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화 〉 꾼(8).
* * *
비앙카가 해줬으면, 하고 생각하기는 했으나 그녀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박히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해도 내게 저지른 짓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나를 납치해서 강제로 범하는.
강간에 가까운 짓을 실행에 옮겼다.
그 때 당했던 것 때문에 아직 상처가 남았다.
생각해보면, 다른 고문을 안 당했다는 게 천만다행이기는 한데….
아이러니한 상태였다.
애쉬에게 잔뜩 범해지고 사정을 못했다.
정자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배출하지 못하고 마차로 돌아왔다.
다들 시선이 야릇했다.
우리 파티는 그러려니 하는 기색이었지만, 유테론에서 지원해준 인부들은 하나 같이 음욕으로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여자들이 참 노골적이네.’
유테론은 일꾼을 지원해줄 때, 남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나마 여자를 보내야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저들은 여자여서 살았다.
사내였다면, 그 특유의 욕망을 감추지 못하고 애쉬에게 들켰을 것이다.
목이 떨어져나갔겠지.
“출발하겠습니다.”
마차에 올라타자, 마부가 말을 몰기 시작했다.
발기하지도 못한 채 애쉬의 곁에 기대, 그렇게 이동했다.
“힘들어?”
애쉬는 키득키득 웃으며 내게 물었다.
사근거리는 목소리는 약을 올리는 듯 톤이 올라가 있었다.
차라리 발정이 되었다면, 불알이 터질까 걱정돼서라도 사정시켜줬을 텐데.
비앙카가 사라진 이후로 내 자지는 애쉬의 것이 되었다.
애쉬가 무슨 짓을 해도 괜찮은 자지.
애쉬는 그 소유권을 마음껏 즐겼다.
텅 비어져 있던 소유욕의 구멍을 채우고, 흡족하게 웃었다.
“그래도 안 싸게 해줄 거야.”
애쉬가 내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앞에 누가 있든 간에 거침이 없었다.
빈센트, 린, 소우타.
이미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 신경조차 쓰질 않았다.
어쩌면, 용사 애쉬의 파티에 최적화된 인원들이었다.
애쉬가 나에게 뭔 짓을 하든 태평하게 휴식을 가질 수 있는 동료들.
든든하기 짝이 없다.
다만, 린의 반응은 약간 달라졌다.
아까 전에 섹스를 눈으로 봐서 그런가, 발정이라도 한 듯 얼굴이 붉어졌다.
‘린이 어른이라….’
생긴 것과 다르게 속은 나보다 누나였다.
임신하고 출산할 수 있으니, 암컷이라 봐도 무방했다.
그런 여자가 소우타를 데리고 다닌다.
의도가 불순하다.
마차에서 시간은 흘러갔다.
한 시간 정도를 달리다가 또 휴식.
휴식 시간 동안, 나는 애쉬에게 휘둘렸다.
“자지 꺼내. 항복자세 하고.”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숲 속으로 들어가, 애쉬가 시키는 대로 했다.
스스로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두 팔을 들고 뒤통수에 얹었다.
수치스러운 자세지만, 흥분된다.
“싸고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묻는 말에, 절대 부정하지 않았다.
애쉬는 내 솔직함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나흘만 참으면 되는데, 못 참겠어?”
“…참을 수는 있지.”
“그럼 참아야지. 내 뒷구멍 달라고 했을 때의 그 당당함, 어디로 갔어. 뒷보지에 잔뜩 싸야 할 거 아니야. 응?”
“…….”
애쉬가 낄낄거리며 도발했다.
당당하게 소원을 요구했던 그 때, 그 일을 쌓아두고 있었나보다.
“일단 나는 강아지 똥구멍 좀 쓰고….”
애쉬는 바지 허리끈을 풀어헤쳤다.
바지를 벗으면서 나를 나무쪽으로 밀쳤다.
그리고 내 몸을 돌려 뒤를 보이게 만들었다.
애쉬의 뽀얀 고간이 보인다.
수북한 잿빛 보지털, 그 사이에 분홍색 슬라임 페니반을 자연스럽게 착용하며 내게 다가왔다.
“아진이 보지, 잘 쓸게?”
“흡….”
애쉬가 침을 퉤, 뱉어 내 엉덩이에 문질렀다.
배려라곤 하나 없는 행동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면서도, 간질간질한 느낌.
스스로가 진짜 변태라고 생각될 정도로, 아찔한 쾌락을 느꼈다.
찔걱. 찔걱.
“아진이 똥구멍, 진짜 보지가 다 됐네. 침 좀 발라서 손가락으로 쑤셔주면, 금방 벌렁거리고 꽈악 쪼여오잖아.”
“…말이 좀….”
“그래도 흥분되지? 나도 변태는 아닌데, 그런 말 들을 때마다 흥분되더라고.”
“…….”
내가 공격을 할 때, 애쉬를 그런 식으로 매도를 했었다.
부들부들 떠는 반응이 귀여워서 시도 때도 없이 저질렀다.
그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다.
짜악!
애쉬는 내 엉덩이를 때리면서 속삭였다.
“변태새끼.”
애쉬가 뒤에 자리를 잡았다.
내 엉덩이를 쓰다듬으면서, 페니반을 슬쩍 갖다 대고 문질렀다.
살랑살랑 흔드는 허리 놀림에 내 자지가 발기하려고 했다.
정조대가 없었다면, 박히기 직전의 기대감으로 발기할 뻔했다.
“마주보고 넣는 게…. 네 표정이 보여서 훨씬 좋은데, 아쉽다.”
애쉬는 그리 중얼거리며 허리를 밀어 넣었다.
