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검사, 마피아 되다-275화 (275/325)

275화. 알라후 아크바르

“알라께서는 위대하시다!”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주저 없이 사람들 속에 뛰어들어 폭탄을 터뜨리는 테러범들.

그들은 한 점 두려움도 없이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몸을 칭칭 두르고 있는 폭탄들로 말이다.

“너희들의 죽음은 알라께서 기억하신다. 그리고 너희들의 희생은 천국에서 보상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미녀들이 너희를 보필할 것이며 돈과 명예. 모든 것을 갖게 될 것이다.”

자살 폭탄 테러 교육을 받고 있는 알카에다 조직원들은 저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루도 빠짐없이 이에 대한 내용을 계속해서 머리에 주입시키기 때문이다.

이래서 세뇌 교육이라는 게 참 무섭다.

저 젊은 청년들. 그리고 저 꼬마 아이들까지 자살 폭탄 테러에 끼어들게 만들어 스스로를 영웅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알라를 위한 자살 폭탄 테러는 정의이며 그건 천국에 갈 수 있는 티켓이라고 가르친다.

배운 사람들은 그게 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지만, 이들처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은 이게 모두 사실이라 믿는다. 그래서 내가 이 사람들을 쓰는 것이다.

알라라는 이름이 들어간 건 뭐든지 믿으니까!

“알라를 위해 너희의 목숨을 바쳐라! 그것이 곧 너희들을 위한 것이며 나아가 알라의 나라를 위한 것이다!”

“오오오오-!!”

그에 따라 빈 라덴은 아주 좋은 선동자가 되어주었다.

그는 조직원들에게 알라에 대한 충성을 가르치며 죄책감을 갖지 말고 용감하게 폭탄을 들고 뛰어들라는 걸 뻔뻔하게도 잘만 가르친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그런 빈 라덴의 연설에 눈물을 흘리며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이래서 내가 테러 조직을 하나로 뭉쳐놓은 것이다.

저들만큼 멍청하고 다루기 쉬운 인간 폭탄이 또 없으니까.

누가 과연 자살 폭탄을 하려 들겠는가?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대부분이 못 하겠다고 거부할 것이다. 하지만 저들은?

돈을 주지 않아도 공짜로 폭탄을 매고 뛰어들어 준다.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런던에 폭탄들을 구입해 놓았습니다. 10배가 넘는 돈을 제시하니 알아서들 폭탄을 내놓거나 제작해 주더군요.”

나는 런던에 기술자들을 보내거나 혹은 브로커를 보내 폭탄을 구입하고 만들기 시작했다. 어차피 재료야 런던 마피아들을 통해 충분히 구입할 수가 있으니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정 재료가 없으면 화학 창고를 털면 되는 일이라 지금의 우리를 가로 막는 건 하나도 없었다.

또한 이번 일은 철저히 기밀에 붙여 진행하는 일이라 외부로 정보가 나가는 걸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즉, 영국 정보국도 내 계획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사 그들이 알았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

런던 전체가 내 인질로 잡혔으니 말이다.

“일단 먼저 방송을 내보내세요. 유럽이 그동안 이슬람을 얼마나 박해했는지부터 시작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는 걸 반드시 세계에 알려야 합니다.”

“예, 그리고 그 후에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미국은 영국을 위로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 됩니다. 그리고 CIA 요원들을 파견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테러 조직들을 몇 군데 쓸어버리는 거죠. 그 후에는 제가 준비한 자료들을 찾아 언론에 뿌리면 됩니다.”

“그 자료가 전부 로스차일드 가문에 대한 것이겠죠?”

“예, 로스차일드 가문이 오래전부터 테러 조직을 지원하고 있었고, 그들은 영국과 유럽을 손에 넣기 위해 그들을 이용했다고 말이죠. 그럼, 언론이 알아서 불을 지펴줄 겁니다.”

영국 언론 자체를 내가 통제하지는 못하지만, 다른 유럽 국가에는 힘을 쓸 수가 있다. 또한 CIA에서 발표하는 자료를 미국 언론이 크게 보도한다면 영국인들이 그걸 못 보고 지나치겠는가?

