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꾼(7).
* * *
린이 지켜보고 있다.
척 보기에도 어린애처럼 생긴 린.
수인이라서 생긴 것보다 나이가 많다고는 하지만 약간 거부감이 생겼다.
애쉬에게 물었다.
“진짜 하려고?”
“응.”
애쉬는 내 자지를 품고, 아래에 깔아뭉갠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을 바꿀 생각이 없어보였다.
“애가 보고 있잖아.”
“쟤, 생긴 것만 저렇지. 소우타처럼 애는 아니야.”
애쉬가 피식 웃으며 린을 흘겼다.
애쉬의 시선에, 린이 움찔거렸다.
“수인이니까. 아마 스물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뭣도 모르는 소우타 속여서 낚아먹는 거겠지. 영계가 맛있잖아.”
애쉬는 혀를 날름거리며 비열하게 낄낄거렸다.
이 순간만큼은 용사가 아니라 흑마술사 같았다.
‘…얘가 나 말고 남자가 있나?’
원작에서는 주인공 루크 말고 썸이 없다.
웬만한 남자들은 애쉬의 성격에 혀를 내두르며 도망쳤다.
찝쩍거리다가도 화들짝 놀라서 런하는 것이다.
회귀를 했다고 해서 그 성정이 바뀌었을까?
애쉬의 순결은 내 자지가 뚫었는데, 영계라고 할 법한 남자를….
“그냥 관용적 표현이지. 내가 진짜 영계를 따먹어봤겠어? 응?”
“앜…!”
애쉬가 유두를 꼬집으며 내 잡념을 쫓아냈다.
“내가 너를 일찍 찾았으면, 영계 상태인 강아지를 먹어볼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참 아까워.”
애쉬는 턱을 쓸어내리며 투덜거렸다.
안타깝게도,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갑자기 이 세계에 떨어지니까.
애쉬가 아무리 회귀를 했다고 해도, 나와 시간 개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거 아, 아니에요. 용사님….”
린은 애쉬의 말을 부정했다.
자신은 소우타를 따먹으려는 변태가 아니라고, 있는 힘껏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럼 너 몇 살인데.”
“…그건….”
애쉬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
왜 말하지 못하는 걸까.
애쉬에게 깔린 상태로 린을 쳐다봤다.
눈이 마주쳤는데, 제법 민망하다.
내 자지는 여전히 애쉬의 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올해로 스, 스물여섯이에요.”
“……?”
린의 입에서 나온 숫자가 내 후두부를 세게 강타했다.
“스물여섯?”
린을 다시 쳐다봤다.
진짜 스물여섯인 거냐고, 눈빛으로 물었다.
린은 부정하지 않았다.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는 듯 내 시선을 느릿하게 피했다.
“아니, 스물여섯이면….”
“네…. 저, 저희 견족은 종에 따라 성장이 제각각 다른데요. 저는 이 모습이 성체….”
“나보다 누나잖아…?”
저 작은 몸으로 누나란다.
이제까지, 당연하게 동생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야, 강아지.”
“어…?”
애쉬가 갑자기 내 뺨을 잡고 고개를 돌렸다.
내 눈을 뚫어져라 째려본다.
“자지가 갑자기, 더 딱딱해지네? 이거 뭐냐?”
“…그게 뭔….”
“린이 너보다 누나라고 하니까, 꼴려? 응? 나한테 박고 있으면서 린 때문에 흥분한 거냐고.”
“아니, 그게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 그런 거지.”
흥분한 것은 아니다.
린의 몸을 보고 발기할 만큼 쓰레기가 아니다.
그냥 황당해서 그런 거다.
애쉬는 회귀를 했으니까, 가끔 누나 같아도 넘어간 것인데.
린까지 누나라고 하니 어이가 없어서 그랬다.
‘…비앙카도 나보다 나이 많지, 아마?’
이렇게 되면,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나보다 어린 친구는 소우타 하나뿐이다.
그것도 남자애.
이세카이 라이프가 이런 식으로 굴러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튼. 쟤도 마냥 어린 애 아니니까, 알 만한 거 다 알고 있다고. 남녀가 어떻게 사랑을 나누는지, 암수가 어떻게 번식을 하는지.”
