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달리지 못하는 소년(3).
* * *
방 안에 홀로 남았다.
이 세계에 떨어진 이후, 처음 갖는 나만의 시간.
하지만 정신이 멍하다.
애쉬가 마지막에 남기고 간 말 때문에,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내게 접근한 이유가 따로 있다.
애쉬는 그것을 알려줄 생각이 없고, 내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시발, 하루 밖에 안 됐는데 무슨 교류가 있었다고.’
소설 세계에 떨어진지 일주일도 안 지났다.
그 시간 동안 만난 사람이라곤 촌장과 촌장 딸내미, 좆같은 마을 사람들 몇 명뿐이다.
그 중 애쉬와 관련이 있는 인물은 없다.
애쉬와 관련 있는 인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대표적인 것이 아버지인 빅터 그레이필드.
얼굴도 모른다.
‘존나 모르겠네.’
아무리 고민해 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애쉬가 유독 내게만 부드러운 이유를 알아낼 수 없었다.
똑똑똑.
─ 들어가도 되는가?
밖에서 빈센트 할아범이 노크했다.
잠깐 기다려주겠다는 듯 찾아오는 정적.
나는 대강 속옷과 바지를 추슬러 입고 문을 열어주었다.
린과 함께 꼬치구이를 몇 개 쥐고 있는 할아범.
문 앞에 서있는 그들을 방 안으로 들였다.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린이 미간을 좁히며 코를 틀어막았다.
수인 소녀, 린의 몸속에는 견인족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읏.”
때문에 방에 남은 수컷의 향을 더욱 노골적으로 맡게 되었다.
불쾌한 듯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을 보니, 애쉬의 얼굴이 떠올랐다.
화가 난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들떠보이던 그 표정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빈센트는 히죽 웃으며 내게 꼬치 하나를 내밀었다.
닭고기인지 뭔지, 향긋한 냄새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꼬르르륵.
“예상은 했지만, 거하게 저질렀나보군.”
굶주린 배가 허기를 호소했다.
미각이 기억하고 있던 맛을 떠올렸고, 이내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나는 마지못해 받는 척, 꼬치를 쥐었다.
와구와구, 고기를 뜯어 먹었다.
금방 하나를 해치웠다.
내 먹방을 구경하던 빈센트가 슬쩍 운을 띄웠다.
“무슨 짓을 했나?”
“…말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용사 얼굴이 터질 듯이 부풀었던데. 웬만해서 그럴 여자가 아닐 것 같아서 더 궁금하단 말이지.”
“지금 취조하세요?”
애쉬를 대하는 게 어려운 것이지, 할아범은 대처가 쉽다.
예를 들면, 애쉬는 상꺽 당시에 스타를 만나는 느낌이고, 할아범은 민간인 신분으로 스타를 보는 느낌.
막말로, 할아범과는 적대 관계가 되어도 상관이 없다.
내 이세카이 라이프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애쉬는 아니다.
애쉬와의 친분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
친분이고 나발이고, 그때마다 꼴리는 대로 행동하는 용사여도.
그 괴팍한 행실 탓에, 좆 같은 용사라고 대륙 곳곳에 소문나버려도.
버려지기 전까지 곁에 붙어있는 편이 훨씬 낫다.
다른 용사를 만났다면 모를까.
빈센트는 내 말을 부정하며 손을 휘저었다.
“캐물으려고 하는 건 아닐세.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지. 용사가 어젯밤보다 훨씬 더 심하게 반응했는데,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 용사의 얼굴을 붉힐 수 있는가 하고 말이야.”
“…어젯밤?”
“어젯밤에…. 흠, 아무것도 아니다. 말해줄 수 없는 비밀이거든.”
내 물음에 대답하려던 빈센트가 중얼거리며 말을 끝냈다.
말하려다 말고 입을 꾹 다무는 꼴이 얄밉게 보였다.
“그래서, 용사를 계속 따라갈 건가?”
“당연히 따라다녀야죠. 이것도 다 하나의 경력인데.”
“그렇기는 하지. 나중에 모험가로 생활하든 용병대에 투신하든, 용사의 파티였었다는 경력은 돈 주고 못 사는 경험이니까.”
빈센트는 지저분한 턱을 쓸어내렸다.
