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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여)용사가 집착함-49화 (49/109)

〈 49화 〉 태양뱀 사냥꾼(1).

* * *

“식사 하시지요. 용사님.”

고라 유테론은 첫 환대 때와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호탕하리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유순한 목소리로 애쉬를 이끌었다.

손바닥 뒤집듯 달라진 태도는 속에 품은 목적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조금 더 사적인─.

애쉬는 거기서부터 거부감을 느꼈다.

‘짜증나네….’

표정을 구기며 자리에 앉았다.

하녀들이 근사한 식사를 내어왔다.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고 고라 유테론을 노려봤다.

혼자서 외로이 식사를 이어가던 고라 유테론이 멋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용사님께 부탁이 있습니다.”

“뭔데. 빨리 말해.”

원래라면 좆이나 까라며 중지를 세워주고, 진즉에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을 것이다.

누구를 죽였든 간에, 자신의 평판이 망가지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옛날의 애쉬, 회귀 전의 애쉬였다면….

지금의 애쉬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악인을 죽이는 것은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 된다.

용사가 죽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아주 작은 충격 정도는 받겠지만 허용범위 안이다.

노예상인, 뒷골목 깡패, 배신자 용병, 찝쩍대는 용사까지.

‘용사는 애매하네.’

아무튼.

하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을 죽인 것은 아주 심각한 일이었다.

회귀 전의 애쉬에겐 문제가 아니지만 회귀 후의 애쉬에겐 문제가 됐다.

그래서 유테론 남작을 상대로 고개를 숙였다.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암묵적인 거래가 이루어졌다.

“제 딸아이를 프레소 백작가에 시집보냈습니다. 벌써 반년 전의 이야기죠.”

“자잘한 설명은 떼어놓고, 원하는 것만 말해. 귀족들 정쟁에 대한 내용이면, 못 들어주니까 알아서 선 지켜.”

“화끈해서 좋습니다. 용사님께 피해가 가는 것들은 아니니까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고라 유테론은 원하는 바를 천천히 풀어냈다.

최대한 내용을 잘라냈는데도 꽤 길게 이어졌다.

애쉬는 고라 유테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가문 간의 시답잖은 알력다툼이 꼴도 보기 싫었다.

‘이게 다 강아지 때문이야.’

다시는 헛짓거리 못하도록.

돌아가서 아주 그냥 혼쭐을 내주리라.

* * *

약 10분 정도, 애쉬의 보지를 핥았다.

애쉬가 발기 제한을 풀어주었다.

자지에 피가 잔뜩 고였다.

탱탱하게 부은 귀두는 찐득한 쿠퍼액을 토해냈다.

손은 바닥에 붙이고 가랑이에 코를 박았다.

개처럼 얌전하게 꿇어앉아 애쉬의 보지를 핥았다.

“흐응, 하앙…. 강아지….”

“츄릅, 츄읍. 꿀꺽. 네에….”

“맛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맛있었다.

히로인 보지라서 그런가, 아무리 빨아도 질리지가 않았다.

이가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애쉬가 내 귀를 살짝 꼬집으며 입술을 내밀었다.

“뽀뽀.”

쪼옥­.

나는 몸을 일으켜 애쉬에게 입술을 맞추었다.

붉게 물든 뺨이 격하게 들썩거렸다.

애쉬가 후끈한 숨결을 뿜어냈다.

“…어떻게 생각해?”

“뭐를?”

“유테론 남작의 부탁. 예언자로서 뭔가 꺼림칙한 부분 안 느껴져?”

애쉬는 나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진심으로 묻고 있는 얼굴이라 다급하게 답을 지어낼 수밖에 없었다.

‘프레소 백작…. 프레소 백작….’

원작을 읽었다.

그 지식을 활용하면 예언자 흉내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내 기억을 최대한 되짚어봤다.

프레소 백작가에 시집간 유테론 남작의 딸.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애초에 이 시즌에는 작은 마을이나 돌아다닐 뿐이야.’

원작의 서사는 주인공 용사 루크를 따라간다.

루크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에는 가문 단위의 사건을 겪어보지도 못한다.

“아.”

“뭔가 보여?”

내 말을 기다리면서, 애쉬가 내 팔을 잡아 이끌었다.

나를 침대에 앉히고 내 가랑이 사이로 들어와 꿇어앉았다.

