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 죽음을 거부하는 까마귀(11).
* * *
마차는 쉴 틈 없이 달렸다.
빈센트가 말들을 거칠게 몰아세우고 있었다.
애쉬의 손은 계속해서 내 자지를 괴롭혔다.
죽을 수도 있다는 긴장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발기하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당장 정조대를 풀어줬으면 좋겠다.
아슬아슬하게 중간쯤 발기한 상태가 너무 괴로웠다.
“읏, 아….”
“강아지, 여기로 올라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쉬는 제 허벅지를 두드리며 올라오라 명령했다.
잠깐 망설였다.
앞에는 루기우스 옆에는 린과 소우타가 있다.
지금까지 이미 수십 분 동안 우스운 꼴을 보이고 말았지만, 나에게도 놓고 싶지 않은 자존심이란 게 있었다.
“어서.”
애쉬는 내 불알이라는 치명적인 인질을 쥐고 있는 상태다.
애쉬가 손에 힘을 주면 따를 수밖에 없다.
내게는 자유의지라는 게 없었다.
나는 얌전히 애쉬의 말에 따라 허벅지 위에 앉았다.
앞에 루기우스가 훤히 보인다.
수치심과 동시에 멀미가 훅 올라왔다.
덜컹거리는 투박한 승차감이 문제였다.
“욱….”
“이제 좀 괜찮지?”
그 때, 선선한 공기가 밀려왔다.
애쉬의 성검이 상쾌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확실히 나아졌다.
컨디션이 완전 회복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금 전보다는 훨씬 괜찮아졌다.
“그만….”
“안 돼. 내 긴장을 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어.”
애쉬는 되도 않은 이유를 들먹이며 나를 끌어안았다.
애쉬의 풍만한 젖가슴이 내 등에 닿아 뭉개졌다.
“아으, 윽…. 그럼 정조대라도 풀어줘, 제발….”
“안 쌀 자신 있어?”
“…앞에 게이 있잖아. 절대 못 싸….”
“이해는 안 되는데, 뭔가 목소리에서 의지가 느껴지네.”
게이 앞에서 발기하는 것도 쪽팔린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발기라도 하고 있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아, 염치 불구하고 애쉬에게 빌었다.
애쉬는 잠깐 고민한 후 품에서 정조대 열쇠를 꺼냈다.
“절대 싸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엔 절대 안 봐줘. 진심이야.”
“알았어. 그냥, 아파서 그래.”
애쉬가 나를 끌어안고 자지를 만지작거렸다.
정조대 자물쇠에 열쇠를 끼워 넣고 돌렸다.
철컥.
자물쇠가 해제되고 정조대가 열렸다.
“하아, 진짜 존나 시원하다.”
게이 앞이란 것도 잊고 쾌감으로 뒤덮인 숨결을 내쉬었다.
신음이 절로 나왔다.
“후우으….”
본격적이라는 듯 애쉬는 두 손을 쓰기 시작했다.
정조대가 해금되자마자 애쉬의 스킨십 농도도 짙어졌다.
한 손으론 불알을 쥐고 주물럭거린다.
남은 한 손은 귀두를 감싸고 비벼댔다.
“야, 윽…! 쌀 것 같아, 살살…. 천천히…!”
“나한테 부탁하지 말고 네가 참아.”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애쉬는 전혀 멈춰줄 생각이 없는 듯 야릇하게 손을 놀렸다.
“큭, 흡…! 훅! 후욱…!”
이를 악물고 똥구멍에 힘을 줬다.
눈을 부릅뜨고 버티기 시작했다.
말했다시피 게이 앞에서 사정할 순 없다.
여자인 애쉬에게 괴롭힘 당하는 것까지는 스스로 이해할 수 있지만 게이가 보고 있는데서 싸지르는 건 절대 납득 불가능하다.
“…이걸 참네?”
의외라는 듯 놀란 애쉬가 대딸을 멈추고 자지에서 손을 뗐다.
애쉬의 손은 찐득한 액으로 범벅이었다.
내 자지는 당장에라도 터질 듯이 부풀었다.
“시발, 시발….”
해냈다.
이겨냈다.
애쉬에 대한 항쟁에서 승리했다.
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 꼴을 당하고도 체면을 지켰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게이 앞에서 싸지 않았다.
그것으로 만족….