무슨 고민이라도 하는 건지, 눈동자가 요란하게 굴렀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용사에게 필요한 ‘신속의 룬’을 찾는 것이겠군. 본인이 알고 직접 찾아왔을 정도라면, 라베루스에 진짜 있다고 확신해도 되겠어.”
빈센트가 라베루스에서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용사 일행이 되었으니, 용사 강화를 위해 성심성의껏 도와야 한다.
그것이 대륙평화를 위한 길이니까.
애쉬 파티에서 가장 급한 일은 레벨1인 성검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재료, 라베루스에 위치한 신속의 룬을 획득하는 것.
원작과 달리 애쉬는 레벨1 용사가 아닌 것 같지만, 성검은 분명 레벨1이 맞았다.
성검을 강화해야 훗날에 대비할 수 있다.
용사 본신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성검의 레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악마를 죽일 수 없다.
특히 마왕 같은 경우에는 일정 레벨 이상의 성검을 소유한 용사만이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마왕을 봉인해야 하는 용사에게 있어, 성검의 강화는 떼어놓을 수 없는 목표였다.
때문에, 용사들은 대륙을 떠돌며 숨겨진 룬을 찾아다닌다.
그 여정 중에 마물을 사냥하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구원한다.
선한 의지는 누군가의 명령이나 부탁이 없어도 타인을 도왔다.
선행이 쌓이고 쌓여, 용사의 성검은 하나의 보증서가 되었다.
사람들이 용사에게 친절한 이유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아버지나 어머니, 아들이나 딸들이 용사들의 도움을 받았다.
역병이 창궐하고 악마가 판을 치는 세상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 이상, 용사를 돕는 것이 당연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용사 뒤통수치고 골수 빼먹는 놈들이 없는 건 아니지.’
주인공 주위에 많이 보인다.
그런 놈들을 끌고 다니는 수준에 가깝다.
빈센트는 하나 남은 꼬치를 우물우물 처먹었다.
린이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본다.
입맛을 다시는 것으로 보아, 내색은 안 했어도 먹고 싶었던 모양이다.
“어떤가? 용사가 오기 전에, 라베루스에서 정보라도 얻어 보겠는가? 내 용병 시절 쌓아둔 인맥을 보여주지.”
“구라잖아요. 할아버지가 무슨 용병….”
“허언증? 나를 그런 정신병으로 치부했지. 오늘 이후로는 나를 무시하지 못할걸세. 라베루스를 다스리고 있는 리오스 남작…. 이제는 그 아들이 주인이 되었겠군.”
믿지 못하겠다.
믿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일개 용병이 귀족과 안면을 틀 확률,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지극히 적기 때문이다.
귀족 입장에서 대리인을 쓰지, 누가 직접 만나겠는가.
그것도 아들과 대면을 시켜?
“붉은 늑대의 상징도 고이 간직하고 있었으니까. 충분히 내성으로 들어가 볼 수 있을 거야. 리오스 남작에게 신속의 룬에 대해 물어보면, 다른 곳에서 헤매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
빈센트가 품에서 패 하나를 꺼냈다.
늑대의 형상이 음각으로 새겨진, 붉은 마력이 일렁거리고 있는 증명패였다.
“…못 들어간다, 에 오늘 있었던 일을 걸겠습니다. 할아범도 어젯밤의 이야기를 거십쇼”
“눈빛이 꽤 불쾌한데, 왜 못 들어가리라 확신하지? 나는 붉은 늑대의 빅…. 빈센트.”
“빅 빈센트요?”
“나도 걸겠네. 리오스 남작의 아들, 이었던 지금의 리오스 남작이 나를 기억하고 우리를 내성으로 들여줄 것이란 것에 어제, 밤에 용사가 보였던 일들을 걸겠어.”
내기가 성립됐다.
이기든 지든, 나에게는 전혀 손해가 없었다.
애쉬에게 얼싸를 해버렸다는 것은 절대 쪽팔린 일이 아니니까.
무얼, 사내에게는 오히려 자랑에 가깝다.
너저분한 주점에 가서 용사 애쉬에게 얼싸한 썰 품.
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나는 내 돈을 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내 무용담을 듣기 위해 모험가나 용병 혹은 시민들이 내 술잔을 채워줄 테니.
때문에, 손해가 없는 내기를 제안했다.