“읏….”

투명한 액으로 번들거리는 귀두를 감싸 쥐었다.

애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내 자지를 훑기 시작했다.

찌극­. 찌극­.

찐득한 쿠퍼액이 애쉬의 손바닥과 마찰하며 야한 소리를 터트렸다.

나는 아래에서 느껴지는 쾌감을 꾹 참으며 말했다.

“…프레소 백작. 유테론 남작 딸내미가 삼남에게 시집을 갔다고?”

“응. 시집간 딸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하네. 일주일 뒤에 있을 딸의 열일곱 생일 축하 연회에서 말이야.”

“그런 거 귀찮아하잖아. 수락했어?”

애쉬가 축 늘어진 불알을 손에 넣었을 때, 나는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괜한 질문을 했구나.

“미안….”

애쉬는 덤덤하게 내 자지를 주무르고 불알을 굴려댔다.

“네가 일을 키워버려서 무조건 가야 해.”

“…반성하고 있어요.”

“반성해야지. 각인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진짜 심하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괜히 귀찮은 일을 떠안은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다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며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었다.

‘…이것이 엄마의 마음…?’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느껴졌다.

가슴 한 구석이 포근해진다.

“…싸게 해주면 안 돼요?”

“안 돼.”

사정감이 오르면 귀신 같이 손을 멈춘다.

부글부글 끓던 정액이 갑자기 식으면서 불알 안에 쌓이는 느낌이다.

엄마고 나발이고, 그냥 좆같은 년이었다.

“유테론 남작이 자기 딸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것은…. 삼남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본다는 건데, 말이 되는 소린가?”

“장남이랑 차남이 병신 되면, 불가능하진 않지. 근데 왜 자꾸 존대랑 반말을 오고가? 단 둘만 있을 때는 나를 주인님이라 생각하라고 말해주지 않았어?”

“주인님.”

“…실컷 할 말 다 하고 뒤에 주인님 붙이면 다야? 뭐,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네.”

다시금 재개되는 애쉬의 마사지를 느끼며 곰곰이 생각해본다.

‘…딱히 큰 사건사고가 없는 것 같은데.’

흑마술사가 등장하는 지역인가.

아니다.

따로 일을 저지르는 가문인가.

아니다.

프레소 백작가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

그 말은 즉, 있는 듯 없는 듯 흘러가는 가문이란 뜻이다.

유테론의 부탁.

그 난이도를 가늠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꿀이란 생각 밖에 안 든다.

“…그냥 가서 생일날에 연회만 참석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아, 그런 거 싫어하지?”

“잘 아네. 내가 딱 질색하는 개짓거리들인 거.”

애쉬는 인상을 팍 찡그렸다.

연회에 참석해야 된다는 사실이 못내 좆같은 듯했다.

“가문 안주인도 아니고 삼남 마누라 생일일 뿐이니까. 생각보다 많이 안 오려나?”

“프레소 백작가와 안면을 트고 싶은 가문들은 들르겠지. 프레소 백작령이 어디쯤에 있는지 알아? 주인님?”

나를 힐끔 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뒤늦게나마 주인님 호칭을 붙였다.

애쉬는 어딘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듯 시원찮은 눈빛으로 빤히 노려봤다.

그래도 다행히 그냥 넘어가주었다.

“아, 짜증난다. 내가 왜 귀족들이 하는 짓에 장단을 맞춰줘야 되는 건데.”

“…스미마셍, 고슈진사마.”

“좆같은 일본어 좀 작작 써, 병신아. 아오 진짜, 나를 왜 이렇게 빡치게 하지?”

“히잌…!”

애쉬가 팔을 치켜들어 나를 때릴 기세로 뻗었다.

그렇다고 해도 진짜 패거나 하지는 않았다.

애쉬는 내 눈앞에서 주먹을 멈추었다.

“…고슈진사마, 한 번만 더 이 지랄 염병 떨고 하면…. 메이드 옷 사와서 입힐 거야. 분명히 경고했어. 다시는 하지 마.”

“…….”

절대 하지 않기로 맹세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자지를 내어주었다.

고문 아닌 고문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라 버틸 만했다.

애쉬와의 아기 만들기 임신 섹스를 떠올리며 사정하고 싶은 욕구를 참아냈다.

