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여)용사가 집착함-50화 (50/109)

〈 50화 〉 태양뱀 사냥꾼(2).

* * *

교단 볼텐 지부.

볼텐에서 제공받은 넓은 터가 교단만의 것이었다.

새하얀 기둥이 정렬하여 있고, 신상(??)이 중앙에 세워져 있다.

신전 같은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다.

고대 문화 유적지를 관람하러 온 기분이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중심에서부터 네 갈래로 뻗은 길.

그 길의 끝에는 각기 다른 형태의 건물들이 있다.

사제들이 머물고 생활하는 숙소도 있으리라.

“아, 시발. 안 간다니까.”

“…익숙한 좌표라서 그만….”

교단 마법사는 애쉬를 교단 볼텐 지부로 데리고 왔다.

갈 생각 없다고 말했는데도 애쉬의 말을 무시해버렸다.

“죄, 죄송합니다!”

교단 마법사가 호다닥 도망쳤다.

“지부장님! 용사님을 모셔왔습니다…!”

그가 도망친 방향에서 교단 사제들이 나오고 있었다.

한껏 갖추어 입은 모습을 보니, 작정을 한 것 같았다.

그 중 가장 앞에 서있는 사제가 교단 볼텐 지부의 장이리라.

“안녕하십니까, 용사님. 볼텐 지부를 담당, 관리하고 있는 솔라라고 합니다.”

볼텐 지부장은 애쉬의 앞에서 예의를 갖추어 인사했다.

그의 뒤에 도열한 사제들도 볼텐 지부장을 따라 허리를 숙였다.

극진한 공손함에, 나도 모르게 그들의 인사를 받고 있었다.

애쉬는 볼텐 지부장의 인사를 받지 않았다.

얼굴을 살벌하게 찡그리며, 불쾌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요즘 교단은 지원을 이딴 식으로 하나보네. 용사를 좆대로 부르고 말이야.”

“용사님께 필요한 것들을 여쭈어 보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사죄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솔라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여기, 교단 지부. 그냥 박살내고 싶은 거 겨우 참고 있어. 일 크게 벌이기 싫어서.”

사죄를 해도, 애쉬는 으르렁거릴 뿐이었다.

“그러니까 아가리 닥치고 꺼져.”

통보하듯 말한 애쉬가 등을 돌렸다.

내 목줄을 툭툭 당겼다.

나는 얌전히 애쉬의 뒤를 따랐다.

솔라는 허리를 숙이고 들지 않았다.

인사를 받아줄 때까지 기다릴 기세였다.

“용사님께서 필요로 하실 만한 물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희가 가지고 있는 물건, 룬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갖다 버려.”

애쉬는 볼텐 지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티끌만큼의 미련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뒤에서 솔라의 말이 들려왔다.

당당한 목소리로 애쉬를 붙잡았다.

“…남성 정력에 굉장히 좋은 물건입니다. 귀족들도 쉽게 구하지 못하는 물건인 것이죠.”

솔라의 말에, 애쉬가 제자리에 멈추었다.

발목이라도 붙잡힌 것 마냥 우뚝 섰다.

움직이지 않았다.

애쉬는 밖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다시 돌렸다.

솔라의 앞으로 걸어가며 되물었다.

“뭐? 어디에 좋은 거라고?”

“남성 정력에, 굉장히 좋은 물건을 구해놓았습니다. 저희 교단, 볼텐 지부에서만 얻을 수 있는 물건이죠.”

“그게 뭔데. 빨리 말해, 시발.”

“용사님께 꼭 필요한 물건이라 생각했습니다만…. 반응을 보니, 수습 사제들이 의미 없는 고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됐으니까, 얼굴 들어.”

애쉬가 인사를 받았다.

그제야 솔라가 상체를 들었다.

그의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애쉬의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까?”

“물건만 내놔. 너희 얘기 들어볼 생각 없어.”

“물건을 쓰기 위해서 꼭 들어두어야 하는 이야기입니다.”

“아, 시발.”

애쉬가 인상을 와락 구겼다.

