적으로 적의 힘을 빼버리는 기술.
그저 그뿐인 기술이었으나 현룡승천공에서의 탈혼과 흑룡십이승무에서의 탈혼은 전혀 다른 기술이었다.
그리고 사람은 모르는 기술에는 대비를 할 수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권한울은 권지석에게 이 승부를 건 것이다.
“어, 어떻게? 아, 아니 잠깐만…….”
바닥에 무릎을 꿇은 권지석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권한울은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말했다.
“이제 재료는 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