애쉬가 내 종아리를 잡고 들었다.
허벅지까지 들리면서, 엉덩이가 들렸다.
이미 잔뜩 박힌 전적이 있어 그리 어색하지는 않았다.
애쉬는 잠깐 허리를 들고 자지를 놓아줬다.
그 뒤, 내 오금을 밀어 올려 허리와 허벅지가 닿게 만들었다.
페니반이라도 차고 있었다면, 정상위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자세였다.
“뭐하려고.”
“린한테 너 따먹는 거 보여주려고 하는데, 왜?”
“…이 자세로?”
“응.”
애쉬가 내 허벅지에 올라탔다.
허벅지 뒤쪽에 주저앉아, 배꼽 쪽으로 누운 자지를 쥐고 세웠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감이 왔다.
애쉬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 꼿꼿하게 세운 자지를 천천히 삼켰다.
따뜻한 보지가 자지를 감싸고 쪼여준다.
“박히는 건 아니니까. 나쁘지 않지?”
내 표정을 살핀 애쉬가 부드럽게 말했다.
확실히, 다르다.
똑같은 구도지만 느낌이나 기분이 달랐다.
페니반에 박히는 것도 이미 적응을 했으나 삽입 당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훨씬 좋았다.
남자는 보지에 박는 것이 자연의 섭리니까.
“아마조네스, 그 징그러운 년들이 남자를 이렇게 따먹는다 하더라고.”
애쉬는 뿌리까지 삽입한 상태로 등허리를 폈다.
애처롭게 흔들리는 내 다리, 발목을 손잡이 마냥 잡았다.
“린.”
“네, 넷…!?”
“강아지가 암캐처럼 따먹히는 모습을 그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줘야 한다? 강아지가 부끄러워해도, 우는 게 아니면 절대 눈 떼지 마.”
“…네…. 알겠어요, 용사님.”
두 여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다르게 생긴 두 사람인데, 지금 이 순간의 표정은 미묘하게 닮아 있었다.
린의 눈빛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소우타를 고른 것 보면 모르겠어? 린도, 남자 깔아뭉개는 걸 좋아하는 씹변태년이란 걸…?”
내 의문에 대답하듯 애쉬가 속삭였다.
찌걱. 찌걱.
그리고 엉덩이를 위아래로 찧기 시작했다.
“읏, 아.”
애쉬의 무게감이 허벅지를 두드린다.
내 하반신이 들썩거리고, 자지가 보지를 찌른다.
“하응, 하앙…! 존나 좋아, 강아지.”
애쉬는 쉬지 않고 허리를 놀렸다.
커다란 엉덩이가 내 허박지를 짓눌렀다.
철퍽. 철퍽.
애액이 넘쳐흘러 내 가랑이를 흠뻑 적셨다.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
린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겉보기에는 완전 애 같은 모습이라서, 자괴감이 계속 생겨났다.
따먹히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게 쪽팔렸다.
그러면서도 순간 안도감이 들었다.
적어도 박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했다.
“강아진, 하악…! 혀 내밀어!”
애쉬는 갑작스레 상체를 숙이고 내 턱을 붙잡았다.
허리를 튕기며 비비다가, 내 입술을 덮쳤다.
“하웁, 후움…! 츕…!”
애쉬의 혀가 입 안으로 파고 들어왔다.
지독하리만큼 해댄 덕분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혀 놀림.
“입 벌려.”
질척한 키스가 끝나고, 애쉬가 얼굴을 떼어냈다.
입술과 입술 사이에 찐득한 실타래가 늘어진다.
애쉬의 명령에 따라, 입을 벌렸다.
“베에….”
애쉬는 나를 내려다보며 침을 쭈욱 흘려보낸다.
나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삼켰다.
애쉬의 냄새가 몸속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느낌이다.
자신은 남자가 아니라서 사정할 수가 없다며, 이런 방식으로 나를 물들이겠다고 고집했다.
섹스 할 때마다 지랄염병을 해대는데 안 받아줄 수도 없고.
─ 너도 나한테 먹이잖아. 침이며 정액이며….
정액은 애쉬 스스로가 먹은 것이다.