귀찮은 일을 맡는 바람에 프레소 백작령으로 왔는데, 거기서 또 되도 않은 일을 억지로 떠안게 생겼다.

애쉬의 날 선 반응에도 솔라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태연한 태도를 유지하며 애쉬를 향해 말했다.

“일단 물건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불쌍한 그들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용사님께 생기도록 말이죠.”

솔라가 손짓을 보내자, 솔라의 뒤에 서있던 사제 하나가 무언가를 가지고 왔다.

두 손바닥을 모아 그 위에 얹고서.

물약 같은 무언가, 포션이라고 해야 할까.

손가락 크기의 아주 작은 병에 금빛 액체가 반쯤 담겨 있었다.

솔라는 사제에게서 금빛 물약을 건네받았다.

잘 보이지도 않는 내용물이 애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게 뭐야.”

“태양뱀이라고 아십니까?”

“태양뱀…?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애쉬가 아리송한 것 같은 반응을 보이자, 솔라가 설명을 덧붙였다.

“태양뱀은 볼텐 근처 숲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이한 뱀입니다. 황금빛을 띠는 뱀이죠. 그들에게 물리면 아주 치명적인 독이 몸속에 퍼지게 됩니다. 익스퍼트 단계의 성기사도 태양뱀에 물리면 쉽사리 해독하지 못할 정도죠.”

“…중요한 것만 말해. 그 뱀이랑 정력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데? 먹으면 남자한테 좋아?”

“태양뱀의 고기나 독을 섭취하면, 그대로 골로 갑니다.”

솔라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태양뱀의 독을 남성의 고환에 흡수시켜야 합니다.”

“독을 흡수시켜?”

“네.”

애쉬가 의문을 보이자, 솔라가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태양뱀에게서 채취해낸 독 원액을 희석시켜, 남성의 고환에 발라주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꾸준하게 바르면 효과가 배가 되죠.”

“네가 손에 쥐고 있는 게 태양뱀의 독 원액이고?”

“예. 맞습니다. 아주 구하기 힘든 물건이죠.”

애쉬의 눈에 노골적인 탐욕이 스며들었다.

주변 사제들이 놀란 눈으로 솔라를 쳐다봤다.

용사 애쉬를 낚아서 굴릴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운 장본인이 솔라인 듯했다.

그리고 그 시선의 종착점은 나였다.

왜인지 부끄러워졌다.

애쉬가 팔을 뻗었다.

“내놔.”

“예, 드리겠습니다.”

솔라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태양뱀 독 원액을 애쉬에게 넘겨주었다.

애쉬는 쥐꼬리만 한 태양뱀 독 원액을 바라보며 물었다.

“뱀 몇 마리 잡아서 독 짜내면 되는 건데, 뭐가 구하기 어렵다는 거야.”

“…태양뱀 자체를 잡는 것은 쉽습니다. 태양뱀이 아무리 빨라봤자, 마나를 다룰 줄 아는 성기사를 따돌릴 순 없습니다.”

“그럼?”

“독 원액을 채취하는 과정이 힘듭니다. 태양뱀이 만들어내는 독에 대한 면역력이 없으면, 태양뱀 독을 채취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

“…시발.”

애쉬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솔라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지만, 애쉬는 교단의 요구를 쉽게 알아차렸다.

“어디야.”

“볼텐 동쪽에 위치한 소르톤 마을입니다. 흑마술사가 숨어든 것까지는 알아냈으나, 그 이상은 무리였습니다. 교단 신성 마법으로는 도저히 찾아낼 수가 없더군요. 용사의 힘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걸리는데.”

“말을 타고 가면 삼십 분 정도 걸립니다.”

“…가깝네.”

애쉬는 나와 금빛 물약을 번갈아 바라봤다.

교단이 노리는 대로 휩쓸려가는 것이 짜증나지만, 뜻하지 않게 원하는 것을 얻어 기분이 좋은 듯했다.

“…일단 물건 테스트 해보고. 효과 없으면 안 가.”

애쉬가 꿍얼거리며 말하자, 솔라는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나를 향해 느릿하게 고개를 주억이며 엄지를 척 세웠다.