영국 언론도 조만간 로스차일드 가문에 대한 기사로 가득할 터. 처음에는 그들의 견제를 받아 함부로 기사를 내진 못하겠지만 결국 내게 되어 있다. 영국인들이 마냥 바보는 아니기 때문이다.

“잘 알겠습니다. 이거 참, 볼만하겠군요. 그 철옹성이라 불리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무너지는 걸 이 두 눈으로 볼 줄이야.”

“폭탄 테러가 시작되고 모든 언론이 로스차일드 가문을 헐뜯을 때, 우린 우리 나름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에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위치를 파악해 두었습니다. 히트맨들을 대거 준비해 놓았으니, 신호가 오는 대로 거기 있는 사람들을 전부 송장으로 만들어 버릴 겁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놈들이다. 그것도 신분을 숨긴 채 말이다. 하지만 다니엘 로페즈가 가지고 있는 정보망에 걸리지 않는 놈은 없다. 나는 흡족한 얼굴로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이제 전쟁의 서막이 열릴 예정이다.

* * *

“지금 런던은 큰 슬픔에 빠졌습니다.”

“영국 역사상 이런 참혹한 일은 없었습니다.”

“마치 런던 전역이 불바다로 변해 버린 것 같습니다.”

“현재 집계된 사상자만 2,000명이 넘으며…….”

“제2의 9.11테러가 런던 한복판에서 일어났습니다.”

“런던의 상징인 버킹엄 궁전이 불에 휩싸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잔해에 깔려 죽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런던의 또 다른 상징인 런던 아이도 폭탄 테러에 희생되는…….”

정확히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계획이 실행되었다.

런던에서 벌어진 끔찍한 폭탄 테러.

그 참혹한 참상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타고 빠르게 퍼져 나갔다.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

중동계 남성이 온몸에 두른 폭탄을 매고 런던 아이 한복판에서 폭발하고 어떤 이는 버킹엄 궁전에 들어가 난동을 피우며 폭탄을 터뜨렸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무려 수십 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으킨 테러였다.

중간에 경찰에 제압당한 사내는 그 자리에서 폭탄을 터뜨려 경찰들까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런던의 상징이라 볼 수 있는 버킹엄 궁전은 절반이 날아가 버려 예전의 영광을 더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바빴고 치솟는 불길로 인해 런던 전역이 어두컴컴한 연기로 가득 차버렸다. 하지만 테러의 공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일단 상징적인 곳을 폭파시켰으니 사람들은 폭탄 테러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 추모식을 열 것이다. 바로 그때 또 폭탄이 터져 버린다면?

그땐 모든 이가 공포에 빠져 함부로 거리에 나올 수 없을 것이며 아예 런던을 벗어나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일주일 후에 다시 진행하세요. 아마 그때쯤이면 다들 또 무덤덤해져 있을 겁니다. 바로 그때를 노리는 겁니다.”

“예, 회장님.”

이번 일의 지휘를 맡게 된 강철중은 듬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사람도 이제 프로가 다 됐다.

수천 명이 죽었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내가 시키는 대로만 일을 한다.

“이번 테러는 그동안 유럽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지속적으로 영국에 신의 심판을 내릴 것이며, 이 심판은 영국을 비롯해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안심하지 말거라, 이교도들이여. 알라의 심판이 너희들에게 임했노라.”

오사마 빈 라덴은 친히 영상을 올려 이 모든 테러가 자신에 의해 벌어졌다는 걸 밝혔다. 그리고 멋들어진 대사를 통해 스스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으며 이 심판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임을 밝혔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남겼다.

누군가는 그를 욕했지만, 또 누군가는 그를 지지하는 글을 남기기까지 했다.

아주 놀라운 반응이 아닌가?

모두가 욕해야 마땅한 일에 이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니. 오히려 알라의 심판을 내려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뜨겁기까지 했다.

이것이 이슬람의 힘이다.