임신하고자 하는 열망이 과하게 작용한 결과.
─ 먹어줘, 먹어줘, 먹어줘, 먹어줘, 먹어줘.
그런데 그것을 들먹이며 자신의 침을 먹어달라고 찡찡거렸다.
앙탈부리는 모습이 귀여워서 한 번 해준 것이 화근이었다.
그 뒤로는 툭하면 침을 먹이려 들었다.
키스할 때마다, 섹스 할 때마다….
“맛있어? 린이 보는 앞에서 침 받아먹고 있는데, 맛있어?”
당장 자세를 뒤집고 싶은데, 내게는 그럴 만한 힘이 없다.
애쉬가 강압적으로 나오면 얌전히 아래에 깔리는 것이 내 역할이다.
침대역전, 복수의 칼날을 갈면서.
“하아, 하읏. 흐윽, 하아앙…!”
애쉬의 아랫배가 바들바들 떨린다.
자궁구가 움찔거리며, 내 귀두를 콱 물었다.
하지만 금방 빠져나왔다.
애쉬가 허리를 통통 튕기면서, 자지를 뱉어냈기 때문이다.
“하아아앙…! 하앙…!”
푸슛. 푸슛.
후들거리는 다리로 몸을 겨우 지탱한다.
조수까지 뿜어대면서 혼자 절정에 이르렀다.
일부러, 참을 생각도 않고 느끼고 있었다.
나는 아직 사정을 못했는데.
“후으, 후으….”
애쉬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개운한 듯 맑게 게인 표정을 보니,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나도 쌀 수 있게 해주겠지.
약간 불안하지만, 린도 보고 있으니까.
사정을 시키고 싶겠지.
‘주인님, 싸고 싶어요!’
미리 말도 장전해두었다.
애쉬의 명령만 떨어지면, 곧장 사정을 애원하고 애쉬의 보지 안에 쌀 것이다.
그런데.
“……?”
애쉬는 내 자지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았다.
자기만 실컷 가지고 논 후에, 찬바람에 방치해두었다.
서서히 발기가 가라앉았다.
“애쉬?”
“흐흫. 린이 데리러 왔잖아. 돌아갈 시간이 됐대. 그렇지, 린?”
“뭐?”
나를 싸게 해줄 시간은 없다.
그러니까 돌아가겠다.
린을 핑계로 삼아, 그리 말하고 있었다.
애쉬가 내 불알을 살짝 움켜쥐었다.
금방 다시 발기하려는 자지에 마력이 스며들어왔다.
분홍색 정조대가 다시 형태를 갖추고 내 자지를 가뒀다.
“야!”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릴 내질렀다.
이대로 끝내면, 시발 어쩌자는 거야.
“요즘 들어 느끼는 건데. 강아지도 막 적응을 하더라고. 시키는 것도 너무 잘하고….”
“…….”
“싸게 해주세요! 하는 거에 너무 중독이 된 것 같아. 사정을 애원해도, 이제는 안 싸게 해줄 거야. 옛날에 기억나지? 불알에 정자 쌓아두던 날.”
“…이, 이잌…!”
몸을 힘겹게 일으켰다.
그런데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팔다리가 파르르르 떨렸다.
“도대체 왜, 왜 여기서 끝내는 건데? 어?”
“그냥.”
애쉬가 내 손을 잡고 일으켜주었다.
“혼자 애처롭게 낑낑거리는 모습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간질간질해. 아랫배도 꿍꿍 뛰고…. 이 느낌이 너무 좋아.”
“…….”
“그래서 내 맘대로 괴롭힐 거야. 지금도….”
애쉬는 자기 가슴팍을 지그시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진짜 미칠 것 같이 좋아. 그러니까 싸지 마. 못 싸게 할 거야.”
애쉬가 턱을 잡아 끌고 키스했다.
쪼옥, 말랑한 입술이 짧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가자, 린. 다들 기다리고 있겠어.”
애쉬는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입기 시작했다.
나는 뒤늦게….
옷을 입었다.
차라리 비앙카가 있었으면.
발정하게 해줬다면, 어쩔 수 없이 싸게 해줬을 텐데.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