“자아, 다시….”
애쉬가 자지를 감싸 쥔다.
두 손으로 기둥을 잡고 훑을 준비를 한다.
순간 아찔한 감각이 내 등허리를 강타했다.
이대로 가면 마차 안에서 싸지르고 말 것이다.
“잠…!”
“…흑마술사를 어떻게 사냥할 생각이지, 용사?”
애쉬에게 그만해달라고 말하려는 순간 루기우스가 말을 꺼냈다.
애쉬는 내 자지를 쥔 상태로 루기우스에게 대답했다.
“어떻게 사냥하긴…. 놈이 나타나도록 만들어서 성검으로 죽일 생각인데?”
“내 말은 어떻게 나타나도록 만들 거냐는 말이다. 그 놈이 바보도 아니고, 용사인 네 앞에 나타나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루기우스는 집요하게 애쉬를 물고 늘어졌다.
아주 잠깐 시선이 마주쳤는데 나를 위해 질문하는 것이란 걸 알게 됐다.
‘이 게이 새끼가….’
치욕적인 사정을 피하기 위해 게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치욕적이다.
그 도움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는 처지가 서글펐다.
애쉬의 목소리가 커졌다.
짜증이 살짝 섞여 있었다.
“다 생각이 있으니까, 넌 고기방패 역할이나 하면 돼. 마차 몰고 있는 노인네랑 같이 얘들 지켜주기만 된다고.”
“흑마술사와 가시 까마귀 용병대장 사이에 커넥션이 존재한다면, 지금 우리가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다.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하.”
루기우스의 말이 길어질수록 자지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애쉬는 루기우스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느릿하게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애쉬…?”
“너희 대가리로 생각하고 있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대놓고 끼어 들어서 방해하고 말 같지도 않은 걸로 시선 돌리고. 이 시발새끼들이 적당히 해야지….”
“잠깐, 잠깐만….”
“안 되겠다. 강아지, 넌 벌 받아야겠어.”
“…내가 왜, 무슨 잘못을 했다고! 허읍…!”
애쉬의 손이 웃옷을 들추고 안으로 들어왔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꾸물거리며 비집고 올라와 내 가슴을 더듬거렸다.
유두를 만지는 것 자체는 아무런 느낌도 없지만, 이질적인 감각 자체가 색다른 쾌락으로 다가왔다.
애쉬는 손을 쉬지 않고 움직이며 으르렁거렸다.
“강아지. 자지에 침.”
“침…?”
“린!”
멍청하게 알아듣지 못하자 애쉬가 린을 불러냈다.
“네, 네!”
“강아지 자지에, 걸쭉하게 침 한 번 뱉어봐.”
“야, 애쉬! 애한테 뭘 시키고 있는 거냐?”
옆에 앉아 있던 린이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다가와 내 자지를 빤히 내려다봤다.
슬쩍 고개를 드는 린과 시선이 마주쳤다.
어색한 눈빛교환이 이루어졌다.
애쉬가 린을 노려본다.
“뭐해?”
“요, 용사님 손에 묻을 텐데요….”
“괜찮으니까, 그냥 뱉어.”
애쉬의 재촉에 린이 다급하게 움직였다.
린은 고개를 쭉 빼고 입술을 내밀었다.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자지를 정확하게 조준하고 조심스레 침을 떨어뜨렸다.
입술 끝에 맺힌 침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자지에 묵직하게 닿았다.
“됐어, 돌아가.”
“넵.”
린이 제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읏! 아!”
애쉬는 린의 침을 윤활제 삼아 자지를 훑었다.
골고루 묻은 침은 매우 미끌미끌해 원활한 마찰운동을 도왔다.
챱챱챱챱.
진짜 대딸이 시작됐다.
이 기세라면 당장 사정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애쉬, 애쉬! 왜 이러는 거냐고, 말을 해!”
“내가 말했지. 시발, 나 조종하려 하지마라고.”
“언제 조종하려 했다고 그러냐? 나 진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아가리 닥쳐! 내 말 어기고 또, 저 게이 새끼랑 짜고 나 방해했잖아!”
작정한 애쉬가 내 귀두를 마구 문질렀다.
어디를 만져야 빠르게 짜낼 수 있는지 아는 손놀림이었다.