구멍에 삽입되어, 역행하는 페니반이 느껴졌다.
등허리가 꼿꼿하게 섰다.
찌걱, 찌걱.
“아진아, 기분 좋아?”
“…너, 같으면…. 읍…. 기분이, 좋겠어…?”
“난 너한테 박힐 때, 엄청 좋던데. 마왕이고 나발이고 다 집어치우고, 산속에 들어가 단 둘이서 살고 싶을 정도야. 그 정도로 미칠 것 같아서, 섹스도 함부로 못하겠어.”
자지에서 투명한 쿠퍼액이 꿀럭꿀럭 흘러나왔다.
두덩을 부딪치며 욕망을 드러내는 애쉬, 새어나오는 신음을 억지로 눌러 담았다.
“도대체 왜…. 윽, 학…. 아무런 느낌도, 읍…. 없잖아…. 왜, 박으려는 거야…?”
“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아파하는 것도 좋고, 느끼면서 참는 모습도 좋아. 하루 종일 나한테 매달아두고 박아대며 다니고 싶을 정도야.”
“…….”
애쉬는 내 허리를 잡고 페니반을 치댔다.
깊게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들락거리는 감촉에 오금이 저렸다.
퍼억. 퍼억.
“하읍, 나, 힘들어….”
“힘들어? 그런 모습도 보기 좋아. 사랑해, 아진아.”
애쉬가 내 머리를 잡고 고개를 돌렸다.
애쉬의 손에 이끌려 뒤를 보자마자, 말랑한 입술이 나를 덮쳤다.
츄읍, 츕….
키스에 열중하며, 페니반이 빠져나갔다.
애쉬는 맛이 간 얼굴로 혀를 내밀고 침을 빨아먹었다.
추잡한 키스가 이어졌다.
“푸하…. 강아진, 네 입술 존나 맛있어.”
애쉬가 씨익 웃었다.
고간에 대롱대롱 달려 있던 페니반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우리를 데리러 온 린이 보인다.
축축하게 젖은 자지를 어떻게 할 수 없어, 그대로 팬티와 바지를 올렸다.
찝찝하게 젖어갔다.
그렇게 계속 괴롭힘을 당하며 하루를 마쳤다.
중간에 야영지를 펼치고 저녁을 해치웠다.
밤이라고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애쉬는 잠에 들기 직전까지 나를 만지고 빨았다.
비앙카 때문에 하지 못한 것을 보상 받겠다는 듯이 집요했다.
“엉덩이 들어.”
애쉬 앞에 엉덩이를 내밀고 엎드렸다.
고양이보다 더 요염하게.
애쉬는 내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고 벌리며, 얼굴을 처박았다.
며칠은 굶은 난민처럼 허겁지겁 내 구멍을 핥기 시작했다.
츄릅, 츄릅. 츄르릅.
“흡…!”
바닥에 깔아둔 천을 꽉 부여잡았다.
페니반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 하반신을 덮쳤다.
허리를 치대는 것보다 얼굴을 문지르는 게 더 야하게 느껴졌다.
그것도 애쉬가 직접 내 뒷구멍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바닥에 머리를 박고, 애쉬에게 다 맡길 수밖에 없었다.
애쉬는 게걸스레 내 뒷구멍을 빨았다.
핥는 것도 모자라서 혀를 내밀고 밀어 넣었다.
“힘 빼.”
힘 빼라며 불알을 꽉 움켜쥐기도 했다.
그럴 때면 다리에서 힘이 풀려,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애쉬는 놓아주질 않았다.
쓰러지면 쓰러지는 대로, 자신의 몸을 뉘여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사정하지도 못한 채, 애쉬에게 유린당했다.
그렇게 밤을 보냈다.
“애쉬.”
“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애쉬가 내 불알을 빨고 있었기 때문에, 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아침부터 대체….”
“내 꺼, 내가 맛보겠다는데, 문제라도?”
당당하게 소유권을 주장하는 탓에, 할 말을 잃었다.
멍하니 자리에 누워 애쉬의 숨결을 느꼈다.
움찔움찔, 자지가 들썩였다.
정조대를 풀어달라고 애원을 했다.
안타깝지만 내게는 힘이 없다.
하루를 시작하고 룬이 위치한 유적으로 향했다.
오늘 종일 달리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는 길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애쉬의 장난감이 되었다.
조물조물 만져대는 손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기분 좋기는 하지만, 사정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약간 부족했다.
“도착했습니다! 지도에 표시된 곳입니다!”
마부가 소리쳤다.
하루 종일 달려서 유적에 도착했다.
아직 밖에는 해가 지지 않았다.
잘하면 룬의 시험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잠깐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다들.”
애쉬는 인원들을 대기시키고 유적으로 걸어갔다.
금방 무너지기 직전인 유적에는 어떤 룬이 잠들어 있을까.
애쉬가 사라지고, 린과 소우타가 내게 다가왔다.
“형, 괜찮아요?”
“뭐가?”
소우타는 나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어린 녀석에게 동정을 받으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 아니에요.”
차마 말을 꺼내기가 힘든 모양이다.
그런 소우타를 바라보는 린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린의 망상 속에서는, 소우타도 이미 메챠쿠챠 범해졌을지도 모른다.
누가 누구를 동정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들은 애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생각보다 꽤 오래 걸렸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야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유테론의 일꾼들이 야영지를 꾸렸다.
유적 밖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 때,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말을 타고 있는 모험가 파티였다.
“안녕하십니까?”
“저 사내는….”
앞장선 모험가의 얼굴을 본 빈센트가 얼굴을 구겼다.
“내게 정보를 준 모험가로군. 쯥, 낌새가 좋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