‘도대체 애쉬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어젯밤에 한 짓이 너무도 궁금해서.
“내 증명해보이겠네. 자네 따위에게 무시당해도 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야.”
“…아뇨. 오늘 내성 방문에 성공한다고 해도, 저는 할아버지를 존경할 생각이 없습니다.”
“노예 상인에게 잡혀있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그냥 미친놈이군.”
“치매 걸린 노인에게 들을 소리는 아니네요.”
빈센트는 내기 성립에 고개를 끄덕이며 악수를 건넸다.
험한 말을 주고 받았지만 악의는 없었다.
마주 잡은 두 손, 서로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린은 우리 둘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말을 꺼냈다.
“그러면 다시 밖으로 나가는 거예요?”
“당연히 그래야겠지. 남은 돈까지 탈탈 쓰고 오자꾸나.”
빈센트가 앞장서서 걸었다.
구부정한 등, 여리여리한 몸, 용병의 것이었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모습이다.
‘쯧쯧, 치매 걸린 노인네.’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
우리는 여관 방에서 나와, 라베루스의 거리를 거닐었다.
시골 동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졌다.
일단,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건물이 석조 건물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묘하게 내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나란히 걸어가는 중에, 린이 빈센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빤히 올려다보며 물었다.
“용사님은 언제 돌아오실까요?”
“…기분이 좋아지면 알아서 오겠지.”
빈센트는 나를 흘겨보고 대답했다.
나의 죄를 추궁하는 느낌이라서, 썩 기분 좋지 않았다.
“그런데 꽤 오래 걸릴 것 같긴 하구나. 용사도 나름 쌓인 게 많아 보였거든. 어제도 그렇고…. 쉽게 풀릴 것 같지가 않아.”
“화가 많이 나셨나…. 히잉, 무서운 데….”
린이 투덜거렸다.
애쉬에게 호되게 당한 전적이 있는지라, 화난 애쉬를 마주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린은 한 건물을 가리켰다.
지렁이가 기어 가는 듯한 악필이 간판에 새겨져 있다.
[용병 길드]
“빈센트 할아버지, 저기. 저거, 길드죠? 용병 길드?”
“용병 길드….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구나.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용병 길드를 발견한 빈센트가 혀를 끌끌 찼다.
“용병 길드는 길드라고 부르기에 많이 부족하지. 모험가 길드에 비하면, 어거지로 만든 수준에 가까우니까.”
“왜요?”
“모험가 길드와 달리, 용병 길드는 폭력적인 용병 새끼들에게 최소한의 신뢰를 만들어주기 위해 탄생한 허울뿐인 길드란다. 모험을 위해 본격적인 모험가 길드와는 비교조차 할 수가 없어.”
체계적인 보고, 그것 하나를 위해 존재한다.
의뢰를 완수했든, 의뢰를 실패했든, 아니면 수주를 취소하든, 용병 길드에 가입한 자는 무조건 보고를 해야 한다.
보고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해당 용병의 신뢰도가 깎여나간다.
결과와 전혀 다른 보고를 해도 신뢰도가 대폭 감소된다.
높은 신뢰도는 해당 용병에게 보다 높은 단가를 제시하니, 용병들은 신뢰도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한다.
‘자세한 시스템은 잘….’
대강 알고 있는 정보에 불과했다.
주인공은 모험가 길드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용병 길드와는 인연이 없다.
수박 겉핥기로 잠깐 등장할 뿐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걸어갔다.
빈센트가 용병 길드에 들르려고 했으나, 내가 그를 잡아 이끌었다.
“쫄?”
갑자기 방향을 틀어버리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이 빈센트가? 천만에!”
할아범은 부들부들거리면서 리오스 남작의 내성으로 향했다.
발걸음이 아까보다 더욱 거칠어졌다.
쿵쾅쿵쾅, 얇은 다리를 볼 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린은 어이 없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노인공경정신이 제법인 친구였다.
‘가스라이팅에 심하게 당했군.’
어릴 때부터 진행되는 사상교육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우, 으….”
기가 죽는다.
내성에 가까워질수록 린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나도 마찬가지.
부자 동네로 놀러온 촌놈 마냥 두리번거렸다.
리오스 남작 내성 근처의 분위기는 외곽과 전혀 달랐다.