자지는 애쉬의 침과 내 쿠퍼액으로 반짝거렸다.

얼핏 보명 퉁퉁 부어있는 것 같기도 했다.

“나중에 털을 싹 다 밀어버려야지.”

“…예…?”

제모제한구역 블랙벨트가 해제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랑스러운 털들에게 사형선고가 떨어졌다.

사내대장부의 풍성한 자지털이 보들보들한 민둥산 애기고추로….

눈물이 앞을 가린다.

“끝.”

한 시간의 체벌이 끝났다.

고생한 자지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만져주는 손길이 없으니 금방이었다.

“내일 당장 출발할 거야.”

“이번에도 둘이서만 가?”

“굳이 우르르 갈 필요가 없지 않아?”

용사 애쉬를 제외하면 전부 있으나 마나한 전력이다.

애쉬 입장에선 데리고 다닐 이유가 없었다.

“그건 그렇긴 한데.”

“걔들도 유테론에 있는 게 나을 거야. 도시에서 위험하지도 않고, 좋아할걸?”

“…그럼 나도 유테론에 있으면 안 되나?”

“뭐?”

“라고 할 뻔. 아앜…!”

애쉬가 내 귀를 잡아당겼다.

“진짜 되도 않은 소리 하지 마, 강아지.”

“안 할게. 진심.”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애쉬는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내 말을 전혀 믿지 않는 눈빛이었다.

“…널 믿느니 마왕 바알을 믿지.”

“그 정도야?”

애쉬가 등을 돌렸다.

내 물음에 대답도 안 해주고 냅다 욕실로 가버렸다.

나는 멍하니 애쉬의 뒷모습을 바라만 봤다.

각자 차례로 씻은 다음, 몸을 말리고 침대에 누웠다.

푹신푹신한 이부자리를 느끼며 편안하게 잠에 들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애쉬 때문에 마냥 편안하지만은 않았다.

다음날.

교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 교단 텔레포트 마법사가 유테론 남작 저택에 찾아왔다.

“애쉬 용사님을 위해서, 교단은 어떠한 자원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좋네. 의욕이 생겨.”

말과 다르게 썩 의욕적인 표정은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지원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교단 마법사의 생색이 달갑지 않은 듯했다.

어찌됐든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프레소 백작령에서 시간 보내다가 유테론 아가씨 생일 연회에 참석하면 되겠네.”

완벽한 플랜을 세웠다.

이 이상으로 괜찮은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쉬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

백작령에서 보낼 시간들을 떠올리며 흐뭇하게 웃음 지었다.

“용사님, 딸아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알았으니까. 작작 좀 해. 왜 자꾸 지랄이야.”

유테론 남작이 마지막에 말을 걸었다.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말에, 애쉬가 짜증을 냈다.

“아하하, 죄송합니다. 용사님께서 어련히 알아서 해주실 텐데, 제가 조급했습니다.”

“…….”

유테론 남작은 멋쩍게 웃으며 물러났다.

말 속에 비수가 날카롭게 빛났다.

괜히 찔려서 얌전히 있었다.

교단 마법사가 텔레포트를 준비했다.

마나가 주입되면서 진이 펼쳐졌다.

빈센트, 린과 소우타가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었다.

얼떨결에 일주일의 자유 시간을 또 얻게 되었다.

“용사님! 무사히 다녀오세요!”

“다치지 마세요!”

린과 소우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배부르고 등 따시니, 행복할 수밖에 없다.

교단 마법사가 물었다.

“프레소 백작령…. 프레소 백작의 저택으로 가면 되겠습니까?”

“아니. 백작령 근처 소도시로 가자. 가자마자 프레소 백작, 장남에, 차남에, 으, 만나기 싫어. 근처에서 조금 쉬다가 갈래.”

애쉬는 일말의 고민조차 하지 않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백작령의 소도시, 볼텐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빨리 가.”

“그곳에 교단의 지부가 있습니다. 들러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으실 겁니다.”

“안 가.”

“…예, 이동하겠습니다.”

휘황찬란한 마력이 나를 감쌌다.

교단 마법사는 곧바로 프레소 백작령 소도시 볼텐으로 이동했다.

“아, 시발. 안 간다니까.”

“…익숙한 좌표라서 그만….”

정확히는, 볼텐의 교단 지부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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