“내가 너 가지고 놀겠다는데, 왜 저 새끼가 지랄이야? 넌 왜, 게이 싫다는 새끼가 가만히 있는 거지? 내 손이 더 싫다는 거야?”
“나, 나 진짜 쌀 것 같아. 그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누가 네 주인인지 알려줄게. 싸버려, 싸버리라고 개새끼야. 일부러 싸라고 하는 거니까.”
“제발, 한 번만 봐줘라. 게이 앞에서 쌀 순 없다고…!”
“게이한테는 포상이잖아. 너 도와준 대가로 한 발 줘버려, 그냥.”
키득거리며 웃는 애쉬 때문에 소름이 오도도 돋았다.
나는 애쉬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다.
하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미친년아! 그만 하라고!”
“…미친년? 오냐, 미친년이 뭔지 제대로 보여줄게.”
“윽…!”
챡챡챡챡.
애쉬의 손이 자지를 위아래로 훑었다.
유려하게 들어가는 손목 스냅에 귀두가 탱탱하게 부었다.
불알 안에 가득 쌓인 정액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읍…!”
등허리가 꼿꼿하게 펴지고 엉덩이에 힘이 빡 들어간다.
자지를 짜내는 손놀림에 자지를 맡기고 정액을 힘차게 뿜어냈다.
바로 앞에 게이가 있든 말든.
마차 안에 린과 소우타가 있든 말든.
쾌락을 참지 못하고 싸질렀다.
푸슛. 푸슛.
“흣, 아…!”
꿀럭. 꿀럭.
수치심에 눈물이 찔끔 나오려는 순간, 애쉬의 손바닥이 보였다.
애쉬가 제 손을 펼쳐 귀두 앞을 받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이에게 뿌려질 뻔 했던 내 정액이 애쉬의 손 위에 한가득 고이고 있었다.
“아, 묵혀서 나중에 내 안에 싸야 한다니까. 아오, 강아진. 괜히 짜증나게 해가지고.”
애쉬는 허벅지를 튕기며 나를 밀어냈다.
꾸덕꾸덕한 정액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다행, 이다….”
애쉬의 반응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게이에게 싸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머리가 더 이상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다행이긴 뭐가 다행이야. 이 아까운 걸 어떻게 할 건데.”
“…다시 안 싸고 참으면….”
“잘도 참겠다, 이 개새끼야!”
애쉬가 정액 묻은 손을 휘두르려 했다.
나는 어떻게든 피하려고 몸부림 쳤다.
차라리 게이에게 뿌렸으면 뿌렸지, 내가 싼 정액을 맞고 싶진 않았다.
다행히도 애쉬가 제 손을 거두었다.
손바닥으로 받아둔 정액을 흘리지 않았다.
“자, 이걸로 닦아.”
나는 애쉬에게 손수건을 건넸다.
애쉬는 내 손수건을 무시했다.
무시하고 내 정액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손바닥에 묻은 것까지 핥아서 말끔하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더러운 걸 왜 먹어?”
“그래야 임신할 수 있대.”
답을 듣고 싶어서 물어본 것은 아니었다.
“임신…?”
내가 맥락을 통해 이해한 내용과 애쉬가 내뱉은 말의 속뜻이 일치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다음부터 조종하려 하지 마.”
애쉬는 내게 짧은 경고를 남기고 내 자지에 정조대를 채웠다.
철컥.
묵직하고 서늘한 쇠의 감촉.
오랜만에 발기하고 사정해서 그런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애쉬가 내 자지에서 시선을 거두고 루기우스를 노려봤다.
“내 계획이 궁금한 거지? 말해줄게, 시발아.”
루기우스는 애쉬의 계획을 전해 들었다.
의외로 계획적인 면에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확신했다.
‘애쉬 이 년, 회귀자다.’
풋내기 용사가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마차는 쉬지 않고 달렸다.
마차 안에 맴도는 정액 냄새는 성검의 바람을 이용해 빼냈다.
얼마나 달렸을까.
졸고 깨기를 반복해서 시간개념이 사라졌다.
─ 이쯤해서 쉬어가야 할 것 같네만, 용사.
빈센트 할아범의 목소리가 잠결에 들려왔다.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끌어올렸다.
“다들 내려. 강아지, 일어나.”
애쉬가 내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나를 깨웠다.
애쉬의 어깨는 내 침으로 범벅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