건물 외관이 더욱 고급스러워지고, 사람들의 모습이 비교적 부유하게 보였다.
조경도 잘 꾸며져 있어, 전혀 다른 도시처럼 느껴졌다.
“지리네.”
“프흐, 이런 곳은 처음 와보는 건가? 좁은 식견으로 나를 무시하고 있었다는 게 우습군.”
좁은 해자가 내성을 두르고, 리오스 남작의 병사들이 작은 다리 위를 막고 있다.
그 광경을 신기하게 관람하고 있는데, 빈센트가 나를 비웃는 듯했다.
“빨리 증명이나 해보시죠. 곧 망신당할 것 같은데, 웃을 준비나 해야겠네.”
나는 빈센트를 재촉했다.
병사에게 쫓겨나면, 그 뒤에 모험가 길드를 들러볼 생각이다.
결론이 정해진 내기에 붙잡혀 있을 시간이 없다.
빈센트는 자신만만하게 앞장서서 걸었다.
작은 다리, 저 멀리 근무하고 있는 병사들이 우리를 쳐다본다.
우리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병사들이 인상을 구겼다.
꾀죄죄한 새끼들이 제 주인의 저택을 방문하려 하고 있으니, 그들 입장에선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누구냐. 무슨 일로 왔지?”
“…남작님을 뵙고 싶소.”
“하, 남작님은 너희 같은 놈들을 만날 여유가 없으시다. 당장 돌아가라.”
그럼 그렇지, 라는 말투로 우리에게 창을 겨누었다.
빈센트는 태연하게 대응했다.
“붉은 늑대의…. 이거 봐주십시오. 이게 뭐냐면, 붉은 늑대의 증명패입니다.”
“그게 뭐 어쩌라고. 가까이 오지 마라.”
“잠깐 귀 좀 빌려주십시오. 내 이름을 알려줄 테니….”
“오지 말라니까?”
빈센트가 병사에게 귓속말을 하려 했다.
병사는 기겁하며 그를 밀어냈다.
“더 이상 다가오면, 가만 있지 않을 거다. 그냥 돌아가. 너희 같은 새끼들이 한둘인 줄 아나? 우리도 바쁘단 말이다.”
병사들이 날을 세웠다.
내기는 자연스럽게 내 승리에 기울고 있었다.
“이…. 익…!”
병사에게 밀린 빈센트가 나를 흘겨봤다.
나는 빈센트를 향해 있는 힘껏 비웃어주었다.
참지 못한 빈센트, 결국 확 질러버린다.
만능 치트키를 써버렸다.
“용사. 우리는 용사, 애쉬 그레이필드의 동료다.”
“아이, 뭐라는 거야. 늙은이가 어디서 용사 동료를 사칭하고 난리야. 죽고 싶어?!”
결국 예상 했던 방법으로 들어가려 하는구나.
그 모습이 퍽이나 우스웠다.
그 때였다.
“야, 이 새끼들아!”
안쪽에서부터 누군가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내 관점에서 볼 때, 위병조장실로 보이는 공간이었다.
“예?”
한 계급 높아보이는 병사를, 다들 멍청하게 쳐다본다.
선임 병사는 빈센트, 특히 나를 확인한 후 다급하게 다가와 굽실거렸다.
“용사님의 동료분들이잖아. 지금 용사님의 동료분들을 막아 세우고…. 무슨 짓이냐!”
“…예…?”
“용사님이 라베루스에 들르셨다고, 분명히 알려줬을 텐데…. 이 새끼들이…!”
선임 병사가 가는 길을 비켜주었다.
그를 지나쳐 걸어가는데, 뒤쪽에서 병사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머리…. 아오, 우리 때 올 줄 알았겠냐고.”
“아니 왜, 용사님도 없이 따로 다니는 거야?”
“당연히 일단 막고 봐야지. 우린 잘못 없어.”
“전부 근무나 똑바로 서!”
선임 병사는 후임들을 다그치고 우리에게 붙었다.
잠시나마 안내를 해주기 위해서였다.
“남작님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아.”
빈센트는 보다 더 진지한 얼굴로 저택을 향해 걸었다.
아무리 봐도 리오스 남작이 기억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쩌려는 거지.’
키득키득, 속으로 비웃어주며 빈센트의 뒤를 따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