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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여)용사가 집착함-51화 (51/109)

〈 51화 〉 태양뱀 사냥꾼(3).

* * *

“…자위를, 하라고…?”

“응.”

강아진은 애쉬의 입에서 나온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자위를 해보라는 괴상망측한 명령을, 단번에 이해하고 따르는 게 쉬울 리가 없었다.

“…왜?”

강아진은 물었다.

자신에게 이런 명령을 시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나는 네 몸을 보기만 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는 이유가….”

“내 마음이야.”

애쉬는 강아진의 말을 끊고 대답했다.

단호한 목소리 속에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기대감, 흥분, 강아진의 은밀한 치부를 더 자세히 보고 싶다는 열망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그러게. 누가 내 앞에서, 물의 정령이랑 섹스하래?’

어느 정도 가까워진 이후에, 발기에 대한 금제를 약간 해제했다.

시도 때도 없이 발기하고 아파해서 풀어주었다.

농담으로 한 번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자위할 거면 물의 정령을 한 번 써보라고.

그런데 강아진은 그것을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

물의 정령에게 여성의 음부를 재현토록 요구하고 헐떡거리면서 박아댔다.

─ 디네! 보지가 너무 쪼이는 거 아니야?

─ 으응! 우응!

철퍽철퍽철퍽철퍽­!

그 꼴을 애쉬가 보고 말았다.

강아진이 물의 정령 디네의 엉덩이를 잡고 정을 부딪치는 그 광경을.

그 참혹한 자위, 섹스의 현장을 목격한 순간.

애쉬는 이해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다.

혐오와 멸시 그 뒤에 따라온 감정은 호기심과 흥미.

가장 크게 느껴진 것, 확실하게 느낀 것은 강아진에 대한 소유욕이었다.

물의 정령 디네를 부숴버리고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왜 이렇게까지 그를 가지고 싶어지는 것인지, 애쉬는 그 이유를 전혀 몰랐다.

그래서 요구했다.

강아진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싶어서.

강아진 스스로, 주인을 위해 자신의 밑바닥을 보여줄 것을 말이다.

“빨리.”

애쉬가 재촉했다.

헐벗은 강아진이 주춤거리며 아랫도리를 가렸다.

도시에서 산책시킬 때도 봐왔던 모습이었다.

은근히 귀여워서 보기 좋았다.

“자위 하라고.”

“…….”

강아진은 한숨을 푹 내쉬며 자지를 손에 쥐었다.

수치스러운 상황에도 발기해버리고 마는 자신의 좆이 원망스러웠다.

“…너도 해.”

강아진이 말했다.

애쉬는 살벌하게 으르렁거렸다.

“뭐?”

“너도 자위하라고.”

“내가 왜? 맞을래?”

“…….”

강아진은 입을 꾹 다물고 자지를 흔들기 시작했다.

애쉬의 뺨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모닥불 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진짜 짐승 같네.”

“…….”

“내가 대신 해줘?”

“어.”

“싫어, 병신아. 내가 그 더러운 걸 왜 만져.”

강아진이 흙바닥에 정액을 뿌릴 때까지, 애쉬는 그의 자위를 감상했다.

용사 노릇을 하며 쌓인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아.’

보지에서 애액이 찔끔 새어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각인.

각인이 필요하다.

더는 물의 정령으로 자위하지 못하게.

* * *

솔라를 비롯한 사제들이 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애쉬가 소르톤 마을로 갈 것이라고,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애쉬에게는 태양뱀 독 원액이 필요하고, 태양뱀 독 원액을 받기 위해서는 소르톤 마을을 구해내야 했으니까.

애쉬는 의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거지?’

애쉬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꿰뚫고 있다.

애쉬에 대해 조사를 했다는 의미였다.

사실 거기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다.

교단 자체가 용사를 서포팅하고 뒤처리를 해주는 집단이니까.

애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아니었다.

모든 상황이 어우러지듯 굴러가고 있었다.

교단 마법사는 애쉬의 말을 무시하고 볼텐 지부로 이동하고.

교단은 그에 딱 맞게 정력에 좋은 태양뱀 독 원액을 준비해두었고.

필요한 미끼를 준비해서 애쉬라는 물고기를 낚은 느낌이었다.

“말은 왜 한 마리뿐이야?”

말을 확인한 애쉬는 솔라를 향해 짜증을 냈다.