겉으로는 알라의 평화를 외치지만, 이들은 모든 국가를 이슬람화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 그래서 난 40억 인구를 말살시킬 때 반드시 이슬람 국가 전체를 없애 버리겠다는 결정을 예전에 내렸다. 이들은 존재 자체가 해악이 된다. 그러므로 차라리 이 세상에서 지워 버리고 알라에 대한 기록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것이 앞으로의 인류를 위해서라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개혁이 필요할 때는 이슬람처럼 강력한 무기가 또 없다.

“우리 영국은 절대 이번 일을 넘기지 않을 겁니다. 전군을 파견해서라도 테러 조직을 일망타진할 것이며 부디 모든 국가가 영국을 도와 세계 평화를 이룩하길 바랍니다.”

영국 수상도 바로 담화문을 내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 신호에 따라 미국도 같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 미국은 이미 테러의 아픔을 겪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아픔이 곧 전 세계의 아픔이라는 것을 압니다. 또한 테러 조직이 날뛰고 있는 걸 그냥 놔둔다면 언젠가 나의 자식이 또 다른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러므로 우리 미국은 전적으로 영국을 지지합니다.”

오랜 전쟁 때문에 철군으로 뜨겁던 미국 여론은 영국 버킹엄 궁전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 다시 테러와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 대통령 이창석도 성명서를 발표해 한국도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뿐인가?

북한도 성명서를 내서 자신들은 이번 테러와 관련이 없으며 영국을 도울 길이 있다면 돕겠다고 뜻을 내놓았다.

모두 내가 그린 로드맵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나는 나의 지휘에 따라 연주를 하고 있는 오케스트라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난 그렇게 손을 들어 다음 연주곡을 지휘했다.

수만 명의 죽음을 부르는 끔찍한 진혼곡을 말이다.

“우리는 이번 일을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테러가 우리를 두렵게 했지만, 결국 우리 국민은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코 우린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우린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우리 영국은 강합니다. 그리고 절대 깨지지 않습…….”

콰콰콰쾅-!!

“꺄아아악-!”

“포, 폭탄이다!”

추모식을 위해 모인 수만 명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혼란에 빠져 버렸다.

생중계로 진행되던 추모식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테러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난 펜을 들고 있는 손을 흔들며 방송을 지켜보았다.

“수상님을 지켜라!!”

“모두 피해!”

“알라후 아크바르!”

콰콰쾅-!!

사방에서 폭탄이 터지고 추모를 위해 모인 사람들은 추모가 아니라 스스로의 장례를 치르게 생겼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있는 카메라맨 앞에 또 다른 남자가 옷통을 벗으며 자신의 몸에 두른 폭탄을 자랑스럽게 드러냈다.

“이런 시발!”

깜짝 놀란 카메라맨이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저 폭탄은 그냥 만들어진 폭탄이 아니다. 무려 영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최고급 폭탄이라는 것이다.

반경 200m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라고 봐야 한다.

콰콰쾅-!

강렬한 폭음과 함께 방송이 꺼져 버렸다. 다른 방송국들도 마찬가지였다.

폭탄이 연이어 터지면서 보름 동안 잠잠했던 런던은 다시 한번 테러의 공포에 휩싸여 버렸다. 내 예상대로 런던에서 벗어나 아예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버리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예전의 런던은 이제 없었다.

모두 거리에 나오기를 꺼려했으며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모든 거리를 막아버렸다.

런던에서 운영 중인 회사들도 전부 멈춰 버렸고 공장들도 상황은 똑같았다.

지하철은 그대로 운영이 되나 싶었지만, 이마저도 테러에 의해 운행 중인 지하철 두 개가 날아가 버리면서 모든 운행이 중지되었다. 지하철 폭탄 테러로 인해 사망한 숫자가 무려 800명이 넘어버리는 바람에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그야말로 지금의 영국은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모든 게 무방비해 보이고 희망조차 없어 보이는, 내가 딱 원하는 런던의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모든 나라가 영국과 똑같은 공포를 맛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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