“효과는 확실할 겁니다. 교단 지부 내에 빈 방이 있으니, 그곳에서 시험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

잠깐 갈등하던 애쉬는 솔라의 제안에 마지못해 수락하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솔라가 앞장서서 걸었다.

사제들도 우르르 그 뒤를 따랐다.

애쉬는 얼굴에 떠오르는 웃음기를 애써 지우며 내 목줄을 당겼다.

우리는 교단 볼텐 지부의 건물 안으로 향했다.

“저와 사제들이 생활하는 숙소입니다.”

들어가자마자 투박한 형태의 홀이 우리를 반겼다.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광고라도 하는 듯했다.

“이쪽입니다.”

솔라는 1층 복도로 걸어가 방 하나를 내어주었다.

교단 지부에 방문한 손님들을 위해 만든 방이다.

교단에 방문하는 이들은 용사 파티 아니면 귀족일 테니, 그 방의 수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방으로 들어갔다.

나쁘지 않았다.

귀족들이 쓰는 방보다는 덜 화려했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방이었다.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았다.

“소르톤의 사람들은 용사님이 와주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테스트 해보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그냥 꺼져. 효과 좋으면 알아서 구하러 갈 테니까.”

“말을 준비해놓겠습니다.”

“알아서 해.”

솔라와 사제들이 물러났다.

말하는 것을 보니, 애쉬가 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했다.

끼익­.

문이 닫혔다.

방 안에는 나와 애쉬 둘만 남게 됐다.

애쉬는 마른 입술을 혀로 적시며 내게 다가왔다.

소중하게 쥐고 있는 태양뱀 독 원액이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감정’에 실패하였습니다.]

내 ‘감정’으로 읽을 수 없는 레벨의 물건이었다.

“강아지. 바지 벗어.”

초승달처럼 휜 애쉬의 눈에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슬며시 벌어지는 입술 때문에 멍청해 보이기까지 했다.

‘내 정력이 그렇게 중요해?’

애쉬는 남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귀찮은 짓 싫어하는 애쉬가 가장 중요한 자신의 감정을 죽였다.

교단이 보여준 물건에 혹해, 교단의 꿍꿍이를 따르려고 했다.

나는 얌전히 바지를 벗고 속옷을 끌어내렸다.

각인에 의한 발기통제가 해제되고, 내 자지가 천천히 발기되기 시작했다.

똑똑똑­.

─ 원액을 희석시킬 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회복 포션과 함께 희석하면, 더욱 흡수율이 좋습니다.

“방 앞에 두고 가.”

─ 예.

바깥에서 점차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렸다.

애쉬는 방문을 열고 문 앞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양동이와 회복물약을 챙겼다.

라텍스 장갑 한 쌍도 양동이에 걸쳐 있었다.

회복물약은 병 외관을 보고 그 등급을 알 수 있는데, 무려 최상급의 회복물약이었다.

내 정력을 위해 뜯겨나간 팔도 붙여준다는 최상급 회복물약을 쓰려고 했다.

너무 과분한 거 아닌가?

“스읍, 다 섞어서 쓰면 되는 거겠지?”

애쉬가 장갑을 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빈 병에 태양뱀 독 원액을 옮겨 붓고, 물과 회복물약으로 희석했다.

아무리 섞어도, 태양뱀 독이 지닌 황금빛의 색은 옅어지지를 않았다.

“강아지, 이리 와서 자지 내밀어. 차렷.”

애쉬의 앞에 차렷 자세로 섰다.

“읏….”

“뭔가 느껴지면 바로 말해줘.”

애쉬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내 자지를 훑어봤다.

태양뱀 독을 손에 묻혀, 내 불알에 바르기 시작했다.

후끈한 열기가 불알을 통해 흡수되는 것이 느껴졌다.

“아…!”

“어때?”

애쉬가 내 불알을 움켜쥐고 조물조물 마사지하며 물었다.

나는 느껴지는 감각을 그대로 말해주었다.

“아래가 뜨겁고 이상한 게 흡수되고 있어. 그게 엄청 선명하게 느껴져.”