솔라가 방긋 웃으면서 대꾸했다.

“교단에 여유 있는 말이 한 마리밖에 없습니다. 용사님과 남자친구분이 ‘함께’ 타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저희 교단의 말은 사람 둘을 태우고도 그 어떤 명마보다 빠른 속도를 자랑합니다.”

“…….”

솔라에겐 여유가 있었다.

애쉬가 개지랄하지 않으리란 확신이 엿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럼 어쩔 수 없네.”

“양해, 감사드립니다.”

서로 만족스러운 거래라도 한 듯 둘은 흡족한 미소를 주고받았다.

“강아지. 어서 타.”

“…나, 말 처음 타보는데.”

생각보다 높다.

생각보다 크다.

말을 가까이서 보니까 오금이 저렸다.

옆에 서있는데도 뒷발에 차이는 게 아닐까.

그런 걱정이 들었다.

솔라가 말했다.

“저희 교단의 말은 인간친화적인 성향을 지녔습니다. 보통 말들과 비교하기 힘들 만큼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죠. 사람이 원하는 것을 금방 눈치 채고 배려해줍니다.”

“마력 공유 되고 있으니까. 안 다쳐. 걱정하지 말고 올라타.”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내 몸에서 은빛 마력이 일렁였다.

은빛 마력, 천사의 상징.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인지 말은 내 곁에서 얌전히 서있었다.

둘이서 타는 게 맞는 걸까.

의문이다.

그렇다고 혼자서 탈 수도 없다.

나는 승마를 할 줄 모른다.

‘그렇다고 30분 거리인데, 마차를 타는 것도….’

마차보다 말이 더 빠르다.

차라는 짐 없이 사람 하나 업고 가는 것이 말에게도 편할 것이다.

말에 올라타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해봄직한 경험이라 생각했다.

“힘내, 강아지.”

애쉬가 내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긴장감 때문에 수치심이고 나발이고, 아무런 생각도 안 들었다.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제들만 아니었다면 애쉬의 스킨십을 눈치 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등자를 한쪽 발로 디디고 단박에 힘을 주어 다리를 차올렸다.

어정쩡하게 올라타서 말 몸통을 끌어안았다.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내 시야가 높아져 있었다.

“후우, 후우…!”

“잘 했어.”

애쉬는 가뿐하게 말 위에 올라탔다.

등자를 밟을 필요도 없었다.

제 발로 도약해서 날아올라, 깃털처럼 사뿐하게 내 뒤쪽에 앉았다.

푸히이잉­!

말이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몸을 튕겼다.

어부바 상태에서 자세를 바로 잡는 느낌이었다.

애쉬와 내 위치가 적당하게 고쳐졌다.

애쉬의 젖가슴이 내 등을 꾸욱 눌렀다.

자지가 발기했다.

애쉬가 일부러 통제를 풀어둔 것이다.

나는 애써 내색하지 않고 중얼거렸다.

“…말이 대단하잖아…?”

“그러게. 멍청한 편은 아니네.”

애쉬가 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고삐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페달의 역할을 하는 등자에는 내 발이 끼워져 있었다.

비켜주려고 하니, 그럴 필요는 없다고 한다.

솔라가 말했다.

“말이 스스로 생각할 줄 압니다.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냥 얌전히 타있으라는 말이리라.

“용사님, 잘 다녀오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좆같은 새끼들.”

애쉬는 솔라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태양뱀 독 원액을 구하기 위해 간다는 사실 속에 숨겨진 진실.

교단은 애쉬를 낚았다.

애쉬라고 그 진실을 모르지 않았다.

히이이이잉­!

말이 격하게 울며, 천천히 움직였다.

교단 지부에서 빠져나와 소르톤 마을로 향했다.

다그닥­. 다그닥­.

“어우, 야…. 오옥….”

몸이 격하게 흔들린다.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감각이 나를 바짝 얼어붙게 만들었다.

기마병이 왜 낙마하면 골로 가버리는 건지, 몸으로 깨닫고 있었다.

애쉬가 뒤에서 키득거리며 웃는다.

내 몸을 꼼지락꼼지락 더듬고 만져댔다.

“긴장하지 마. 왜 이렇게 굳어 있어.”

“…말에 타는 게 처음이라고.”

“내가 있잖아. 무서워 안 해도 돼. 이 말대가리도 똑똑한 것 같고…. 떨어질 일 없어.”

“…손이 왜 점점 내려가. 고삐 안 잡아?”

“네가 쥐어봐. 어차피 말이 알아서 갈 텐데, 체험이라도 해보라고.”

애쉬는 무책임한 태도로 내게 고삐를 넘겨주었다.

나는 어색한 동작으로 고삐를 틀어쥐었다.

무면허 라이더.

그 뒤로 음흉하던 손길이 노골적으로 변했다.

애쉬의 손이 내 바지춤을 들추고 깊숙하게 파고 들어왔다.

내 자지를 쥐고서 주무르며 사심을 채웠다.

“흡….”

“평소보다 더 딱딱한 것 같고 좋네. 확실히 태양뱀 독이 효과가 있나봐.”

조물조물.

“…진짜 존나 무서운 데, 그만하면 안 될까?”

“같이 타고 다닐 말을 한 마리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여. 강아지 승마술 연습도 할 겸, 프레소 백작한테 뜯을까? 어떻게 생각해?”

“아니….”

잔뜩 긴장한 상태로 고삐를 쥐고 있다.

흔들리는 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그런 상황 속에 애쉬라는 못된 손까지 추가 됐다.

히이이이잉­!

말이 내 처지를 비웃는 것 같았다.

우리는 예상보다 빠르게 소르톤 마을에 도착했다.

넉넉잡아 30분이었고, 실제로는 20분도 채 안 걸렸다.

그 20분 동안.

내 자지는 계속해서 애쉬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속옷은 강물에 몸이라도 담근 듯 푹 젖어버렸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마을.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애쉬가 말에서 내렸다.

“자, 얼른 내려와.”

아래에서, 애쉬는 팔을 활짝 벌리고 나를 불렀다.

“무서워, 강아지?”

“아니? 전혀?”

“그래?”

전혀 믿지 않는 듯했다.

푸히이이잉­!

말의 몸통이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마냥 크게 들썩였다.

놈이 빨리 내리라며 나를 닦달했다.

그 움직임의 의도가 대놓고 드러나서,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짝짝­.

“강아지.”

애쉬가 손뼉을 마주치고 팔을 벌렸다.

자기 품 안으로 뛰어내리라는 듯 활짝 웃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그래도 회귀까지 한 용사인데, 알아서 잘 받아주지 않을까?

어설프게 내리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반대쪽 등자에서 발을 빼내고, 냅다 애쉬에게로 몸을 날렸다.

애쉬는 능숙하게 나를 받아주었다.

무너지지 않는 굳건한 힘이 느껴졌다.

뭔가 엄청 든든했다.

땅바닥에 두 발을 디뎠다.

내 다리로 선다는 것, 얼마나 큰 기쁨인지 깨달았다.

나를 받아준 애쉬에게 감사하며, 바라봤다.

나와 눈을 마주친 애쉬가 입술을 주욱 내밀었다.

“뽀뽀.”

쪼옥­.

어렵지 않았다.

갑작스런 뽀뽀 요구도, 이미 많이 적응한 상태였다.

푸히이이잉­!

말이 울었다.

놈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놀리는 것만 같았다.

애쉬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모르게, 쓰다듬기 편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우리는 소르톤 마을을 둘러봤다.

크게 별 다른 일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유별나게 고요하다고 생각하면, 그리 특이한 것도 아니었다.

“저기네.”

애쉬가 집 하나를 가리켰다.

창고에 가까운 수준이었는데, 애쉬는 그 집을 향해 망설이지 않고 걸어갔다.

그리고 힘차게 문을 열어젖혔다.

나는 긴장하며, 애쉬의 뒤를 따랐다.

혹시 흑마술사의 흔적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흐….”

그런데 뭐야.

황금빛 액체가 담긴 병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태양뱀 독이, 이렇게 많아…!”

애쉬가 히죽 웃으며 태양뱀 독 원액들을 가방에 챙기기 시작했다.

그 탐욕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이었다.

쿠구구궁­.

그 때, 땅이 진동한다.

작은 마을을 감싸는 마법진이 펼쳐졌다.

“애쉬…! 밖에 마법진이…!”

애쉬를 불렀다.

애쉬는 내 말을 들은 체도 안 하고, 태양뱀 독 원액을 가방에 담고 있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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