애쉬는 내 말을 예상했다는 듯이 흡족하게 미소 지었다.

“태양뱀, 어디서 들어본 것 같더라니…. 이런 식으로 얻게 될 줄은 몰랐어. 이게 있으면 일주일 동안 묵힐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꾸준히 발라주면, 나중에 아기 만들기에 도전해 봐도 되지 않을까. 흠….”

“…하자.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어. 열심히 할게.”

“아, 지랄하지 마. 병신아.”

애쉬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잔뜩 흥분한 내 모습이 우스운 듯했다.

그러면서도 태양뱀 독을 바르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네 좆은 언제든 박을 준비가 됐겠지. 근데 네 아기씨는 준비가 덜 됐어. 내 자궁에 싸자마자, 씨가 증발해버릴 거라고. 그러면 의미가 없어.”

“…….”

“그나마 일주일 묵혀야 비벼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이게 있으면 일주일에서 조금 줄일 수 있을 거야.”

“…그럼 지금은 안 되는 건가?”

“안 되지.”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참을 수가 없다.

이렇게 발기 시키고 만져주면서 싸지는 못하게 한다는 것이 화가 난다.

“와…. 불알이 존나 빵빵해지네.”

애쉬는 내 자지를 관찰하며 중얼거렸다.

터질 듯이 부푼 불알을 톡톡 두드리며 가지고 놀았다.

그 눈빛에는 놀란 감정이 스며들어 있었다.

남은 태양뱀 독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발랐다.

이도 저도 못한 채, 나는 성고문에 가까운 치료행위를 견뎌냈다.

애쉬가 들고 있던 희석용액이 바닥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흡수시킨 후, 애쉬는 빈 병을 흔들며 끝났음을 내게 알려주었다.

“후우, 한 병 다 썼다. 이제 구하러 가야겠네.”

“…하, 한 발 안 빼줘?”

“이대로 묵혀야…. 유테론 딸내미 생일 연회 전에, 한 번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기 만들기를?”

“응.”

애쉬가 그것 말고 뭐가 있냐는 듯 당연하게 대답했다.

그 표정에 거짓이 느껴지지 않았다.

며칠만 참으면….

─ 어서와, 아진아….

─ 이제 그만, 넣어줘….

─ 아앙, 앙! 아진아…!

침대 위에 다소곳하게 누워 있는 애쉬가 보인다.

뽀얀 나신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나는 탐스러운 과실을 손에 쥔다.

핏줄이 도드라져 보일 만큼 성난 자지를 애쉬의 속에 밀어 넣고, 천천히 허리를 흔든다.

애쉬는 나를 끌어안고 애타게 신음하며 내 정액을 애원한다.

“후우….”

성욕을 성욕으로 참아낸다.

이이제이(?).

발기가 서서히 줄어든다.

야한 장면을 상상하고 있음에도, 내 자지는 발기를 통제했다.

애쉬가 신기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더 귀찮게 굴 줄 알았는데, 의외네.”

“나는 성욕에 지배당하지 않아. 성욕을 지배하는 남자지.”

“…병신.”

애쉬는 피식, 실소를 흘리며 말했다.

“싸게 해달라고 했으면 싸게 해줬을 텐데…. 정력이 좋아졌는지, 즉각적인 변화를 확인하려면 사정을 한 번 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에?”

“그런데 스스로 참다니, 대단해.”

“아뇨, 아뇨. 잠깐만요.”

내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애쉬가 내 속옷과 바지를 입혀주었다.

그리고 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칭찬했다.

“기특하네, 우리 강아지.”

“자지 터질 것 같아. 한 번만 싸게 해줘.”

“성욕을 지배하는 남자라며. 든든한 모습, 끝까지 유지해야지.”

내 자지는 더 이상 발기되지 않았다.

발기 통제가 시작된 것이다.

애쉬는 내 부탁을 무시하고 방문을 열어젖혔다.

나가자는 무언의 표시였다.

눈물을 찔끔 머금고, 나는 애쉬의 뒤를 따랐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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